고학력일수록 장년층일수록 방송대 잘 알고 있다
사회적 교육 약자에게 기회 주는 대학으로 인식
인식조사의 경우, 비교 기준이 중요하다. 인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고, 기대감의 무게중심 이동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KNOU위클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했던 이번 ‘방송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는 2016년 방송대의 ‘대국민 온라인 인식조사’를 좀더 확장해서 설문지를 구성했다. 일부 내용은 비교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2016년 방송대가 전국의 20~60대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대국민 온라인 인식조사’에서 방송대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국민은 전체의 98.2%로 나타났다. 4년이 흐른 지금,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97.1%를 보였다. 이 가운데 방송대에 대한 ‘적극 인지도(잘 알고 있음)’는 57.4%로 나타났다.
학생 자원은 여성, 고학력, 자영업자
주목할 점은 18~29세에서 적극 인지도가
가장 낮았다(33.1%)는 것이다. 이후 30대(46.8%), 40대(58.1%), 50대(69.7%), 60대 이상(70.7%) 순으로 높아졌다. 장년층 이상에서 적극 인지도가 높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셈이다. 학력별로 보면, 중졸 이하와 대졸·대학원 이상에서 적극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대학원 이상 고학력자의 적극 인지도가 7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족이나 지인 중에 방송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분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도 눈여겨볼 만하다. ‘있다’(39.9%)보다는 ‘없다’(60.1%)는 응답이 더 높았지만, 이를 성별로 살펴볼 경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분이 있다’는 대답이 남성(37.7%)보다 여성(42.1%)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송대 재학생 가운데 열명 중 일곱이 여성이라는 사실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덧붙여 고학력일수록 ‘있다’고 대답한 이들이 많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러한 응답은 대졸(44.1%), 대학원 이상(53.4%)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방송대를 어떤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각각의 진술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동의한 대목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배울 수 있는 대학’(70.5%), ‘온라인 원격교육에 선두적인 대학’(65.7%), ‘사회적 약자에게 대학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대학’(65.0%), ‘정규 학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61.6%), ‘제2의 인생설계를 위한 대학’(53.4%), ‘실용학문을 배울 수 있는 대학’(47.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대답 경향과 뚜렷하게 차이를 보여주는 연령층은 20대 이하였다. 방송대가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대학’(34.4%), ‘실용학문을 배울 수 있는 대학’(35.3%)이라는 데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
2016년 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방송대의 특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2016년 조사에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다’가 8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전국에 지역대학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대답이 70.9%에 달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배울 수 있는 대학’(70.5%)이 제일 높게 나타난 것은 동일하지만, 2~3순위는 ‘온라인 원격교육에 선두적인 대학’(65.7%), ‘사회적 약자에게 대학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대학’(65.0%)으로 이해한 대답이었다. ‘지역 접근성’보다 ‘온라인 원격교육’과 ‘사회적 약자 기회 제공’을 더 눈여겨본 응답이다. 방송대의 교육적 특성과 정체성을 좀더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적극 인지층 ‘방송대 운영법’ 제정 찬성 높아
이런 응답은 방송대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역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은 이들은 ‘16.9%’에 그친 반면, ‘직장과 학업의 병행’, ‘저렴한 등록금’을 장점으로 꼽은 이들은 각각 67.8%, 54.3%로 큰 차이를 드러냈다.
방송대를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일수록 방송대 현안인 ‘로스쿨 설치’나 ‘박사과정 개설’, ‘방송대 운영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평균 응답율(68.4%)보다 높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다. 적극 인지층의 57.7%가 ‘로스쿨 설치’에 찬성했으며, 53.5%가 ‘박사과정 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 적극 인지층의 72.5%는 ‘방송대 운영법’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일반 평균보다 3.9%p 높은 비율이다.
국민들은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원격고등교육 보장을 위해 정부가 방송대에 지원한다면, 무엇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교육 질 향상을 위한 교수임용 확대와 시설 개선 지원’(34.4%), ‘전 국민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재정적 지원’(23.0%), ‘국립 원격고등평생교육 기관의 특성에 부합하는 법령 정비’(20.5%), ‘공적 역할 강화할 수 있게 중앙원격교육지원센터로 지정’(12.6%)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교수임용 확대와 시설 개선 지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방송대의 미래 지향적 발전 과제는 무엇일까? 복수응답을 요구한 이 질문에 대해 국민들은 ‘사회적 약자들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 역할’(53.4%)에 대한 주문을 가장 많이 했다. 이어 ‘실용적 학문 교육’(39.2%), ‘다양한 학문 분야 신설’(34.2%), ‘고품질 교육 제공’(33.7%) 순으로 주문이 이어졌다. 연령이 높고, 학력이 낮은 사회적 약자에게서 ‘희망의 사다리 역할’과 ‘실용적 학문 교육’ 주문이 높았다. 향후 방송대가 새로운 100년을 구상할 때 참고할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