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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규정된 2020년 3월 이후, 우리가 겪어야 했던 2년의 시간은 앞으로 살아갈 ‘대전환의 시대’를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라는 쓰나미가 현실로 닥쳤기 때문이다. 지역에 소재한 규모가 큰 대학조차도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


요즘 대학 혁신의 키워드는 ‘학생’이 아닐까 싶다. 대학은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외친 지 10년이 넘었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미래 대학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대학 총장들은 힘주어 말한다. 대학도 ‘학생 중심’을 말만이 아닌, 교육시스템 혁신으로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대학 구성원의 목소리도 한결같이 ‘학생이 대학의 미래’라고 전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학생층의 연령도 30~40대 이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줄어드는 10~20대 학생을 대신해 직장인 등 성인층으로 눈을 돌리는 대학이 많아지고 있다. 학생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대학의 미래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사십 플러스(40+) ‘새로운 학생’의 탄생이다. 고등교육 혁신의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로 ‘평생교육’이 등장하는 배경이다.
<교수신문>이 최근 창간 30주년을 맞아 전국 대학 교수 517명을 대상으로 ‘대전환 시대의 대학’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대학혁신 모델과 대학의 미래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미래 대학의 역할로 ‘학생 성장과 자아실현 기여’(93.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국가경쟁력 기여’(80.3%), ‘지역사회 발전 기여’(73.5%), ‘산학협력 활성화’(64.0%) 순이었다. 교수들 역시 ‘학생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예상과는 다른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세계 각 나라의 고등교육 혁신 사례(미네르바 스쿨, 애리조나주립대, 에꼴42, 싱귤래리티 대학, 올린 공대, 스탠퍼드대 디스쿨, 스킬스퓨처) 가운데 우리나라 대학에 필요한 모델과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교수들은 대표적인 혁신 사례로 많이 알려진 ‘미네르바 스쿨’보다 ‘스킬스퓨처’라는 평생교육 모델이 더 필요하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었다. 미네르바 스쿨의 경우, 필요성은 69.1%, 가능성은 63.3%로 나온 반면, 싱가포르의 평생교육 모델인 ‘스킬스퓨처’는 필요성 88.0%, 가능성은 83.4%로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교수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성인과 직장인 재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기존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벗어나 2모작, 3모작을 염두에 두고 교육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인식의 공감대이긴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평생교육의 강화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새로운 ‘시장 개척’의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 같아서다.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40~50대 전문 직장인들을 재교육할 수 있는 역량을 작금의 대학들이 과연 제대로 갖추고 있긴 할까? 앞의 설문조사에서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나’라고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응답한 교수들은 34.8%, ‘전혀 아니다’라고 응답한 교수들은 9.1%였다. ‘보통’이라고 대답한 교수들은 42.5%였다.


‘평생교육’을 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존전략으로만 삼고 있다면, 대학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교육프로그램이 대학 밖에도 많이 있고, 무엇보다 ‘평생교육’ 그 차제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도구적 관점이 강하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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