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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시험을 보고 정시 원서를 접수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그 뒤 대학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고 대학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취직을 하고 일에만 집중하던 중 우연히 방송대를 알게 됐다.


고민을 하다 무언가 변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26세의 나이에 시작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지 않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입학해보니 나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혼자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스터디에 참여했고, 그곳에서 80대 고령의 학우님을 만났다. 나이를 잊고 꿈을 향해 노력하시는 열정을 보면서 공부는 나이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방송대가, 행정학과가 젊은 사람뿐 아니라 여러 세대를 어우르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대를 다니면서 가장 행복하고 뿌듯했던 점은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공부하기 싫고 다른 생각을 가질 때도 있다. 그럴 때에는 스터디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 이미 다른 사람들의 열정을 좇아가며 열심히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교수님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줌(Zoom)이나 인터넷으로만 강의를 듣기 때문에 한없이 무료하고, 공부는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지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스터디 활동과 학과마다 열린 다양한 취지의 행사로 소속감과 책임감이 생기면서 공부에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방송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다.


해마다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을 보면서 입학한 지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과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작성한 과제를 어떻게 제출해야 하는지도 몰라 당황했는데, 선배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즐겁다.


한 학기를 마칠 때마다 작은 성취감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도 무엇이든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내가 선배의 모습으로 신입생과 만나고 있다. 그때 ‘나에게 필요했던 것이,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본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린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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