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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물 흐르듯이 물 환경지킴이가 된 것 같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취직해 몇 십년간 일했다. 명예퇴직을 한 후, 우연한 기회에 NGO에서 강사로 활동하게 됐다. 환경을 주제로 한 강의이다 보니, 전문 지식이 필요했다. 이를 계기로 방송대 보건환경학과에 편입했다. 나는 60대에 20대 못지않게 대학생활을 누렸다.


수질기사 시험으로 필기시험은 합격했지만 실기시험은 실패했다. 이때 10년간의 기출문제풀이 실험 등을 하며 오른손 손목근육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이로 인해 지금도 필기가 서투르다. 그럼에도 나는 즐겁다. 문득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대학원 졸업 후 6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지는 10년이 넘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0년 보건환경학과 학술대회에서 최우수상도 수상하고, 졸업 직전 산업위생관리기사도 취득했다.


조금씩 학구열이 되살아나 방송대 대학원 환경보건시스템학과에 진학했다. 공부를 시작하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언론사(조선일보)와도 인터뷰했고, 프라임칼리지에서 강연도 하게 됐다. 수원시 임기제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 물환경학회와 상하수도학회에서 논문도 발표하고 있다. 

 

나는 올해로 65세다. 공무원 업무를 70세까지 할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은 물 환경 관리를 맡아 하는 ‘물 환경지킴이’. 녹조 제어, 산란철 어류 생태계조사, 수질오염 감시 및 계도, 민원대응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수원시는 7개의 저수지와 4개의 하천으로 이뤄진 도시다. 이곳의 물은 상수원 및 농업용수로 사용되는데, 시 환경정책에서 치수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녹조 문제는 심각하다. 녹조와의 전쟁은 6월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한다. 녹조의 발생원인은 영양분(질소, 인), 수온, 햇빛(광합성)이고, 녹조를 급팽창시키는 것은 인(P)이다. 인(P)을 통제하는 법령은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10] 공공폐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제26조 관련)’인데, 이 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Ⅰ~Ⅳ 지역에서 총인(T-P) 2mg/L 이하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방류수 수질기준이 2mg/L 이면 여름철의 하천은 이른바 ‘녹조 라떼’로 변한다. 나는 법 개정을 위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방송대와의 인연이 있었기에 이렇게 물 흐르듯이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방송대 보건환경학과는 다른 대학과 다르다. 다른 대학의 관련 학과의 커리큘럼은 수질과 대기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방송대는 수질 및 대기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라, 보건환경과의 연결에도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래서 나는 산업위생관리기사 자격증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 자격증을 취득하자 이렇게 물 흐르듯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이제 기말평가를 앞둔 시간이다. 혹시 공부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방송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면, 계속 연을 이어나가라고. 전문 분야의 최근 지식을 업데이트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인생의 ‘물길’이 트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테니···. 공부와 일을 병행해 몸은 피곤할 수 있지만, ‘인생 물길’을 새로 내는 것에 이 정도의 피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힘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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