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어판장을 기웃거리던 갈매기 한 마리가 먼 곳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날아오른다. 푸드득거리는 소리. 어느 시인의 시처럼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세상 저편을 향해 가는 새들과 달리, 이 녀석은 홀로, 혼자 가득 날개를 펼쳤다.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 소망이 그에게도 있는 것일까. 날아 오른 이상, 그는 언젠가 다시 착륙지점을 찾아 내려앉을 것이다. 그때에도 소망은 남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사진=최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