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신간 안내

교육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50권이 넘는 저서로 전 세계 교사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는 토드 휘태커 미주리대 교수의 대표 저서 『훌륭한 교장은 무엇이 다른가』가 방송대출판문화원 지식의날개에서 출간됐다. 2002년 초판 출간 이래 꾸준한 개정과 증보를 거치며 20년째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책이다.
이번 번역본은 2020년 3판을 저본으로 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검증한 내용을 추가했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2판에서는 ‘훌륭한 교장의 18가지 특성’, 그 전에는 15가지 특성이었지만, 2020년 판에서는 20가지 특성을 제시한 게 눈에 띈다. 번역은 35년의 영어 교사 생활을 마치고 전국의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과 집필을 이어 가고 있는 송형호 교사 컨설턴트가 맡았다. 

 

 

 

교장 리더십의 20가지 특성 탐구
매년 수십 개의 학교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저자는 학교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훌륭한 교장의 존재 여부를 꼽는다. 저자는 『훌륭한 교장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그간의 연구와 컨설팅, 그리고 교사와 교장직 경험을 통해 발견한 훌륭한 교장과 그렇지 못한 교장의 차이점 20가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은 훌륭한 교장은 무엇이 다른지, 즉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밝히고, 이를 실천하면 누구나 훌륭한 교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훌륭한 교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하는’ 협소한 지침보다는 ‘훌륭한 교장의 관점에서 학교의 전경’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교장은 학교와 그 안의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며,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 또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도 그들처럼 잘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똑 부러지는 답은 없다”라고 말한다. 대신 그는, “우리는 최고의 교장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우리가 리더로서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 돌아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꾸준히 실력을 연마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1장은 가장 유능한 교장을 본받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2장부터 21장까지는 훌륭한 교장의 특성을 서술한다. 물론, 그의 오랜 경험과 관찰, 연구 속에서 무르익은 리더십의 속살이다. 마지막 22장은 교장의 핵심 가치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멘토와 비전의 의미를 곰삭힌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원제 What Great Principals Do Differently)과 관련해서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영어 ‘great’를 번역자는 ‘훌륭한’으로 옮겼다. 이 말은 ‘썩 좋아서 나무랄 곳이 없는’이란 의미인데, 저자 휘태커 교수가 책의 마지막 장에서 ‘핵심 가치’를 강조한 걸 생각한다면, 옮긴이가 제시한 ‘훌륭한’은 흥미로운 단어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캠브리지 영어 사전에서는 ‘famous, powerful, or important as one of a particular type’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교장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우리가 리더로서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 돌아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꾸준히 실력을 연마할 수 있다.”



훌륭한 교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저자는 왜판을 거듭할수록 저자는 훌륭한 교장의 특성을 더 추가하고 있다. 훌륭한 교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걸까? 저자는 최근 교장직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자들이 모인 한 포럼에 참가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포럼의 안건  하나는 ‘21세기 교장에게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였다. 수준 높은 대답들이 쏟아졌지만, 그가 보기에는 ‘결코 달성할 수 없어 보이는’ 대답들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최신 IT 기술에 대한 공학자 수준의 이해, 특수교육 법령에 대한 변호사 수준의 지식, 모든 학생을 교육부가 제시하는 교육목표(끝없이 바뀌고 실현 불가능할 만큼 높은)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지혜, 그리고 최고의 수업 방법론…! 휘태커 교수는 논의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항로를 한참 벗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교장이 훌륭한 교장이 되는 것이다. 훌륭한 교장은 변호사 자격을 갖추거나 뛰어난 IT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학교의 구성원들이 중요한 일을 성취하도록 이끄는 사람들이다.”
학교는 저마다 특징이 있고 교장의 경험 역시 저마다 다르기에, 모든 교장은 나름의 특징을 지닌다. 그러나 저자가 만난 훌륭한 교장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보였다. 이는 학력이나 자격증, 전문 지식에 대한 것이 아니다. 훌륭한 교장은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청, 지역사회에 대한 관점과 태도에서 일반적인 교장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들의 관점과 태도는 단기간에 분위기 전환을 가져오고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을 중시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자신의 성과뿐 아니라 학교의 모든 면면에 책임을 질줄 알며,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힘쓰며, 모든 사람을 존경으로 대한다. 이들은 칭찬의 힘을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시하는 게 아니라 교사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심하게 적용할 줄 안다.

빼어난 리더십 강의 수강한 느낌!
이렇듯 휘태커 교수의 책을 따라가다 보면 좋은 리더십 특강을 수강한 것 같은 비전과 철학에 눈뜨게 된다. 책의 몇 구절을 읽어보자.

훌륭한 교장과 그렇지 못한 교장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자신의 주요 강점과 가장 큰 약점을 설명하라고 요청하면, 그 목록이 대동소이하다. 반면 교사들은 훌륭한 교장과 그렇지 못한 교장을 매우 다르게 묘사한다. 교사들의 견해와 교장의 자기인식 결과를 비교해 보면 단 한 지점에서만 일치를 보인다. 바로 훌륭한 교장의 강점과 약점이다. 훌륭한 교장은 교사들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어떻게 보는지 정확하게 인식한다. 대다수의 평범한 교장은 이런 인식이 부족하다.(3장 ‘올바른 자기인식의 중요성’ 중에서)

유능한 교장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효과적인 변화가 자신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목표, 계획, 끈기를 가지고 놀랄 만큼 짧은 시간에 변화를 만들어 낸다. 교실, 학교, 혹은 교육청의 문화를 바꾸는 데 적어도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적임자와 함께 일해 본 적이 없거나 자신에게는 그럴 역량이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무능을 인정하는 대신 그 일이 불가능하기를 바랄지 모른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교원노조, 정부, 학부모를 탓하는 교장은 어떤 사람들인가?(10장 ‘변화를 이끄는 리더’ 중에서)

무슨 일이든 보통 수준 혹은 하위 수준의 교사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일을 하는 교장들이 있다. 이유를 물으면 훌륭한 교사들은 “어차피 괜찮을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긴 하다. 당연히 이 뛰어난 인재들은 혼자서도 괜찮고 누구보다 잘 해낼 것이다. 수업 분위기도, 학생이나 동료와의 관계도 훌륭하게 유지할 것이다. 실망이나 서운함을 드러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바로 학교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잃는 것이다. 교장은 훌륭한 교사의 영향력이 그들의 학년, 부서, 그리고 학교 전체에 미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엉뚱한 교사들에게 집중하느라 가장 소중한 교사들의 헌신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14장 ‘훌륭한 교사를 기준으로 생각하라’ 중에서)

“우리 교장론으로 가는 징검돌 역할 기대”
저자는 판에 박힌 접근, 혹은 성공으로 가는 편협한 길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에 모든 훌륭한 교육자의 과업을 지탱해 주는 프레임을 보여 주려 노력했다.” 마지막 장에서 교장을 건축가에 비유한 저자는 ‘교육자로서의 핵심 가치’를 거듭 강조했는데, 의외로 간단하다. “다른 사람이 교장의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든, 우리는 학생들을 위해 옳은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방송대 교수를 지냈던 곽노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은 이 책에 대해 “교장의 생각과 자세, 행동을 바꾸지 않고는 학교의 수업과 생활지도,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 기다리던 교장론 단행본이 나왔다. 번역본이지만 우리 교장론으로 가는 징검돌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교장과 교사, 교육 관계자에게 적극 추천했다.
이병일 사할린한국교육원 원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훌륭한 교장의 리더십에 대해 구구절절 이해하기 쉽게 쓰인 책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교장뿐 아니라 교사, 부모, 기업인, 심지어 대통령의 리더십에 적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성원 모두를 존중하고 긍정적인 문화를 일구는 리더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책을 번역한 송형호 교사 컨설턴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교장 선생님들께, 훌륭한 교사이자 미래의 훌륭한 교장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계실 모든 선생님께 이 책이 응원과 위로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훌륭한 교장은 무엇이 다른가』는 259면에 정가 18,500원이다. 저자의 전작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지식의날개, 2015 증보판)와 같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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