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장학금을 ‘묻다’

방송대 학생들은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 5년간 국가장학금을

수령한 방송대 학우들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70~80대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런 장학금도 있어요?’라고 묻는노년층 학우들은 성적장학금만 존재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자녀를 둔 중년층 학우들은 국가장학금을 한번쯤 들어본 것 같지만,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는 생각으로 묻어버린다. 이제 1학기가 끝났다. 성적장학금에 도전하기엔 아쉬운 기말시험을 뒤로 하고 2학기엔 다른 장학금에 승부를 걸어보면 어떨까 

 

커버스토리 1면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성적장학금보다 더 많은 액수, 더 많은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국가장학금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고등평생교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송대 장학금이 지향해야 할 점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2면에서는 성적장학금을 받은 학우의 이야기와, 방송대 발전을 위해 릴레이 장학금 기부를 한 사연을 들어본다. 3면에는 방송대 장학금의 모든 정보를 모았다.

 

인식의 전환, 보상에서 필요로

몇 해 전 고려대에서 성적장학금을 폐지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후 서강대 등 사립대들도 차례로 성적장학금 제도를 없애거나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저소득층 장학금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장학금성적은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보조해 주는 돈, 학문의 연구를 돕기 위하여 연구자에게 주는 장려금이라고 한다.

 

오랜 공직생활과 대학교수를 역임하고 방송대 중문학과를 졸업한 한 80대 동문은 장학금에 대한 번 정의는 이젠 유효하지 않다“1960~70년대 너나없이 가난하고 못살 때 장학금은 굉장히 커다란 보상이었다. 하지만 경제대국 10위로 등극한 지금의 한국에서 여전히 그때의 장학금 전통이 지속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현상이라면서 빈부격차가 커진 만큼 장학금은 성적보다 돈이 필요한 학생에게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의상학과를 다니다 그만두고, 방송대 유아교육과로 다시 입학한 20대의 한 학우는 성적장학금이 없어진다고 열심히 공부하던 사람이 공부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생활비가 없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적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에 시간을 쓸 수 없기에, ‘교육의 기회가 실현되려면 성적장학금이 없어지고 저소득층 장학금이 늘어나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우수한 학생이라는 상징, 부모들의 자랑거리였던 장학금’. 그러나 지금, 장학금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 주는 보상(merit based)’에서 경제적 곤란 때문에 학업 중단을 막는 복지(need based)’. 이러한 인식 전환은 왜 일어난 것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학은 이제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고비용의 고등교육기관이 됐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장학금과 고등평생교육

장학금 =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것이라는 공식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2012년에 도입된 국가장학금도 한몫을 한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 제도다. 한국장학재단은 2009년 국가장학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맞춤형 학자금 지원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재단은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지원해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장학금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도 지원할 수 있어요? 등록금이 비싼 대학에 다니는 20대 대학생들만 받을 수 있는 줄 알았어요라고 대답하는 학우들이 의외로 많았다. 경기지역대학 소속인 한 학우는 경기도 모 재단에 방송대 학우가 장학금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장학금 지원 자체에 관심이 없었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 전 방송대나 사이버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수 없다던 그 재단은 국가인권위로부터 부당하다는 지적을 받은 후 방송대 학생들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당연히고등교육기관에서 수학하고 있는 방송대 학우들도 한국장학재단의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국가장학금을 수령한 방송대 학우들은 25951명에서 43416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25951(2017)2440(2018) 2940(2019) 37328(2020) 43416(2021)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다시 연령별로 살펴보면, 40(45780), 20(43450), 50(3522), 30(31190), 60(6301), 10(1299), 70(502), 80(33) 순으로 국가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대 인재양성 비용, 국가가 지불해야   

대학본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선발하는데, 소득분위를 충족하는 학생이면 등록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득분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부과체계 및 점수에 근거한 환산소득액으로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모의측정을 할 수 있다.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한 원우는 생애주기별 복지정책에 대한 필요성과 각종 정책들, 예를 들어 학령기 유아들과 아이들, 대학생들은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으며, 청년이나 성인에게는 내집 마련이나 고용, 돌봄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어 바람직하게 본다라면서도 그런데 생애주기별 복지정책에는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특히 고등평생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지적한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방송대 가족들은 고등평생교육의 발전을 위해 각자도생의 각개전투를 벌여왔다. 지역대학별로 학생회나 동문회가 마련했던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수여해 학업 의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학생·동문들의 사회적 부의 재분배라는 아름다운 현상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겠지만, 고등평생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정책적 차원의 장학금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등교육의 수혜자는 국가다. 국가가 유지되려면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지식 주기가 짧아진 시대, 고등평생교육 관점에서 인재를 재교육하고 양성하는 비용은 국가가 지불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문화교양학과 한 학우의 말을 곱씹어 볼 만한다. 그는 방송대 등록금이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는 것은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스마트폰으로 한국장학재단 앱을 다운받아 간단하고 편리하게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을 많이 받는 것도 방송대와 고등평생교육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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