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독서 분투기, 위로에서 희망으로!

해마다 ‘방송대인 독서 분투기 대모집’을 개최했던 방송대출판문화원(원장 박지호·보건환경학과)은 방송대 개교 50주년을 맞아 올해는 ‘전 국민 독서 분투기 한마당’으로 문호를 확대해 진행한다. 1972년 ‘국민의 대학’으로 출범했던 개교 정신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자는 제안이다. 올해의 슬로건은 ‘이웃과 함께, 다시 희망으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데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모색해보자는 뜻이다. 커버스토리 1면에서는 올해 확대한 독서 분투기의 의미를 짚고, 2면에서는 대상 도서들의 면면을 살폈다. 3면에서는 박지호 출판문화원장 인터뷰와 함께, 응모작 준비에 도움될 수 있는 심사위원·수상자들의 조언을 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최근 방송대 중앙도서관(관장 사공환·일본학과)은 ‘치유와 통합의 인문학’을 2022년 1분기 교양맞춤 큐레이션 추진계획 주제로 선정하고, 이 주제를 내포한 인쇄·전자도서 등 총 67종을 방송대 구성원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에 쏙 들어오는 게 바로 ‘치유와 통합’이라는 표현이다. “코로나19와 사회적 대변환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이 치유와 통합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쉴 수 있는 인문학 향연”을 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독서를 통한 치유의 가능성을 인정한 접근이기도 하다. 이렇듯, 독서는 직간접적으로 ‘마음의 양식’을 키우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위축된 내면을 위로하는 치유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분투기는
‘전 국민’ 참여 가능
독서의 진정한 의미는
스스로 완성해야
책의 내용과 자신의 삶
연결할 때 새로운 깨달음의
지혜와 지평 열려

 


독서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과연 독서가 개인적 불행을 위로하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를 보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오프라의 유년 시절은 불행으로 점철됐다. 성폭행, 마약, 감옥 수감… 세상의 궂은 불행이 그녀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그렇지만 그녀를 버티게 해준 것은 ‘독서’였다. 훗날 방송에 ‘북클럽’ 코너를 만들어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던 책들을 소개하기 시작한 그녀는 “독서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극적인 성공은 ‘인생의 성공 여부는 온전히 개인에게 달려 있다’라는 의미의 신조어 ‘오프라이즘(Oprahism)’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바야흐로 앤데믹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 평균 최고 60만 명에 육박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금은 일 평균 1만 명을 밑돌고 있다. 햇수로 근 3년째 이어진 신종 감염병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행정 조치를 불러왔다. 이와 함께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도 유행했다. 코로나블루는 일종의 사회적 우울증이다. 모두가 상처를 입었고 삶은 위축됐다. 독서가 이런 위축된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난해 9월 책과사회연구소(소장 백원근)는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책 읽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 특히 국민의 절반(48.8%)이 코로나19 이후 ‘읽기 시간’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이책 독자도 10%p 증가했다. 물론, ‘집콕’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 매체 읽기와 비대면 독서 활동이 활성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학 읽기 선호도는 줄고 재테크 등 실용서 읽기가 늘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독서가 여가 활용, 우울감 해소, 새로운 생각에 도움 된다는 생각이 확산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보고서에 근거한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독서가 여러 가지 유익함을 제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독서의 5가지 효용성 항목(여가 활용, 우울감 해소, 고립감 저하, 실용적 도움, 새로운 생각과 계획에 도움)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약 4명은 ‘독서가 도움이 됐다’라고 응답했고, 4명은 ‘보통’, 2명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독서량 많을수록 효용성 체감도 높아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독서의 효용성에 대한 체감도다. 흥미롭게도 이 독서 효용성 체감도는 독서량이 많을수록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100점 만점 환산 점수로 보면,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효용성 체감이 평균 60점대, 책 읽기를 기피하는 사람은 평균 30점대의 효능감을 느껴, 독서의 효용성 체감도에서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책을 읽는 사람이 독서의 긍정적 효과를 훨씬 크게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독서 효용성 체감도는 올해 1월 문체부가 발표한 「2021 국민 독서실태」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서는 성인의 67.8%가 ‘책 읽기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와 가족이 권하는 책 읽기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독서 권유와 관련된 부분이다.
‘누가 나에게 책을 권할 때 읽을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해 알아본 결과(3순위까지 복수응답) 친구(55.0%), 가족(50.0%), 동료(25.9%) 등 주변 사람의 선호도가 앞섰다. 친분이 있는 사람 이외에 독서 권장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은 권하는 책과 관련된 전문가(29.2%), 서점·도서관(18.6%), 문학인(15.4%), 인기 유튜버(14.8%), 학교·직장(14.6%), 교육자(13.2%), 방송사·방송인(10.8%) 순이었고, 정치인(2.0%)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친구나 가족, 동료가 독서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방송대출판문화원이 진행하는 ‘2022 전 국민 독서 분투기 한마당’은 모두 22종의 양서들을 대상 도서로 했다. 이 가운데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자신의 삶이나, 우리 사회 현실에 비추어 책의 의미를 소화하면 된다. ‘전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으니, 이왕이면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도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여도 좋을 것 같다.
2020년 독서 분투기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던 한 학우는 “올해 독서 분투기를 ‘전 국민’ 대상으로 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혼자 방에 들어앉아 책을 읽고 응모했던 게 아쉬웠는데, 방송대 구성원이 아니어도 도전할 수 있게 문호를 열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 친구들에게 함께 참여해보자고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서는 나를 바꾸는 좋은 습관 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독서가 내면의 양식을 확장해주는 힘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방송대인 독서 분투기 심사위원이었던 김태한 방송대 교수(청소년교육과)는 당시 심사평에서 “진정한 독서의 과정에서, 우리는 저자들의 사상을 좇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생각을 나의 것과 비교하기도 하며 때로는 나를 침범하려는 그들의 목소리를 쫓아내기도 할 것이다”라며 독서를 마음의 양식에 비유했다. 김 교수가 강조하려 했던 것은 “독서를 통해 앎과 지혜 그리고 깨달음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책 속에 나열된 활자들을 맛보는 것을 넘어 책 자체를 씹어 먹어야 함”이었다. 그의 말대로깨달음의 지평을 관통하는 독서와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기록하는 순간, 새로운 변화는 시작된다.

 

'2022 전 국민 독서 분투기 한마당'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s://press.knou.ac.kr/event/common/eventView.do?condEvntUn=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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