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교재 읽기

눈으로든 귀로든 입으로든

읽는것을 활용해보라.

읽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본인의 경험과 연결돼.

이 과정은 입체적 사고의 기반

그래서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교재를 먼저 읽는 것이 중요.

 

입체적 사고가 중요하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성적이 좋은 선배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어떻게 공부하면 입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그렇게 다면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없을까?’라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선배들은 입체적 사고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비책으로 교재 먼저 읽기를 권한다는데···. 그렇다면 교재를 어떻게 읽어 활용해야 할까?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우들을 위해 <KNOU위클리>가 그 방법을 찾아봤다.

 

방송대 공부의 시작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입체적인 그러니까 다면적인 사고를 능숙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한 가지 방법으로만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방법이 막히면 다른 방법을 찾고,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두세 가지 방법으로 길을 찾기도 한다. , 입체적 사고란 퍼즐 맞추기처럼 분리된 조각들로 전체적인 그림을 만드는 능력 혹은 평면으로 그려진 설계도를 보고도 입체적인 모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인간은 시공간의 3차원 속에 살고 있고, 보고 듣고 만지는 움직임을 통해 여러 경험을 쌓게 된다. 그래서 입체적 사고는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 능력이 결정적으로 발휘되는 곳 중 하나가 공부다. 입체적 사고가 능숙한 학생일수록 학습에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능력은 꼭 뇌가 말랑말랑한 어린 나이일수록 더 잘 계발되고 발전될 수 있는 것일까?

 

의류패션 전공으로 생활과학부를 졸업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50대의 한 동문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유아나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일수록 입체적 사고 훈련에 대한 효과가 크겠지만, 성인은 다른 방식, 경험과 연륜을 통해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성인도 입체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는 경험론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오랫동안의 경험과 연륜이 쌓여 이론적 지식을 만나면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죠. 왜냐하면, 이론을 모르고 경험만 하게 될 때는 이 경험에 의존한 몇 가지 길만을 찾을 수 있지만, 이론을 알고 난 후에는 논리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성인 학습자의 입체적 사고도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그는 계속해서 방송대 공부를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렇지만 또 다른 복병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공방 경영-엄마-아내-학생으로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분초 단위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학기 중에는 더더욱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학은 그에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라고 한다. 한 학기 3개월 분량을 방학 포함 5개월로 늘려 미리 예습한다는 것이다.

 

예습이라고 해서 뭐 거창한 것은 없어요. 단지 다음 학기 교재를 미리 천천히 읽는 것뿐이고, 아예 모르거나 처음 보는 내용이면 볼펜이 아니고 연필로 체크를 해 놓죠. 그리고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 버스를 타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체크 했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는 거죠. 그러다가 그것이 풀리는 순간이 찾아오면 교재에 밑줄 그은 부분을 지워나가요. 이렇게 방학을 보내다 보면,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연필 메모가 남게 되는데, 그것은 교수님의 강의를 듣거나 스터디를 통해 이해해요.”

 

서울지역대학 관광학과 스터디인 주스(주간 스터디)’ 출신의 한 동문은 스터디를 리드할 선배가 없을 경우, 우리 스터디 멤버들은 방학을 이용해 다음 학기 수강 과목의 교재를 돌아가면서 소리 내 한 페이지씩 그냥 읽었어요. 읽다가 모르는 용어나 개념이 나오면 서로 이런 뜻 아닐까?’라고 추측하거나 각자 스마트폰을 이용해 찾아보고 먼저 이해한 사람이 설명해 주고 그래도 이해되지 않으면 표를 하고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리저리 생각해 보다가, 강의를 들어본 후 이야기해 보기로 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이렇게 공부하니 시간은 좀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기억이 오래 남더라고요라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천천히 읽을수록 많이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강의를 듣기 전에 이렇게 교재를 먼저 읽는 공부법이 인지적으로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외부 세계와 일시적인 단절을 통해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몰입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는 자신이 원래 소유했던 경험과 지식이 책 속 지식과 만나면서 연관을 맺게 된다. 천천히 읽을수록 내용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론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참을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입체적 사고의 기초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렇지만 취재 중에 만난 20대 방송대 학우들은 인지적 참을성 길러서 깊이 생각하고,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좋긴 한데, 교재를 들고 다니는 것이 여간 성가시지 않더라고요. 물론 공부를 하려면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 맞지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재를 들고 다니면서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데, 들고 다니는 게 불편할 때가 있다는 지적인데,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스마트하게 입과 눈으로 활용

1997년 방송대 법학과를 졸업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치안정감(1급 관리관, 대한민국 경찰공무원 중 단 9명만이 존재)이었던 이금형 동문은 녹음 공부법으로 바쁜 경찰업무를 보면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방송대를 졸업했다. 법학과 교재를 소리 내어 읽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후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계속 반복해서 듣는 방법이다. 이 동문은 지금은 스마트폰이 매우 발전해서 녹음 공부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편리해졌다고 했다. 요즘 나오는 오디오북을 보면 그의 오디오 교재가 시대를 앞선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동문의 노력은 정말 대단하다. 이 방법은 독서법 중 하나인 음독(音讀)’에 해당하는데, 책 속의 글자를 하나하나 소리 내어 읽으면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는 몰입이 가능해 조선시대 선비들이 애용하는 공부법이었다. 그러나 여러 권의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어 녹음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재를 먼저 속독하고, 이해되지 않는 단원만 추려 녹음한 후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서 듣는 것도 음독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인 30대의 한 남학우은 물론 음독으로 공부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소리는 휙 지나가잖아요. 아무리 내가 읽어 녹음했다 해도 정확하지 않은 발음 때문에 다시 듣기를 여러 번 하는 시간도 어쩌면 우리에겐 아까운 시간이죠. 소리보다는 고정된 문자로, 귀보다는 눈으로 보면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요. 방송대 공부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교재인데, 아무래도 소리와 귀보다는 눈이 더 빠르고 정확한 것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런 공부법을 선호하는 학우들은 방송대출판문화원 홈페이지와 대형 인터넷서점(교보문고, Yes24, 리디북스)을 통해 ‘eBook’을 구입할 수 있다. eBook은 종이책의 내용을 디지털로 변환한 전자책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데스크톱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방송대 교재 eBook은 자유롭게 필기와 메모도 가능하다. 이번 기말시험 현장에서는 태블릿 PC를 통해 eBook 교재를 보고 있는 젊은 학우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우는 “5개 과목을 하나의 태블릿 PC에 넣어 다닐 수 있어 가벼울 뿐만 아니라 궁금하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어 편리해요라고 말했다.

 

지난 1학기 시간에 쫓겨 일도 공부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그래서 잠시 쉴까?’라는 잡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고? 이런 고민이 끝도 없다고? 그렇다면 2학기 교재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눈으로든 귀로든 입으로든 읽는것을 활용해보자. 읽다 보면, 입학했을 당시의 초심이 떠오를 것이다. 또 읽다 보면 2학기 예습은 물론, 잠시 잊고 있었던 학과의 흥미도도 올라갈 것이다. 읽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것이고, 생각이 정리되면 본인의 경험과 연결될 것이다. 이 연결은 입체적 사고의 기반이 된다. 그래서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교재를 먼저 읽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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