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윤용인의 쌩쌩 평생교육

7월 초에 준비하던 시험을 치렀다. 1교시에 100분, 총 4교시의 시험을 논술형 주관식으로 쓰다보면 마지막 시간에는 요즘 말로 영혼까지 털리게 된다. 글자를 예쁘게 써서 조금이라도 좋은 점수를 받겠다는 1교시 때의 계획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들판 허수아비마냥 힘 떨어진 팔로 거의 글자를 날리다 보면 마지막 시험도 끝이 난다. 이후 함께 시험을 치른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각자의 시험을 수다 떨듯 복기하다 보면 한숨과 환호가 교차된다. 이때쯤이면 대략 자신이 이번 시험을 어떻게 봤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 합격을 기대해도 좋을지 아닌지를 짐작하게 된다. 몇 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나 역시 이 과정을 되풀이 했으나 이번 시험에서 다른 것이 있다면 복기를 하거나, 내가 시험을 잘 치렀는지를 궁금해 하거나, 합격 여부를 미리 예상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했다기보다는 ‘할 의욕이 없었다’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술자리 내내 근원을 알 수 없는 허무감,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고, 하루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으나 거의 일주일 내내 무기력과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검색을 통해 나의 이 증상이 번 아웃 증후군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 쌓여 무기력증, 심한 불안감과 자기혐오, 분노, 의욕 상실 등에 빠질 때가 있다. 미국의 정신분석 의학자 허버트 프뤼덴버그(Herbert Freudenberger)는 이런 상황을 ‘번 아웃(burn-out) 증후군’으로 명명했다. 그야말로 ‘다 불타서 없어진다’는 뜻으로, 탈진 증후군, 연소 증후군, 소진 증후군이라고도 한다”라고 인터넷은 이 현상을 친절하게 설명한다.딱 내 증세였다. 생각해보니 거의 몇 달을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하루 15시간 정도의 학습 시간을 정해놓고 일정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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