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화제의 신간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최 아무개 학우는 결혼 전 페키니즈를 입양해 함께 생활했다. 아파트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면, 최 학우의 반려견은 몇 가지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여 늘 속상했다.
다른 반려견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고 짖으면서 쉽게 흥분하는가 하면, 산책할 때마다 최 학우를 마구 끌고 다니려고 했다. 집에서는 연신 코를 핥는가 하면, 얼굴에 대고 하품까지 하는 게 아닌가! 아마도 이런 행동은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이라면 쉬 경험하고 있을 내용일 것이다. 고양이라고 다를까?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다. 전체 인구의 30%가 집에서 개나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개와 고양이의 이상 행동을 보면서, 이 아이들의 행동 뒤에 감춰진 진실을 만난다면, 비록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말 못하는 개·고양이들의 속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 좀더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세계적 권위의 반려견 행동 전문가와

25년 경력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가

동물행동심리학의 최신 연구를 반영한 즉

각적·장기적 대응 방법을 제공하고 있어

실생활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동물행동심리학의 최신 연구 반영
방송대출판문화원이 내놓은『우리 개, 왜 이러는 걸까요?』(한나 몰로이 지음, 방경오 옮김. 이하 ‘우리 개’),『우리 고양이, 왜 이러는 걸까요?』(조 루이스 지음, 이규원 옮김. 이하 ‘우리 고양이’)는 우리집의 개·고양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이상 행동, 귀여운 행동 뒤에 감춰진 진실을 엿볼 수 있게 도와주는 흥미로운 반려가구 필참 도서다. 영국 DK출판사의 WHAT’S MY DOG THINKING?(2020), WHAT’S MY CAT THINKING?(2021)을 번역했다.
비주얼 실용서로 유명한 영국 DK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들에서는 ‘집사’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던 반려견과 고양이의 별난 행동에 숨은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 세계적 권위의 반려견 행동 전문가와 25년 경력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가 동물행동심리학의 최신 연구를 반영한 즉각적·장기적 대응 방법을 제공하고 있어 실생활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반려동물 초상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일상에서 만나는 반려견과 고양이의 귀엽고 때로는 특이한 행동을 80개의 일러스트로 생생하게 표현한 것도 가독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심미적 독서 경험을 돕기에 충분하다. 아름답고 흥미로운 반려견의 모습은 집사들에게 진한 공감과 다정한 위로, 그리고 마음의 힐링을 선사한다.


책의 편집도 흥미롭다.『우리 개』,『우리 고양이』 모두 비슷한 구성을 취했다. 서장은 ‘반려견(고양이)처럼 생각하기’, 1장은 ‘나의 멋진 개/우리 고양이는 너무 쿨해요’, 2장은 ‘반려견(고양이)과 나’, 3장은 ‘우리 멋진 개의 친구들/우리 고양이가 절 미치게 해요’!, 4장은 ‘우리 개(고양이)가 왜 이러죠?’로 좀더 깊이 들어간다. 두 책 모두 ‘반려견 관찰 고급편’과 ‘고양이 관찰 고급편’, ‘서바이벌 가이드’를 둬, 함께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의 습성과 행동 특성, 입양할 때 주의점 등을 깊이 살필 수 있게 했다.
두 책 모두 ‘서장’이 중요한 키 역할을 한다. 개와 고양이처럼 생각하는 것에서 이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깊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개』의 서장은, 자세, 냄새, 소리를 중심으로 한 의사소통을 살피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개들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넵니다. 개들끼리도 마찬가지예요. 자세와 행동, 소리와 냄새로 소통하려고 합니다. 단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뿐이죠. 반려견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려면 탐정처럼 반려견의 자세와 소리에서 단서를 찾고, 개들의 뛰어난 후각 수준을 이해해야 합니다.”
예컨대 이렇다. 귀의 모양을 봤을 때, 앞을 향하면 경계한다는 뜻이고, 뒤를 향하면 뒤로 움직이고 싶다는 뜻이다. 한쪽 귀는 앞으로, 다른 쪽 귀는 뒤를 향하면 양쪽 소리를 모두 듣고 있다는 뜻으로, 곧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선택하겠다는 신호다. 입 모양에서도 뭔가 읽어낼 수 있는데, 입을 벌리고 헐떡이는지, 입을 다물었는지, 혀는 얼마나 내밀었는지, 이빨이 보일 정도로 입술을 말거나 뒤로 바짝 당긴 채 헐떡거린다면? 다 이유가 있다. 답답하니까 좀 떨어져 달라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
또한 반려견의 꼬리를 잘 살펴보면, 현재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다. 꼬리의 위치, 꼬리를 높이 들어올렸는지, 낮게 내렸는지를 봐야 한다. 흥분하거나 무서워할 때 모두 동일에게 나타내는 반응이 꼬리를 높이 드는 행동이다.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반려견은 꼬리를 낮게 내린다. 냄새로 소통하는 개들은 항문샘을 가려서 자기 냄새를 숨긴다. 흥미로운 냄새를 맡을 때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도 꼬리를 내린다. 하지만 꼬리를 낮게 내리고 부드럽게 흔드는 행동은 친근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진짜 기쁠 때는 헬리콥터처럼 꼬리를 위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빙빙 돌리기도 한다.

고급 관찰법에서 서바이벌 가이드까지
『우리 고양이』 역시 서장에서 ‘고양이처럼 생각하기’를 안내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고양이의 내면에 살쾡이가 있다고 귀띔한다. “현대의 반려묘는 그 선조인 살쾡이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고급 모피 코트를 거치고 거실을 활보하는 것 같지만, 마음은 여전히 야생인 것이죠. 그래서 고양이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려면 고양이의 세계를 ‘살쾡이 렌즈’를 통해 바라봐야 합니다.”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저자에 따르면, 내면에 살쾡이가 있는 고양이는 ‘고독하고 자유로운 영혼’임을 인정해야 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선조 살쾡이처럼, 우리 고양이도 마찬가지로 통제, 선택, 규칙적인 일과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며, 공유나 타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주 고집스러워서 지낼 곳을 스스로 고르고, 바라는 것을 자신이 내킬 때 할 수 있어야 가장 행복한 존재라는 뜻이다.
고양이 역시 바디 랭귀지, 냄새,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고양이도 욕설을 하는데, 예컨대 입을 벌린 채로 소리를 내면 ‘꺼져!’라는 뜻이거나, ‘심술궂은’ 행동을 할 위험이 있다는 표시다. 고양이는 다가오는 위협에 맞서 ‘밀어내기 전술’도 구사한다. ‘쉭쉭거림’은 다가오는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또는 불의의 습격을 당했을 때 공기를 강하게 내뿜는 소리다. ‘침 뱉기’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행동인데, 이는 보통 발로 바닥을 치며 위협하면서 공기와 침을 갑자기 내뱉는 모습인데, 역시 위협에 대한 경고다. ‘으르렁거림’은 불만이 커질 때 위협적이고 목이 쉰듯한 낮은 음조로 지속적으로 투덜거리는 소리다.
신경진 방송대출판문화원 교양출판팀 편집자는 이번 출간에 대해 “반려동물 관련 도서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책의 강점은 개·고양이의 귀엽고 때로는 특이한 행동을 담은 일러스트에 있다. 80개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한 책의 내용은 분명 독자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줄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집 개와 고양이의 행동 심리를 이해했다면, 방송대출판문화원이 2019년 선보였던 영국 DK출판사의『개 백과사전』『고양이 백과사전』도 옆에 두고 복기해도 좋겠다. 품종에서부터 해당 종의 역사와 문화, 실용적 정보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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