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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입을 모아 인생의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열아홉에 나는 하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를 포기하면서,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햇병아리 새내기가 됐을 때, 나는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사회에서 만난 좋은 어른들과 동료들 덕분에 대학을 나오지 않은 서러움 따위를 겪지 않고 나름대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꿈을 붙잡고 아등바등 살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흘러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앎’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져만 갔다. 세상은 너무 넓고, 긴 역사 속에는 흥미로운 일들이 가득했다. 내가 몰랐던 세상을 펼쳐내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그렇게 재밌는 것들을 배웠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대학 시절 교양 시간에 배웠다’라는 답을 듣는 일이 많았다. 한 번도 열아홉 살 때의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은 없지만, 대학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즈음, 직장 동료로 만나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방송대에 새내기로 입학했다. 이미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입학했다며 설레던 언니는 가끔 자신이 하는 과제를 보여주었다. 문제의 답을 맞히기 위해 교과서를 달달 외워야 했던 고등학교 공부와 달리,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자기 논리로 글을 써 내려가야 하는 방식의 공부가 너무 재밌어 보였다. 그때부터 방송대 홈페이지를 드나들면서 어떤 과에서 어떤 수업이 이뤄지는지 알아보고, 내가 만약 공부한다면 어떤 과가 적합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교양 과목을 실컷 배울 수 있는 문화교양학과 새내기가 됐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以時習之 不亦說互)’ 『논어』의 가장 첫 장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배우고 때 없이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를 뜻한다. 또래들과 달리 조금은 늦은 나이에 새내기가 되어,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용기를 내 펼쳐 든 책에서 본 이 문장이 얼마나 나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는지 모른다. 배우고 싶은 과목을 직접 선택하는 일은 설레고, 학문의 전문가인 교수님들이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용을 친절히 가르쳐주시니 감사하고, 몇 번 책과 씨름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어느새 커져 있음에 절로 신이 나니, 도저히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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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dd***
    멋져요~ 항상 응원합니다 ~^^
    2022-12-11 19:55:36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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