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전국에서도 잘 알려진 공업도시다. 그렇다 보니 ‘공해도시’라는 말도 많았다. 이 오명을 벗기고, 울산도 철새들이 깃들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이가 있다. 바로 조류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진작가 윤기득 학우(미디어영상 2)다. 동료 사진작가들과 함께 2023년 11월 생태사진전 「울산으로 온 지구의 여행자」를 개최했으며, 현재 울산 MBC 97.5 채널의 「척척박사 새박사」에도 출연하고 있는 그를 지난 1월 3일 갤러리 한빛에서 만났다. “해마다 매우 귀한 새가 울산을 찾아와 탐조 중에 만날 때, 그 순간을 카메라에 기록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그의 ‘평생학습人 라이프’를 들아봤다.
울산=천정희 학생기자 skyrelux@hanmail.net
“제 인생의 동반자라고 하면
사진과 영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움이란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올해 학우들과 함께할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촬영하는 생태계의 중요한 요소를
영상에 담아내려고 합니다.”
어떻게 조류 사진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는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선암호수공원을 끼고 있는데, 어느 날 산책길에 오색딱다구리가 나무를 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서 살펴보니 둥지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집도 가까우니까 오색딱다구리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볼까 해서 50일 동안 촬영하면서 오색딱다구리의 육아일기를 영상으로 만들었죠. 15여 년 전인데 그게 조류 탐조의 시작인 것 같아요. 또한, 제가 어렸을때 울산이란 곳은 공해도시, 공업도시로 불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태화강 국가정원이 생겼고, 울산이 국제 철새 이동 경유지로 지정돼 많은 철새들이 울산을 찾아 머물렀다 갑니다. 이렇게 귀한 철새들을 관찰하며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생태도시로 거듭나는 울산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조류 사진에 뛰어들었죠.
조류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요
조류 사진이란 새를 관찰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을 누비는 여행입니다. 대자연 속에서 겸손을 배우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새들은 연출이 안 됩니다. 멋진 장면을 담기 위해서는 그들과 교감하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하죠. 서로 적이 아닌 공존의 존재로, 위협감을 느끼지 않도록 오랜 기다림을 통해 새들과 서로 교감을 느낄 때, 가장 멋진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촬영한 수많은 새들 중 가장 특별하거나 기억에 남는 새는요
2025년 봄, 제가 언제나 탐조를 하는 논에서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주 귀한 새를 만났습니다. 천연기념물인 호사도요라는 새였어요. 이 새는 울산에 머물지 않고 잠시 쉬었다가 지나가는 나그네새입니다. 나그네새라고 하죠. 며칠 촬영하면서 두 마리가 짝짓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어요. 짝짓기를 했으니 둥지를 짓고 서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온종일 호사도요의 행동을 관찰했죠. 그런데 부리로 풀 잎사귀를 물어 둥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건 생태도시 울산의 기적이었습니다. 바로 울산시청에 전화해 생태계 담당자를 불렀습니다. 천연기념물인 호사도요가 머무는 논에는 모내기까지 중단시켰죠. 2주가 지나고 새끼가 태어났어요. 네 마리의 새끼가 어미의 먹이를 받아먹으며 함께 떠나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최근 새들의 환경 문제(서식지 파괴, 기후 변화 등)도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청다리도요사촌과 큰부리도요는 국제 보호종으로 아주 귀한 철새죠. 이런 철새가 울산에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울산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먼 태평양을 건너 생태도시 울산을 찾아오는 새들에게 울산의 자연은 중요한 안식처입니다. 하지만 자연이 훼손되는 현실에서 새들도 안타까운 생사의 갈림길에 처한 현장도 자주 보게 되는데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미역을 채취하는 어민들과 낚시꾼으로 인해 새들이 편히 쉬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면도 있고요. 관계기관에서 이런 철새 도래지 근처에 현수막을 걸어서 철새들을 보호해 주면 좋겠어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촬영 프로젝트가 있다만요
100만 명이 거주하는 울산의 하천이 2021년 국제 철새 이동 경유지로 지정된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태화강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제가 촬영하지 못한 새들이 많이 있습니다. 울산 동구 울기등대 공원은 철새들이 먼 태평양을 건너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와 잠시 머물다 가는 새들의 휴게소죠. 만약 제게 시간이 허락된다면 울기등대 공원을 찾아오는 철새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미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학우님께서 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에 입학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 인생의 동반자라고 하면 사진과 영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배움이란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사진과 영상에 관해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 미디어영상학과를 선택했죠. 제가 사진을 시작한 후 시간이 흐르면서 스틸 샷보다는 움직이는 영상에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길에서 방송국 뉴스팀을 만나면 부러워 눈길이 갔습니다. 서울 청계천을 뒤지면서 녹화 카메라를 사들여 영상에도 손을 댔죠. 그렇게 지금까지 왔어요. 그러나 늘 이론이 부족했습니다. 현업에 종사하면서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방송대가 최고입니다. 지금은 너무나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우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하며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나가면 모두가 주인공이고, 연출가가 되더라고요. 그게 너무 좋아요. 저에게는 제2의 인생이 펼쳐진 거죠.
영상에도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요
사진과 영상은 갈라 놓을수 없는 파트너죠. 현직 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사진활동을 해왔지만, 늘 영상과도 함께 걸어 왔습니다. 사진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스틸을 접어두고 영상을 하면 되고, 영상이 지겨울 때는 카메라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감정을 잡아낼 수 있었는데, 이거 너무 좋은거 아닌가요?(웃음) 사실 한 장의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도 어렵고, 움직이는 영상샷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큐와 컷의 시간 안에 저의 마음을 모두 담아내야 하니까요. 힘들지만 현실에 부닺히는 즐거움이 정말 재밌어요.
사진이나 영상을 함께하는 학우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부 팁이 있을까요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현업에서 종착역을 달립니다. 이제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 팁은 ‘실전적’인 내용이라 이 지면에서 제대로 전달해드리기 어렵고요. 기회가 된다면, 실전 팁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이 모든 것이 제가 지나왔던 흔적들이니까요. 학우들과 2026년 새로운 영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저희가 함께 만들어가는 레드카펫 위로 사진이나 영상에 관심 있는 더 많은 학우들과 손잡고 걷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