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의 마지막 관문, 기말평가가 남았다. 기말평가는 출석온라인시험, 과제물로 나뉘며 50점 만점으로 배점도 가장 높다. 기말평가 시즌이면 학과 사무실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문의 전화로 분주하다. 다년간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온 강은미(일본)·윤빛나(미영)·임대호(통계)·김지현(청교) 조교 선생님들이 기말 마무리 학습법에 관해 조언한 이야기들을 종합해 기사로 소개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학사공지, MyKNOU 매주 확인할 것! 조교 선생님들은 기말평가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 첫째로 학교 홈페이지와 친해질 것, 둘째로 MyKNOU 앱에서 본인의 과목 기말평가 유형과 날짜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조언했다. 이는 방송대생이라면 익숙해져야 할 첫 스텝과도 일맥상통한다. 학사공지에서 기말평가 시행 공고를 확인했다면, MyKNOU 앱에서 본인 과목의 기말평가 유형이 과제물인지 출석온라인시험인지 확인해야 한다. 학사공지에는 대체로 전 학생에게 해당하는 내용이 수록되고, MyKNOU 앱에서는 본인 학과, 과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연계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말평가에 대한 본인 일정부터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 가장 많은 학생들이 치르는 출석온라인시험은 MyKNOU 앱에서 신청해야 한다(26일 마감). 학생 중에 과목별로 시험을 따로 보는 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험일에는 한 차시에 3과목씩 신청할 수 있다. 4과목 이상 듣는 학생이라면, 2차시로 나눠서 신청해야 한다. 1, 2차시를 같은 날에 신청할 수 있고 날짜를 따로 해 이틀에 걸쳐 시험을 볼 수도 있다. 시험 신청을 놓쳤다고 해서 완전히 기회가 사라진 건 아니다. 지역대학에서 남는 자리에 배정해 준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배정이 안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미리 신청할 것! 한 과목당 25문제이고, 25분이 주어진다. 학생 중에는 “어떻게 1분에 한 문제씩 푸나요? 시간이 너무 적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한 차시에 3과목을 신청할 경우, 시험 시간은 총 75분이 주어진다. 75분 동안 3과목 시험을 치르는데, 75분 안에 과목별로 이동이 가능하다. 실제 출석온라인시험 감독관 업무를 오래 담당한 조교 선생님들은 “한 차시에 2과목은 50분, 3과목은 75분이 주어지는데,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쉬운 문제부터 빨리 풀고 과목을 변경하다 보면, 남는 어려운 몇 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은 충분하다. 과목 변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손을 들고 감독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라고 조언했다. 장애인 또는 고령자(1956년생까지)라면, ‘특별관리반’으로 신청해 보자. 시험 시간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별관리반 시험은 토, 일요일 3, 4차시로 일정이 정해져 있다. 과목당 5분씩 추가 시간을 주기 때문에, 장애가 있거나, 고령인 학생들이 조금 더 여유롭게 시험을 치를 수 있다. “기출문제에 연연하지 마세요~” 조교 선생님들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기출문제를 어디서 볼 수 있나요?”이다. 팬데믹 이후 기말평가 중 출석온라인시험이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됐다. 고연령 학생들은 예전에 공부하던 스타일이 있어서 기출문제는 필수라고 생각하는데, 문제은행 방식에서는 기출문제가 없다. 기출문제는 팬데믹 이전까지만 존재하는데, 학과에 따라 예전 기출문제를 학과 홈페이지 또는 유노캠퍼스에 게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출문제를 꼭 풀어봐야 하냐는 질문에 조교 선생님들은 모두 “그렇지 않다”라고 입을 모았다. 강의와 교재가 개편됐을 경우, 예전 기출문제로 공부하면 오히려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교 선생님들은 “본인 과목의 교재 개편 연도를 확인해서, 시간 차가 많이 난다면 기출문제에 연연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인문과학대학의 어학 과목은 교재가 개편될 경우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바뀌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봐도 큰 도움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처음 출석온라인시험을 치는 학생이라면, 문제 유형이라도 알고 시험에 들어가고 싶을 텐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조교 선생님들은 교재와 워크북의 연습문제를 꼭 풀어보라는 팁을 전했다. 교수님들이 직접 제출한 문제이기에, 객관식으로 시행하는 출석온라인시험의 경우 실제 시험에서 똑같은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문제 유형 파악에 도움이 된다. 물론, 연습문제 풀기 전 강의 듣기는 기본이다. 방대한 분량의 강의와 교재를 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강의자료실에 있는 강의록이라도 꼭 보고 연습문제를 풀 것을 권했다. 또 하나, 출석온라인시험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신분증 지참이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신분증과 학생증도 가능하다(모바일 포함). 하지만, 캡쳐본은 인정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실물 또는 모바일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 과목 내용 질문은 교수님 상담 게시판 활용 기말과제물을 제출하는 경우, 어떤 학생은 과제물 마감 하루 전날 학과 사무실로 전화해 “과제물 제출은 언제까지인가요?”, “왜 과제물은 문자로 알려주지 않나요?”라고 질문하기도 한다. 등록, 수강 신청 등 모든 학생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사항은 문자로 안내하지만, 과제물과 시험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라 단체 문자 안내는 없다. 수시로 학사 공지 사항과MyKNOU에 접속해서 과제물이 본인의 과목 과제물이 출제됐는지, 날짜는 언제인지 확인해야 한다. 조교 선생님들은 과제명이 생각보다 일찍 공개된다고 알려줬다. 1학기 중간과제물은 2월 중순에, 기말과제물은 4월 말에 학사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MyKNOU 앱에서 본인 과제명을 확인하면 된다. 다시 한 번 더, 학교 홈페이지와 친해질 것! 단순히 과제물과 시험 준비 외에도 교수님들의 지역 순회 강의 스케줄, 온라인 특강, 학과 행사 등 대학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넘쳐난다. 조교 선생님들에 따르면, 마감 기한이 임박해서 학과 사무실로는 연락하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다. 다짜고짜 강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 과목에서 교재에 ○○ 부분을 참고해서 과제물을 쓰면 될까요?”라며 과제물 내용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고. 학과 사무실에서는 개별 과목에 대한 상담이 불가능하다고 답하면, 그때부터 “왜 그런 것도 알려주지 않느냐?”라고 항의하는 학생도 있다고 했다. 조교 선생님들은 개별 과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교수님 홈페이지의 상담 게시판에 직접 질문을 올리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조언했다. 상담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기 전에 다른 학생들이 올린 질문들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제물에 대한 질문들은 보통 대동소이하다. 일찍부터 과제물을 준비했던 학생들의 질문과 본인의 질문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조교 선생님들 역시 계속되는 질문에는 상담 게시판의 질의·답변을 확인해 설명한다고. 또 과제물을 제출할 때는 교수님이 요구한 방식을 확실히 지켜서 제출해야 한다. ‘하나의 파일로 올리라’는 과제물에 첨부파일을 따로 올리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작은 부분까지 다 정리해서 완벽하게 제출할 때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팁이다. 과제물 작성에서 조교 선생님들이 또 강조한 부분은 ‘출제자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서 학생 본인 입장에서는 내용을 다 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수님의 출제 의도에서 벗어날 경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점수를 잘 받는 학생의 과제물을 보면, 한 번에 실수 없이 작성된 사례가 많다. 여기까지는 풀이 과정, 이 부분은 답 등으로 명확하게 과제물이 구성돼 있으면 좋다. 방송대 학습의 필수 앱인 유노캠퍼스, MyKNOU 앱 외에도 중앙도서관 앱을 잘 활용하는 것도 기말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중앙도서관에서는 과제물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본인의 과목이 있다면, 꼭 확인해 보자. 포기란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일 뿐,
290호윤상민2026-05-22 08:09
지난 4월 25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가 열렸다. 학부도 아닌 대학원에서 연합 MT를 한다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생활과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이 ‘방송대학보 위클리’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 취재에 나섰다. 학부 MT와 비슷해 보였지만, 행사 중심에는 선후배 간의 대화가 우뚝 놓여 있었다. 앞서간 선배들이 들려주는 밀도 있는 전공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에 관한 간략한 스케치와 함께 각각의 전공 영역을 밟고 있는 21기 정순이(가정복지상담학)·김기정(의류패션학)·박덕용(식품영양학) 원우에게 대학원 공부의 의미를 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가장 큰 차이는 ‘깊이’다. 대학원은 전공 분야를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김기정 21기 원우회장 대학원 생활과학과 연합 MT의 풍경 연합 MT에는 30여 명의 원우들이 참석했다. 이미 석사과정을 마무리한 원우들에서 올해 대학원에 진학한 이들까지 다양했다. 대학원 기수로는 17기부터 23기까지다. 연합 MT는 21기 원우회가 주관·주최했다. 이날 원우들은 자기소개 시간에 방송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이유와 공부의 의미를 공유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19기 장윤서 원우는 “선후배가 서로 만나 전공 학습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소중한 자리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기정 21기 원우회장은 “오늘 이 시간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선배님께는 따뜻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자리이며, 동기들에게는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시간, 후배 원우님들께는 든든한 버팀목과 방향을 찾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MT의 성격을 정리했다. 올해 대학원에 진학한 두병순 23기 원우(식품영양학)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농학과에 재학하다 생활과학부로 전과해 오늘에 이르렀다. 선후배가 함께 만나는 오늘, 정말 궁금한 게 많은데, 밤새 물어볼 작정이다(웃음)”라고 말하면서, “위클리에서도 대학원 지면을 좀더 만들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를 건넸다. 이번 연합 MT에 대해 김선아 대학원 생활과학과 학과장은 “대학원 생활과학과는 학문적으로는 전공심화를 추구하면서도 융합형 인재의 양성을 위해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비대면 중심의 원격대학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번 연합 MT는 상이한 전공의 원우가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면서 융합형 인재로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미를 매겼다. 그렇다면 생활과학과 원우들은 왜 학부를 졸업하고 곧이어 대학원에 진학한 것일까. 이들 원우들이 대학원 문을 두드린 이유는 명확했다. 학부에서 쌓은 기초를 바탕으로 더 깊은 전문성을 확보해 사회에 이바지하거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함이었다. 학부는 ‘무엇’을, 대학원은 ‘왜’를 묻는 곳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순이 원우는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 신체적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느꼈다. 절망 속에 있는 환자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 지식을 배우고자 진학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패션 명장의 길을 가고 있는 김기정 원우는 내면의 갈망에 집중했다. 그는 이렇게 귀띔했다. “학부를 졸업한 뒤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제 안에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스스로를 더 넓게 성장시키고 싶어 대학원 생활과학과를 선택했다. 백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었다.” 35년 차 베테랑 경찰관으로서 정년퇴직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박덕용 원우는 “5개 학과(방송대 3개 학과 포함)를 졸업하며 적성을 찾던 중, 식품영양학 분야에서 심도 있는 지식을 쌓고 싶어 대학원을 선택하게 됐다. 방송대는 저렴한 등록금으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자기계발을 하기에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세 원우는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학습의 깊이’와 ‘탐구의 방식’을 꼽았다. 정 원우의 말을 들어보자. “학부 과정은 가족학, 아동복지, 상담개론 등 전공의 기초 이론을 폭넓게 배우는 과정이다. 반면 대학원은 가족상담 및 심리치료, 사례분석, 연구방법론 등 실제 현장과 연결된 심화 학습이 중심이다. 단순히 이론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탐구 과정이다.” 김 원우는 그간의 대학원 경험을 이렇게 정리했다. “가장 큰 차이는 ‘깊이’이다. 대학원은 전공 분야를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박 원우의 체감은 어떨까. 그는 “학부 때는 한 학기에 5~6과목을 수강하며 기초를 닦지만, 대학원은 2과목을 수강하더라도 연구논문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뤄 훨씬 심도가 있다. 특히 궁금한 분야의 논문을 직접 찾아보고 석학들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며 해답을 찾는 습관도 길러줬는데, 시야가 훨씬 넓어진 것을 느낀다”라고 전문적 시야의 확장을 강조했다.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방송대 학부 공부가 그렇듯 대학원 공부 역시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원우들은 개인 학습과 스터디 모임의 조화를 성공의 핵심으로 꼽았다. 정 원우는 연구자료와 논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개인 학습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병행했다. “독서와 연구를 통해 폭넓게 사고하면서 내용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 김 원우 역시 “혼자 깊이 생각하는 시간도 중요했지만,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며 서로 배우는 시간 또한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 원우는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줌(ZOOM)을 통한 스터디 활동으로 학습 정보를 얻고 동질감을 느끼며 위안을 삼았다. 또한 원우회 MT나 행사에 참석해 선배님들로부터 배운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가 공부를 마무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대학원 과정을 마무리하는 원우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그들은 배움을 통해 얻은 자부심과 자신감이 인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정 원우는 “상담과 인간 이해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배우며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대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라고 자부했다. 김 원우도 스스로에게 점수등급으로 ‘상’을 주고 싶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공부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고 힘들었지만, 부족했던 사람이 끝까지 해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박 원우는 실무와의 연관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년 후 요식업을 하게 된다면 꼭 알아야 할 미생물 제어와 위생 관련 분야 등을 배우며 ‘대학원에 들어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석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객관적인 전문 자격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것이기에 결코 의미 없는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세 원우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 원우는 “대학원은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왜 배우고 싶은가’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평생학습이라는 마음으로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나아간다면 배움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우는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진정한 성장은 결국 배움에서 나온다. 용기를 내어 도전하자”라고 두려움 없는 도전을 권했다. 박 원우 역시 “변화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언제나 교육이다. 방송대 대학원의 학습 과정을 충실히 따르고 동기들과 스터디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방송대, 2027년부터 ‘박사과정’ 운영 방송대는 오는 5월 27일까지 2026학년도 가을학기 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다. 희소식을 하나 전하자면, 방송대에도 박사과정 개설이 가까워졌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이관용 대학원장은 “내년 봄학기부터 박사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3개 학과가 대학원 박사과정 개설을 희망하고 있는데, 5월 중 대학원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을 내릴 것이다. 10월부터는 박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방송대만의 ‘박사과정’ 정체성을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용기를 내준 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학부-석사과정-박사과정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육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289호최익현2026-05-15 10:07
“배움은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지난 4월 25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만난 대학원 생활과학과 원우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21기 원우회는 회장 1인, 수석부회장 1인, 전공별 부회장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의류패션학을 전공하는 김기정 원우가 원우회장을 맡고, 가정복지상담학 전공인 정순이 원우가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당일 연합 MT 현장에서 만난 김기정, 정순이 원우와, 지구대 근무로 참석하지 못했던 식품영양학 전공 박덕용 부회장(추가 서면 인터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전공 순으로 정순이, 박덕용, 김기정 원우와의 일문일답이다. [1] 대학원 생활과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2] 학부 공부와 대학원 공부의 가장 큰 차이라면? [3] 대학원 공부는 어떻게 했나? [4] 방송대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대학원 공부에 대한 만족도는? [5] 대학원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스스로 평가를 내린다면? [6]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정순이 원우(가정복지상담학·21기 원우회 수석부회장) [1] 저는 강서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마음까지 지쳐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절망 속에 있는 환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 어린 공감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이 함께할 때 좋은 치료 결과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환자분들께 어떤 말로 용기와 희망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 지식을 배우고자 대학원 생활과학과에 진학해 상담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2] 학부 과정에서는 전공의 기초 이론과 전반적인 내용을 폭넓게 배우게 됩니다. 가족학, 아동복지, 상담개론, 노인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개념을 이해하며 기본적인 전공 지식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대학원 과정은 보다 전문적이고 심화된 학문 연구가 중심이 되죠. 가정복지상담학 전공에서는 가족상담 및 심리치료, 사례분석, 상담실습, 연구방법론 등 실제 현장과 연결된 학습이 이뤄집니다.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탐구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부에서는 시험 중심의 평가가 이뤄진다면, 대학원에서는 논문과 종합시험을 통해 얼마나 깊이 연구하고 사고했는지를 평가받게 됩니다. 특히 상담 전공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상담기술을 익히고 전문 상담가로서의 역량을 키워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3] 공부는 스터디 모임(원우회)과 개인 학습을 병행하며 진행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연구자료와 논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며 저만의 방식으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시험 준비 역시 단순 암기보다는 개념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학문에 대한 이해도 자연스럽게 넓어졌습니다. 또한 대학원 공부는 많은 독서와 연구를 통해 폭넓게 사고하면서도, 내용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4]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더욱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죠. 특히 교수님의 지도 아래 단순히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품고 논문을 읽고 분석하면서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논문을 읽는 것조차 어렵고 낯설었지만, 점차 내용을 분석하고 제 생각으로 정리해 나가면서 학문적인 성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방송대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건 제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이었고, 최고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돼줄 수 있고 더욱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될 수 있기에 자부심도 생기고 어떤 일에도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으니까요. [5] 병원 현장에서 환자분들이 병을 진단받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통해 상담과 인간 이해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배웠고,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태도를 갖추게 됐다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대학원에서의 배움은 저를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든 것 같아요. 환자분들을 바라보는 시야 또한 넓어졌고요. 특히 환자 상담 과정에서 마음의 치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배우며, 제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6] 대학원은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왜 배우고 싶은가’에 대한 분명한 목표와 열정이 중요합니다. 공부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있지만, 꾸준히 고민하고 분석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분명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혼자만의 공부보다는 스터디와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 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님들께서는 대학원에 진학하시게 된다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심 있고 흥미 있는 분야를 선택해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평생학습이라는 마음으로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은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덕용 원우(식품영양학·21기 원우회 부회장) [1] 저는 전역 후 POSCO에서 2년 근무하고 현재는 35년째 경찰관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1991년 법학과를 시작으로 강원대에서 행정학 학사·석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배움의 길을 걷고자 방송대에 재입학해 농학과, 도시콘텐츠·관광학과, 생활과학부(식품영양학 전공)를 마쳤어요. 5개 학과를 졸업하고 보니 이제는 한곳으로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더불어 자연 계열이 적성에 더 맞아 대학원 생활과학에 진학했습니다. 식품영양학 관련 분야에 좀더 심도 있는 지식을 쌓고 싶었던 전문성에 대한 갈망도 있었고, 정년퇴직 후의 진로를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흔히들 평생교육 시대라고 말하죠. 직장생활을 겸하면서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저렴한 등록금으로 얼마든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방송대는 저의 필요(needs)를 100% 만족시켜 주었던 것 같습니다. [2] 학부에서 공부한 부분들이 대학원에서도 연결되지만, 대학원은 좀더 디테일하고 심도 있는 최신 정보들을 접한다고 볼 수 있어요. 연구논문을 많이 읽게 되고 접하게 됩니다. 궁금한 분야의 논문을 찾는 방법도 습득하게 되고요. 제가 법학과 행정학을 공부했지만, 공무원 퇴직하면 큰 의미가 없어지고 살아가는 데 상식적인 부분밖에 안 되잖아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할 때 농학을 전공하려 하다가 식품영양학을 선택한 이유는 유기농, 친환경으로 농작물을 생산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품었기 때문이에요. 본인의 건강도 지키고 다른 사람의 건강도 지켜줄 수 있어서 참 좋은 분야라고 생각한 거죠. 제가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안전한 식품, 건강한 식품, 신선한 식품을 위한 식품 위해요소 관리 방법과 위생 부분, 곰팡이, 세균, 박테리아 등 미생물 관리 분야, 식품 보관 방법 등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학원은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바쁘면 바쁠수록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된다.’ 좀 역설적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3] 대학원 공부는 교수님 강의 위주와 전공 실습·전공 심화 수준의 학습으로, 학부 때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학부 때는 학기당 5∼6과목을 수강했지만, 대학원은 2과목을 수강하는데 훨씬 심도가 있고 연구논문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룹니다. 입학의 기쁨도 잠시, 기대를 가득 갖고 시작한 대학원 생활이었는데 처음에는 새로운 학습 방식에 적응하기에 바빴던 것 같아요. 공부하는 방법은 ‘대학원 학습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학습 과정을 잘 따랐고 학교에서 하는 행사는 어떠한 세미나라도 꼭 참석하는 버릇을 들인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KTX 덕분에 동해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약 2시간 남짓 걸려 큰 불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식품영양학과 21기 동기들과 줌(ZOOM)을 통한 스터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학습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동질감으로 힘들 때도 서로 의지하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힘이 된 게 중요하죠. 또한, 정규 세미나와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대학원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대학원 원우회 가입은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원우회 MT나 행사도 빠짐없이 참석했는데,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베푸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졸업을 앞둔 지금 돌이켜 보면, 훌륭한 교수님들의 가르침과 튜터 선생님의 지도, 원우회를 통한 선배님들의 애정어린 충고와 학습 정보 제공, 각종 세미나와 행사 등에서 얻는 학습 도움과 인맥 형성, 스터디를 통한 동기 간의 협심과 노력으로 대학원 공부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확신합니다. [4] 앞에서도 말했듯, 학부만 5개 학과를 졸업하다 보니 이제는 제 적성과 전공을 찾아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곧 다가올 퇴직 후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최종적으로 대학원을 선택했는데요. 사실, 퇴직 후 정년이 없는 ‘사업’을 고민 중에 식당이나 커피 카페 같은 것을 꿈꾸며 입학했는데, 대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제가 생각한 대로 요식업을 하게 된다면 꼭 알아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잘 정리돼 있어 ‘대학원 들어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실무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학문을 깊이 있게 가르쳤고, 배웠습니다. 미생물 제어 분야와 위생 관련 분야는 지금도 감명 깊었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해하고 필요한 분야는 스스로 논문을 찾아보게 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적성에 맞는 방향을 잡았다면, 그곳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대학원이 그 해답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로서는 대학원 진학은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5] 이번 학기를 이수하면 대학원을 마치게 되는데 학부에서보다는 좀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연구논문을 접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논문을 찾아서 탐구하는 습관이 생겼으며, 석학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물을 읽어봄으로써 제가 품었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거나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퇴직하면 한우 소고기 식당을 경영하고 싶었는데 소고기의 맛은 숙성의 기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그래서 그 숙성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논문을 찾아보게 되고, 저 또한 숙성의 비법을 터득하면 언젠가 저만의 연구논문을 쓸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지식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석사학위를 받는다는 건 누구나 인정해 주는 객관적인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므로 결코 의미 없는 일이 아니죠. 대학원 진학은 참 잘한 결정이었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어요. [6]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지금은 평생학습 시대라고들 합니다. 과거의 지식이 언제까지나 유효하지는 않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작은 노력이지만 실천하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변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언제나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을 위해 자기계발을 멈추지 마시길 바랍니다. 노력의 결과는 반드시 옵니다. 시작이 반이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작의 출발점입니다. 성공적인 대학원 공부를 바란다면, 방송대의 학습 과정을 충실히 따르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원의 학습 방법에 빠르게 적응하고 교수님의 지도를 잘 따르며 대학원과 관련된 세미나, OT·MT 등 행사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선후배님들과의 인맥 관리에도 정성을 들이고 무엇보다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기들과의 스터디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원 공부는 연구 중심이라 ‘왜?’라는 의문을 가져야 하고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김기정 원우(의류패션학·21기 원우회장) [1] 학부를 졸업한 뒤,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제 안에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스스로 더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가 컸어요. 그래서 생활과학과 대학원 진학은 저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단순히 학위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제 자신을 더 넓게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거죠. [2] 학부와 대학원 공부의 가장 큰 차이는 ‘깊이’인 것 같아요. 학부 과정이 전반적인 기초를 배우고 폭넓은 이해를 쌓는 과정이었다면, 대학원은 전공 분야를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대학원에서는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힘이 중요했습니다. 전공 분야만큼은 스스로 치열하게 부딪히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장했다는 보람도 매우 컸습니다. [3] 혼자 공부하는 시간도 많았지만, 스터디도 함께 병행했어요. 혼자 깊이 생각하며 공부하는 과정도 중요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서로 배우는 시간 또한 큰 힘이 됐습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죠. [4] 솔직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만족스럽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제 삶과 생각의 방향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거든요. 배우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직접 경험하면서, 인생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5] 사실 저는 원래 공부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 했고, 남들보다 힘든 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한 만큼 얻은 것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하. 부족했던 사람이 끝까지 해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죠. [6] 대학원 공부는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혼자 버티기보다 서로 의지하고 함께 가는 힘도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진정한 성장은 결국 배움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용기를 내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89호최익현2026-05-15 11:15
“‘방송대를 진짜로 바꾸기 시작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김종오 제9대 총장이 지난 4월 28일 취임식을 가졌다. ‘학위 그 이상의 가치, 방송대 5.0’을 기치로, ‘AI 시대를 선도하는 열린 교육,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슬로건으로 제시한 김종오 총장을 취임식 하루 전인 4월 27일 ‘위클리’ 기자들이 집무실에서 만났다. 김 총장은 “방송대가 개교 54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이 시점에, 제9대 총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은 개인적 영광이기 이전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 말하면서, “지난 24년간 교수로, 학생처장으로, 부총장으로 이 학교와 함께 성장해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대 구성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4년을 만들어가겠다”라고 포부를 다졌다. 최익현 선임기자·윤상민 기자·이현구 기자·김영민 편집기자 재학생, 동문, 가족, 교직원 모두를 하나의 가치 공동체로 묶는 것, 그것이 방송대 5.0의 출발점 청년은 경험을 얻고, 중장년은 디지털 감각을 얻는, 세대 간 학습 시너지를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 그것이 방송대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 총장님 재임 기간의 대학 운영 철학을 압축한다면, ‘학위 그 이상의 가치, 방송대 5.0’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동안 방송대가 한국 사회에서 수행해왔던 역할들, 그리고 다양한 기여들을 본다면, 이 ‘학위 그 이상의 가치, 방송대 5.0’은 선언적 의미를 넘어 방송대 재학생, 동문, 재학생·동문 가족, 교직원 전체를 묶어, 새로운 방송대 시대로 이월하는 가치 정책의 발굴로 이해됩니다. 이 선언의 지향점을 듣고 싶습니다 ‘방송대 5.0’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방송대를 AI 기반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입니다. 방송대는 라디오, 카세트테이프(1.0) → TV(2.0) → 인터넷(3.0) →모바일(4.0)을 거쳐왔습니다. 이제 5.0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닙니다. AI를 기반으로 하되, 그 중심에 ‘사람’을 놓는 인간 중심 평생학습 생태계입니다. ‘학위 그 이상의 가치’란, 우리 학생들이 졸업장 한 장을 받는 것을 넘어 삶이 바뀌고, 커리어가 열리고, 지역사회가 달라지는 경험을 방송대를 통해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재학생, 동문, 가족, 교직원 모두를 하나의 가치 공동체로 묶는 것, 그것이 방송대 5.0의 출발점입니다. 이제부터는 좀더 구체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먼저, 전 국민의 교육복지를 담당하는 것이 방송대의 큰 역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지난해 후보자토론회에서 “안에서는 혁신을 만들고, 밖에서는 기회를 가져오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기회와 혁신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밖에서 가져올 기회’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재명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연계해 국가 평생교육 거점으로서 방송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설계하겠습니다. 둘째, 기업·지자체와의 재교육 협약 확대로 외부 수강 수요를 체계적으로 흡수하겠습니다. 셋째, 해외 한인 동포 및 개도국 원격교육 수요를 연결하는 글로벌 채널을 열겠습니다. ‘안에서의 혁신’은 AI 스마트캠퍼스 구축, 학습 관리 고도화, 튜터 시스템 개편을 통해 학습 완결률과 만족도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임기 4년을 1년 단위 로드맵으로 운영하고, 매년 구성원에게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재정 문제도 매우 중요한데요. 이재명 정부는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세밀하게 다듬어 전국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5극 3특 권역별 성장’을 선언했습니다. 2030년까지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구조적 적자 위기에 내몰린 방송대 재정을 합리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총장님께서는 후보 시절 현재 35%인 국고 지원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방송대가 ‘왜 지원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책적 논리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5극 3특 권역별 성장’ 정책은 오히려 방송대에는 기회입니다. 방송대는 전국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유일한 국립대학입니다. 이 가치를 정량적 데이터로 입증하고, 교육부·기획예산처와의 협의를 임기 초부터 전략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AI 기반 교육, 디지털 전환, 평생교육 관련 정부 사업에 적극 참여해 수십 억~수백 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확보하겠습니다. 이미 정보화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실행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둘째, 학습 수요 확대를 통한 수입 기반 강화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수요를 바탕으로 한 학과 신설을 포함해, 직장인 대상 단기 교육과정, AI·디지털 기초 과정, 자격 연계 프로그램 등의 프라임칼리지 비학위과정을 강화해 신규 학습자를 유입시키고 등록 기반을 넓히겠습니다. 또한 중도탈락률을 낮춰 안정적인 등록금 수입을 유지하겠습니다. 셋째, 수익 구조 다변화입니다. 학교기업 미디어랩을 통해 콘텐츠 판매, 강의 위탁 제작, 유튜브 운영강화로 수익을 대폭 확대하고, 출판문화원의 수익사업도 강화하며, 발전기금 모금 방식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등록금 외 수입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겠습니다. 결국 등록금, 국고지원, 자체수입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3축 재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죠. 지난 4년간 통폐합되거나 광역화되는 학습관이 많아졌습니다. 학우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재임 기간 학습관과 지역대학을 어떤 관점으로 운영할 것인지요 지역대학은 방송대의 단순한 분산 조직이 아니라, 전국 단위 평생학습 체계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비용 효율화가 아니라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에 초점을 두고자 합니다.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니라 ‘지역과 대학, 그리고 학습자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지역 기반 평생학습 거점으로의 전환입니다. 지역대학을 단순한 학사 지원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학생이 함께 이용하는 학습 거점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둘째, 지역 맞춤형 교육 운영입니다. 각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인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겠습니다. 셋째, 온·오프라인 연계 학습 환경 구축입니다. 지역대학을 온라인 교육의 보완 공간으로 활용해 학생들이 언제든 방문해 학습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학습 라운지, 스터디 공간, 온라인 강의 수강 환경 등을 개선하고, AI 학습 지원 시스템과 연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앞의 질문과 관련해서, 총장님의 4대 핵심공약 중 특히 ‘모두를 위한 공공대학 실현’의 세부 내용 중 ‘지역대학의 복합 플랫폼화’라는 제안이 흥미로운데, 좀더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복합 플랫폼화는 지역대학이 학사 행정을 지원하는 일차적인 기능과 역할을 넘어, 방송대와 지역사회가 만나는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첫째, 평생교육 기능 강화입니다. 예컨대, 지역대학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AI 기초, 디지털 활용, 재취업 교육과 같은 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방송대 학위 과정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 → 학습자 → 정규학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자 합니다. 둘째, 지역 맞춤형 교육 서비스 제공입니다. 지역 산업이나 인구 구조에 맞는 교육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직무 재교육 프로그램을,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디지털 기초 교육이나 건강·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대학이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결된 교육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본부와 각 지역대학이 긴밀히 협력하는 유기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지역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협력 사업을 공동 개발·운영하고자 합니다. 결국 지역대학 복합 플랫폼화의 목표는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까지 함께 이용하는 열린 학습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AI)가 급속하게 사회 전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대학들도 연구 및 학습에서의 AI 활용 범위에 관한 합의 부재로 다소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우리 대학 역시 정책적으로 AI 융합을 지향하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의 학습이나 과제물 제출 등에서는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해 혼선이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교육적 측면에서 AI 활용 범위의 기준을 모색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AI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AI는 이미 교육 현장에 깊이 들어와 있으며, 이제는 활용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대학 현장에서는 AI 활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향으로 정비하겠습니다. 첫째, 교육 목적에 맞는 AI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과제 작성에서 AI를 참고자료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와, 평가에서 허용되지 않는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겠습니다. 학생과 교수 모두 혼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습니다. 둘째, AI 기반 학습 지원 시스템 구축입니다. AI 튜터를 도입해 학생들이 24시간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취약 부분을 보완해주는 맞춤형 학습 지원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평가 방식의 변화입니다. 단순 지식 재현형 평가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하더라도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형 과제나 사례 분석 중심 평가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학생 유치 전략과 관련해서 여쭙습니다. 편입생들이 느는 추세에서 젊은 층에 어필하는 접근과 함께 중장년층을 함께 끌어들일 장기 계획도 구상하고 계신지요 편입생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신호입니다. 방송대가 ‘중년의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청년층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접근하겠습니다. 지금 20~30대가 방송대를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죠. 직장을 다니면서 학위가 필요해서, 경제적 부담 없이 전공을 바꾸고 싶어서죠. 이 수요를 제대로 잡으려면 콘텐츠가 달라져야 합니다. AI·데이터·디지털 분야의 실무 연계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취업·자격증·포트폴리오로 직결되는 학습 경로를 설계하려고 합니다. 또한 청년들이 실제로 정보를 얻는 채널(유튜브,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에 맞는 홍보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하겠습니다. 중장년층의 경우, 베이비부머 은퇴 물결은 기회입니다. 다만 이들에게는 ‘학위’ 자체보다 ‘내 인생의 다음 장’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2의 직업, 사회공헌, 자기실현, 이 세 가지 방향으로 특화된 교육과정과 상담 체계를 갖추겠습니다. 그리고 이 두 세대가 같은 공간에서 배우는 것 자체가 방송대만의 강점입니다. 청년은 경험을 얻고, 중장년은 디지털 감각을 얻는, 세대 간 학습 시너지를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 그것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입니다. 방송대는 개교 50주년을 넘어 새로운 100주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 다수의 국민들에게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온 방송대의 역사에, 4년 임기를 마치고 어떤 총장으로 기록되고 싶은지 여쭙고 싶습니다 ‘방송대를 진짜로 바꾸기 시작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100주년을 향한 첫 디딤돌을 놓은 사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화려한 청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그때 그 4년이 실제로 달랐다”라고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퇴임할 때, 제 후임 총장이 더 좋은 방송대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진짜 목표입니다.
288호최익현2026-05-10 19:14
방송대생에게 현실적인 경력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진로심리상담실이 지난해 국립대학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제1회 방송대 학습으로 연 커리어 성장기’ 공모전을 열었다. 5년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살다가 스마트팜 창업에 성공한 나경수 동문(농학 졸)이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스마트팜 창업에 관심 있는 농학과 재학생, 동문 청년이라면, 나 동문의 창업 로드맵에서 실질적인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를 감수한 최은영 교수(농학)는 “정부가 추진하는 무상교육으로 교육을 받은 후 창농해 농업생산뿐 아니라 농업 컨설턴트 등으로도 직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라며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생 모집에 지원해 볼 것을 제안했다. 진로심리상담실은 오는 10월 같은 주제로 제2회 공모전을 시행할 계획이니, 자신의 커리어 성장담을 공유하고 싶다면 꼭 도전해 보자(타 수상자는 추후 ‘진로·취업’면 연재). 김제=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도착하셨어요? 밖에 문 밀고 안으로, 아, 보이네요. 오시느라 힘들진 않으셨어요? 농장 안이 많이 덥죠? 저는 익숙해져서 괜찮은데, 헤헤, 마실 거 가져다드릴게요.” 하루에 버스가 서너 번 다니는 외진 곳에서 오이와 방울토마토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나경수 동문이 쉴 새 없이 말을 건넸다. 그의 수기의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혹시,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중략) 5년 전만 하더라도 사회와 단절된 채 히키코모리처럼 지내며, 방 안에서 컴퓨터만 붙잡고 살아가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렇게나 수다스러운 청년이 대체 어딜 봐서 히키코모리였단 말이지, 하는 궁금증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흙은 사람을 살린다”는 아버지 말씀 대학 졸업 후 화장품 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훌쩍 호주로 떠났다. 워킹 홀리데이로 1년을 보낸 후 귀국했는데, 운동을 하다 십자인대 파열로 바깥 활동이 힘들어졌다.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2015년부터 아파트에 틀어박혀 온종일 게임만 했다. 낮과 밤이 뒤바뀌었고, 현관문 밖에는 배달 음식 용기가 쌓여갔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집 밖으로 그를 끌어낸 건 아버지였다. “흙은 사람을 살린다”라는 말에 그는 아버지의 포도 농장으로 출근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고 바깥 공기를 쐬는 정도였다. 지대가 높은 포도 농장에서 아래로 펼쳐진 논밭을 보며 잠시 쉬는데, 거대한 유리온실이 눈에 들어왔다. 스마트 온실이란 건 나중에 알았다. 새참을 건네주던 어머니에게 “엄마, 나라고 저런 거 못 할 건 없잖아?”라고 말했는데, 말없이 웃기만 하셨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출근길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사 현장이었다. 축구장 30개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였다. 당장 컴퓨터를 켜 자료를 찾아봤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생이 되다 여기서부터 나 동문의 스마트팜 창업기 팁이 시작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정부가 스마트농업 인력·기술의 확산을 목표로 추진한 거점 시설이다. 청년들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전문 지식을 배우고 경영 실습을 하는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을 마친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창업을 준비하는 임대형 스마트팜, 기업과 연구기관이 신기술·기자재를 테스트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R&D 공간인 실증단지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팜은 다양한 작물을 수경 방식으로 재배하는 스마트 온실인데, 복합환경조절시스템을 사용해 온실 내·외부, 식물체 지상부와 지하부의 환경을 측정하고 제어한다. 현재 경북 상주, 전남 고흥, 경남 밀양 그리고 전북 김제까지 전국에 4개가 운영 중이다. 지역별 지원하는 4개의 교육 품목은 전북 김제의 경우 딸기, 토마토, 오이, 엽채류, 전남 고흥의 경우 딸기, 토마토, 멜론, 아열대 작물(레몬 등), 경북 상주의 경우 딸기, 토마토, 오이, 멜론, 경남 밀양의 경우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가지이다. 완공을 앞둔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한 나 동문은 부랴부랴 준비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하는 청년창업보육센터는 예비 청년 농업인(만 18세~39세, 전공 무관)에게 20개월 동안 스마트팜 관련 교육을 제공한다. 2개월은 이론 교육(150시간), 6개월은 선도농가로 출퇴근하며 실습한다. 마지막 1년은 혁신밸리 내 경영실습농장에서 작물을 키운다. 나 동문은 농업을 하게 된 계기, 혁신밸리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하고 싶은지, 추후 창업 계획까지 진솔하게 썼고, 합격했다. 최은영 교수는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생 모집의 경쟁률은 4:1 정도다. 지원 서류 작성 시 지원동기를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하고 창농 계획을 적절히 잘 작성해야 한다. 서류심사에서 최종 합격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해 면접 심사를 하므로 면접 심사가 매우 중요하다. 면접에서 스마트 온실의 작물 재배에 대한 열정과 관심, 영농 정착에 대한 진정성, 협업이나 창업 역량(유통과 경영 등) 등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혁신밸리는 1년에 한 번 52명씩 전국에서 208명을 뽑는다. 공고는 4~5월에 나오고 8월쯤이면 결과가 나온다. 합격하면 모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매월 실습비도 지원해 준다. 나 동문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전국 4곳의 혁신밸리 중에서 김제 혁신밸리에 가장 사람이 몰린다고 귀띔했다. 2025년 기준으로 경쟁률은 전북 김제의 경우 268명 지원자 중 52명이 합격하였고(5.2:1), 토마토 80명, 딸기 93명, 오이 37명, 엽채류 58명 지원하였다. 전남 고흥은 160명 지원자 중 52명이 합격하였고(3.1:1) , 아열대 작물 38명, 토마토 63명, 딸기 42명, 멜론 17명 지원하였다. 경북 상주는 213명 중 52명이 합격하였고(4.1:1), 토마토 73명, 딸기 84명, 멜론 19명, 오이 37명 지원하였다, 경남 밀양은 195명 지원자 중 52명이 합격하였고(3.8:1), 토마토 76명, 딸기 79명, 가지 21명, 파프리카 19명 지원하였다(스마트팜코리아 제공). 완주의 한 오이 스마트팜 선도농장에서 6개월 실습했던 경험을 살려, 경영실습농장에서도 1년간 오이를 키웠다. 경영실습농장에 들어가는 데도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4명이 조를 짰는데, 나 동문의 조가 1등으로 합격해 오이를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스마트팜을 차지할 수 있었다. 김제 혁신밸리 스마트팜 임대비용은 연 300만 원 수준이다(한국농업기술진흥원 홈페이지 www.koat.or.kr 참고).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에 결정한 농학과 입학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농사를 짓고, 창업 준비만 해도 몸이 부족할 지경인데, 그는 하나의 목표를 더 세웠다. 바로 방송대 입학! 농업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그래프와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첨단 분야로 진화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2023년 농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듣는 강의마다 족족 스마트팜 운영에 필요한 내용들이었다. 스마트팜 건축 과정과 작물 정식 후 운영에 꼭 필요한「시설원예학」은 지금도 농장에 두고 읽는다. 자가육묘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면서 생산비를 줄였고,「해충방제학」과「식물의학」을 공부하고 나서는 병해충 피해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1~2주마다 스터디에서 선배들과 공부하며 식물보호기사, 종자기사 자격증은 한 번에 취득했다. 학생회 활동도 병행했다. 그해 11월 금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제24회 농학과 학술 심포지엄에 참여한 그는 뒷풀이 자리에서 싸이의「예술이야」를 부르며 단번에 학우들의 시선을 휘어잡았다. 학생회 활동 덕에 최근에는 전쟁으로 수급이 막혔던 비료를 학생회장을 통해 구했다. 혁신밸리의 임대형 스마트팜은 3년간 재계약이 가능하지만, 나 동문은 임대형 스마트팜에 들어간 지 2년 차에 창업을 결심했다. 아버지는 조금 더 경험을 쌓으라며 만류했다. 3년을 다 채우고 나가서 그때 스마트팜 짓는다고 3~4개월 시간을 버리느니,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지어둬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부쳤다. 청년창업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사업의 필수 조건, 땅 여기서 나 동문의 스마트팜 창업 로드맵의 가장 큰 팁이 밝혀진다. 전라북도가 시행하는 ‘청년창업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전북 13개 시·군에서 매년 20명 내외를 선정한다. 스마트팜 창업에 관심 있는 학우라면, 여기서 꼭 체크할 부분이 있다. 이 사업은 스마트팜을 지을 땅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 동문은 은행 잔고 서류, 땅문서, 혁신밸리 수료증과 스마트팜 운영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적으로 받은 도지사상까지 가져갔고, 스마트팜 창업의 첫발을 디딜 수 있었다. 이후 남은 계약기간 동안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온종일 일하면서, 하루에 수십 통 전화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스마트팜을 만든 3~4개월은 모든 창업자가 숙명적으로 겪어야 할 고난의 행군이었다. 실습을 끝내고 임대형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것만이 간절한 목표였던 나 동문은 이제 어엿한 스마트팜 CEO가 됐다. 현재 오이 9천700주를 재배하는데, 볕이 좋은 날은 50박스(한 박스에 50개)까지 수확한다. 오는 8월 방울토마토로 작물을 변경할 예정이다. 그의 스마트팜 이름은 ‘애그리야’다. 농업을 뜻하는 영어 Agriculture에서 앞을 땄고, 그가 즐겨 부르던 노래「예술이야」에서 뒤를 따 만들었다. “히키코모리로 인생 황금기 30대를 게임하면서 날려먹은 게 참 후회됩니다. 교육 동기 중에 20대도 많았고, 요즘 자문을 가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여요. 스마트팜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보세요. 얼마 들었는지부터 물어보지 마시고, 어떤 작물을 재배하고 싶은지부터 고민해 보세요!”
287호윤상민2026-04-24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