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두 배, 축제와 같았던 ‘졸업식’ 성황리에 마쳐
방송대(총장 고성환) ‘2025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2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됐다. 추운 날씨임에도 전국에서 모인 졸업생과 가족들이 올림픽홀 안팎에서 뜨거운 축하와 기쁨을 나눴다. 이번 학위수여식은 방송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됐으며, 학교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도 영상을 즉시 시청할 수 있었다. 이날 석사 221명, 학사 1만4천262명, 프라임칼리지 332명 등 총 1만4천815명이 학위를 받았다. 행사는 개회식 선언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내빈소개 △학사보고 △학위수여 △시상 △졸업식사 △축사 △사은사 △교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학위수여식에는 장재진 오리엔트그룹 회장(대학발전후원회 회장), 박준희 아이넷방송그룹 회장(KNOU 리더스클럽 회장), 손현례 전국총동문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학사 보고 후 이어진 학위수여식에서는 한여정 원우(경영대학원), 백만복 42대 전국총학생회장(경영학과·행정학과)이 대표로 학위 증서를 받았다. 이어 진행된 상장 수여식에서는 우수한 성적과 공로로 수상한 학우들이 소개될 때마다 응원의 박수가 울려퍼졌다. 석사과정에서는 최우수상, 평생학습상, 논문 우수상, 성적우수상, 공로상이 수여됐다. 학사과정에서는 최우수상, 학과 최우수상, 성적 최우수상, 평생학습상, 공로상, 총동문회장상이 주어졌다. 이번 학위수여식을 통해 방송대의 누적 졸업생 수는 83만3천727명을 기록했다. 1972년 개교 이후 방송대는 원격 고등평생교육 기관으로서 학습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졸업생을 배출해 왔다. 방송대 졸업생들은 학계, 공공기관, 산업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고성환 총장은 졸업식사에서 “과학기술문명이 변혁의 폭풍을 몰고 오고 있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과 창의적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대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미생을 완생으로 바꾸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졸업 이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말고, 스스로 발전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 서길 바란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졸업생 대표로 사은사를 맡은 백만복 학우는 “방송대라는 작은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며 “방송대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줬고, 내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특성상 한자리에 모여 수업을 듣기는 어려웠지만, 10만 학우 모두 같은 학우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은 이제 대학을 떠나 훌륭한 방송대인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학위수여식 2부로 진행된 축하공연에서는 가수 자이언티(Zion.T)와 거미가 등장해, 졸업생들의 환한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열창했다. 아울러 학위수여식이 진행되는 올림픽홀 야외 공간에 방송대 마스코트 유노베어 대형 풍선, 졸업네컷 등을 비롯한 다양한 포토존들이 운영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통계·데이터과학과에 5번째 학과로 편입해 이번에 졸업한 85세 최정일 학우는 자녀, 손주들과 함께 학위수여식을 찾았다. 그는 “오랜만에 졸업하니 반갑다. 2010년에 처음 입학해 영어영문학과, 일본학과, 중어중문학과를 섭렵했고, 직전에 컴퓨터과학과에 이어 이번에 통계·데이터과학과 공부도 마쳤다”라며 뿌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한 후 졸업한 29세 임인영 학우는 “원래 전공이 시각디자인이었는데, 방송대 사회복지학과 공부를 하게 되면서 큰 보람을 느꼈고 사회복지 기관도 취업이 예정돼 있어 설렌다”라고 밝혔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241호 김민선 2025-02-28 10:56
졸업생들 “방송대,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곳”
방송대가 입학은 쉬워도 많은 공부량 때문에 졸업은 어려운 곳입니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우들이 많죠. 오랜 시간 공부에 손 놓았던 학우라면 다시 책상 앞에 앉기도 쉽지 않습니다. 매 학기 ‘이번 학기만 버텨내자’란 마음으로 공부해, 결국 졸업이란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2025년도 전기엔 총 1만4천815명의 졸업생이 배출됐습니다. 빛나는 졸업장을 받으니 지난 수년간 공부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스칩니다. 아마 저마다의 1만4천815개 사연이 있겠죠. 이번 졸업생 중 남다른 사연을 가진 학우 4인을 소개합니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장애학생] 생활체육지도과 박시온 학우 “장애 딛고 나만의 무용 커리어 이어가요” 고등학교 1학년까지 무용을 하다가 하지변형 지체장애로 진로를 바꿔 중·고등학교 교사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는 제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준 운동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문적으로 지도하고 싶은 바람이 늘 있었습니다. 방송대에 전 연령층의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 건강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생활체육지도과가 신설됐다기에 2023년 1학기에 3학년으로 편입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방송대의 많은 장점들이 정말 사실이더군요. 재학하면서 체감했습니다. 방송대는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도 공부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저는 체육교육 전공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에 합격해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향후엔 스포츠과학 관련 전공 박사과정까지 취득해, 지금의 교사 경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할 계획입니다. 이를 발판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무용 치료를 적용한 스포츠 재활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노년까지 건강하게 살도록 돕고 싶습니다. 평생 운동하는 시대니까요. 방송대 생활체육지도과 1기 졸업을 하게 되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체육 관련 대학원에도 합격해, 이제 꿈이 아닌 현실로 이뤄가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시고 입학하기를 적극 권유합니다! [다문화 가정] 중어중문학과 푸진앤 학우 “방송대 다니며 한·중 가교역할 꿈꾸게 됐어요” 중국에서 나고 자라면서 학교에 다닐 여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소위 무학(無學)인 채로 20세쯤에 한국으로 들어왔고, 여러 직장을 거치며 줄곧 일해왔습니다. 한국인 남자를 만나 결혼해 슬하엔 18세, 2세 자녀가 있습니다. 점점 한국 생활도 익숙해질 즈음, 저도 이제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독학으로 합격했습니다. 방송대엔 2021년 2월 중어중문학과 1학년으로 입학했습니다. 저는 이천시 학습관에서 공부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언어의 장벽도 있었고, 육아와 살림 등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꾸준히 공부해 4년 만에 졸업에 필요한 130학점을 모두 취득, 무사히 졸업하게 됐습니다. 이 기간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2급, 사법통역사 자격도 획득했습니다. 저는 방송대 공부를 하면서도 지역 행사에서 봉사하는 일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이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기획하는 축제들에서 중국 부스를 운영했었습니다. 이천 도자기 축제, 이천 쌀 축제, 서희 기념 행사 등에 중국 부스를 마련해 중국의 풍습, 옷 등을 전시해 중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의 평생학습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는 중국어와 한국어 모두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공부할 계획입니다. 향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과 중국에 상호 도움이 되는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조기 졸업] 청소년교육과 오영선 학우 “제 노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는데, 공부에 대한 미련은 크게 없었어요. 오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동시에 사춘기에 접어드는 자녀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던 차에 지인들이 방송대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방송대 청소년교육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저는 매 학기 위기였습니다. 이왕 시작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은 새 학기를 시작할 때마다 있었지만, 매번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번 학기만 어떻게 넘기고 좀 쉬자’ 하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지금 졸업하는 제 자신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방송대를 졸업하며, 늦은 나이에도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자기효능감이 올라가면서 스스로 능력을 좀 더 믿어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론 심리학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요. 사실 이번에 졸업은 하지만 아직 제 전공 분야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다른 직업에 도전하고 싶어서는 아니에요. 제가 관심 있고 재미있으니 더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이런 노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프라임칼리지] 융합경영학부 마케팅·애널리틱스 신인순 학우 “공부한 것을 직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어요” 많은 학우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직장인 학생이었습니다. 방송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공으로 졸업한 남편의 모습에 자극받아서 저도 대학원에 가야 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부터 다지고 싶다는 생각에 방송대 학부에 편입하기로 했고, 100%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프라임칼리지를 선택했습니다. 방송대 프라임칼리지의 장점은 무엇보다 유비쿼터스의 실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되돌려보며 공부했습니다. 교수님들의 강의 완성도가 높으며, 튜터 제도를 잘 활용했습니다. 향후에 방송대에서 석사 공부를 할 의향이 있으며, 박사 과정이 개설되면 박사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력이 올라간 만큼 시력이 떨어졌네요. (웃음) 그렇지만 공부했던 시간은 정말 가치있었습니다. 가족들도 든든한 지원군이 돼 공부하는 저를 응원해줬어요. 직장인 학우들이라면 방송대 공부를 바로 실무에 접목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론적 보강인 동시에 본인을 성장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직장인 학우들도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오랫동안 망설였던 공부를 프라임칼리지가 있어 가능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41호 김민선 2025-02-28 10:44
“신·편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학생회와 함께 2025년을!”
241호 최익현 2025-03-02 19:38
“서울에서 한라까지, 방송대 새가족이 된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241호 최익현 2025-03-02 19:43
배움의 끈 놓지 말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전시켜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방송대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미생(未生)’을 ‘완생(完生)’으로 바꿀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는 데 큰 힘이 될 것 2025년 2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생 여러분! 오늘 영예로운 학위를 받는 졸업생은 학부 1만4천594명, 대학원 221명입니다. 여러분들의 빛나는 졸업, 자랑스러운 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졸업식 즈음이 되면 여러분들이 방송대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을 성취했다는 기쁨과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 이뤄진 여러 만남에 대한 추억 그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긴장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걱정이 되기도 하는 것은 늘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과 다가올 미래가 교차하는 오늘, 이 자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은 여러분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한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날이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이 자리를 마음껏 자랑스러워하시고 마음껏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분들을 지원하고 응원해 준 많은 분들이 계셨다는 사실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언제나, 그 어떤 순간에도 여러분의 편에 서서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고 여러분의 성장을 아낌없이 도와주신 가족분들, 깊이 있는 가르침으로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여러분을 이끌어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모든 행정적인 뒷받침을 해주신 직원분들과도 기쁨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또한 바쁘신 중에도 오로지 여러분들을 축하하겠다는 마음에서 귀한 시간을 내셔서 자리를 함께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는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지금 우리는 디지털 혁명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등과 같은 과학기술문명이 변혁의 폭풍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일상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제도와 질서가 재편되는 대전환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창의적인 사고로 무장하고 지혜를 더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방송대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미생(未生)’을 ‘완생(完生)’으로 바꿀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방송대에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은 끝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이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말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전시켜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이 방송대에서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면 그리 녹록지도 않았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방송대를 다니는 동안에 여러분들은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힘든 과정을 통해 변화와 발전이 일어날 수 있었고, 힘든 과정 속에서의 인내는 여러분들을 이전보다 더 큰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경험했던 낯선 시간은 앞으로 학교 밖에서 만날 다양한 기회와 위기의 순간에 지혜와 용기를 불러일으킬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방송대의 울타리를 떠나는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만은 꼭 당부하고자 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려면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관대해지려고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말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행동에서는 품격이 느껴지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말은 다른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보면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한 막말 때문에 설화를 입기도 하고 구설에 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배운 지식이 많아서 머리는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가슴은 차갑고 비어 있는 사람입니다.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배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제대로 배운 사람은 사람들을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좀 더 따뜻한 말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과정은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자기성찰을 통해 좀 더 따뜻하고 관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닦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덕(德)’을 쌓아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한 ‘덕(德)’ 중에서 최고의 덕은 ‘인덕(人德)’이라고 합니다. ‘인덕’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는 복”이니 덕 가운데 최고의 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따뜻한 말로써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은 인덕을 쌓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 이제 동문이 된 여러분들은 언제나 ‘방송대인’으로서 자부심을 지니셨으면 선배들의 경험과 경륜 길잡이 삼아 더 큰길로 나아가길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제 자랑스러운 방송대의 동문이 됐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문 선배들을 비롯해 모든 동문 선배들은 여러분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뜻하게 품어드릴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은 열심히 배우고 익혔지만 선배들의 경험과 경륜은 여러분들이 더 큰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방송대의 동문이 된 여러분들은 언제나 ‘방송대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자부심은 자기 자랑도 아니고 오만도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대함도 가질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은 모두 방송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가지고 계신 방송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오랫동안, 평생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오늘 졸업생 여러분을 축하해 주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해주신 가족, 친지 여러분, 그리고 내외빈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구성원을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졸업생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행운도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2월 25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고성환
241호 최익현 2025-02-26 23:04
뱀은 불사와 재생, 지킴이의 신적 존재
2025년 을사년 새해 지킴이 띠동물은 뱀이다. 뱀[巳]은 12지의 여섯 번째로 육십갑자에서 을사(乙巳-청색)·정사(丁巳-적색)·기사(己巳-황색)·신사(辛巳-백색)·계사(癸巳-흑색) 등 5번 순행한다. 뱀은 시각으로는 9시에서 11시,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음력 4월에 해당한다. ‘뱀’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이, 소리 없이 발밑을 스슥하고 스쳐 지나가는 듯한 촉감, 미끈하고 축축할 것 같은 피부, 무서운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기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게다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교활함의 대명사가 돼 버린 뱀은 분명 우리 인간에게 그리 반가운 동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혐오감 뒤에는 또 다른 호기심과 관심이 있다.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겨울잠을 자는 뱀은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不死)·재생(再生)·영생(永生)의 상징으로 무덤의 수호신, 지신(地神), 죽은 이의 새로운 재생과 영생을 돕는 존재로 인식했다.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의 다산성(多産性)은 풍요(豊饒)와 재물(財物), 가복(家福)의 신을 상징한다. 뱀은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으로 문화적 변신을 하게 된다.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겨울잠에서 다시 살아나는 그것은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로 인식됐다. 뱀의 신성(神聖)은 이처럼 불사(不死)의 존재라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 겨울잠을 자다가 다시 살아나는 곰이 웅녀(熊女)로 변해 단군을 낳았듯이 겨울에 죽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나는 뱀의 재생 능력은 고구려 벽화고분이나, 신라 토우, 『삼국유사』의「박혁거세」,「경문왕」,「가로국 김수로왕」 등에서 무덤[冥府]의 수호신(守護神)이 되고, 죽은 이의 환생(還生)과 영생(永生)을 기원하는 매개물로 형상화됐다. 뱀은 어떻게 사랑할까? 서로의 몸을 휘감고 머리를 마주한다. 그 사랑하는 모습은 고구려 삼실총의「교사도(交蛇圖)」, 중국의 「복희여와도(伏羲女渦圖)」와 너무 닮아있다. 삼실총의 교사도는 두 개의 S자가 서로 마주 보고 얽혀있는 모양을 한 두 마리의 뱀이 그려져 있다. 이 두 마리의 뱀은 서로 꼬리를 휘감되 배 부분이 서로 떨어졌고, 다시 가슴 부분에 얽혀서는 머리가 서로 맞보고 있는 형상이다. 이러한 모습은 천지개벽, 생명 탄생, 문화창조 등의 위업을 수행한 복희, 여와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 있다.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다. 업신(業神)으로서 뱀은 ‘업’, ‘지킴이’, 또는 ‘집구렁이’라 하여 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면서 집을 지키는 신격(神格)이다. 흔히 집안 살림은 업신의 덕이나 복으로 늘어가는 것으로 믿고 소중히 여겨진다. 보통 집안에서 업신이 사람의 눈에 띄거나 밖으로 나가면 가정의 운수와 가옥의 수명이 다 된 것으로 슬퍼한다. 집안의 재물을 지키는 업신인 뱀은 집안의 곡식을 훔쳐 먹는 쥐를 주로 잡아먹는다. 업신이 집 안에 있으니 쥐가 없어지고, 재물이 지켜진다. 그런데 업신이 집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업신인 뱀의 입장에선 먹거리인 쥐가 없다는 것이고, 집안에 쥐가 없다는 것은 쥐의 먹거리인 곡식이나 식량이 없다는 것이다. 그 집안이 가난해졌다는 의미다. 사람과 쥐는 먹이사슬의 경쟁자이고, 사람과 업신은 먹이사슬의 경쟁자가 아니다. 업신은 쥐를 잡아주어 사람들과 먹이사슬의 경쟁자인 쥐를 퇴치하는 이로운 존재이다. 그래서 집안에 서린 업은 재물을 지키는 신으로 대접을 받는다. 혀 날름거림 때문에 뱀은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다. 뱀도 물론 시각, 청각, 후각이 있지만 후각이 가장 예민하다. 뱀은 콧구멍 외에도 입속에 냄새 맡는 중심기관인 야콥슨기관이 있다. 뱀은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입 밖으로 뻗쳐 날름거려 혀끝에 묻어온 냄새를 바로 알아낸다. 사람들은 혀를 통해 말을 한다. ‘세치 혀’로 수다를 떨고, 유혹하고, 이간질하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세치 혀를 날름거려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입조심, 말조심, 혀조심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은 뱀을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로 문화적 오해를 했다. 뱀의 입장에선 쉬지 않고 혀를 날름거리는 이유는 단지 냄새를 맡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 뱀은 지혜롭고 상황판단을 잘하는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뱀은 지혜의 신, 아테네의 상징물이며, 후일 논리학의 상징이 됐다. 성경 「마태오복음」에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뱀은 지혜와 예언력의 상징이 됐다. 또한 뱀은 치료의 신이다. 그리스 신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醫術)의 신’이다. 이 의신(醫神)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뱀이 둘둘 말려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문장이나 군의관의 배지도 뱀이 감긴 도안이고, 유럽의 병원과 약국의 문장(紋章)은 치료의 신, 의술의 신인 ‘뱀’이다. 뱀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그저 앞만 보고 전진할 뿐이다. 뱀처럼 허물을 벗고 자기 혁신을 통해 발전하는 을사년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35호 천진기 2025-01-03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