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었기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음을 알게 됐다.


경남지역대학은 크게 진주와 창원을 포괄하고 있다. 진주는 오래된 전통 도시이고, 창원은 상대적으로 신생 대도시라 지역대학 운영에도 영향을 끼쳤고, 학생회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진통을 겪기도 했다. 41대 학생회에서부터 정상화되면서 42대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민간어린이집을 오랫동안 운영해 왔다. 향후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방송대 유아교육과를 찾았다. 학점도 모두 취득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경남총학생회장’직을 맡게 됐다. 다른 지역 회장들도 그렇겠지만, 졸업을 보류하고 재능기부로 학생회 일에 나선 셈이다.


입학 당시에는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업에 전념하면 된다는 소신으로 주변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이 주어지면서 달라졌다. 그동안 무심하게 여겼던 일들이 하나같이 모두 목에 걸린 가시처럼 느껴졌다.


2023년 11월 말의 일이다. 2학기 기말평가를 전후로 학생회장 후보등록이 시작되면서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기 전 아쉬웠던 점을 돌아보게 됐다. 당시 경남지역대학은 학장님이 8월에 임기를 마쳤는데도 후임 학장님을 모시지 못하고 공석 상태로 있었다. 지금도 부산지역대학장님이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학우들은 이 점을 불편하게 생각했고 학습권과 학생 권익과도 직결된다고 보았다.


필자도 학우들의 학습권과 권익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단초라고 생각해 ‘학장님 모시기’를 요청하는 학우들과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경남총학생회장직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출사표를 던지고 난 후 피선거권에 대한 회칙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니 신입생과 편입생간의 형평성 문제가 매우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분석을 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당선의 행운(?)을 누리면서 정신없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고 있다. ‘안정을 다지는 42대 경남총학생회’를 꾸리겠다는 각오를 다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제도가 시대의 흐름을 이끌지 못하면 그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절감했기에 총학생회 집행부, 운영위와 머리를 맞대고 현실에 맞는 개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학장 선임을 요구하는 학생 청원을 본부에 전달했다. 또한 회칙 개정 발의를 하고 소위원회 심의를 마친 후 전체학생대회에서 찬·반 결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학교 밖에도 있었다. 기말시험 봉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창원학습관 주변에 대중교통 대표 수단인 시내버스 정류소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시험 때마다 허둥대는 학우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기관의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도 진행 중에 있다.


여태껏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었기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음을 알게 되면서 리더의 시야와 안목은 넓고 깊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깨우쳤다. 혼자의 생각이 아닌 다수의 편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에도 재학생과 동문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배우고 있다.


임기의 절반이 지났다. 남은 시간 처음 총학생회장직을 시작하면서 품었던 생각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 그것이 필자를 믿고 도와 준 경남 학우들의 응원과 격려에 응답하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