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강의 내용 그대로 옮기지 말고 ‘나의 언어’로” 1학기 중간과제물 정규 제출 기간은 4월 3일부터 13일까지다. 이와 관련해 방송대학보〈KNOU위클리〉는 지난 284호 1면 커버스토리에서 ‘선배들이 알려주는 중간과제물 대비전략’을 소개했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출제 교수들에게 듣는 과제물 작성 비결’을 정리했다. 285호에 과제물 해설을 기고한 아홉 분의 출제 교수들이 말하는 중간과제물 작성 비결을 짚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출제 교수들이 말하는 과제물 작성 비결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명확한 공통점’을 좀더 들여다보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강조점은 교재나 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 대신 ‘나만의 목소리’, ‘나만의 문장’, ‘나의 언어’로 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이 경우, 단순 요약이 아닌 본인의 비판적 견해와 성찰을 담아야 한다. 또한, 교수들은 과제 작성에서 ‘관습적 사례’와 ‘의존적 작성’을 경계할 것을 주문하는데, 이는 감점 주의사항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강의에서 예로 든 유명한 사례를 그대로 쓰지 말고 독자적인 사례를 발굴하는 게 좋다는 것, 생성형 AI 활용은 사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으나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반드시 사실 확인과 본인의 수정을 거쳐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곱씹을 대목이다. 과제물 작성에 동원하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밀성도 중요하다. 공식 홈페이지의 최신 정보나 연구보고서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활용하는 게 좋다. 계산 문제나 통계 자료 해석 시 단위 통일과 절대 온도 변환 등 정밀한 작업도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출제 교수들이 원하는 중간과제물은 “학습한 이론이라는 도구를 가지고(논리성), 세상의 문제를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보고(독창성), 이를 격식 있는 문장으로 풀어낸(전문성) 성찰의 결과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필수 개념 놓치지 말고 ‘퇴고’는 반드시 「중국경제의 이해」를 담당하는 원혜련 교수(중어중문학과)는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나만의 견해 1/3 이상)하고, 이를 서술형 문장의 격식(서론-본론-결론)에 맞춰 작성”하는 것을 고득점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특히 분량 기준(3,000자 내외)을 준수하며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데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원 교수는 “최근 글로벌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역할 및 향후 경제 발전에 대해 전망한다면 좋은 보고서가 될 것이다”라고 귀띔하면서, 논리적 구성 방식을 취하고 서술형 문체를 사용할 것을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파리박물관기행」을 맡은 심지영 교수(프랑스언어문화학과)는 ‘나만의 목소리’를 가진 도슨트가 되어, ‘공식 홈페이지’의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관람객에게 ‘친절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과제물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교재에 나온 지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실제 박물관 사이트를 방문해 현재 어떤 전시가 열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성이 고득점의 포인트가 된다고 안내한다. 심 교수는 백과사전식 나열을 경계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글쓰기를 주문한다. “백과사전식 정보를 단순히 옮겨 적기보다는, 도슨트로서 관람객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이 선택한 기관의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하면 좋다. 「사회복지윤리와 철학」의 인지훈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해당 과제의 본질이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나만의 성찰’을 얼마나 진솔하게 담아냈는가에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인간, 공동체, 실천’이라는 세 단어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때 본인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과제의 논리적 완성도와 기본 요건의 충실성은 과제 출제자들이라면 누구나 확인하는 대목인데, 인 교수 역시 필수 개념을 놓치지 말 것과 퇴고를 주문한다. “인간, 공동체, 실천 중 하나라도 빠지면 감점 요인이 되니 답안을 작성한 뒤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며, 작성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퇴고를 거쳐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세 개념이 모두 포함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배경 지식 활용하고 통찰력 보여야 「대기오염관리」를 담당하는 박지호 교수(보건환경안전학과)는 과제 작성 시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가?’에 대한 답을 한국의 산업 역사와 정부의 환경 정책이라는 틀 안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제물에서는 이산화황(SO2) 저감을 위한 세 가지 주요 정책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고득점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렇게 힌트를 준다. “(필수 요구 지식)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 따른 에너지 소비 구조의 변화와 정부의 대기 환경 정책 흐름에 대한 배경 지식은 국내 대기질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시대적 상황 파악)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경제 성장기에는 난방 및 산업용으로 황 함유량이 매우 높은 석탄과 중유 등 화석 연료가 대량으로 소비됐다.” 「보건교육」중간과제를 출제한 정지연 교수(간호학과)는 교재에 있는 PRECEDE-PROCEED 모형을 단순히 베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선택한 구체적인 건강 문제에 이 이론이 ‘왜, 어떻게’ 적용돼 구체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는지 그 논리적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비판적 분석 및 자기 견해 제시를 강조하는 과제이기에 학생들은 단순히 현상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보건교육자로서의 통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건교육자의 역할 확장’이 요청되는데, “보건교육의 역할이 단순한 건강 정보의 전달을 넘어 어떠한 방식과 형태로 확장돼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건교육 전략을 본인의 생각을 중심으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점수의 지름길은 윤리적인 작성 태도 「자원봉사론」을 강의하는 김의태 교수(교육학과)는 과제물 작성에 있어 참고문헌의 능동적 활용을 중시하는데, 단순한 습득을 넘어, 문헌을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자의 관점을 세우는 과정임을 강조한 것이다. “다양한 참고문헌을 활용한다면 내용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참고할 문헌을 고르는 그 과정부터 자신의 관점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다.” 그렇지만 김 교수는 무분별한 AI 사용 및 도용 금지에 주의해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윤리적인 작성 태도가 곧 높은 평가의 기준임을 명시한 셈이다. “정직하고 독창적인 작성이 표절률을 낮추는 핵심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사실 확인과 수정 과정을 거쳐 출처를 표기해야 하며, 무엇보다 본인의 경험과 견해를 독창적이고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 길이다.” 「노인교육론」을 맡은 이로미 교수(교육학과)는 창의적이고 실행 가능한 교육 대안을 제시하되, 시혜적 관점을 경계하고 관습적 대안에서 탈피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안하는 교육 방안이 실제 노인복지관이나 평생학습관, 또는 가정 등의 공간에서 실행 가능한지 고려해야 하며, 노인을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태도를 버리고, 뻔한 해답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학습자의 자기주도성(self-directedness)을 존중하고 이를 발휘하게 하는 기획”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 경우 관습적 대안에서 탈피해야 한다. “현상 이면의 근본 원인을 파고들어서 분석한 특정 사례에 들어맞는 고유하고 실천적인 전략을 제안”하면 된다. 「예술경영과 예술행정」을 담당하는 성연주 교수(문화교양학과)는 학생들이 ‘기획자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수업에서 배운 이론적 틀’을 실제 현장에 대입해 보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분량보다는 질문에 대한 ‘충실한 답변’이 좋은 점수를 받는 핵심임을 잊지 말자! 경영과 행정의 관점 유지를 강조하는 성 교수는 단순한 관람객의 시선이 아니라, 학문적 토대 위에서 행사를 분석할 것을 중요하게 언급한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예술행사를 관람했을 때와 수업에서 배운 공연, 전시, 축제의 기획 및 개발 과정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관람하는 예술행사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과제 작성 시 기획자 마인드를 갖추는 게 필수다.  「체육철학」의 박상현 교수(생활체육지도과)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강의 내용을 복사하지 말고, AI에 의존하지 말며, 본인만의 사례를 통해 스포츠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라”는 것이다. 이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과제물을 작성하면 된다. “이 교과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 암기가 아닌 자기 경험이나 현실 속 사례를 통해 스포츠가 가진 철학적 의미를 스스로 성찰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과목”이라고 강조한 박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멀티미디어 강의나 강의록에 있는 내용이나 예시를 그대로 쓰지 말고,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과 관련된 적절한 예시를 찾아서 과제물을 작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커버스토리
“두 가지 질문” 삶의 두께가 질문을 날카롭게 만들고, 수업을 두텁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이미 선배 시민이자 현장 연구자입니다. 그 앎과 제 연구가 만나는 곳에서, 서로가 서로의 교사가 되는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두 가지 질문을 연구하는 사회복지학자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누구의 삶을 더 쉽게 만들고, 누구를 또다시 바깥에 두는가? 그리고 공동체는 그 불균형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AI)이 일상을 빠르게 재편하는 지금, 이 질문은 사회복지학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연구 현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AI 인형과 매일 대화를 나누다 깊은 애착이 생겼다고 하셨습니다. 마치 아기를 돌보듯 AI 인형을 닦아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 장면은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외로움 깊숙이 들어올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돌봄의 마음이 기술을 향할 때, 사회복지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이 질문을 붙들고 한국계 노인 이민자들의 AI 상호작용 경험을 공동체 기반 참여 연구로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공공이 만든 디지털 플랫폼이 왜 사람들 곁에 머물지 못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좋은 의도와 공공 자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커뮤니티의 실질적 통제와 참여 설계가 없으면 기술은 공동체 구성원의 복리에 기여할 수 없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수업으로 가져오고 싶습니다. AI 인형에 애착을 느끼는 할머니, 공공 플랫폼에서 배제된 자영업자, AI 플랫폼 설계를 함께 고민하는 농장 연합. 이 장면들이 교과서의 개념을 살아있는 질문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AI 도구를 능숙하게 쓰는 감각과, 그것이 클라이언트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비판적으로 읽는 눈. 미래의 사회복지사에게 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합니다. 기술을 배우는 것과 기술을 의심하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그 긴장을 유지하면서 실천하는 것, 상상한 것을 일상에서 실현하는 것이 AI 시대 사회복지사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대 학생들은 제가 연구에서 만나려 했던 현실을 이미 살고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AI 기술을 접하는 경험,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일하며 디지털 신청 시스템 앞에서 마주하는 막막함,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반복적으로 문의하는 클라이언트. 이런 경험들이 수업의 자원이 됩니다. 삶의 두께가 질문을 날카롭게 만들고, 수업을 두텁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이미 선배 시민이자 현장 연구자입니다. 그 앎과 제 연구가 만나는 곳에서, 서로가 서로의 교사가 되는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방송대에 그런 수업이 가능한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 이 자리가 설레는 이유입니다.   사회복지학은 답을 먼저 가르치는 학문이 아닙니다. 사회적 위험 앞에서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찾는 학문입니다. AI 시대에 질문은 더 복잡해졌지만, 방향은 같습니다. 기술이 사람을 위해 작동하는지, 아니면 사람이 기술에 맞춰 살아야 하는지. AI 인형을 아기처럼 돌보고 싶었던 그 할머니의 마음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무언가를 묻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학생들과 함께 그 질문 앞에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서고 싶습니다. 돌봄과 노동이 교차하고, 기술과 공동체가 만나는 이 광장에서, 상상이 일상이 되는 사회복지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KNOU광장
“뜨거웠던 울산지역대학 401호 강의실” 원격교육기관인 방송대의 ‘꽃’ 출석수업이 각 지역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울산지역대학(학장 이관용) 본관 401호에서는 교육학과 김병관 출강 교수의 지도로 4학년 과목인 「직업진로설계」 출석수업이 진행됐다.  32명의 학우들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강의에 집중했다. ‘구성주의 진로이론’과 ‘커리어-오-그램(Career-O-Gram)’ 실습이 주가 됐다. 이 수업은 단순히 직업을 찾는 것을 넘어서, 개인이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진로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구성주의 진로 이론은 개인의 진로를 고정된 목표로 보는 전통적 관점과 달리,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역동적 과정으로 해석한다. 개인의 경험, 가치관, 대인 관계, 사회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로 선택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주변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진로 설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실습한 ‘커리어-오-그램’은 자신의 진로 관련 요인들을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도구다. 흥미, 능력, 가치관, 성격,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도식화하여 한눈에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어떤 맥락에서 진로를 구성해 나가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학과 3학년 이은정 학우는 “진로에 대해 방황하던 30대에 이 수업을 들었더라면 미래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익했다. 이 수업을 계기로 졸업 이후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학과 2학년 강민재 학우도 “단순히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관과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세세하게 계획하여 장기적인 커리어 방향으로 함께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출석수업에 참석한 학우들은 ‘진로는 선택지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소통 속에서 새롭게 그려나가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울산지역대학에서는 법학과 4학년 과목인 「형사소송법」(안나현)·「법과 사회」(임현경)·「소송과 강제집행」(이호행), 사회복지학과 1학년 과목인 「나눔의 예술」·「사회복지 입문」(유범상), 농학과 4학년 과목인 「시설원예학」(윤서아)·「동물복지학」(김인배), 식품영양학 전공 4학년 과목인 「식사요법」(김동우),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 4학년 과목 「청소년 성교육과 성상담」(송현정) 등이 출석수업으로 진행됐다. 울산=천정희 학생기자 skyrelux@hanmail.net 뉴스
“예방적 통제의 역설 속에서 진정한 치유에 이르는 길은?” 질병에 대한 ‘예방적 통제’라는 위험 관리 패러다임은 인류의 생명 연장에 공헌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을 건강과 질병 사이의 불안정한 경계선 위에서 평생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감시해야 하는 지속적인 경계와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오늘날 우리의 몸은 더 이상 통증과 쇠약만으로 경험되지 않는다. 혈당, 콜레스테롤, 체질량지수, 갑상선 수치, 당화혈색소와 같은 숫자들이 몸의 상태를 설명하는 가장 권위 있는 언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현대 의학은 이런 수치들의 측정을 바탕으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장기적 예후 관리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숫자의 시대’는 몸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몸은 단지 아프고 낫는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계측되고 비교되며 조정돼야 하는 대상으로 재구성됐다. 이 변화는 단순히 의학적 진보의 결과라기보다, 질병이란 무엇이며, 정상과 비정상은 어디서 구분되는지, 또 인간은 자신의 몸을 어떤 언어로 이해해야 하는가를 둘러싼 인식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동물의 합성 능력 발견 19세기 전반, 생물학계에서는 식물은 무기물로부터 복잡한 화학 구조의 당을 합성하는 ‘창조적’ 장치인 반면, 동물은 섭취한 영양분을 분해하고 연소시키기만 하는 ‘파괴적’ 장치라는 이분법적 이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848년, 프랑스의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 1813~1878)는 동물의 간이 스스로 당을 합성해 혈액으로 공급한다는 글리코겐(glycogen) 생성 기능을 밝혀냈다. 동물 역시 고도의 합성 능력을 갖춘 ‘능동적’ 존재임이 입증된 것이다. 이 발견의 의의는 대사 과정의 규명에 그치지 않는다. 베르나르는 간에 담즙을 ‘외부’로 분비하는 기능(외분비) 외에도, 생성된 당을 혈액이라는 ‘내부’로 방출하는 또 다른 기능이 있음에 주목했고, 이런 문제의식은 훗날 ‘내분비(sécrétion interne)’ 개념으로 정식화될 인식의 토대를 제공했다. 이후 내분비 개념은 브라운-세카르(Charles-Édouard Brown-Séquard)의 다소 논쟁적인 장기 요법(organotherapy) 실험 등을 거치며 해부학적 구조보다는 화학 작용과 원격 조절이라는 발상으로 점차 확장됐다. 1889년 민코프스키(Oskar Minkowski)와 메링(Joseph von Mering)이 췌장을 제거한 개에게서 당뇨병이 유발됨을 증명한 것도, 베일리스(William Maddock Bayliss)와 스탈링(Ernest Henry Starling)의 세크레틴(secretin) 연구를 바탕으로 1905년 ‘호르몬(hormone)’이라는 용어가 제시된 것도, 또 1921년 밴팅(Frederick Grant Banting), 베스트(Charles Best), 매클라우드(John James Rickard Macleod), 콜립(James Bertram Collip)으로 이어지는 연구진의 작업을 통해 인슐린(insulin)이 치료의 지평을 열게 된 역사적 성과도 모두 이 ‘내분비’라는 거대한 인식론적 지평 위에서 싹튼 것이다. 내분비계의 발견은 월터 캐넌(Walter Bradford Cannon)에 이르러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메커니즘으로 만개한다. 생명체는 외부 환경의 변화무쌍함 속에서도 정교한 내부 분비망을 통해 스스로 ‘내부 환경(milieu intérieur)’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독립적 주체로 격상됐다. 내분비학과 새로운 패러다임 이와 더불어 의학의 언어도 달라졌다. 몸은 신경만이 아니라 화학적 신호를 통해서도 조정되는 존재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의학이 주로 눈에 보이는 구조와 병변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전달과 조절, 연결과 피드백(feedback)이 중요한 탐구 대상이 됐다. 이 변화는 ‘내분비학’이라는 한 분과의 성립을 넘어 근대 의학 전체의 인식론을 바꿔놓았다. 몸의 진실은 해부대 위의 형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오가는 신호와 대사의 흐름, 그리고 그 흐름이 유지하는 평형 속에 있다는 이해가 자리 잡은 것이다. 당뇨는 이런 전환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질환이다. 근대 초기까지 이 질환은 무엇보다도 갈증, 소모, 다뇨, 쇠약처럼 환자가 몸으로 겪는 증상을 중심으로 이해됐다. 동아시아의 ‘소갈(消渴)’ 개념이든, 서양 의학에서의 초기 ‘당뇨(diabetes)’ 개념이든, 병의 실체는 우선 고통의 경험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근대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17세기 이후 환자 오줌의 ‘단맛’이 중요하게 인식됐고(diabetes mellitus), 18세기 말과 19세기에 들어와서는 그 단맛의 실체가 당, 더 정확히는 포도당이라는 사실이 규명됐다. 질병은 더 이상 다뇨나 쇠약 자체가 아니라, 특정 물질의 이상이라는 관점에서 재정의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진단의 중심은 환자의 호소에서 실험실의 판독으로 이동했다. 이제 질병은 얼마나 괴로운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얼마나 측정되는가의 문제로 바뀌었다. 당뇨가 특정 기관과 대사 경로의 이상으로 설명됨에 따라 치료의 표적도 훨씬 정교해졌다. 이는 분명히 의학의 진보다. 그러나 동시에, 질병의 의미를 환자의 체감보다 계측 가능한 수치 속에서 찾게 됐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오늘날 많은 만성질환이 자각 증상보다 먼저 검사표 위에서 발견되는 현실은 바로 이런 역사적 재편의 연장선 위에 놓여있다. 현대 의학과 진정한 치유의 간극 과거 제1형 당뇨병은 발병 후 단기간에 환자를 극심한 영양실조와 혼수상태로 몰아넣어 결국 사망케 하는 불치병이었다. 그러나 인슐린의 도입으로 질병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선고’에서 평생에 걸쳐 통제해야 하는 ‘관리의 대상’으로 변모했다. 생존의 기적은 환자에게 새로운 차원의 무거운 의무를 지웠다. 췌장 베타세포의 내분비 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외부로부터 호르몬을 주입해 항상성을 조절해야만 했다. 매일 주사기를 들고 자신의 혈당치와 섭취할 열량을 계산하는 ‘의료적 주체’가 됨으로써 환자의 일상은 철저히 의료화됐다. 이런 전환은 서양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과거 ‘소갈’은 체내의 열이 진액을 말려버리는 전신적 불균형 현상으로 해석됐고, 치료는 갈증이라는 주관적 고통을 덜어주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20세기 전반 근대 의학의 유입과 더불어 ‘소갈’은 점차 혈당과 요당으로 판정되는 ‘당뇨’의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치료의 목표는 혈액과 소변의 당분을 없애기 위한 엄격한 영양 관리의 영역으로 바뀌었고, 환자들 역시 자신의 병을 몸의 ‘괴로움’이 아닌 ‘포도당의 농도’라는 객관적 척도로 재인식하도록 훈련받았다. 수치 중심의 의학은 20세기 후반 진단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결합해 더욱 정밀해졌다. 이제 현대 의학은 환자가 쇠약감이나 갈증을 느끼기 전, 즉 병적 변화가 미세하게 시작되는 분자적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개입한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공복혈당장애’ 같은 미세한 수치적 기준에 따라 예비 환자로 분류된다. 질병의 정의가 ‘현재 체감하는 고통’에서 ‘미래에 발생할 위험’으로 이동한 것이다. 질병은 보이지 않는 위험 인자로 추상화됐고, 의료의 최우선 과제는 그 수치를 정상 범위로 억제하는 ‘예방적 통제’가 됐다. 이 위험 관리 패러다임은 인류의 생명 연장에 공헌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을 건강과 질병 사이의 불안정한 경계선 위에서 평생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감시해야 하는 지속적인 경계와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연속혈당측정기(CG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등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은 몸의 데이터화를 일상의 영역으로 깊숙이 편입시켰다. 피부에 부착된 센서는 5분 단위로 혈당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한때 실험실의 전문 지식에 속하던 내부 환경의 변화가 이제는 개인의 일상 속 디지털 데이터로 상시 가시화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자신이 허기지다고 느끼는 주관적 감각보다 화면의 데이터를 더 신뢰하게 된다. 몸이 보내는 직관적 느낌은 불완전한 것으로 치부되며 기계가 측정한 수치만이 우월한 권위를 부여받는다. 기계의 해석을 거치지 않고서는 ‘내 몸’의 상태를 확신할 수 없는 타자화를 겪는 것이다. 근대 의학이 항상성 기전을 밝혀내고 이를 수치로 환산해 질병을 통제하게 된 것은 분명한 성취다. 지표화된 의학의 언어는 질병을 객관화하고 보편적 치료법을 개발해 무수한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숫자라도 살아 숨 쉬는 몸의 생생한 체감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 당화혈색소가 똑같이 7.0%라도 두 환자가 매일 견뎌내는 피로감, 바늘에 대한 거부감,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질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질병은 대사 이상인 동시에 한 인간의 고유한 삶이 훼손되고 재구성되는 실존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 의학이 마주한 과제는 객관적 측정치의 엄밀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면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경험을 다시 치유의 언어 속으로 복원하는 일이다. 질병이 파편화된 수치로 해체됐다가 진료실에서 환자의 고유한 삶의 서사와 조화롭게 결합할 때, 우리는 비로소 숫자에 대한 맹신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치유’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숫자는 치료의 방향을 가리키지만, 치료의 의미를 완성하는 것은 언제나 환자가 살아내는 시간의 질이다. 교양
“자기 견해를 전체 분량의 1/3 이상 작성”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특징이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 및 최근 경제 정책에 나타난 부분에 대해 서술하고, 이러한 경제 체제가 향후 중국 경제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작성하시오. (분량 공백 포함 3,000자 내외)   과제물의 취지 「중국경제의 이해」중간과제물은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가지는 특징이 개혁개방 이후 고속 성장 과정과 향후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시장경제이기에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과 유사하면서도, 사회주의이기에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과 상이한 것이 중국경제의 특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과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체제 개혁이 나타난 부분을 경제 성장 과정과 정부의 경제 정책 등에서 찾고, 오늘날의 중국 경제는 물론 향후 경제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과제물의 취지다.   과제물 작성 요령 과제물 문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1)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특징이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 및 최근 경제 정책에 나타난 부분에 대해 서술하고, (2) 이러한 경제 체제가 향후 중국 경제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작성하는 것이다.   먼저 첫 번째 부분은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특징을 간략히 기술하고, 이러한 특징이 개혁개방 이후 고속 경제 성장 과정 및 현재의 경제 정책에서 나타난 부분을 찾아 작성한다. 경제 전반은 물론 부동산, 금융, 기업, 산업 등 개별 분야의 예를 드는 것 또한 가능하다.   두 번째 부분은 이러한 경제 체제의 특징이 향후 경제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근거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작성하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중국경제의 이해」멀티미디어 강의의 경제 체제 전환 과정 및 특징에 관련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작성하되 두 번째 부분을 전체 과제 분량의 1/3 이상 작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유기업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특징으로 생각한다면 과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개혁개방 이전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하의 국유기업이 시장경제로의 체제 전환기에 어떠한 개혁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고, 중국의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가지는 특징에 대해 정리한다. 다음으로 성격이 다른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고,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에 관한 정부 정책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관점으로 최근 글로벌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역할 및 향후 경제 발전에 대해 전망한다면 좋은 보고서가 될 것이다.   과제물 작성 시 유의사항 과제물은 멀티미디어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해보고 자료를 찾아 작성할 것을 권장하며, 자신의 견해 부분은 반드시 스스로 작성해야 한다. 또한, 과제물의 양식과 요구사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제물은 ‘서론-본론-결론’으로 목차를 구성해 짜임새 있게 작성하고, 개조식(~임, ~함)이 아닌 서술형(~이다, ~한다) 문장으로 작성한다.   인용한 자료는 출처를 표기하고 참고문헌으로 제시해야 하며,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인터넷 자료(블로그 등)보다는 서적, 언론 보도,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활용한다. 생성형 AI 사용은 권장하지 않으나, 만약 자료 검색으로 사용 시 해당 부분 출처(화면 캡쳐 등)를 참고문헌 부분에 포함한다. 많은 내용을 담는 것보다 약 2,500∼4,000자(공백 포함) 분량 기준에 맞춰 체계적으로 구성할 것을 권장한다. 원혜련 방송대 교수·중어중문학과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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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과제물 제출문제로 고민입니다
rth*** 노후화가 심각한 창원시 학습관을 이전시켜 주세요. 건물이 붕괴될까 두려워 장소를 다른 지역대학으로 변경해 출석수업에 참석하고 시험치는 학생도 있는 실정입니다.
ich*** 이런 특집까지 소개해주시다니 너무 영광입니다 ^^ 방송대 학우님들이 평소 즐겨먹는 라면에 담긴 역사도 알고 라면 본연의 맛을 더욱 맛있게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번 기사를 소개해주신 기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ich*** 나름 많은 기자님과 인터뷰를 해봤다고 자부하는데... 지금까지 만났던 기자님들 중에서 가장 실력도 좋으셨고, 깊이있는 기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아니라 교수님과 만난 느낌이었고, 좋은 인생 선배를 뵌 느낌이었습니다 ^^ 저희 생활과학부 학우님들에게도 방송대학보 KNOU위클리가 너무 수준이 높다고 자랑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기자님~!
ich*** 좋은 기사 너무 감사합니다 기자님~! 해외에서 이렇게 공부하시는 학우님들 멋지셔요 ^^
u79***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권리와 안전, 제도 사이에서 많은 윤리적 딜레마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고민하며 철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송통신대학교에 철학과가 개설된다면 삶을 성찰하고 사유의 기준을 세우는 배움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 총장님께서 이러한 필요도 함께 살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ich*** 같은 생활과학부 동문이네요. 장윤서 학우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
008*** 장윤서 학우님, 목표한 바를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장씨 가족 방송대 70년'을 응원합니다.
151*** 평생학습의 실천이네요 즐겁게 방송대 생활 응원합니다. 후배님 파이팅!
mat*** 와우!! 우리 윤서양 앞날을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