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동물산업과 교육의 방향성

  교육을 통해서 가축의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시설 및 개념들을 적용한다면, 농가 입장에서도 큰 부담 없이 지속 가능한 축산 및 동물복지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송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존재감은 축산업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학자에게는 소중합니다. 방송대의 일원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학생분들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도움 요청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상당히 큰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을 기준으로 돼지는 1천139만 마리, 육용계는 8천895만 마리, 산란계는 7천612만 마리 그리고 한우 및 육우는 371만 마리를 사육 중이며, 닭을 제외하면 옆 나라 일본과 비교해서도 더 많은 가축이 사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농민분들에게 현실적인 동물사양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기관은 일부 국립대를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방송대는 이러한 공백을 채우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축산업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속 가능한 축산업에 대한 방안으로 냄새 저감 및 저탄소 축산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실과 이론이 어우러진 교육은 미래의 축산 및 농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방송대에서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육을 통해 농가들 스스로 축산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밀집형 축산 혹은 공장식 축산 등으로 불리는 것이 현재 가장 흔히 사용되는 축산 시설의 기본입니다. 전 세계 가축의 90% 이상이 이러한 형태로 사육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밀집형 축산은 1930년대 항생제의 일반적인 사용과 더불어 등장했습니다.   항생제의 등장은 동물을 좀더 효율적으로 기를 수 있게 했으며, 질병에 취약한 동물들의 무리 사육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에 더불어, 가축사육의 효율을 올리고자 동물들에게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 및 환경만을 제공해 왔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합쳐져서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왔으며, 우리나라 또한 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현대 축산의 동물복지 시설의 적용은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가축의 동물복지 개념 및 그 시설의 적용에 대한 교육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농가에서는 동물복지의 적용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유는 정부의 법안을 통한 일방적인 강요와 동물복지 시설을 적용함에 따른 생산 단가 증가에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서 가축의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시설 및 개념들을 적용한다면, 농가 입장에서도 큰 부담 없이 지속 가능한 축산 및 동물복지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방송대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선배 교수님들의 탁월한 강의와 기술들을 접하면서, 교육과 학습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교육의 방향성을 재고할 수 있었습니다. 축산 및 농업 교육의 현실과 미래를 고려했을 때 방송대 농학과의 교수로서 책임을 무한하게 느끼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농업과 교육의 현실화를 소명으로 삼아 방송대의 일원이 됐음을 영광스럽게 여기도록 하겠습니다.      

207호 2024-04-19 11:25

핫 뉴스라인

  • “학우들의 복지 위해 뛰겠다”

    강원총학생회장으로서 학교와 학우들에 대한 필자의 기대와 바람은 학생들의 복지 향상, 학교생활의 질 개선, 그리고 학우들 간의 소통과 협력 강화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학교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학우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앞서 말한 학우들의 복지와 학교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학교 측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행부 임원 전원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물론 임원들만의 힘으로는 충분치 않다. 학우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하다. 필자가 강원총학생회장에 취임한 이후, 전국총학생회나 지역 총학생회를 방문하면서 한 가지 절감한 게 있다. 지역대학 가운데 우리 강원지역대학만 유일하게 강당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강원지역대학에도 강당을 만들기 위해 지하실도 살펴보고, 설계 도면을 확인하면서 여러모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학우들이 언제든 모여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강당을 갖춘다면, 그간 각종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사용했던 대관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학우들에게 다른 형태의 복리후생비로 돌려줄 수 있는 파이가 커진다. 이렇게 되면 학우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대학을 더 ‘애정’할 수 있으며, 지역 시민들도 강당을 활용할 수 있으니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 강원총학생회 사무실이 지역대학 지하에 있는 이유로 와이파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도 하고, 비가 오면 비가 새는 일도 잦다. 요컨대 좀더 쾌적한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 학교 측과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다.  학우들과 학우 가족들의 다양한 사업을 서로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일도 검토하고 있다. 42대 강원총학생회 카페에 가족 기업(혹은 가게, 식당 등 영업점)을 소개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간소하게 협약을 맺어 해당 가게나 영업점을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가게를 찾는 학우들에게는 소액 할인 또는 증정품을 전달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강원지역대학은 본부 건물이 춘천에 있고, 이외에도 5개의 시학습관을 별도로 운영했다. 그러나 올해 원주시학습관과 강릉시학습관을 제외한 속초시학습관, 동해시학습관, 태백시학습관 3개소의 폐지가 확정돼 총학생회장으로서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착잡하다. 남은 원주시학습관과 강릉시학습관마저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학교 홍보 및 학생 유치를 위해 학교 측과 적극 협력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강원총학생회의 올해 구상인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 학우들의 의견 수렴, 학교의 지원과 협력, 학교와 학생회의 긴밀한 소통’ 부분을 학우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 강원총학생회는 학우들이 학교 행사와 활동에 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학교 커뮤니티가 더 활발해지고 학우들 간의 유대감이 강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강원총학생회는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수렴해 학교 측에 전달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학우들의 목소리가 학교 정책과 환경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한다. - 강원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과 복지  그리고 캠퍼스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실행한다. - 강원총학생회와 학교 측 간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학우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를 위해 총학생회는 학교 측과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206호2024-04-07 12:12

  • “초심 잃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

    교수자로서 저의 역할은 학우 여러분이 즐겁게 학업에 매진해 현장에서 어린이에게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3월은 어린이들에게 긴장과 설렘의 연속입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일원이었고, 구성원 모두가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던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나아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회를 접하게 되는 어린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두근거릴까요? 언젠가 처음 만났던 어느 날, 즐거워 보이면서도 긴장이 가득한 묘한 표정으로 “선생님, 저 머리가 펑 할 것 같아요!”라고 저에게 이야기했던 다섯 살 어린이의 실감 나는 표현이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넓고 새로운 사회. 아마 어른의 경우로 빗대어 본다면 나와 전혀 다른 말을 사용하는 외국인 집단을 처음 접해보는 것, 그 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마음은 선생님도 못지않습니다. 올해는 어떤 어린이들을 만나게 될까, 그 어린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위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어린이들에게 교사로서 어떤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할까. 한두 해도 아닌데 매번 새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선생님도 즐겁고, 긴장해 두근거리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아니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교사 경력이 많아질수록 생각과 고민은 깊어져 갑니다. 교육은 학습자와 교수자, 즉 교육의 대상자들이 서로 필요한 것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상호작용이 전제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소통과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서로를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알고 필요한 것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교수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학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가짐과 동시에 학습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합한 교수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교수자는 학습자가 누구인지 더욱 잘 알기 위해 노력하며, 전문 지식을 교류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의 접근성이 아닌 마음과 마음의 만남, 관심과 포용이 필요한 순간순간입니다. 유아교육의 학습대상자는 어린이입니다. 다른 어떤 연령의 학습자보다도 여리고 잠재력이 무한한 대상이기에 교수자의 사랑과 관심이 더욱 요구됩니다.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아와 교과 교육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함께 하는 어린이 개개인의 발달 상태를 파악하고, 현재 흥미와 관심은 무엇인지 관찰해야 합니다. 알아낸 것을 바탕으로 ‘가르칠 수 있는 순간(teachable moment)’을 찾아내고, 그들의 학습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 지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임과 동시에 무한하게도 개성이 강한 존재여서 그 개별성을 존중해야 하기에 늘 유아 교사의 교수는 어렵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다시 돌아가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입니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며, 그들의 반짝거리는 호기심과 재치를 사랑할 때, 힘듦도 잊고 더욱더 매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방송대에서 교수자로서 저의 역할은 학우 여러분이 어려운 학업이지만 즐겁게 매진해 현장에서 어린이에게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 또한 여러분들과 함께 같은 유아교육자로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겠지요.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

    205호2024-03-29 11:02

  • 학우들의 열정에 꿈을 실어

    “회장님! 그리고 여러분! 오늘 이 행사는 제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닌 이래 최고의 행사였습니다.”   우리 지역대학 3개 학과를 졸업하고 관광학과에 재편입해 15년째 학구열을 불태우는 어느 선배가 마이크를 잡고 총학생회장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하자 선후배 및 동기들과 대화의 꽃을 피워가던 학우들이 모두 말을 멈추고 그 선배를 바라보며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대전·충남지역대학 모든 학과 회장과 임원 그리고 총학생회임원 등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송별회와 환영회를 하는 자리였다. 우리 지역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한 행사였지만 뜻깊은 자리였다. 그간의 노고와 앞으로 학생회를 발전시켜 달라는 부탁이 모두 담겨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너나 할 것 없이 열띤 대화를 나누는 학우들을 보고는 눈물을 흘릴 뻔한 감동이 지금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42대 대전·충남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회 활동을 시작한 것은 봄바람이 잔설과 틈새를 주지 않고 싸우는 2월이었다. 내 마음속에는 서서히 1년의 계획을 다잡고, 물감으로 서서히 색칠해 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커다란 돌덩이가 올려있는 것처럼 걱정에 걱정이 앞섰다. 우리 대전·충남지역대학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이 없으면 학우들이 방문하기에는 멀고 먼 거리였다. 그것도 시내버스 노선이 1개밖에 없어 출석수업이나 기말시험 때만 학우들이 학교를 찾고 있으니, 학우들과의 소통은 물론 학교에 대해 홍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올해에도 학우들은 못다 한 대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봄기운과 함께 기대를 듬뿍 안고 대학 문을 두드렸지만, 그것도 잠시 지역대학과의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출석수업과 기말시험에만 학교에 오고, 피치 못할 서류 발급 및 제출 시 행정실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학장님이나 총장님의 얼굴 한 번 못 보고 입학하고 졸업하는 학우들이 많았다. 동기간에도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여전히 그럴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점이 일반대학과 다른 점일 것이다. 여느 대학들은 비슷한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 입학해 매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졸업하면 정도 쌓이고 인맥도 형성해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방송대는 대부분 직장과 가정 그리고 공부라는 삼중고 속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교양을 쌓기보다는 졸업장을 받으려는 학우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다른 학문을 공부하려는 학우들로 크게 구분되는 것 같다. 학우들은 내일의 과제물이나 기말시험이 먼저지 총학생회와의 소통, 나아가 학장님이나 총장님을 머리에 새겨두는 일은 부차적이다. 나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까지 추진해 온 금강체육대회와 임원 LT, 출범식과 총장배가요제 참가를 위한 금강가요제 등 연례행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가능한 많은 학우를 이들 행사에 초청해 지역대학과 학우 간에 소통과 인맥이 형성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고자 한다. 우리 총학생회에서 더욱 심혈을 기울여 열심히 할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한 걸음을 더 나아가 ‘제42대 학과 회장 송별회 및 제43대 학과 회장 환영식’을 학과 회장과 임원 그리고 총학생회임원이 모두 참석해 축하해 주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또한 예산만 가능하다면 우리 지역대학 학우들이 모두 모여 ‘대청호 5백리 둘레길 걷기 대회’ 자연사랑 캠페인을 전개할 구상도 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대학이 건재하다는 것과 우리나라 상수원의 젖줄인 수자원의 중요성을 전국에 알리고 싶어서다.

    205호2024-03-29 11:10

  • ‘어쩌다 마주친’ 방송대, 삶의 동반자가 되다

    타 대학에서 유스호스텔 연합동아리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방송대였다. 같은 서울 북부지역 소속으로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고 ‘우리와는 조금 다른데’라는 생각을 갖고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 2001년 교육학과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던 당시 상황에서 동아리 활동은 하지 못하고 남학생 비율이 낮던 교육학과 학생회장 및 선배 임원의 권유로 학생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학생회 학년 대표, 스터디 팀장을 맡아 같은 학번의 동기 형님·누님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분명 새로운 자극이었다. 방송대는 20대 중반부터 그렇게 나의 청춘을 보낸 곳이다. 입학 전 교육학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은평구민회관 강당을 방문했던 순간부터, 임원을 시작으로 교육과 학생회장, 서울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며 정신없이 학창 시절을 보냈다. 졸업 후 선배님들의 연락을 받아 처음 동문회 활동을 하기까지는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 맡게 되면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동문회 활동을 시작하게 해준 선배님들에게 감사하고, 동문회 활동을 하는 오늘까지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해준 방송대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타 대학과는 다르게 나이 어린 선배님도 있고, 나이가 많은 후배님도 있다. 상호 존중이 기본이 돼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가끔 나이 많은 후배님에게 쓴소리로 상처를 준 적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잠도 잘 이루지 못하면서 뒤척였다. 그렇게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시간 속에서 만난 방송대의 여러 인연은 개인사업을 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학생회와 동문회 활동을 통해 사회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경험은 2017년 다시 작은 회사를 창업했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지난 20여 년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이후 스터디, 학생회, 동문회에서 열심히 임원 활동을 했다. 나에게 맡겨진 일들이라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싶은 욕심에 밤을 새워 준비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손현례 현 전국총동문회장이 서울총동문회장으로 활동하던 2014년, 동숭동 대학 본부에서 다문화 가정 및 동문들의 사연을 받아 진행했던 ‘14쌍 사랑의 합동결혼식’과 전국총동문회가 주최하는 ‘I Love 방송대 마라톤’은 더욱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마라톤 축제는 전국 13개 지역의 동문과 재학생, 총장님과 교수님들이 함께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타 대학 어디에서도 진행할 수 없는 방송대에서만 가능한 일 중 하나다. 오는 6월 1일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제10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 진행을 위해 전국총동문회 마라톤조직위원회 임원 전체가 그날의 축제를 위해 불철주야 또다시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은 동문, 더 많은 재학생의 응원과 관심, 참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말 ‘어쩌다 마주친 방송대’라는 이름의 마법에 빠져 소중한 인연을 쌓아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많은 인연을 연결해 준 방송대가 ‘내 인생을 바꾼 대학’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시간도 앞으로의 시간도 방송대는 나의 인생에 함께할 동반자일 것이다. 현재 전국총동문회는 동문 재입학 운동을 전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필자 역시 사무총장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동문회와 재학생, 학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자 한다.

    205호2024-03-29 11:06

  • 출발과 함께 배움에 대해 던지는 질문

    방송대에서 추구하는 배움과 학문은 각자의 분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배움을 추구하는 우리 역시 모두 얽혀 있는 존재며, 마치 탱고 댄스를 추듯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방송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올해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계속 새로운 얼굴을 알아가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새 만남의 자리를 통해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지만, 제 이름과 전공만 간단히 소개했을 뿐, 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통해 소개한 경우가 적었던 것 같아 방송대 공동체 여러분께 인사말을 몇 줄 적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영어영문학과는 무엇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과냐는 질문을 받을 때, 많은 사람에게 쉽게 대답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책이라는 매체를 자세히 읽고, 작품(더 세부적으로는 소설)을 통해 사유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문학을 왜 연구하는지 설명하는 것은 더욱 복잡한 과제 같습니다 저의 세부 연구분야는 19세기 영국 소설입니다. 강의에서 다루는 작품은 대부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태동한 시기와 대영제국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탈하던 시기를 반영하며, 이런 사회 변화를 역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책을 학생들과 함께 읽어나갑니다. 이 시대의 영국 작가들은 목가적 시골 풍경부터 황폐해져 가는 농촌까지, 귀족층의 화려한 전원생활부터 빈곤층의 암울한 도시 생활까지 많은 상황과 쟁점을 글로 재현합니다. 소설이라는 매체가 가진 감각과 분위기를 통해 독자의 생각을 자극하며 독자를 깊이 사유하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 공부는 독자에게 쉬운 해답을 주지 않지만, 인문학적 사고의 깊이를 키워줍니다. 현재 인문학은 위기에 처해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 인문학이 전공 분야로서 점차 인기를 잃고 있으며, 전지구적 기후 위기 등의 상황으로 인해 인문학적 지식과 가치가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책을 읽고 연구하는 것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에 눈앞의 효율과 수익만 보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인문학이 당장의 위기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유와 가치관 형성에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교 교수 주디스 버틀러는 인간이란 모두 위태로운 생명이며, 벌거벗은 생명이라는 존재는 위기 앞에서 ‘취약함(precarity)’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누구도 재난이나 위기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점, 모든 생명은 근본적으로 위태로움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상호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타자의 연결을 계속해서 탐색하는 학문은 더욱 필요하며,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누구와 (혹은 무엇과) 어떻게 얽혀 있으며 새로운 연대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것은 더욱 의미 있습니다. 또한 기후 위기를 맞아 인간과 자연 모두의 장기적 안녕과 비인간(nonhuman) 존재와의 공생 전략을 모색하는 사유는 더욱 중요합니다. UC산타크루즈대학교 명예교수 도나 해러웨이의 저서 『트러블과 함께하기』는 모든 생명을 지구에 묶인 자들로 정의합니다. 해러웨이는 자연을 수동적인 자원으로만 인식하던 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종(multispecies)간 공생이라는 뿌리 깊은 전략적 생존 방식을 주목합니다.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얽혀 있는 형태를 통해 위기에 처한 삶을 다시 되돌아보며, 근대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함과 동시에 공생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통해 인문학적 사유의 지평을 넓히자는 것입니다. 모든 인문학적 사유란 궁극적으로 이와 같이 인간과 인간의 맞닿음뿐 아니라,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복잡한 얽힘까지 모니터링하고 기록하고 새로 구축하는 사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버틀러가 말하는 대로 지구라는 위태로운 보트를 함께 탔다는 것 자체가 상호의존의 근거라면, 위기에 처한 사회는 모든 생명의 공통 분모인 취약함에 대한 더욱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 역시 영국 소설을 연구하면 할수록 현재와 동떨어진 예전의 것으로 보기보다, 위태롭게 발전한 오늘의 고도 산업자본주의 사회에 문학이 시사하는 바를 찾으며, 현재와의 접점을 통해 문학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방송대에서 추구하는 배움과 학문은 각자의 분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배움을 추구하는 우리 역시 모두 얽혀 있는 존재며, 마치 탱고 댄스를 추듯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 학교가 풍부한 지식과 교육의 기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며, 앞으로도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방송대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4호2024-03-24 13:02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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