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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 호 (2024-07-08)
  • 4개국 6개 대학에 코딩교육 전수

    방송대가 2024 유네스코 유니트윈 초청연수를 7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개최한다. 유네스코 지속가능목표(SDGs) 달성을  위한 디지털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개도국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1일 방송대 본관 612호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베트남 하노이 개방대, 호치민시티개방대, 네팔 트리부반대, 네팔개방대, 몽골과학기술대, 말레이시아개방대 등 4개국 6개 대학의 교수,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등 전문가 12명을 초청한 가운데 고성환 총장, 김재형 국제협력단장, 김동우 학생부처장, 김옥태·김용·박영민·심지영·이성민·정재화 교수, 양창렬 국제협력팀장, 최윤정 PD 등이 참석했다.   고성환 총장은 개막식에서 “연수생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초청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각 기관으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배움을 제공하고 성과를 보여주시리라 믿는다. 이론 강의와 실습을 통해 교육에 실질적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국제협력단장은 “이번 연수 기간에 교육 현안과 경험을 나누고 협력의 기회를 더 넓혀 나가시길 기원한다. 전문성을 한층 더 높이고 대학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환영식 후에 해외연수생은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방문해 방송대 원격교육콘텐츠 제작 과정을 살펴본 뒤 공식적인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이번 연수의 주제는 ‘디지털 리터러시 기술 역량 강화(Empowering Digital Literacy Skills)’로 마이크로비트 기초/심화 과정, 앱인벤터 기초/심화 과정 및 파이썬 기초 및 프로그래밍 과정이 포함됐다. 교습 기계를 사용한 AI 모델 창조, AI를 이용한 그림과 인간이 그린 그림 비교 등 AI 관련 강의도 포함됐다.   특히 이번 연수에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필드트립도 포함됐는데,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갤러리 VR체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방문, 명동 문화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유네스코 유니트윈은 1992년 유네스코 제26차 총회에서 채택된 사업으로, 대학과 고등교육 기관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유네스코 이상 실현 및 지속가능목표(SDGs) 달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유니트윈 주관대학을 지정해 대학 간 연계와 협력을 통한 연구와 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방송대는 2017년 1월 유니트윈 주관대학으로 선정되면서 국내외 5개 대학과 협력해 개도국 원격교육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216호고서정2024-07-03 17:10

  • 온실가스를 위한 변명

    지금 당장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현명한 소비를 하는 작은 행동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보내는 경고에 반응하자! 올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향하는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Haji) 기간에 극심한 무더위로 1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한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에서 폭염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열사병 등으로 숨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구 온도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높아진다면 조만간 산업화 이전보다 1.5℃를 초과하여 무수한 생명체 멸종, 식량 위기, 물 부족 등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약 2억 명이 사는 육지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섭씨 1도가 지구 문명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온도를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체는 이산화탄소로 기여율이 대략 76%로 절대적이고, 다음은 메탄으로 기여율은 약 16%이다. 우리 모두 이들의 존재를 ‘탄소 발자국’으로 말하면서 지금의 기후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메탄도 나름 할 말이 있으니,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 본다. 일상생활에서 이산화탄소가 안전과 건강에 끼치는 특별한 위험은 없다. 심지어 농도가 대기보다 4~5배 이상(2,000ppm) 높아도 약간 졸리는 위험(?)만 있을 뿐이다. 이산화탄소는 자연 물질(자원)을 태우고 가공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경제활동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탄소 흔적이다. 모든 경제와 소비활동에서 물질을 사용하면서 생긴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나무 등 식물이 생존을 위해 다시 흡수한다. 이산화탄소는 열을 오랜 시간 보존한다. 태양에너지 일부를 지구 대기 내에 가둠으로써 지구 생태계가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해지는 온실효과를 유지해, 수억 년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그만큼 지구 생태계 생존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인체의 필수 원소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데 18세기부터 폭발적으로 발전한 과학 지식을 활용한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불과 300~400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무려 2배가 넘게 높아졌다. 온실효과가 가속돼 지구는 지금처럼 지나치게 더워졌다. 인간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면서도 이산화탄소 탓을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억울하다. 메탄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메탄은 지하에 매장된 유기물질이 분해되어 축적된 천연 에너지자원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쉽게 분해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열을 붙잡는 능력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하다. 초식동물, 매립 등 자연에서 발생하면서 지구 온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에너지자원으로도 유용하다. 그런데 인간의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메탄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지구 총 메탄 발생량의 20~25% 정도가 인간의 육류 소비로 인한 것이다. 인간의 육류 소비량을 맞추기 위해 매년 4백만㎢(대략 스위스 면적)의 울창한 산림이 초원으로 바뀐다. 이는 메탄 발생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제거율 감소의 요인이 된다. 이렇게 탐욕에 가까운 인간의 경제활동과 소비가 유례없이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만들었다. 현재의 온실가스 농도는 지구 생태계의 한계와 무질서를 나타내는 경고 지표다.미래 세대와 나눠 써야 하는 자연 자원을 과다하게 착취하고 있다는 경고다. 미래 세대와 나눠 써야 하는 자연 자원을 과다하게 착취하고 있다는 경고의미이며, 자연이 매우 힘들다고 인간에게 보낸 위험 신호다. 해결 방안은 간단하다. 석유, 석탄, 가스 등 탄소에 기반한 자연 자원의 사용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끊임없는 경제성장과 소비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시대에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 간 자연 자원의 착취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 2015년, 196개 UN 가입국은 파리에서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낮추기 위해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탄소 중립’ 협약을 채택했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는 경제성장, 소비심리 과열, 국가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획기적인 돌파구는 아직 없다. 전 지구적 기후 위기를 인식하는 데 있어 우리의 상상력과 감수성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개개인의 생활공간을 넘어선 곳에서는 자신의 결정과 행위가 미래세대에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상관하지 않거나 내다보지 못하기 쉽다. 하지만 매일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은 현재, 이곳에서뿐이다. 지금 당장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현명한 소비를 하는 작은 행동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보내는 경고에 반응하자!

    216호2024-07-05 11:31

  • 여름방학, 이런 책 어떨까요?

    기말평가가 끝났다. 이제 방학! 직장일과 학업, 가사를 병행하느라 지친 심신을 충전해야 할 시기다. 때 이른 폭염을 피해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도 있고,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할 수도 있다. 학과장 교수진은 독자들에게 ‘독서’를 추천한다. ‘학과장이 추천하는 방학 중 읽을 만한 책’은 1년에 딱 두 번 찾아오는 만큼, 이 기사를 기다리는 독자도 많다. 어떤 학우는 추천 도서 전부를 구매해 방학 내내, 휴가 중에 읽는다고 할 정도! 올 여름방학 학과장 교수진이 추천한 학과별 전공 관련 도서와 교양 도서를 소개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인문과학대학 송정근 국어국문학과 학과장은 이른바 ‘먹방’의 시대에 우리 음식을 표현하는 언어에 주목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대, 남이 먹는 모습을 엿보는 것이 예의에 벗어난 일이라고 질책받던 기억이 있는 이들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는 문화 현상이지만, 음식만큼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송 학과장이 추천한 책은 『우리 음식의 언어: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한성우 저, 어크로스, 2016)이다. 그는 “음식도 좋고 ‘먹방’도 좋지만, 우리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음식 이름을 통해 우리 식문화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이 책은 우리 밥상에 오르는 음식의 이름에 얽힌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문화 교류, 우리의 밥상 문화 등 다양한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 다채로운 음식의 향연만큼 다양한 음식의 언어를 음미해 보면 어떨까?”라고 권했다.   원혜련 중어중문학과 학과장의 전공 관련 추천도서는 『개혁과 개방: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Ⅰ』(조영남 저, 민음사, 2016)이다. 그는 “이 책은 세계 제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어떻게 개혁개방에 성공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개혁개방 직전인 1976년부터 개혁개방 초기인 1982년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어,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로는 김성곤 교수의 신간 『거인의 옥편』(김성곤 저, 김영사, 2024)을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은『리더의 옥편』 2탄으로 저자의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빼어난 안목으로 역사 속 인물들의 삶과 사유가 집약된 고사성어를 소개한다. 세상에 대한 통찰과 인생의 품격 그리고 내면의 지혜를 고전을 통해 배울 수 있다”라고 권했다.   한석현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학과장의 추천 도서는 2권 모두 올해 출간된 따끈한 신간이다. 전공 관련 추천 도서는 『범용한 예술가의 초상: 막심 뒤 캉론』(하스미 시게히코 저, 이승준 역, 비고, 2024)이다. 한 학과장은 “범용함은 비범함의 반대말이 아니며 재능의 결여라는 불명예를 지시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예외적 존재라는 이유 없는 확신과 자신의 범용함은 타인의 범용함과 다르다는 착각, 그리고 비범함을 향한 강렬한 의지로 버무려진 역사적 존재들이 예술가란 이름을 얻기 시작한 시대의 정신적 표상이다. 일본의 불문학자이자 비평가인 하스미 시게히코는 불후의 작가 플로베르의 친구로만 기억되는 막심 뒤 캉의 서사를 재구축함으로써 범용함이 바로 현대 문학의 기반이 됐음을 밝혀낸다. 비범함을 향한 미약한 의지만으로 누구나 손쉽게 크리에이터임을 자처하는 오늘날의 아무개들 역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그들의 동시대인들일 것이다”라며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교양 도서로는 『공부하는 인간: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자크 베르제 저, 문성욱 역, 읻다, 2024)을 추천했다. 그는 “중세의 식자들은 과연 라틴어로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중세 대학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됐을까? 중세 대학은 일반교양을 중요시했을까, 사회적 유용성을 중요시했을까? 중세 대학의 학생 수는 몇 명이나 됐을까? 박사가 되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 대학을 나오면 무슨 일을 했을까? 중세에도 초등교육기관이 있었을까? 중세에 책 한 권의 가격은 얼마였을까? 등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라”라고 일독을 권했다.   교육과학대학 하혜숙 청소년교육과 학과장은 전공 관련 도서로 원서 『Human BE-ing』(윌리엄 V. 피치 저, Trafford Publishing, 2000)을 추천했다. 하 학과장은 “Humanbeing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제목에 유독 ‘BE’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즉, 인간은 ‘존재(Being)’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꾸만 ‘행함(Doing)’을 통해서 가치를 찾고자 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대인관계 속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대신에 창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설명한다. 영어로 돼 있지만 여러분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그림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모든 설명이 그림으로 돼 있다. 대인관계의 역동에 대한 통찰을 갖기 원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추천 도서로는 직접 번역한 『심리치료의 비밀: 뇌, 마음, 관계를 바꾸는 대화』(루이스 코졸리노 저, 하혜숙·황매향·강지현 역, 지식의날개, 2018)를 꼽았다. 그는 “이 책에는 심리치료가 왜 필요한지, 뇌가 어떤 작용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지, 기억, 애착, 핵심 수치, 사회적 지위 도식, 불안과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다소 어려운 용어들에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편집자 주석이 친절하게 제공돼 있으니 힘들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책이니 여러분도 이번 방학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라며 일독을 권했다.   박상현 생활체육지도과 학과장의 전공 관련 추천 도서는 『배구, 사랑에 빠지는 순간』(곽한영 저, 사이드웨이, 2022)이다. 저자는 체육 비전공자임에도 해박한 스포츠 지식을 풀어놓는다. 박 학과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충성스러운 여자배구 팬이 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공자 못지않은 배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우리나라 배구 발전을 위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단체 구기종목이지만, 격렬한 몸싸움이 없어 누구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배구라는 스포츠의 다양한 매력이 이 책에 담겨있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교양 관련 도서로는 『스포츠로 만나는 지리』(최재희 저, 휴머니스트, 2021)를 추천했다. 그는 “예를 들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프로야구는 ‘결과의 불확실성’이 상품으로서의 가치와 직결되지만, 프로야구팀의 연고지 선정만큼은 매우 규칙적인 패턴을 보인다. 당연하게도 프로야구팀이 가장 선호하는 연고지는 대도시이고, 하나의 도시가 대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스포츠와 지리적 요소의 관계가 흥미롭게 서술돼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다”라고 권했다.   남기현 문화교양학과 학과장은 학과 교수진이 저·역자로 참여한 2권을 추천했다. 첫 번째 책은 김재형 교수의『질병, 낙인: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돌베개, 2021)이다. 남 학과장은 “전공서적이지만 교양서적으로 읽어도 좋을 만큼 쉽게 풀어쓴 저자의 필력이 돋보인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센병을 의학과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치료와 관리에 개입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코로나19를 경험한 우리에게 질병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해준다”라며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 책은 이우창 교수가 번역한 『지성사란 무엇인가? 역사가가 텍스트를 읽는 방법』(리처드 왓모어 저, 오월의 봄, 2020)이다. 저자는 이 책에 지성사 연구의 중요성과 그 실천적 의의를 담았다. 남 학과장은 “이 책은 역사 연구의 한 방법에 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방학 동안 두 책을 읽어보시면서 저자와 역자가 고민하는 것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구문제, 한류 이슈부터 환경과 자신의 건강까지 점검! 사회과학대학 박강우 경제학과 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새로 쓰는 대한민국 인구와 노동의 미래』(이철희 저, 위즈덤하우스, 2024)를, 교양 추천 도서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인구변동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미래예측법』(조영태 저, 북스톤, 2018)을 추천했다.   박 학과장은 “전공, 교양서를 한 권씩 추천했다고는 하나, 사실 두 책 모두 우리나라 인구문제의 실태와 대응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는 둘 다 전공서에 해당한다. 다만, 전자(『일할 사람이 사라진다』)가 학자 또는 정책담당자의 관점에서 다소 무겁게, 이른바 ‘FM대로’ 인구문제의 실태를 직시한다면, 후자(『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는 부제에서도 보듯 비전문가인 대중을 대상으로 문제에 대한 개인의 대응을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교양서로 읽을 수 있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최세라 경영학과 학과장은 전공 관련 추천 도서로 『자본주의를 지탱해 온 주식회사 이야기』(이준일 저, 이콘, 2023)를 꼽았다. 최 학과장은 “우리가 막연히 알던 주식회사라는 제도와 구조를 쉽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여유로운 휴일 낮 카페에 앉아, 주식회사의 탄생부터 발전과정, 역할, 운영 및 투자활동, 지배구조 등 주식회사에 대해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쉽게 탐독할 수 있는 책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거나 관심있는 학생, (예비)경영자 모두에게 추천한다”라고 권했다.   교양 추천 도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마이클 샌덱 저, 안기순 역, 와이즈베리, 2012)다. 그는 “돈과 시장가치가 우리 사회의 전 영역을 지배하는 이 시대에 ‘과연 시장은 언제나 옳은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일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시장만능주의의 문제와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논리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돈과 시장의 역할, 시장의 논리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았으면 한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이성민 미디어영상학과 학과장의 전공 관련 추천 도서는 한류를 깊이 연구해 온 연구자들과 함께 쓴 『한류 탐색: 역사와 이론』(조영한·김수아·이규탁·방희경·이성민 공저, 컬처룩, 2024)이다. 이 학과장은 “한류의 탄생부터 한류를 둘러싼 이슈들에 대해 다룬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대중문화가 국경을 넘을 때 나타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미래의 한류의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추천 도서는 『마음의 비즈니스: 핑크퐁에게 배우는 팬덤과 콘텐츠 비즈니스』(차우진 저, 유유, 2023)다. 그는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기상어’를 만든 더핑크퐁 컴퍼니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지역의 키즈 콘텐츠가 어떻게 글로벌 슈퍼 콘텐츠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핑크퐁 구성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계속해서 어떻게 콘텐츠를 통해 성장하고 사람의 마음을 모아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자신의 콘텐츠로 성장하길 꿈꾸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쌓아나가는 비즈니스의 전략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애 사회복지학과 학과장은 전공 관련 추천 도서로 유범상 교수가 쓴 『세상을 묻는 너에게』(마북, 2024)를 추천했다.『정의를 찾는 소녀』,『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에 이어 출간된 ‘생각하는 시민을 위한 정치 우화’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이다. 김 학과장은 “이 책은 우리의 생각과 삶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 두더지 아빠 ‘밥’과 딸 ‘로즈’가 시민정치의 눈으로 이야기하는 우화다. 인클로저 운동부터 프랑스 대혁명, 러다이트, 차티즘, 베버지리 보고서, 제3의 길, 신자유주의까지 세상에 대해 묻는 시민들에게 토론의 광장을 주선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 동료들과 토론할 때 책 속의 삽화는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교양 추천 도서로는 『공간으로 세상 읽기: 집· 터·길의 인문사회학』(전상인 저, 세창출판사, 2017)을 추천했다. 저자는 전통도, 문화도, 평화도, 정의도 없는 ‘공간빈국’ 대한민국의 원인을 집과 터, 길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감수성과 통찰력, 상상력의 부족에서 찾고자 한다. 김 학과장은 “인간은 시간 및 공간과 더불어 사는 존재이다. 그런데 공간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인간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이 책은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공간,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공간의 탄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라며 일독을 권했다.   자연과학대학 임수현 농학과 학과장의 전공 관련 추천 도서는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한상기 저, 지식의날개, 2023)다. 임 학과장은 “이 책은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리는 식물유전육종학자 한상기 박사의 전기로 농학자로서의 사명과 함께 작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따뜻한 인류애를 실천한 그의 삶과 업적을 볼 수 있으며 농학도로서 생각해 볼 화두를 던져준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교양 관련 도서로는 『꿀벌의 예언1·2』(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전미연 역, 열린책들, 2023)을 추천했다. 임 학과장은 “산업화,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생태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 꿀벌의 실종도 그와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이를 소재로 공상소설의 대가인 저자가 집필했다. 꿀벌이 사라진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상상하며, 그러한 미래와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권했다.   이혜재 보건환경학과 학과장의 전공 관련 추천 도서는 『젊게 늙는 사회』(조병희·정영일 공저, 지식의날개, 2024)다. 이 학과장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건강 문제의 전체적인 경향과 지표를 제공하면서 우리의 건강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나의 건강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 보건사회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조병희 서울대 명예교수와 정영일 방송대 교수가 공동 집필했으며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추천 도서인『퓨처 셀프』(벤저민 하디 저, 최은아 역, 상상스퀘어, 2023)다. 이 학과장은 “저자는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미래의 나’에 대해 고찰하고, 현재의 노력을 미래에 대한 명확한 목적을 향해 집중하도록 이끈다. 여름방학을 맞아 소중한 자신의 시간을 눈앞의 목표를 추구하거나 잠깐의 쾌락에 소비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목표를 향해 발전하는 노하우를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실천해보길 권한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이기재 통계·데이터과학과 학과장이 추천하는 전공 관련 도서는 ‘불확실성은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이터과학자의 사고법: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통계학적 통찰의 힘』(김용대 저, 김영사, 2021)이다. 이 학과장은 “이 책은 데이터과학자가 알려주는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사고법에 대한 것이다. 데이터과학의 핵심이자 본질인 통계와 확률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지 알려준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추천 도서로는 『신을 거역한 사람들』(피터 L. 번스타인 저, 안진환 역, 한국경제신문사, 2008)을 추천했다. 그는 “제목만 보면 신학적 논쟁거리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의 주제는 리스크다. 오늘날 리스크관리는 확률, 통계와 수학의 힘을 빌려 능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책은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에 대한 탐구와 불확실한 환경에서 의사결정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216호윤상민2024-07-05 21:58

  • “우리는 실패하면서도 도전하는 ‘약룡(躍龍)’이 되자!”

    학과 개설 40주년 맞아 6월 29일부터 이틀간 무주에서 축제 교수들은 도약과 도전 메시지 전하고 재학생·동문도 학과 발전 약속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북특별자치도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중어중문학과의 ‘전국 중문인 축제’는 세 가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첫째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과 개설 4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는 점, 둘째는 학생회 임원을 대상으로 한 LT를 확장해 일반 재학생과 동문도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었다는 점, 셋째는 중문인 축제를 통해 교수, 재학생, 동문이 하나가 되는 접점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런 특별한 의미는 1박 2일 일정 속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13개 지역대학에서 무주로 집결한 250여 중문인들은 오후 2시 3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열정을 발산하며 서로를 뜨겁게 응원했다. 이혜진 제38대 중어중문학과 전국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한 축제는 원혜련 학과장과 정상덕 동문회장의 축사에 이어 김성곤 교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변지원 교수의 강연, 강민호 서울대 교수와 남대현 동문의 특강과 공연, 송영길 동문의 축사로 1부를 달궜다. 원혜련 학과장은 “우리 학과가 40년 동안 좋은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모두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재학 중인 학우님들 또 졸업 후에도 학과에 관심과 애정을 아끼지 않는 동문 여러분들, 앞으로도 학과의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면 좋겠다. 오늘 이 자리가 모두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 행사를 준비한 이혜진 전국회장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정상덕 동문회장은 “제가 11학번이니 벌써 10년이 넘었다.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학생회 임원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오늘 행사는 전국에서 동문들도 함께 참여하는 자리이니 후배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학과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비룡재천의 의미와 AI시대 중국어 공부법 1부 축제의 정점은 김성곤 교수와 변지원 교수의 강연이었다. 김성곤 교수는 ‘비룡재천(飛龍在天)’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비룡재천 리견대인(飛龍在天 利見大人)이라는 주역 건괘에 빗대 “올해 우리 중어중문학과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지난날의 영광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금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약룡(躍龍)의 시간이다”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김성곤 교수의 강연은 다소 비장감이 감돌긴 했지만, 그 특유의 해학과 담대함도 물씬 풍겼다. ‘비룡재천’ 사자성어를 윤필해 현장에서 용띠 학우에게 선물하기도 한 그는 현재의 중어중문학과와 그 구성원들이 ‘약룡’의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도약하다 실패하고 다시 도약하는 약룡의 덕목은 ‘도전’에 있음을 환기한 후에 동문 재입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황화 용문협곡의 끝에는 용문의 거센 물줄기가 잉어들을 맞는다. 용문은 아주 어려운 지점, 남들이 모두 실패하는 곳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도전하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비룡재천의 약룡과 황하 용문협곡의 잉어들은 도전과 도약을 의미하며, 이것이 용의 해인 올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이기도 하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동문들부터 중문학과 재입학을 권유하자. 새로운 내용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중문인 축제가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도 무대에 올라 전북특별자치도를 소개했다. 그 역시 전북의 ‘백년대계―새로운 시작, 원대한 계획’의 윤곽을 그려가면서 ‘도전’을 강조했다. 이어 변지원 교수가 ‘AI시대, 중국어를 배운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성곤 교수의 강연이 ‘다시 도전, 도약’에 포커스를 둔 강한 울림을 줬다면, 변지원 교수는 지난 6월 1일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에서의 5km 완주 경험과 연결해 중국어 공부의 특징을 짚었다. “마라톤 5km를 겨우 완주하면서 포기하려는 마음이 들 때가 어떤 계기점이 되는 것을 알았다. 많은 분들이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다가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거 같아 포기하려고 한다. 그 순간이 사실 중국어 실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시점인데 말이다. 중국어 공부는 실력이 별로 향상된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고비다. 어학 공부는 계단과 같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이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는 또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홧 어 원더풀 월드」를 잔잔히 불러가면서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에게서 왜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 호소력 짙게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아이들이 줄어있다는 것이다. 말을 가르쳐줄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AI에 말을 가르치고, AI에 배우려고 한다. 만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의 아름다운 말을 누구에게 배울 수 있을까? 「홧 어 원더풀 월드」의 노랫말처럼 ‘아기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요 / 나는 그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죠 / 그들은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테죠 / 내가 아는 것보다 / 그리고 나는 속으로 생각하죠 / 정말 멋진 세상이에요… .’ 바로 그 멋진 세상, 말을 배워가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 그런 것을 누구에게서 배워야 할까요?” 일순 행사장 안이 숙연해졌다. 인공지능, 챗gpt가 대세로 떠오른 지금, 변지원 교수가 던진 ‘우리의 말을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라는 질문은 모두에게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강민호 서울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중국 고전시가의 음송과 응용: 두보 강남봉이구년을 예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이어갔다. 중어중문학과에서 배우는 중국 고전시가는 음송과 응용이란 방식을 통해 좀더 깊게 공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성곤 교수와 함께 한시 음송을 공부하고 있는 강 교수도 두보의 시를 즉석에서 음송하기도 했다. 강 교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남대현 동문은 왕유의 시「상사(想思)」를 음송해 큰 박수를 받았다. 출석수업에 모두 참석하고 졸업한 전 민주당 대표 송영길 동문도 빗길을 뚫고 뒤늦게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그는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에서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일본학과에서도 공부해, 중국과 일본을 좀더 연구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한·중관계를 풀어냈다. 송 동문은 한자가 동아시아 문명을 이끈 동력이었음을 지적하고, 중국의 변화에서 민주주의와 민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2부 행사 직전에 빗길을 가로질러 대전·충남지역대학장과 충북지역대학장을 겸하고 있는 장호준 교수와 외부 일정을 보던 손정애 교수가 달려와 먼저 도착해 축제의 대열 속에 있던 김성곤·변지원·원혜련·김나래 교수와 합류했다. 행사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동문·재학생 함께 학과 개설 40주년 축하 1부가 교수들과 외빈의 강연, 축사에 할애됐다면 2부는 본격적인 재학생, 동문들의 열띤 무대로 채워졌다. 특히 재학생과 동문이 한데 어울려 대화와 소통, 이해와 신뢰를 더욱 다질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안준영 고문이 ‘학생으로 4년, 동문으로 40년’을 주제로 소감을 전할 때는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학과 개설 40주년을 축하하는 케이크 커팅식, 정초롱 국악인의 축하 공연과 김동영 동문의 변검 공연, 정나영 동문의 이백의 장진주 공연, 지역별 장기자랑과 시상식, 지역별 뒤풀이가 촘촘하게 이어졌다. 13개 지역대학을 대표한 참가자들은 한시 음송, 공연, 콩트 등으로 흥을 돋웠다. 장기자랑과 시상식을 밤 10시에 종료하기로 했지만,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아 밤 11시 30분에야 마칠 수 있었다. 특별상은 충북지역대학이, 응원상은 전북지역대학, 장려상은 인천지역대학, 우수상은 제주지역대학, 최우수상은 대전·충남지역대학, 대상은 서울 백천 스터디가 각각 차지했다. 이후 재학생과 동문은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 지역별로 못다 한 이야기를 교환하면서 우의의 시간을 이어갔다. 이튿날 일정은 우천 관계로 덕유산 산행 대신 태권도원 태권도 공연을 관람하고 폐회식으로 이어졌다. 2023년 중국어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김완석 동문(전북)은 “1박 2일 행사라 반가운 얼굴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됐다. 지금까지 참가한 행사는 전부 다 당일치기였는데, 참석해 보니 너무 좋았다. 뒤에서 행사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노고도 알게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2008년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가 10년 만에 다시 중문학과에 입학한 남연수 거창·함양학생회장은 “졸업하고 지역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면서 보냈는데, 사실 너무 심심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려다가 다시 학과에 입학해 새롭게 공부하는 걸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너무 잘한 것 같다. 이번 축제에서 많은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중문인 축제를 비롯해 학과 행사가 열리면 어디든 달려오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멀리 제주에서 5명의 학우와 함께 달려온 박명희 중어중문학과 제주학생회장도 “직접 와 보니 태권도원 주변 경치도 너무 좋았다. 참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타 지역 회장님들도 많은 정보를 주시고, 격려도 해주셔서 감사하다. 제주에서도 출석수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라고 말했다. 학생회 임원 LT에서 재학생, 동문까지 참여하는 전국 축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탰다. 1부 사회를 맡은 박제선 수석부회장, 2부 사회를 진행한 김태현 제35대 중어중문학과 전국회장, 행사 찬조와 먹거리를 준비해온 권미경(경기), 박명희(제주), 박미경(대전충남), 박승범(전북), 박현숙(대구경북), 심보연(인천), 이연광(충북), 이영미(강원), 조영철(부산), 천종학(울산), 추봉식(경남) 학생회장 등이 그들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무주로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전국 중문인 축제에서 나누고 다진 마음들을 안고 갔기에 그 원점은 전혀 다른 원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과 동문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든 중어중문학과 개설 40주년 중문인 축제였다. 무주=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216호최익현2024-07-05 01:18

  • “뛰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찍었어요”

    “뛰다가 숨이 넘어가서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다리가 진짜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7월 3일 개봉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에서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을 연기한 이제훈 배우의 회고다. 규남은 영화 내내 직진한다. 검문에 걸려도, 늪에 빠져도, 밟는 순간 죽음일지도 모를 지뢰밭으로, 추격대를 뒤로 하고 낭떠러지 물속으로. 멈춤 없이 직진하는 규남에게서 운명을 벗어나고 싶다는 근원적 욕망이 보인다. 이는 각자 처한 치열한 상황 속에서 탈주를 꿈꾸는 여느 사람들의 욕망과 호응하며 영화의 층위를 한 단계 확장하는 힘이다.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2012)에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박열」(감독 이준익, 2017)에서는 저항하는 아나키스트로, 드라마 「모범택시」(연출 박준우, SBS, 2021)에서는 정의를 구현하는 통쾌한 캐릭터로 사랑받은 이제훈 배우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탈주」에 합류한 계기가 궁금해요 시나리오 읽었을 때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분명했던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과연 원했던 삶을 살고 있나 하는 질문을 던지는 거죠. 그런 생각을 하던 시절을 대입해서 본다면 공감가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규남’을 보면서 저는 배우를 꿈꿨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정말 배우라는 직업을 하고 싶은데,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 모두가 말렸거든요.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배우가 되는 데 무슨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무모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너무나 불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저는 도전했어요. 그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규남이라는 인물 역시 주어진 삶에 따라야 하는 건데, 가고자 하는 지점이 불확실하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으로서 공가도 많이 돼서 이 작품을 선택했죠. 영화가 ‘스타일리쉬’합니다. 한 방향으로 직진하는 속도감도 느껴지고요. 장면 구성을 스토리보드에서 굉장히 촘촘하게 했어요. 사운드, 믹싱, 음악 전부 고려해서요. 영화가 짧은 시간 안에 직선적으로 표현돼서 한 번에 사람들이 체험하면 좋겠다는 감상의 목표가 있었거든요. 빠른 스피드로 전개하면서 음악도 과감하게 시도했습니다. 관객이 비하인드씬을 궁금해하면 디렉터스컷이 나올 수도 있으니 더 풍성하고 재미있을 거 같아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가 규남 전사에 배경음악으로 나와요. 호불호가 있겠지만, 이제훈 배우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2012)에서 그런 경험이 한 번 있었어요. 극장에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온다면, 이 노래를 알든 모르든 분명 굉장한 전율이 있을 거란 믿음이 시나리오 볼 때부터 있었거든요. 이번에 「탈주」 시나리오를 보면서 「양화대교」가 나오는데, 실제로도 제가 좋아했던 노래이기도 하고요. 규남의 전사와 함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에 맞춰 보여주면 왜 규남이 여기서 벗어나야 하는지 이 노래로 전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곡을 쓰도록 허락해주신 자이언티에게 감사하죠.(웃음) 영화에서 정말 ‘죽도록’ 고생하더라고요. 대역도 안 썼다고. 제가 앞으로 이렇게 험난하게 액션을 하면서 할 작품이 또 있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 없지 않을까요.(웃음) 스크린은 너무 크잖아요. 현장에서 점처럼 보여도 극장에서는 크게 보이니 대역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규남이 처한 상황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더 극단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그 인물을 표현할 수 없다고 봤어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계속 뛰고, 구르고 하던데 촬영 전에 체력적으로 준비를 단단히 했을 것 같아요. 매일 운동하고, 어렸을 때부터 지구력은 운동부 빼고 최고라 자부할 정도로 자신 있었어요. 「탈주」 들어가기 전에도 당연히 할 수 있어,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나를 몰아붙일 거야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어요. 착오였구나.(웃음) 마흔을 앞둔 상황에서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달리는 차를 어떻게 두 발로 따라잡나요. 그런데 규남 입장에서는 저 차를 못 따라잡으면 그 자리에서 총 맞아 죽는 거잖아요?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로 달렸죠. 그걸 제가 몸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요.   그런데 몸에도 한계가 있고, 먹는 것도 제한이 있었어요. 영화에서는 2~3일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실제 촬영은 넉 달 가까이 했어요. 탄수화물은 거의 섭취하지 못한 채 갈수록 마른 장작, 피골이 상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런 극한의 상황을 돌파하고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달리는 장면에서 결국 부상을 당했다고요. 풀숲을 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달리다 보니 결국 무릎이 안 굽혀지더라고요. 그때 스스로에게도 너무 화가 났어요. 스태프들에게도 너무 미안했고요. 거의 다 찍긴 했는데 아직 몇 컷이 남은 상황에서 제 무릎이 안 굽혀지니까요. 무릎이 안 굽혀지니까 나중에 본 무릎을 펴고 달리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몰입했어요. 이종필 감독님이 이건 아니라고 오히려 현실을 자각시켜줘서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도 계단을 내려오거나 장시간 산을 타면 오른쪽 무릎이 아파요. 앞으로 액션 영화를 하려면 보조기구를 차야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탈주」는 제게 그런 작품입니다.   대사 중에는 어떤 게 기억에 남나요? “내 갈 길 내가 정했슴다”라는 대사요. 이 영화의 핵심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특수한 상황에 놓인 인물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로 이어지는 대사가 되길 바랐어요. 다들 세상에 치여서 살잖아요. 각자가 설정한 목표, 꿈이 있는데, 그걸 향해 다가가는 방법과 속도가 다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영화 말미에서 질주하다가 리현상에게 잡혀 감정을 폭발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마지막에 현상이 제 턱 밑까지 쫓아와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너무 서글프고 슬펐습니다. 규남이 여기서 나갈 수밖에 없는 진심을, 정말 내장까지 꺼내서 보여준다는 기분이었죠. 그걸 구교환 배우 눈빛을 바라보며 연기하는데, 제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을 발견했어요. 아, 내가 진짜 자유를 갈망하고 있구나 하는. 시나리오상 대사나 상황은 충분히 알고 있었죠. 그런데 한 땀 한 땀 치열하게 씬들을 찍어오면서 울분 같은 게 많이 쌓였었나 봐요. 형이 그렇게 연기를 받아줘서 감정을 다 폭발시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리현상’ 역의 구교환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시나리오의 대사와 표현들을 자유롭게 창작하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너무 재미있고 독특하면서 특별한 지점이 있는 배우죠. 특히 「탈주」에서는 립밤, 전자담배, 핸드크림 같은 단순한 설정을 넘어 독특한 매력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더라고요. 이 작품을 보면 관객들이 더 구교환 배우에게 빠지겠구나, 이미 팬이라면 더 이상의 출구는 없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배우 대 배우로 만났지만, 구교환 배우가 장편영화 연출을 준비 중이라서요. 감독 구교환과 배우 이제훈으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형이 시키는 거 다 할 테니 불러달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아직 확답은 안 주더라고요.(웃음) 동혁 역의 홍사빈 배우와는 어떠셨어요? 홍사빈 배우 역할이 컸어요. 규남의 계획에서 동혁이 하는 일들이 어찌 보면 미울 수도 있거든요. 규남이 이루고자 한 목표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규남은 아무리 힘들어도 주변을 돌아보며 나누는 마음씨, 그런 본성을 가지고 있는 걸 동혁을 통해 드러낼 수 있었어요. 제가 동생이 없는데, 만약 있다면 이런 존재이지 않을까 싶었죠. 너무 귀엽고, 또 성실하게 연기를 잘해요. 「탈주」 촬영 중에 다음 작품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말 당연하다, 기대되는 배우다, 쉬지 않고 작품을 계속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홍사빈 배우 역시 배우를 꿈꾸면서 저처럼 쉽지 않았다는 게 느껴져서인지, 굉장히 노력하고 몰입하던 모습이 기억나요.   이종필 감독은 어떤 스타일이던가요? 감독님을 만나서 이 영화의 목표지점이 너무 명확하단 걸 발견하고는 아, 이제 우리는 달리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럼에도 배우로서는 규남 캐릭터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궁금하잖아요.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엄청 두꺼운 페이퍼를 보여주시면서 규남의 전사를 설명해주더라고요. 촬영 전날이면 다음날 찍을 장면들에 대해 규남이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지를 장문의 문자로 보내줬어요. 80회차 가까운 촬영 동안 매일요. 이런 감독이 어딨나요? 정말 대단한 거죠. 규남 캐릭터나 시나리오에 대한 이견은 없었나요? 너무 재미있는 게 이견이 없었어요. 오히려 극한의 장면을 제가 너무 보여주려고 하니, ‘됐다’고, ‘오케이’라고 계속 하시더라고요. 저도 연출한 경험이 있으니 조금이라도 소스를 더 많이 만들어들여야 편집할 때 감독님이 편한 걸 알잖아요.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이 해서 감독님께 안겨드리고 싶었어요.   배우를 꿈꾼 건 언제부터인가요? 어렸을 때 영화를 보면서부터였어요. 초등학생 때 매일 비디오가게에 가서 VHS 테이프로 된 영화를 빌려봤거든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7)가 선명하게 기억나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명확한 메시지 전달은 안 됐는데,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막둥이 역할의 한석규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그 꼬맹이가 인생사를 느꼈으니까요. 당시 관객들이 한국 영화는 질 떨어진다며 잘 안 보던 시절이었는데, 강제규 감독의 「쉬리」(1998) 같은 블록버스터 나오면서 관객도 한국 영화에 열리기 시작한 거 같아요. 저 역시 한국 영화에 애정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거죠. 그렇게 원하던 배우가 됐고 인기도 얻으셨어요. 하지만 연차가 쌓이며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큰 스크린에 나오는 배우가 된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보면 꿈을 이룬 거긴 한데, 주연을 맡으면서는 꿈을 이룬 게 아니라 배우는 계속 도전하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완성이라는 단어는 없다는 것, 한 작품, 한 작품이 목숨처럼 소중해요. 평가가 더 냉정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평론, 대중의 사랑이 제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십지 않아요. 행복하려고 배우를 선택했는데, 갈수록 괴로운 순간을 목도할 때가 많아지거든요.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아, 이렇게 살려는 운명인가 합니다.(웃음)   작년에 개인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뻔한 상황에 놓였어요. 그때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았는데 죽으면 억울하다, 좀 막 살 걸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막상 눈을 뜨니 숨이 붙어 있었죠. 그럼 이제부터 난 천천히,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 거야, 할 줄 알았는데, 또 작품 하나하나에 몰두하고 있더라고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마 지금 제게 주어진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 그런 진심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관객에게 보이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소통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 다들 목표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는 분명 노력은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삶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솔직히 제게 배우에 대한 꿈을 이뤘냐고 말씀하신다면, 그 무게감, 책임감,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저는 계속 도전하고 있을 거 같아요. 도전하는 속에서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거든요.   저는 100명 중에 99명이 저를 응원하더라도 1명이 응원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가 궁금해요. 반대로 99명이 싫어해도 1명이 진심으로 사랑해준다면 그걸 통해 인생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고, 배우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는, 희망을 주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배우들을 보면서 꿈을 키운 사람이니까요. 소속사를 만드는 또 다른 도전도 하셨죠. 평생 연기할 사람이니 소속에 대한 부분이 중요해요. 소속사에서 좋은 순간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좋지 않은 순간이 있다면 이동을 고민하게 되죠. 평생 배우할 사람이 계속 이동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헤어지는 걸 반복하면 과연 내가 원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소속사를 만들었는데, 저와 함께 하겠다고 의기투합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잘하고 싶고, 배우들이 계속 꿈을 꿀 수 있도록 비전을 가져가고 싶어요. 배우를 평생 하고 싶은 이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싶습니다.   좋은 배우이자, 좋은 CEO시네요. 제가 배우다 보니, 배우들이 원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어요. 소통하면서 거짓 없이 채워줄 수 있다고 보고요. 물론 다 좋을 순 없어요. 다만 나쁜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것들이 고민인데, 지금까지는 희망적으로 봅니다. 오랜만에 영화 주연으로 관객을 만납니다. 흥행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주연 배우로서 매 순간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죠.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니 설레면서 동시에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보통 배우들이 개봉 당일과 1~2주차에 무대인사를 하는데요, 더 많이 잡아달라고 요청했어요. GV를 좋아하는데, 영화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관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216호윤상민2024-07-04 13:14

  • 립밤, 핸드크림으로 캐릭터 강렬하게 표현 …
    “첫 얼굴과 달라진 마지막 얼굴 스크린으로 확인하시길”

    한국 영화 중 가장 강렬한 첫 등장 씬의 하나인 「꿈의 제인」(감독 조현훈, 2017) 이래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2021), 「D.P.」(연출 한준희, 2021, 넷플릭스)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한 구교환 배우가 한 번 더 군인 역할로 돌아왔다. 7월 3일 개봉한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에서 남한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한 보위부(국가보위성) 소좌 ‘리현상’ 역을 맡았다.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현재는 유능한 장교인 현상은, 탈주병 발생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규남’(이제훈)의 부대로 온다. 어린 시절 알고 지낸 규남을 보호하던 현상은 규남의 ‘내일’을 향한 진짜 탈주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오늘’을 지키기 위해 기를 쓰고 추격한다.   다정하면서도 집요하고 무자비한 추격자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구교환 배우의 연기는 영화에서 립밤, 핸드크림, 전자담배 등 독특한 소품들과 함께 인상적으로 표현됐다. 자신이 포기했던 ‘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질주하는 규남을 쫓는 리현상 소좌로 분한 구교환 배우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탈주」 촬영 현장 이야기와 이제훈 배우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들어봤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등장하는 장면부터 눈이 가더라고요. 립밤, 핸드크림, 전자담배 같은 소품이 ‘리현상’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제 아이디어는 아니고요.(웃음) 철저히 콘티 기반입니다. 다만, 리현상 얼굴보다 립밤이 먼저 스크린에 보이도록 한 거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게 현상의 얼굴이구나! 하는 느낌이 드니까요. 앵글이나 소품이나 현상이 다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처럼요. 현상은 외적인 면을 꾸미는 캐릭터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포마드 헤어, 재킷, 롤렉스 시계 등으로 겉을 꾸미잖아요. 반대로 그 뒤에 숨어 있다는 생각도 했죠. 불안을 외형으로 숨긴다는.   「D.P.」에서도 군인 역할을 맡았고요. 「모가디슈」에서도 북한 참사관 태준기 역을 맡았어요. 「반도」(감독 연상호, 2020)에서도 빌런 서 대위로 분했습니다. 군인 배역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군인은 그냥 수단일 뿐입니다. 저는 군인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서 대위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미쳐버린 남자고요, 헌병 한호열은 자신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청춘이죠. 태준기는 탈출하려는 인물이라 흥미로웠습니다. 「탈주」에서 현상은 시스템 안에 갇힌 남자고요. 군인으로 접근했으면 안 했을 거예요. 군인은 그저 그 캐릭터를 둘러싼 요소일 뿐이고, 저는 그 인물이 궁금했을 뿐이죠. 모두 군인 배역이었는데, 군인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인데요. 어떤 캐릭터에 끌리나요? 그때그때 다른 거 같아요. 어떤 캐릭터는 감독님의 코멘트를 많이 듣기도 하고요. 시나리오를 보고 저 세계관으로 들어가면 재미있겠다고 느껴지는 것도 있죠. 「탈주」는 리현상의 얼굴이 궁금했어요. 이제훈 배우와 이종필 감독도 궁금했고요.   리현상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규남’(이제훈)에게 집착할까요? 규남은 현재 제거해야 할 ‘꿈’인 거죠. 탈주하면 현상은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니까요. “남한이라고 지상낙원일 거 같아?”라고 규남에게 하는 말은 사실 자신이 생각한 건데, 뒤에 숨어 있는 거예요. 동료 군인에게 “너는 군인이 맞지 않는 거 같아. 맞단 걸 증명해봐”라고 하는 대사도 자신한테 하는 말이죠. 자기가 하지 못하는 걸 남에게 강요해요. 뒤에 숨어서요. 그런 의미에서 ‘선우민’(송강)은 러시아에 두고 온 유령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실제 터치도 없고요. 지금 모습을 보여주기 부끄러운 꿈 같은 존재랄까요? 규남이가 현재 제거해야 할 ‘꿈’인 것처럼요. 규남은 목적이 뚜렷합니다. 탈주죠. 그런데 현상은 이상과 경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려요. 내적 고민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요? 말할 때보다 침묵할 때의 모습들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선우민과 전화를 끊고 나서의 행동들에는 친절함이 묻어 나오죠. 또 조준경에 규남이 정확하게 잡혔는데도 빗맞춘다거나 하는 행동들이 있어요. 그런데 경계가 모호하긴 해요. 규남의 맹수 같은 눈빛에 압도된 것도 아니니까요. 그게 영화가 주는 장면의 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끝부분에 규남을 계속해서 추격‘만’ 합니다. 그런 현상의 모습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나요? 실수처럼 느껴지진 않아서 억지스럽다는 느낌은 안 들었어요. 물론 잡아야 한다는 감정으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 중에 감정이 움직이는 거죠. 어떤 장면에서는 잡고 싶기도 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놓아줄 수도 있는? 만약 처음의 태도를 끝까지 유지했다면, 아마 제가 현상을 연기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구교환 배우에 대한 이종필 감독의 애정이 느껴지는 장면이 나오죠. 「러브레터」(감독 이와이 슌지, 1999)를 오마주한 장면이 나와서 ‘빵’터졌습니다. 현상의 미소를 처음 볼 수 있는 장면이죠. 배우로서는 뭐,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종필 감독님에게 질문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이제훈 배우와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큰데요. 이제훈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이제훈 배우가 제 작품들을 보고 호감을 느꼈듯이, 저 역시 이제훈 배우의 많은 필모그래피를 보면서 영화를 공부했어요. 친밀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도 사람인지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제훈 배우랑은 첫 촬영부터 낯설지 않더라고요. 둘이 같이 찍은 첫 장면에서 규남과 현상이 과거에 우정을 나눴다는 걸 회상 없이 대화로 관객에게 전달해야 했어요. 서로 거침없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두세 작품을 한 것 같은? 촬영을 20회정도 한 기분이었죠.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다는 게 그렇게 중요합니다.(웃음)   이제훈 배우는 감독 구교환을 만나고 싶은데, 아직 확답을 못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땡큐! 진심으로 쓰겠습니다.(웃음) 요즘 대세 배우잖아요. 러브콜을 많이 받을 거 같은데, 작품 선택에 고려하는 게 있다면요? 엄청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제 출연작들을 보셨다면 아실 거예요. 분량이 제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요. 선택의 기준 중에는 감독님도 있어요. 시나리오 너머 감정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이 감독님이라면 충분히 동기를 만들어줄 거란 믿음으로 들어갈 때도 있어요. 「탈주」는 이제훈 배우와 이종필 감독이 있어서 선택했고요. 사실 리현상의 첫 얼굴과 마지막 얼굴이 달라요. 이게 너무 궁금했어요. 처음엔 가짜 박력, 기세를 보여주는데, 말미로 갈수록 진짜 기세가 드러나는 모습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리현상의 처음 얼굴과 마지막 얼굴이 달라져요. 변화가 있는 인물인데 어떻게 연기하셨나요? 그 부분은 감독님이 채워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훈 배우가 그런 감정을 만들어줄 수도 있고요. 만약 다음 컷에 총이 인서트로 들어가면 더 무서워질 수도 있는 거죠. 영상 작업이 너무 재미있는 게 그런 점인 거 같아요. 혼자서는 이 에너지를 만들 수는 없죠. 제가 해내야 하는 지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런 부분들은 사실 믿고 갑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뭔가요? 규남이 별빛 아래서 달리는 장면요. 이쪽도 저쪽도 별이 쏟아질 거 같은 멋진 밤하늘에서 한 방향으로 규남이 질주하잖아요. 누군가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데, 그때 달려가는 규남이 모습이 그랬어요. 쾌감도 느껴졌고요.   촬영장에서 감탄을 많이 한다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감탄도 많이 하고 농담도 많이 해요. 저는 현장이 재미있어요. 기질 자체가 현장에서 유머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유머만큼 서로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없지 않나요? 집중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는 시답잖은 농담을 많이 합니다. 그게 유머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하고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연기자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약점과 강점이 있다면요? 약점은 강점을 모른다는 거죠. 그게 약점이자 강점입니다. 저는 제가 기준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관객에게 전달해요. 그렇기에 관객이 1순위고요. 다만, 제가 좋아하는 취향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거죠. 영화를 찍을 때는 제 것으로 생각하지만, 개봉하면 관객의 것이 되는 것처럼요.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한계가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하세요? 좀 물러나는 편이에요. 단단하면 부러지잖아요. 좋아하는 단편을 보거나, 자요. 음악을 듣기도 하죠. 제 플레이리스트가 좀 다양해요. 레드벨벳 노래 다음에 유재하 노래가 나오니까요.(웃음) 음악 들으면서 달리면 그렇게 좋아요. 유산소가 역시 최곱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추천곡 하나 주신다면요.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요. 이어폰 끼고 혼자 들으세요. 노는 아이들 소리 들으면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애틋해져요. 영화 말고 요새 마음이 가는 건 뭐가 있나요 자꾸 영화 이야기만 하면 ‘영화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느낌이라.(웃음) 요즘은 레트로 게임에 꽂혔어요. 「파이널판타지 5」나 「대항해시대 2」를 가끔 해요. 그 당시 세대라 일방향 게임을 좋아해요. 요즘 채팅창으로 대화하는 게임도 좋아하지만, 일방향으로 가야 하는 강제성을 띈 게임이 좋더라고요.   관객이 배우 구교환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진짜 이런 거 이야기하기 싫은데.(웃음) 아마 좋아하는 게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현장을 즐거워하는 게 작품에서 느껴질 거고요. 사진을 찍어도 그 공간에서 추억을 담듯이, 제 연기에서 현장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드러나지 않았을까요? 그건 화면에서 거짓말 안 하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히 활동하셨고, 이제 상업영화계도 접수하셨습니다. 구교환 배우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요? 수단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거요. 그냥 계속 즐기고, 재미있으면 좋겠어요. 이제훈 배우가 씨네필이고, 켄 로치 감독님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대부」도 안 봤거든요. 꼭 봐야 하나요? 저는 「동방불패」(감독 정소동·당계레, 1992)를 좋아합니다. 임청하 엄청 좋아하고요. 모든 영화를 사랑하진 않지만, 꽂혀 있는 영화는 확실히 좋아하죠.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영화 중에 「마스터」(2013)보다는 오히려 「펀치 드렁크 러브」(2003)를 좋아하죠.   최근에는 무슨 영화 보셨어요? 저는 영화관 가는 것도 좋아해요. 제가 좀 산만한 편이라 불 꺼놓고 강제성을 약간 띤 채로 영화를 보는 게 너무 좋아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감독 조지 밀러)를 봤어요. 영화 볼 때 옆에서 떠드는 거 안 좋아하는데, 옆에 앉은 관객이 “어우, 이 영화 보려고 몇십 년을 기다린 거야!”하며 일어나시는데, 저도 갑자기 일어나고.(웃음) 영화의 여러 모습을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탈주」를 볼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보실 때 시간이 잘 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재밌으면 좋겠어요. 재미가 1순위에요 저는. 재미가 있어야 그다음에 본인의 감상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면, 후에 감상도 듣고 싶습니다.

    216호윤상민2024-07-04 13:23

  • 불 뿜는 장면 찍으며 침샘 부상도 … “쓰임새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주지훈의 얼굴에는 드라마가 있다. 귀공자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느껴지면서도, 끊임 없이 조잘대는 동생의 얼굴도 있다. 한편에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이의 슬픔이 보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청년의 모습도 있다. 2003년, 모델로 먼저 이름을 알렸던 그가 대중에게 연기자로 각인된 작품은 MBC드라마「궁」(연출 황인뢰, 김수영, 2006)이었다. 황태자 이신 역할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순식간에 배우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영화「신과 함께 1, 2」(감독 김용화),「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2023) 등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활동했다. 주연을 맡은「암수살인」(감독 김태균, 2018)으로 제24회 춘사영화제와 제5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공항대교’에서 벌어진 초유의 100중 추돌사고로 실험용 군견들이 탈출해 사람을 공격하는 영화「탈출: 사일런스 프로젝트」(감독 김태곤)에서는 인생 잭팟을 노리는 도로 위를 배회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렉카 기사 ‘조박’을 맡았다. 고 이선균 배우의 유작 중 한 편이기도 한 이 영화는 작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고,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140개국에 선판매되기도 하는 등 화제에 올랐다. 주지훈 배우가 데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색다른 비주얼에 어쩌면 관객들은 ‘이렇게나 잘생긴 배우가 왜 저렇게 망가지는 역을 맡았는가’ 의문에 빠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가 무거워질 법한 순간이면 어김없이 등장해 위트 있는 대사로 관객에게 숨쉴 여유를 주는 그의 연기를 보면,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에 임했는지가 느껴질 것이다. 강동원의 뒤를 잇는 모델로 화려하게 데뷔해, 연기 분야까지 확실히 접수한 주지훈 배우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탈출」 시나리오 첫인상은 어땠나요? 저는 항상 기획 의도와 일치하는 시나리오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탈출」은 그게 일치한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누가 봐도 좋아할 만한 팝콘 무비기도 했고요. 팝콘 무비라 좋았다기보다는 시나리오가 가진 의도와 제작진이 좋았습니다. 아닌 경우가 다반사니까요.(웃음) 게다가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두 편을 함께 한 최고의 VFX 회사인 덱스터가 함께 했잖아요. 이들의 작업 방식과 시스템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니 신뢰하는 마음으로 합류했습니다.   작품적으로 재미를 느낀 지점도 있다면요? 이야기 전개가 빠른데, 그 안에서 사건들과 구성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특히 제가 맡은 ‘조박’ 캐릭터는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이 위트 있거든요. 연기하는 맛이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말씀하신 조박은 재난 영화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틈을 만들어줍니다. 그런 걸 좋아해요. 관객들이 좀 숨을 돌릴 수 있도록, 기능성이 꽤 부과된 캐릭터를 좋아해요. 꼭 이런 캐릭터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요. 극적 허용이 가미돼 있는? 리얼리티라는 것이 꼭 우리의 내면을 잔잔하게 그려야 한다는 게 아니라, 뭔가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렇게나 잘생기고 멋진 배우가 그렇게나 망가지는 역할 서슴없이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생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대부분 망가진다고들 표현하시는데, 저는 그런 개념이 없는 사람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 연극 등 여러 매체에서 봤던 캐릭터들의 매력을 즐겼거든요. 그래서 작품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드는 캐릭터라면 주저 없이 즐기는 편입니다. ‘조박’ 캐릭터도 마찬가지였고요. 드라마든 영화든 주지훈이라는 배우를 넓게 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조박의 파격적인 외모를 구축하는 데 어린 시절 동네 ‘노는 형’들을 참고하셨다고요. 선입견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겠지만, 뭔가를 창작해내는 배우 입장에서는 잘 활용하면 ‘보편적 감정’이 되고, 비틀면 ‘NEW, 새로운 감정’이 됩니다. 제가 어렸던 90년대 초중반에 동네에 가스 배달하는 형들이 많았어요. 가출 청소년 또는 두발 규제하는 학교나 경직된 사회에 불만이 많아서 ‘마이 웨이’를 외치는 형들이었죠. 다행히 요즘은 그런 형들이 동네에 별로 없지만요.   공동체를 배려하기보다는 자기 안위를 우선시하는 느낌으로 캐릭터를 구축했죠. 주유소에서 ‘슈킹’(돈을 거둔다는 일본어의 한국식 발음)할 정도로 장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헌 렉카를 모니, 옷도 낡았을 테고요. 작가님이랑 이야기하다가 머리스타일도 제가 제안했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제 캐릭터에는 기능적 측면이 있다고 했잖아요. 진중하고 집중된 재난 상황을 비트는 역할이니까, 딱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가 생겨야 한다고 봤어요.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기능적인 캐릭터라고 하셨지만, 관객에게 너무 가볍지 않게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셨을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하자니 기능적이란 거지, 그렇다고 연기를 기능적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은 모두 같아요. 기능적인 캐릭터라고 대충 준비하는 건 아니죠.(웃음)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장면의 어떤 지점에서 테이블을 탕 치고 싶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지금 말고 대사 다음에 치라고 하면? 그런데 제 감정상 지금 쳐야 해요. 그럴 때는 편집을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봅니다. 다른 인물 얼굴이 들어간다거나, 인서트 컷 등이 들어가서 편집적인 요소로 사용한다고, 그렇게 극적 허용이 되는 상황에서는 제 캐릭터가 기능성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니 할 수 있죠. 그게 아닐 경우에는 감독님께 질문하고요. 군사용 실험견 ‘에코’들은 전부 CG라고 하더라고요. 연기할 때 힘들지 않으셨나요? CG에 대해선 어느 정도 걱정하긴 했지만, 덱스터라는 회사의 시스템을 알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어요. 오히려 후시 작업에서 느낀 부분이 있어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애니메이션 더빙 작업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00%까지는 아니어도 이번 영화는 거의 후시 녹음인데요. 촬영이 끝나도 이 구간에서 많은 부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경험이 있던 거죠. 그래서 현장에서 두려움 없이 마구 연기했어요. 감독님도 동료 배우들도 모두 만족할 정도로요.   그런데 첫 편집본을 보니 재난 영화라는 어두운 톤앤매너에 안 맞게 제 캐릭터가 너무 튀더라고요. 오선지를 벗어났달까요? 저만 소프라노 같은 느낌이니 민망했죠. 그래도 보정이 가능한 걸 알았기에, 후시에서 촬영 톤의 50% 이상을 깎아냈습니다. 이게 가능한 곳이 바로 덱스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현장에서 두려움 없이 충실히 연기할 수 있었던 거고요.   「젠틀맨」(감독 김경원, 2022) 때도 강아지와 케미가 돋보였는데, 이번에 ‘조디’와는 어땠나요? 잘 봐야 눈치채실 텐데, 굉장히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조디와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서 찍었어요. 작은 강아지라 가방에 넣고 뛰고 액션을 해야 하는데, 잘못되면 골절되잖아요. 제작진이 애초에 걱정이 많아서 대부분은 인형으로 찍었고, 꼭 필요할 때만 데리고 찍었습니다. 요즘 정말 복지가 좋아요. 강아지 노동시간, 휴식시간이 정말 배우들보다 훨씬 좋더라고요.(웃음) 열정 넘치게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장면도 실제로 하셨다고요. 쉽지 않았죠. 제작진도 당연히 하지 말라고 말렸고요. 덱스터잖아요. CG로 다 가능하다고.(웃음) 그런데 이게 말하면서도 웃긴데, 어차피 편집에서는 컷을 잘라서 붙이니 대역을 써도 되잖아요? 근데 당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쭉 하고 싶은 느낌이 있었어요. 기관총 쏘는 장면도 아니고,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도 아닌데, 저는 그 불을 뿜는 장면에서 이기적이었던 조박이 뭔가 사람들을 도우려 하는 사람으로 변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욕심일 수도 있죠. 그래도 현장에 응급팀이 상주해 있어서 얼굴이나 머리에 물을 많이 바르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하고 촬영했습니다.   대역으로 부른 차력사보다 더 크게 불을 뿜어서 다들 놀랐다고요.(웃음)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겁을 먹었나 봐요. 더 크게 숨을 내쉬고 한 거죠. 왜 ATV를 타거나 승마를 하고 나면, 할 때는 긴장 안 한 줄 알았는데, 내리면 다리가 후들거리잖아요. 나도 모르게 온 몸이 긴장했던 거죠. 「탈출」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위스키를 머금었다가 후~하고 불을 뿜었는데, 너무 긴장했는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위스키가 침샘으로 넘어갔대요. 일주일 고생했어요. 침샘과 바꾼 장면입니다.(웃음) 조박 캐릭터는 위트 있는 대사를 많이 하는데요. 애드리브가 있었나요? 아뇨. 생각보다 인물들도 많이 나오고, 규모감도 있잖아요. 애드리브가 많아 보이지만 거의 정해진대로 가야 했어요. 투샷으로만 가는 게 아니라 화면에 잡히는 인물들이 많으니까요. 이 애드리브 하나로 다른 배우 타이밍까지 방해하면 안 되니까, 제가 한 건 ‘아앜’하는 거의 의성어 정도?(웃음) 눈치 봐가면서 했습니다.   세트가 굉장히 실감 납니다. 영화 초반 100중 추돌장면부터 몰입이 되더라고요. 배우로서는 그런 광대한 세트장 촬영이 어땠나요? 실제 다리 규모로 지은 세트장을 보고 놀랐죠.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한 일이고요. 급박하게 달려가는 장면은 물론, 100m 거리를 실제처럼 차량이 운행하고, 사고난 차량 300여대를 세팅해 뒀으니, 억지로 집중하거나 감정선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는 감사한 현장이었습니다. 세트에 아스팔트를 깔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웃음)   세트도 넓고 액션 장면도 많아서 특히나 고생했던 현장일 거 같아요. 거기 연기도 다 진짜 스모그를 뿌렸어요. 배우와 스태프까지 몇백 명이 들어가고, 차량도 진짜 차량이잖아요. 그 안에서 매일 뛰고 호흡하면 일단 기관지부터 점막이 있는 기관들을 다 안 좋아지죠. 촬영 끝나고 코를 풀면 까만 물이 나오고요. 뭐 직업병이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습니다. 가벼운 에피소드로 세트가 너무 커서 화장실 갈 때 좀 힘들었고요.(웃음) 영화는 하루 동안 일어난 재난 상황을 다룹니다. 인물 간 호흡이 중요했을 거 같아요. 사실 그게 다죠. 뭐. 우리 영화에는 CG가 많으니까 계속 대화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다리가 무너질 때 각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그런데 이동하는 주요 인물만 8명에다 뒷배경에 버스 승객은 10명이 넘어요. 어떤 인물은 ‘그 정도는 안 무서울 거 같은데?’라고 느끼고, 또 어떤 인물은 ‘하나도 안 무서운데?’라고 할 수 있죠. 둘 다 맞는 말이니 계속 대화를 하면서 시선 등 디테일한 부분을 맞춰나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CG를 그렇게 썼는데도, 트렁크 장면은 그대로 찍어서 고생하셨다고요. 그런 게 변수입니다. 사실 트렁크 장면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나 CG 범먹인 영화에서 왜 차를 잘라두지 않은 걸까요?(웃음) 실제 차 트렁크에 들어갔어요. 눈으로 보면 모릅니다. 트렁크 들어가는 순간부터 고난이죠. 하루에도 수십번 몸을 테트리스처럼 접어서 트렁크에 맞춰요. 그런데 눈으로 보는 거랑 화면에 보이는 건 달라요. 공간은 없는데 ‘양 박사’(김희원) 주머니는 뒤져야 하니 더 목을 꺾으면서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연기한 거죠. 나중에는 쥐가 너무 나서요. 그냥 감정이고 뭐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액션은 고생이고, 이번 영화는 통증이었어요. 너무 아팠습니다.(웃음) 후반부 탈출 장면에서 렉카는 실제로 운전했나요? 일정 부분은 했고요, 점프하는 건 못했습니다. 예산을 한 4천억 원 정도 투입했다면, 저도 톰 크루즈처럼 했을 텐데 말이죠.(웃음)   3년 전에 작업하셨지만, 개봉을 앞두고 고 이선균 배우 생각이 안 날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은 영화에 포커스을 맞추는 거죠. 「탈출」에 출연한 배우로서, 조박이라는 캐릭터로 이 영화의 정보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거고요. 견디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우리는 살아 있고, 그렇게 지나가는 거죠.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을 ‘깐깐한 배우’로 기억하더라고요. 깐깐한 게 아니고요, 그게 맞는 거예요. 우리가 식당 가서 제육볶음을 주문했는데, 고등어구이가 나오면 안 되는 거잖아요. 이선균 선배는 경력도 길고 워낙 작품도 많이 해서 현장을 잘 아는 거죠. 이선균 배우 말이 다 맞았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가끔 피곤했지만요.(웃음)   이선균 배우는 어떤 연기자였나요? 저랑 결이 비슷한 면도 있지만, 코어가 다른 부분도 많았어요. 인간적으로는 좋은 선배, 좋은 연기자여서 현장에서 그걸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죠. 감정선 하나하나가 예민한 장면이라면 대부분 배우들이 시나리오에 충실히 연기하죠. 반면에 조금 관객 친화적인 장면에서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요. 저 역시 한 번 해볼까? 하는 편입니다. 해보고 아님 말고 식이죠.   그런데 이선균 배우는 물음표가 있을 때 굉장히 디테일하게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더라고요. 저는 그냥 던져보는 스타일이니, 이선균 배우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죠. 저는 상대 배우가 물음표를 가지면 말하기 귀찮아서도 안 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다가도 이런 부분은 좀 배워야겠다 생각한 것도 많았어요. 그건 뭐 김희원 배우나 저보다 어린 김수안 배우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시 다른 배우가 주지훈 배우에게 배웠으면 할 법한 게 있을까요? 관심 없어요. 각자도생인데요 뭐.(웃음)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알아서 배우겠죠. 제가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가르칠 것도 아니라서요.(웃음)   이선균 배우와 결이 비슷하단 건 어떤 부분일까요? 유쾌해요. 스트레스를 대하는 방식이 유쾌하고, 밝게 다가가는 부분이 있는데요. 스몰 토크를 좋아하는데,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날리는 부분이 좀 비슷한 거 같습니다.   작년에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관객들이 좋아했던 장면이 있었나요? 일단 칸 국제영화제 자체가 어찌 보면 영화 ‘덕후’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일부러 시간을 내서 비행기를 타고 와요. 기본적으로 ‘나 여기 즐기러 온 거야’라는 마인드들이라 기본적으로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영화 후반부에 통쾌한 장면이 나오는데, 극장 안에 2천 명이 넘는 관객이 다 박수치면서 휘파람 불고 웃더라고요. 배우로서 기분이 얼마나 좋았겠어요? 라이브쇼, 뮤지컬을 보듯 관람하는 문화여서 그런지, 확실한 어떤 장면보다는 위트가 있을 때 웃어주니, 그런 의도가 잘 전달된 장면들은 기분이 좋죠. 벌써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고 계시는데요. 작품 선택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재미요. ‘funny’가 아니라 ‘interesting’한가입니다. 저는 쉽게 읽히는 대본을 좋아해요. 「지배종」(연출 박철환, 디즈니+, 2024)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바이오, 생명공학 이런 거 저도 잘 모릅니다. 포인트는 이렇게 모르는 분야도 문맥으로 잘 읽혀 넘어가고 이해가 잘 되는 대본을 좋아한다는 거죠.   「아수라」(감독 김성수, 2016)도 그렇고요. 힘 있고 액션 있는 연기를 많이 하는데, 특별히 이런 영화들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러니까 왜 자꾸 저한테 그런 역할을 주는 걸까요.(웃음) 저도 봄바람 살랑이는, 수채화 같은 영화 좋아해요. 일본 영화처럼요. 풀샷, 롱샷 위주 영화 좋아하는 데 그런 시나리오를 주시질 않에요.   힘들지는 않으세요? 생각해 보니 연기를 시작한 지도 20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최근 10년은 1년에 두 개에서 두 개 반씩, 꾸준히 작품을 했고요. 그러다 보니 다른 것보다 실제로 몸이 좀 부대낀다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최근에 액션물을 많이 했잖아요. 시리즈의 경우에는 찍는 분량도 영화보다 많고요. 몸이든 스케줄이든 좀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점이긴 합니다. 차기작에서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게 있나요? 저는 막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관심은 없고요. 재밌는 대본이 좋아요. 풍자와 해학이 넘치고, 위트 있는 거요. 요즘은 ‘다름’에 대한 질타가 많은 세상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너그러운 관점으로 무언가를 배제하고 질타하는 게 아니라, 너무 진지하게는 아니라도 함께 고민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 그게 갈등이든 뭐든 부드럽게 풀어낼 수 있는 게 좋아요. 그래서 코미디를 사랑하고요.   영화 개봉 후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영화 재밌다!”라는 말이요. 영화가 재밌으면 그 캐릭터가 악역이라도 사랑받잖아요. 배우로서 개인적 욕심이 있는 시기는 지난 거 같아요. 내가 이 영화에 필요한 배우였다고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쓰임새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216호윤상민2024-07-10 19:13

  • 학교와 함께 해결책 찾는 학생회!

    해마다 지원금은 줄어들고 행사는 점점 많아지고 참여 인원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학생회비 납부율 제고’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일상이 멈췄던 2020년, 화장품매장 세 곳을 운영하던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결국 과감하게 매장정리 결단을 내리고 한 곳의 매장만 남겨놓고 정리하고 말았다. 속이 바짝 타들어가던 시기였다. 어느 날 우연히 네이버를 검색하다가 눈이 확 뜨였다. ‘노인스포츠지도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마침 방송대에 생활체육지도과가 신설됐고, 이곳에서 관련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2021년 1학년으로 입학했다. 신설학과 제1기 입학생이 된 셈이다.  노인스포츠지도사로 활동하는 동료 3명과 함께 1학년 새내기가 됐다. 코로나19 시기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구와도 소통하기 힘들었지만, 지인이 학과 학생회장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제1대 생활체육지도과 학생회장을 하게 됐다. 1학기는 학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허둥댔다. 그렇게 학교생활을 하던 중에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인천지역대학 생활체육지도과의 김웅수 학생회장이었다. 그를 통해 학우들의 학교생활, 나아가 학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눈을 뜰 수 있었다. 뜻밖의 전화 한 통에서 힌트를 얻은 이후 2학년이 되면서 학생회장을 연임했다. 동시에 울산지역대학 협의회장도 맡아 활동했다. 3학년 때는 총학생회 수석부총학생회장으로 이시우 울산총학생회장을 도왔다. 이 일이 계기가 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울산지역은 김세진 제46대 회장 때부터 사용하고 있는 슬로건을 3년째 계속 사용하고 있다. 김세진 회장은 본인이 어렵게 학생회장직을 시작했기에 누구보다 학생회 활동에 애정이 깊었다. 이시우 제47대 회장에게 바통을 넘길 때도, 필자가 제48대 회장에 취임할 때에도 그 도움이 이어졌다. 그동안 울산지역은 총동문회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었다. 김세진 회장, 이시우 회장도 동문회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울산총동문회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제48대 출범식에 직접 참석한 김원덕 동문회장은 재학생들에게 3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동문회가 후배 재학생들의 행사에 아낌없이 후원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동문회와 학생회는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울산지역대학의 쌍두마차다. 지금처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서 함께한다면 더 좋은 결실을 거두리라 확신한다. 지난 5월 18일, 울산지역대학 최초로 학장배가요제를 JCB 울산방송 ‘우리동네 가수왕’ 프로그램과 연결한 것도 울산지역대학과 학생회 활동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부대비용을 울산방송에서 지원 받아서 진행했는데, 무엇보다 방송 송출로 인해 울산 전역에 방송대의 에너지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마다 학생회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늘 행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 전국 모든 지역대학 학생회가 같은 상황일 것이다.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여 문제를 해결하자는 방안이 거론된다. 필자 역시 울산총학생회장에 출마하면서 학생회비의 30%를 학과에 돌려 드리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하지만 해마다 지원금은 줄어들고 있고, 행사는 점점 많아지고 참여 인원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학생회비 납부율 제고’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학교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

    216호2024-07-05 11:48

  •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교과목을 통해
    중국어와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

      많은 학우님들께서 2학기 등록하셔서 「중국인문기행」 과목도 수강하면서 중국의 도시들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그간 임원 대상으로 LT를 진행하다가 이번부터 재학생과 동문이 참여하는 축제로 전환했는데, 이번 첫 행사를 평가하신다면 올해 행사는 ‘전국 중문인 축제’로 학생회에서 전체 재학생과 동문을 대상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해 주최했다. 기존의 하계 LT에서도 일부 재학생과 동문들이 참여해 왔지만, 이번에는 전국의 많은 중문인이 한 자리에 모여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된 것 같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행사 기획부터 적극적인 홍보까지,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학생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중문인의 축제를 계기로 앞으로도 더 많은 전국의 중문과 학생과 동문이 모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도전과 도약(약룡)’을 강조하고 참가자 모두가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올해는 중어중문학과 개설 40주년이기도 한데, 학과에서는 향후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여러 요인으로 중어중문학과의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화려했던 과거만을 그리워하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 모든 참가자들이 공감했다는 점에서 학과 발전의 밑바탕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학과에서는 수준 높은 중국어뿐만 아니라 중국 문학, 예술, 사회, 경제까지 중국 관련 문화와 지식을 종합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우수한 강의 제작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중국어와 중국 문학, 예술을 배우는 즐거움과 오늘날 중국 사회와 경제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학과를 홍보하고자 한다. 국제 관계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중국을 공부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기 바라고, 많은 이들이 중문과에 입학해 양질의 강의를 통한 학업 성취는 물론, 스터디 활동을 통해 함께 학습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재학생과 동문 상호 간의 홍보와 재입학 독려는 입학생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올해는 학과 개설 40주년으로, 지금과 같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올 수 있는 것은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학과, 재학생 그리고 동문 상호 간의 믿음과 학과 발전을 위한 노력과 동참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재입학한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재를 비롯해 교수법 등 중국어와 중국문화 공부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의 강점을 소개와 함께 2학기를 앞두고 학우들에게 등록을 권유하는 말씀을 부탁드린다 그렇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교과과정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우선 중국어 과목이 큰 틀에서 바뀌었는데, 중국어 1~8까지로 이뤄져 단계적 학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편입생들도 수준별로 강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법, 듣기, 말하기 등 중국어 심화 학습이 가능한 어학 수업이 구성돼 있다.) 한자, 한문은 물론 명시, 명문감상, 경서제자강독, 성어와 고사 등 유명한 기존 고전 문학 과목과 공연예술, 미디어와 대중문화, 연극영화 감상 등 새로운 문화 예술 분야의 교과목을 새롭게 갖췄다. 중국학 분야의 현대중국입문과 중국 사회와 문화, 그리고 중국 경제 관련 교과목 등 학과 전체 교과 과정을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했다. 특히 2학기 교과목 중 「중국인문기행」은 학과 전체 교수님들께서 함께 제작한 과목으로, 다양한 중국 지역의 역사, 언어, 문화 등을 풍부한 시각 자료를 활용해 소개하는데, 인기가 아주 많은 과목이다. 많은 학우님들께서 2학기 등록하셔서 「중국인문기행」 과목도 수강하면서 중국의 도시들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또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교과목을 통해 중국어와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16호최익현2024-07-05 01:39

  • 방송대인에게 전 객실 20% 할인, 복지증진 두터워져

    제주지역대학(학장 이원주)과 제주인호텔(대표 남철우)이 방송대인의 복지향상과 제주인호텔의 발전 및 상호협력을 위해 6월 27일 오후 4시 제주인호텔에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은 방송대 구성원(재학생, 동문, 교직원)에게 제주인호텔 전 객실을 성수기, 비수기 구분 없이 20% 할인해 준다는 내용이다. 협약식에는 이원주 제주지역대학장, 임광민 행정실장, 장원혁 주무관, 김희순 제주총학생회장, 진의준 학무부회장, 김형수 실무부회장, 현윤보 사무국장과 남철우 제주인호텔 대표, 서경숙 실장(방송대 법학과 재학), 한근묵 지배인, 유병용 팀장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업무협약을 위해 제주총학생회는 학기 초부터 제주인호텔과 교류를 다졌다. 학생회 행사 ‘어울림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호텔로부터 행사 장소를 제공받아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방송대와 호텔 간의 교류를 통해 전국의 방송대인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제주인호텔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왔다. 이원주 학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제주총학생회가 앞장서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을 높이 평가한다. 아울러 학생회와 지역 민간기관이 서로 손잡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으니, 학교가 나서서 이 좋은 취지를 살려가야 할 차례다”라고 말했다. 또 이원주 학장은 학장으로서의 역량을 다해 이번 MOU가 구체적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간 해외여행보다 여행 경비가 더 많이 든다는 왜곡된 보도나 소문들로 인해 제주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남철우 제주인호텔 대표는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는 슬로건과 함께 “제주인호텔의 착한 가격을 방송대 구성원에게 365일 균일가로 제공하기로 약속한다. 이를 통해 제주가 좀더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법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서경숙 제주인호텔 실장도 “내 집 같은 제주인호텔이 됐으면 좋겠다. 졸업하더라도 방송대와 함께 아름답고 행복한 제주를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희순 제주총학생회장도 “제주에서 이뤄낸 업무협약이지만, 전국의 방송대 가족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내용이라 뿌듯하다. 앞으로도 제주와 전국의 방송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금번 제주지역대학과 제주인호텔의 업무협약 체결은 국립대와 민간기관 간의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업무협약이란 점 외에도 교육과 지역경제계가 손잡고 함께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자리로 평가된다.  제주=진의준 학생기자 chinej@knou.ac.kr

    216호2024-07-0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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