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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1 호 (2026-06-01)
  • 역대급 축제가 온다…재학생·동문·교직원 함께 굿샷!

    올여름 전국을 뜨겁게 달굴 역대급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한 달간 전국 골프존 매장에서 예선을 치르고, 8월 23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대망의 결선을 개최하는 ‘2026 방송대사랑 총장배 스크린골프대회’다. 전국총동문회와 전국총학생회가 공동 기획·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100만 방송대인의 소통과 화합, 모교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대회를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서연채 조직위원장(전국총동문회 상임부회장), 천성실 집행위원장(전국총동문회 동숭골프회장), 강희원 집행위원장(전국총학생회 교무부총학생회장)을 지난 5월 25일 인사동에서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이번 대회의 출발점에는 모교에 대한 동문들의 깊은 사랑과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다. 서연채 조직위원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모교가 겪는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동문들이 함께 고민하면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 약 85만 명으로 추산되는 동문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들을 다시 발굴하고 한데 모음으로써 모교와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게 서 위원장의 설명이다. 대회의 실무를 총괄하는 천성실 집행위원장 역시 이번 대회가 지닌 대내외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서 이렇게 말했다. “학교와 동문, 그리고 재학생이 모두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 큰 축제다. 특히 동문회와 학생회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위원장 제도를 도입해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올해 방송대 개교 54주년을 상징해 전체 시상 규모를 5천400만 원이라는 역대급 예산으로 책정했는데, 이러한 세심한 기획들이 모여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재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강희원 집행위원장은 이번 대회가 가져올 ‘만남의 가치’에 주목했다. 방송대는 전국 어디에서나 배움이 이어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대학이지만, 평소 서로 직접 만나 교류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졸업한 선배 동문들과 재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늘 부족했는데, 이번 총장배 스크린골프대회가 바로 그 목마름을 해소하는 새로운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총장배’라는 타이틀의 무게와 의미 이들 세 위원장은 스크린골프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대중성을 지니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매장이 분포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데 주목했다. 실력과 관계없이 모두가 한자리에서 웃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대 동문·학우들의 다양성과도 완벽하게 부합하며, 전국 어디서든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개방성 역시 방송대 공동체의 정체성과 잘 어울린다는 것. 대회 명칭에 ‘총장배’라는 공식 타이틀을 걸게 된 배경과 이것이 불러올 학내 커뮤니티의 변화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 위원장은 대회 명칭에 ‘총장배’라는 구심력 있는 타이틀을 건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총동문회가 단순히 학교의 수동적인 파트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주도적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성공을 위해 총동문회와 총학생회가 그 어느 때보다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식 자체가 방송대 역사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천 위원장 역시 1만 명 참여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학내외에 엄청난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학교, 동문회, 학생회 모두에게 강력한 성장 동기부여를 제공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신·편입생 및 재학생 증가, 재학생들의 소속감 고취, 동문회의 단단한 결집이라는 ‘우리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강 위원장 또한 대학본부의 전폭적인 협조 아래 총동문회와 총학생회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았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 역시 ‘총장배’라는 명칭은 대학 차원의 공식성과 상징성을 더해주어 재학생과 동문 모두가 학교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품고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봤다. 단순한 체육행사를 넘어 향후 방송대 공동체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브랜드 행사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1만 원의 행복, 함께하는 축제 서 위원장은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모든 방송대인의 즐거운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주위의 지인, 친구, 동료들과 함께 ‘방송대’라는 이름 아래 단돈 1만 원의 참가비로 즐겁게 골프를 즐긴다면 그 자체로 ‘1만 원의 행복이자 축제’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천 위원장은 방송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해 동문이 된다는 것 자체가 가슴 뜨거워지는 감동의 역사라고 표현했다. 이번 스크린골프대회에 등록하고 직접 라운딩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그 가슴속 뜨거움을 즐길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직 동문회 네트워크에 들어오지 못한 주변 동문들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대회를 알리는 ‘1만 명 굿샷 챌린지’에 동참하거나, 개인 SNS에 대회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 역시 대회를 배로 즐기는 정말 아름다운 선택이 될 것이다.” 강 위원장도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서로 모르고 지내던 학우들이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고, 지역과 학과를 뛰어넘어 ‘우리가 모두 같은 방송대 가족이구나!’ 하는 끈끈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가슴 가득 채워간다면, 그 기억이 향후 남은 학교 생활을 지속해 나가는 데 아주 큰 힘과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초보자 위해 ‘신페리오 방식’으로 예선 1만 명 참가를 목표로 잡은 두 집행위원장은 세부적인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무 전반을 세팅한 천성실 위원장은 대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흥미진진한 경기 규칙을 상세히 소개했다. 예선 성적 순위로 공정하게 90명을 선발하고, 조직위 추천을 통해 10명을 더해 총 100명의 선수가 결선 무대에서 동시에 티오프를 하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실력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예선은 초보자에게 유리한 ‘신페리오 방식’을 적용하고, 결선은 정통 실력을 겨루는 ‘스트로크 방식’을 적용해 공정성과 흥미를 모두 잡았다. 천 위원장은 이번 대회의 궁극적인 부가 효과가 ‘방송대 대외 홍보’에 있는 만큼, 아마추어 고수들뿐만 아니라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비기너(초보) 골퍼’들이 주눅 들지 않고 대거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대회 환경은 누구나 스트레스 없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이고 무난한 방식으로 세팅할 예정이며, 코스 난이도는 ‘별 4개’ 정도의 매력적인 코스로 엄선할 계획이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성을 위해 참가는 반드시 ‘본인 아이디’로 진행해야 하며, 18홀 플레이를 완벽히 완료한 분들에게만 시상이 적용된다. 실력 차이를 고려해 예선은 시상 금액 체급이 비교적 낮은 대신 참여 문턱을 넓혔고, 결선은 상금 규모를 높게 책정했다. 특히 예선과 결선 모두 성적과 무관하게 ‘10명당 1명꼴’로 상을 받을 수 있는 푸짐한 ‘행운상’을 촘촘히 준비해 참가의 즐거움을 더했다. 골퍼들의 로망인 ‘홀인원’을 기록하면 선착순으로 총 200만 원의 상금도 주어질 예정이다. 온라인 예선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골프존 시스템 자체에 내장된 ‘나스모 규정’을 통해 본인 인증을 영상으로 완벽히 검증하며, 구력이 깊은 동숭골프회 회원들과 동문·재학생 대표로 구성된 공동 경기위원장을 선정해 사소한 이슈나 이의 제기에도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행정적 준비를 끝마쳤다. 총학생회, “축제같은 광장 만들겠다” 천 위원장은 1만 명 참여를 위해 4대 홍보 전략(굿샷 챌린지, SNS 업로드, 지인 동반 참여, 단골 매장 팜플렛 비치)을 추진 중이며, 대학본부 측에 방송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대회 배너 설치를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신청 방식은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폼’을 통해 인적 사항을 입력하면 곧바로 공식 단톡방으로 자동 초대되는 1분 신청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QR코드가 인쇄된 포스터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배려했다. 강 위원장은 트렌디한 젊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학우들이 긴 공지문보다는 짧고 직관적인 콘텐츠를 선호하는 특성에 맞춰 세련된 카드뉴스, 재미있는 숏폼 영상 콘텐츠, 그리고 전국 13개 지역대학별 ‘지역 릴레이 홍보 캠페인’ 등 모바일 중심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일회성 체육행사가 아니라 ‘방송대 생활도 이렇게 트렌디하고 재미있을 수 있구나’, ‘와, 오늘 정말 미친 듯이 즐거웠다’, ‘방송대에 오길 정말 잘했다’ 하는 긍정적인 경험을 선물하겠다는 강 위원장은 8월 23일 대전 결선 현장을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전국 방송대인이 다 함께 즐기는 ‘축제의 광장’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필드에서 뛰는 100명의 결선 선수들뿐만 아니라 현장을 찾을 수많은 지역 학우들과 응원단, 가족 모두가 주인공이 되도록 다채로운 참여형 미니 이벤트와 소통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학우들의 주저 없는 참여를 부탁했다. 세 주역의 열정적인 목소리를 통해 확인한 이번 ‘2026 방송대사랑 총장배 스크린골프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100만 방송대인의 뜨거운 심장을 하나로 묶어줄 거대한 연대의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돈 1만 원의 참가비로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행복과 화합의 축제. 배움의 끈으로 연결된 방송대인들의 뜨거운 레이스가 올여름 전국 스크린 화면 위에서, 그리고 대전의 푸른 결선 무대 위에서 멋지게 고동치기를 기대한다. 망설임은 나이스 샷의 타이밍만 늦출 뿐, 지금 바로 QR코드를 스캔하고 ‘방송대 사랑’의 굿샷 플랜에 동참해 보자.

    291호최익현2026-05-31 10:44

  • 칸에서 에너지 받고 돌아와 … “극장에서 새로운 좀비 오롯이 즐기세요!”

    현재진행형 레전드 배우 전지현이 돌아왔다. 천만 관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던 「암살」(감독 최동훈, 2015)에서 여성 독립 투사 안옥윤 역할 이후 11년 만의 영화 복귀다. 연상호 감독의 오랜 팬이었던 그는 「군체」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마음속으로는 ‘OK’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자신만의 좀비 세계관을 확립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에서 결단하고 행동하는 여성 캐릭터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원인 불명의 감염 사태 한복판에서 생존자들을 이끄는 ‘권세정 교수’ 역할을 맡아 예측할 수 없이 진화하는 감염자들의 행동 패턴을 냉철하게 읽어낸다. 불의에는 결연히 맞서고, 보기만 해도 공포에 몸이 굳어버리게 만드는 감염자들과 맞서 달리고, 구르며 11년 공백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연상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차기작에도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웃는 전지현 배우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군체」 흥행 속도가 엄청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더 잘될 것 같나요(웃음)? 손익분기점은 나와야 하는데, 미리 좋아하긴 좀 이르고요. 그래도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11년 만에 GV로 관객들을 만나는데, 반응도 좋더라고요. 언제 적 무대인사야(웃음). 배우들은 사실 관객과 소통할 일이 잘 없어요. 오랜만에 관객을 보니 되게 좋더라고요. 우리나라 관객들 매너가 정말 좋거든요. GV 무대에서 생각보다 관객 얼굴이 잘 보이는데, 들고 온 메시지 카드 읽는 게 정말 재밌어요. 지창욱, 구교환 배우 건 많은데, 제 거는 몇 개 없긴 했지만(웃음). 칸 영화제에서 반응은 어땠나요? 칸 영화제는 그 자체가 축제 분위기고, 영화인의 성지 같은 느낌이다 보니, 감독님과 모든 배우가 흥분상태였던 거 같아요. 날씨도 너무 좋아서 그랬는지, 영화 홍보하러 갔다가 오히려 저희가 에너지를 받고 왔어요. 「군체」가 기존 장르물이긴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좀 다른 영화인데요. 그 부분들을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고, 또 많이 이야기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권세정이라는 인물이 극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인데, 그런 부분도 말씀해주실 때 기분이 너무 좋았죠.   레드카펫에서 박찬욱 심사위원장과의 허그도 화제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칸에 해외영화로 초청받거나, 앰버서더로 갔는데, 한국영화로 레드카펫은 처음 밟았어요. 기분이 다르더라고요. 우리만을 위한 레드카펫이었으니까요. 물론 긴장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길다 보니, 긴장이 풀어지면서 장난치고 즐기는 순간까지 갔던 거 같아요. 레드카펫 끝에 심사위원들이 계시고, 거기에 가서 인사드리는 게 절차인 줄 알았는데, 박찬욱 감독님이 「군체」가 칸에 왔다고 특별히 그 자리에 오신 거였어요. 심사위원장이라 경쟁 부문 극장에 계셨어야 했거든요. 너무 든든하고 자랑스러웠죠. 참석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가, 경쟁 부문에서 상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계속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연상호 감독님이 “너무 칸에 길들여지면 안 되는데…”라고 말씀하셨던 게 이해가 됐습니다(웃음).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초반부터 시원하게 진행됩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나요? 군체, 집단지성 같은 용어들이 나와서 마냥 쉽게 읽히지 않았을 거 같아요. 연상호 감독님 팬이어서 작품을 전부 봤는데, 시나리오가 재밌었어요. 이전 좀비들은 개별적 상태로 움직이는데, 「군체」 좀비는 브레인 네트워킹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일종의 초유기체 같은 상태로 움직인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동시에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본인이 사유하지 않고 인공지능에게 자신의 생각을 통째로 양도해 가는 모습을 비판하는 감독님의 경고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더 좋았죠.   생존자들의 리더 권세정 교수 역할을 맡으셨죠. 주관도 강하고 성격이 까칠합니다.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하셨어요? 특별한 인물로 보이기보다 권세정의 선택이 관객의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감독님께서 권세정이 어떤 상황에서 고민하고 결정할 때, 관객도 그걸 같이 고민하고 이해도 충분히 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물론 대사가 좀 설명하는 투다 보니까, 제가 정확히 용어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은 했어요.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님께 여쭤봤습니다. 연상호 감독님이 ‘좀버지’잖아요. ‘K-좀비의 아버지’라고(웃음). 권세정 교수는 소수자 또는 개별성의 배경이 되는 캐릭터인데요. 실제 전지현 배우는 어떤가요? 억울한 상황에 놓여 있는 걸 못 보긴 해요. 저도 못 참는 편이고요. 그런데, 권세정 역할에 대해 처음에는 과하게 의로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말이죠. 영화에서는 상황을 이끌어가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영화적으로는 그런 장치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좀비와는 「킹덤: 아신전」 이후 두 번째 만남이죠. 어떠셨어요? 「킹덤: 아신전」 때는 그 세계관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흥분된 상태였죠. 당시 좀비 배우들을 만나 사진도 찍었고요(웃음). 그런데 「군체」에서 만난 좀비들은 달랐어요. 현대무용을 하는 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연기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신체를 그렇게 활용하고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배울 점도 많았죠. 실제 무용가들을 만났을 때 몸의 태도 다르고, 뿜어나오는 에너지도 달라서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첫 촬영에서 좀비를 맞닥뜨리셨다고요. 첫 촬영 날 첫 씬에 좀비가 나왔어요! 동우리 빌딩에서 전남편을 만날 때 좀비가 튀어나오는 장면이었죠. ‘아니,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영화평 중에 굉장히 긴박하게 흘러간다는 평이 많던데, 저는 그걸 현장에서 오롯이 느낀 거예요. 얼마나 영화가 속도감 있고 긴박하게 흘러가는지를요. 그래서 ‘아, 이 영화는 관객들이 보고 싶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빌런 서영철 박사를 맡은 구교환 배우와 호흡은 어떠셨어요? 최후까지 살아남은 인물들이잖아요(웃음).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죠. 구교환 배우가 워낙 센스가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재밌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모습을 재밌어하는 편이죠. 또, 제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면, “그럼 이건 어떨까?” 하면서 딱 받아쳐주는데, 친구 같다고 할까요? 덕분에 시너지가 많이 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이런 남편이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는 전남편 역할의 고수 배우와는 어떠셨어요? 고수 배우 역시 저와 마찬가지로 연상호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어서 특별출연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짧게 호흡을 맞췄다 보니, 다음 작품에서 한 번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수 배우를 만나며 감동했던 부분이 있어요. 특별출연이니 촬영 분량도 적고, 현장 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써도 되잖아요. 그런데 포스터 촬영이든 회식 자리든, 인터뷰든 전부 최선을 다하더라고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저 모습은 정말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수를 두고 현 부인 공설희(신현빈)과 협력하는 묘한 설정이더라고요. 재미는 있었지만, 처음에는 굳이 이런 불편한 설정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죠. 감독님이랑 이 설정에 관해 이야기는 안 해봤어요. 그래도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게 좀 흥미롭기도 했고, 관객들도 재밌게 받아들이는 거 아닐까 싶어요. 해석은 다양할 테니까요. 워낙 몸을 잘 쓰는 배우라,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액션이 많이 없더라고요. 아쉬웠어요(웃음). 생명공학 교수가 갑자기 액션 잘하는 걸 관객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했으니…. 물론 하긴 했지만, 화려한 액션은 자제했습니다(웃음).   그래도 영화 후반부에 카체이싱 장면에서 액션에 대한 갈증이 좀 해소됐을 것 같아요(웃음). 동우리 빌딩에서 빠져나올 때 쾌감을 느꼈다는 관객평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하이라이트 장면까지 가면서 이른바 영화의 떡밥 회수가 순조롭게 되는 데서 오는 통쾌함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재밌는 요소였던 거 같아요. 저 역시 그 장면 촬영할 때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운전하는 척만 하고 옆에 스턴트맨께서 하셨는데, 정(!) 말(!) 재밌었습니다(웃음). 평생 범퍼카 수준의 운전만 하다가, 자동차가 사람을 칠까 말까 한 스릴까지 느꼈으니, 그 장면 촬영하면서 정말 스트레스가 해소됐죠! 후반부에서 피 칠갑 된 점퍼 하나 툭 걸쳐 입고 좀비 사이를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게 나왔더라고요. 우월한 피지컬이 느껴졌다랄까요(웃음). 아니, 억울한 게, 상황에 충실했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굉장히 과하게 봐주시더라고요(웃음). ‘아니, 청바지에 흰색 티 한 장 입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이쁠 수 있지?’라고 말하는 분도 있고요. 그래서 전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거꾸로 말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봐 주시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연기적인 부분보다 외모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건 부담 안 되세요(웃음)? 나 원래 그랬어(웃음)! 저 근데 「북극성」에서도 되게 좋았거든요. 근데 「군체」에 유난히 이런 평 있다는 게 좀 신기해요. 부담은 전혀 안 되고요(웃음). 배우에게 그런 표현은 많을수록 좋죠. 다만, 그 어떤 것도 제가 예뻐 보이려고 의도하고 한 건 아니었다는 겁니다(웃음). 알겠습니다. 평소 팬이라고 하셨는데 현장에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어떻던가요? 감독님마다 작품 색깔이 다르잖아요. 만나기 전에는 연상호 감독님은 성격이 좀 예민하지 않을까, 어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현장에서 만나니 말씀을 너무 재밌게 하시더라고요.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이뤄지는 최고의 작업 환경이기도 했고요. 감독님 색깔이 뚜렷하고 확실하니까, 배우로서는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감독님에게 얹혀 가면 되는 느낌이랄까요? 현장도 좋았고, 연기도 좋았고, 항상 감독님 결과물은 실망하는 법이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많은 배우들이 감독님과 계속해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또 워낙 소재가 많은 감독님이세요. 고갈이 안 돼요. 너무 좋죠. 배우에게 필요한 감독이자, 영화 산업에 필요한 감독입니다. 다양한 장르, 포맷의 작품을 하니 배우들에게 그만큼 기회가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배우 입장에서는 연상호 감독님 같은 분이 많으면 좋죠!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드릴게요. “스스로 톱스타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지만, 긴장보다 편안해 보이고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인터뷰할 때마다 ‘톱스타 전지현 배우’라고 하셔서 그거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했던 말이고요(웃음). 굳이 말하자면, 그간 작품을 꾸준히 해왔잖아요. 영화가 오랜만이었던 거고요. 다만, 배우로의 마켓이 좀 넓으면 경쟁력이 되겠다는 생각은 계속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해외에서 러브콜이 올 때 주저 없이 선택했고,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화해 냈죠.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저만이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쌓아 올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군체」라는 좀비 장르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 싶고요. 여배우로서도 신경 쓰일 나이가 된 거 같아요. 그렇죠. 예전만큼 많은 기회가 오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할 수 있는 게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얽매일 필요 없고,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거죠.   GV에서 11자 복근이 화제가 됐습니다.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운동은 매일 해요. 신체 나이는 안 재봤지만, 나이가 든다고 체력이 떨어져야 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분명 노화는 오죠. 그런데 몸도 노력하면 발전해요. 예전에 한 80대분이 60대분에게 “내가 60만 돼도 뛰어다니겠다”라고 말씀하셔서 놀란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보기에 60대분은 나이가 많이 들게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본인이 지금 40대라면 지금부터 무슨 운동이라도 하나 정해서 20년 하다 보면, 60대에는 완전히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안 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웃음).   「군체」에서 좀비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해석됩니다. 전지현 배우는 평소에 생성형 인공지능 많이 쓰세요? 촬영할 때만 해도, 궁금한 거 물어보거나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사진 바꿔 달라는 게 다였는데, 지금은 저도 뭐든 다 물어봐요. 그리고 요즘 그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요. 배우가 나오지 않아도, 실제 배우처럼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아주 적은 자본으로 하루 이틀 만에 영화를 뚝딱 만들 수 있다고요. 아직은 좀 어려워 보이지만, 다가올 미래인 건 확실해 보여요. 대비할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현재로선 에이아이 배우가 전지현 배우를 따라오기는 어렵다(웃음)? 「군체」에서 좀비들이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위협이 될 수도 있겠다,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군체」 홍보하는 입장에서는요(웃음). 어떤 시나리오들이 많이 들어오나요? 은근히 골고루 들어오는데요(웃음). 모든 일을 할 때 의도적으로 해본 적은 없는데, 아무래도 좋은 인연이 닿다 보니 좋은 작품들을 많이 한 거 같아요. 특히 저는 영화라는 매체에는 책임감을 좀 더 느끼는 편입니다. 시간, 돈을 내서 봐야 하는 작품이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에 출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좀 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요. 특별히 국한되지는 않아요. 재밌는 건 다 좋아해요. 요즘은 「모자무싸」(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박해영 작가, 넷플릭스)가 재밌어요. 서영철 박사로 함께 연기했던 구교환 배우도 나오고요. 박해영 작가 작품 워낙 좋아해서 다음에 작품 꼭 같이하고 싶습니다.   같이 하고 싶은 감독님은요? 지금은 연상호 감독님의 페르소나(!)로서 일단 차기작에 집중하고 싶습니다(웃음)!   GV에서 속편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연상호 감독님이 속편에 대한 욕심은 많이 없으신 거 같아요. 워낙 다작 스타일이다 보니 차기작 이야기를 많이 하시죠. 속편에 대해 아직 결정된 상황은 없어요. 끝까지 살아남은 인물이기도 하고, 뭐 감독님이 하신다고 하면 저로는 영광입니다(웃음). 연상호 감독이 추후 본격 액션 영화에서 전지현 배우와 함께 할 거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인터뷰하실 때마다 제 이야기를 그렇게 하신다고요. 감독님 나 아니면 어떡할라고(웃음). 말씀드렸듯이 감독님과 작업한 거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고요. 감독님께서 하고 싶으신 거 저도 다 하고 싶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영화는 결국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군체」는 지금까지 우리가 봤던 좀비에 대한 틀을 깨트리는 영화예요. 훗날 한국 영화에서 분명 회자될 거 같아요.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읽어내는 감독님만의 통찰과 메시지까지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려운 분석보다는 지금은 오롯이 좀비라는 장르를 극장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직접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291호윤상민2026-05-27 12:12

  • 20년 차 영어 강사, 한국어 학습앱 ‘베리샤가’ 창업하다!

      김나영 원우(에듀테크학과 24학번)는 3년 전만 해도 중고등학생에게 소문난 ‘20년 차 영어 강사’였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AI가 교육산업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위기감을 느꼈다.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얼굴이라는 생각에서 외국인의 한국어 학습으로 방향을 틀었다. K-pop과 K-drama 같은 콘텐츠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외국인들이 교재 위주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말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창업로드맵 1단계인 ‘문제 발견’을 한 셈이다. 글로벌 한류팬이 주인공이 되어 한국어를 배우는 몰입형 AI 한국어 학습앱 ‘베리샤가’는 3단계 ‘아이디어 구체화’에 해당한다. 과감하게 학원을 정리하고 방송대 대학원 에듀테크학과에 입학했다. 탄탄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2단계를 추가한 것이다.   에듀테크학과 입학부터 창업 결심 에듀테크학과 선택은 필연이었다. 20년 강의 경험을 AI와 디지털 기술로 확장하기 위해 교육학, 기술을 함께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강사에서 창업자로 전환하기 위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다. 첫 학기 손진곤 교수의「에듀테크특론」을 수강하면서 한국어 학습 에듀테크 플랫폼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이는 ‘베리샤가’의 출발점이 됐다. 우호성 교수의「이러닝게이미피케이션」에서는 재미, 감정, 보상 구조가 학습 지속에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며, 베리샤가의 스토리 대화, 선택형 미션, 포토카드 보상 구조로 응용했다. 김용 교수의「에듀테크프로그램개발방법론」,「AI융합에듀테크플랫폼」에서는 플랫폼 설계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2학기에는 일방향적인 웹사이트보다 쌍방향의 모바일 교육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이제 앱을 만들기 위한 4단계 MVP (minimum viable product, 시제품)에 진입해야 했다. 먼저 베리샤가 캐릭터와 UI를 구현하기 위한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하지만, 적은 자본으로 디자이너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디자이너와 소통이 안 될 경우 맞닥뜨리게 될 피로감도 걱정이었다. 개발자인 대학원 후배가 생성형 AI만으로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피그마와 챗GPT를 사용했고, 클로드와 피그마를 연동해주는 AI 툴인 MCP를 사용해 베리샤가 기본 디자인을 했다. 김 원우는 “역시 정보가 힘이더라고요. 100%까지는 아니어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혹시 모를 리스크도 감소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라며 웃었다. 이제는 개발자를 찾을 순서! 김 원우는 온라인에서 개발자 행사를 알아보고 무료 쿠폰을 받아 최대한 모임에 참석했다. 개발자들과는 처음부터 오해 없이 진행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다행히 좋은 개발자를 만나 아이콘, UX 흐름 등에 대해 큰 이견 없이 결과물을 뽑아냈다.   앱 창업을 위해서 만나야 할 사람은 디자이너, 개발자 외에도 AI 전문가, 한국어 교육 전문가, 실제 외국인 학습자 등 많았다. AI 서비스 구조, 앱 마케팅, 개인정보 및 데이터 관리 등 공부할 분야도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김 원우는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넣기보다는 핵심 기능으로 MVP를 만들고, 사용자 반응을 체크해가면서 확장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창업 자금 확보 위해 정부지원사업 도전! 창업 초기에는 개발비와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 교수님들이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하라는 팁을 줘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창업 5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관련 공고는 주로 K-Startup 창업지원포털, 창업진흥원, 서울경제진흥원(SBA),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여성벤처협회, 콘텐츠코리아랩, 지식재산센터 등을 통해 찾았다. 매년 정기적인 사업도 있지만, 기관별 수시 공고도 있어서 관련 사이트를 자주 확인해야 한다. 김 원우는 우선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예비창업패키지에 도전했다. 통상 1년에 한 번, 연초(2월)에 공고가 뜨는데, 서류-발표-최종 선정 순으로 진행된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템! ‘실제 고객과 시장이 있는가?’, ‘결과물은 구체적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치열하게 준비했다. 3개월에 걸친 심사 끝에 합격! 2025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업화지원금, 창업교육을 지원받았다. 이후 여성벤처협회 경력단절여성 창업케어, 대전 콘텐츠코리아랩, 서울지식재산센터 IP 권리화 사업, SBA 기술사업화지원사업, KOCCA 사용자 테스트 지원사업에 줄줄이 선정됐다. 확실한 아이템을 선정했던 덕이 컸다.   사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선정 후에는 자금, 멘토링, 공간, IPO 권리화, 테스트, QA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 원우 역시 지원금을 받았고, 월 1~2회 경영·기획·법률·행정 등을 비롯해 투자받는 방법, PPT 작성법, 해외 판로 개척 등의 창업교육을 받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 특히 서울지식센터의 IP 권리화사업(IP디딤돌)을 통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기술 특허도 출원했다.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으니 연초에 공고가 날 때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자주 사이트에 접속하라는 것이 김 원우의 팁이다. 상표권 출원은 대행 서비스도 많았지만, 어렵지 않다는 생각에 직접 해서 50만 원 비용을 아꼈다고. 정부지원사업으로 MVP를 개발하고 사업 기반을 만든 후에 김 원우는 공모전에 도전했다. 상을 받는 목적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사업을 외부 심사위원에게 짧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훈련이 된다는 점이다. 김 원우는 창업지원센터, 여성창업기관, 지자체, 학교, 창업 관련 뉴스레터와 공고를 수시로 확인했다. 발표자료를 만들 때는 사업계획서는 물론 서비스 소개 이미지, 시장 문제, 차별성, 수익 모델, 팀 역량, 향후 계획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3분 안에 ‘무슨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인지’가 전달되도록 연습을 거듭했다. 작년에 서울여성창업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 여성벤처성장챌린지 장려상, 새일 우수사례 공모전 장려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자신의 사업을 더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다듬게 됐다.    유료구독자 1만 명을 목표로! 테스트에 테스트를 거듭하며 베리샤가 앱은 진화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만난 동기 중에 외국인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의 도움으로, 1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직접 베리샤가를 경험하고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앱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나라에 홍보했는데, 말레이시아와 캐나다에서 접속하는 외국인이 많다. 현재 60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준비돼 있고,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 테스트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초반 이탈을 줄이면서 스토리 몰입도를 높이고, AI 회화 기능을 더해 학습 구조를 좀 더 초급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쓴 돈이라곤 생활비, AI 구독료, 홍보비 정도라고 했다. 처음부터 큰돈을 투입하면 번아웃이 금방 올 수도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김 원우의 1차 목표는 다음 버전에서 올해 안에 유료사용자 1만 명에 도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언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를 넘어서고 싶고, 캐릭터 사업으로 확장하고 싶은 꿈도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작은 문제 하나를 정하고, 실제 학습자에게 보여줘서 피드백을 받아 계속 고쳐나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에듀테크 창업은 교육만 알아도 어렵고, 기술만 알아서도 어렵거든요. 그래도 교육 현장 경험이 있다면, 학습자가 어디서 어려워하는지 가장 가까이서 봤을 겁니다. 그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면, 교실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도 충분히 글로벌 서비스가 될 수 있어요. 취업도 안정적인 진로의 한 선택이지만, 창업도 예전만큼 힘들진 않으니, 많이 찾아보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우호성 방송대 교수(대학원 에듀테크학과)는 “교육 현장의 생생한 경험에 에듀테크학과의 학업적 통찰을 더한다면, 작은 아이디어도 얼마든지 글로벌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직 강사에서 AI 기반 교육 서비스 창업가로 거듭난 김나영 원우처럼, 교육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당신의 열정과 무한한 잠재력을 미래 교육을 선도할 강력한 무기로 키워가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291호윤상민2026-05-29 11:02

  • 출판문화원 첫 크라우드 펀딩, 목표치 263배 달성

    수년간의 편집 과정에서 시리즈 전체의 일관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   기존의 도서 마케팅 문법 탈피해 새로운 독자층의 요구를 분석한 것이 주효   287호에 보도된 출판문화원의 첫 번째 크라우드 펀딩 시도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원을 얻으며 종료됐다. 크라우드 펀딩 전문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약 2주간의 사전 홍보 기간을 거친 후 4월 24일~5월 17일까지 진행된『DK 지도로 보는~』시리즈의 펀딩 프로젝트가 거둔 최종 성적표는 1억3천2백66만6천 원으로, 펀딩 성립을 위한 최소 기준치 대비 26,533%에 달한다.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시리즈 담당 편집자와 프로젝트를 기획한 마케터를 다시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현구 기자 zuibm@knou.ac.kr 펀딩 기획 당시의 목표치는 어느 정도였나요 강효원 마케터(이하 '강'): 금액으로 환산해서 5천만 원 정도, 다시 말해 400명 정도의 펀딩 참여자가 모이면 성공이라고 봤는데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다른 출판사의 펀딩 사례와 비교해도 아주 큰 성과였는데, 책이 좋아서일까요 신경진 편집자(이하 '신'): 네, 펀딩 전에 출간된『DK 지도로 보는 세계사』와『DK 지도로 보는 전쟁사』 모두 출판 시장에서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었습니다. 이번 펀딩엔 그 두 가지 책과 새로 출간될 예정인『DK 지도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 총 3종의 책이 출품됐는데,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겐 가치 있는 책들이어서 어느 정도의 기대는 있었어요. 강:『DK 지도로 보는~』 시리즈는 큰 판형과 고급화된 장정 등 외적 요소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상품인 동시에, 내용이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의 특수성을 고려해도 결국 책이 안 좋으면 성과엔 한계가 있어요. 이전에도 크라우드 펀딩 출품이 검토된 적이 있나요 신: 3개 온라인 서점에서도 독자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진행 중이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있어서 고려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크라우드 펀딩이 기본적으로는 시중 판매 이전에 특정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상의 난점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표지 디자인은 보통 인쇄와 제작 직전이 되어서야 끝나는데, 펀딩 프로젝트를 공개하기 위해선 디자인과 분량이 확정되어야 하죠. 한마디로 다른 책의 경우엔 시중 판매를 늦춰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번 출품작 중 특히『DK 지도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은 인쇄 및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꽤 긴 편이어서 펀딩과 시중 판매 일정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중 와디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 다른 플랫폼은 주 고객이 30~40대 여성층으로 분석되는데,『DK 지도로 보는~』 시리즈는 남성 독자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다른 플랫폼들은 창작자의 독특한 시도를 응원하는 경향이 크다면, 와디즈는 다양한 아이템이나 콘텐츠에 대한 소장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창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죠.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성공한 셈이군요 강: 네, 알고 계신 대로 대성공이었습니다. 사실, 책의 특성을 고려하면 해당 업체 외의 대안이 없었어요. 신: 와디즈 측 담당자와도 면담을 했는데, 우리 아이템에 대한 정보와 함께 실물 도서를 접하자마자 ‘1억 원 이상’이라는 예상치를 제시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결과적으로 적중했습니다. 시리즈에 속한 도서들을 한 편집자가 전담할 경우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신: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인 세 가지 책은 주제와 내용 면에서 연속선상에 있지만, 모두 같은 역자가 번역한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DK 지도로 보는 세계사』는 2인 공동 번역이었죠. 다른 번역서들처럼 원서와 대조하면서 오역 여부를 확인해 바로잡고 인명과 지명 등의 용어를 수정하는 과정 외에도, 역자별 개인 차가 드러나는 문체를 고르게 만들기 위한 교열이 필요했습니다. 세 가지 책의 편집 과정을 제가 전담하게 되어 힘들었지만 책의 일관성 면에선 바람직했던 것 같아요. 책의 장점인 ‘인포그래픽스’와 ‘스토리텔링’이 펀딩 기획에서도 중요시된 것 같습니다 신: 네, 세 가지 책은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정보를 지도, 사진, 명화 등의 이미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각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서사가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도록 구성돼있어요. 펀딩 안내 페이지의 디자인은 주로 강 마케터가 구상했고 세부 사항의 조율에는 저도 참여했는데, 책의 특징에 걸맞은 디자인이 완성된 것 같아요. 강: 최근의 크라우드 펀딩에선 출품된 아이템의 특징을 최대한 상세하게 알리는 추세인 것 같아요. 이런 마케팅 방식에 익숙한 독자 또는 소비자들은 안내 페이지 내용이 다소 길더라도 끝까지 읽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요. 이 점에 착안해서, 원서 출판사와 시리즈를 관통하는 공통 특징, 각 권의 세부 주제와 차이, 책 외에도 선택 가능한 부가 상품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고 이미지와 텍스트 외에 동영상까지 활용했습니다. 이번 펀딩 시도의 의미와 성과를 정리해주세요 강: 출판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출판사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신간 홍보 게시물을 업로드 하는 정도의 마케팅에 안주하고 있지만, SNS 마케팅도 더 이상은 효과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출판사 계정을 팔로잉 할 만큼 애정을 가진 독자들조차 그런 게시물이 반복되면 싫증을 느끼기 쉽고요. 신: 기획 단계에서 책에 담긴 지식과 메시지뿐만 아니라 또 다른 요소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도서관이나 온·오프라인 서점에는 가지 않지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한정판 도서를 구매하는 이들의 특성은 무엇일까, 그런 이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책은 어떤 것일까’ 같은…. 강: 앞에서 말한 스토리텔링은 마케팅 관점에서도 중요합니다. 특히 크라우드 펀딩에선, 단순히 호기심만 갖게 된 독자들을 구매 결정으로 이끌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 같아요. 구매의 당위성과 명분을 만들어내도록 이끄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펀딩 안내 페이지 디자인에서도 그 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각각 세계사, 전쟁사,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세 가지 책을 함께 구입하는 게 중복 투자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지적인 소비라는 점을 인식시키고자 했죠. 도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강: 독자의 수요를 읽어낼 뿐만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수요까지도 창출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드니까 기존의 수동적인 마케팅으로는 한계가 있겠죠. 독서를 즐기지 않던 사람조차 책을 구매하고 싶어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견을 덧붙이자면, 마케팅이란 ‘어느 정도의 돈을 태우고 더 많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비는 기우제’ 같은 활동이라고 봅니다. 출판 시장이 위축될수록 홍보 영역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안내 페이지 디자인, 굿즈 디자인과 제작, 플랫폼 업체 수수료 등의 비용이 소요됐지만 그 이상의 가시적인 홍보 효과와 매출을 얻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돈만 태우고 성공을 거둬 다행이네요. 축하드립니다 강: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느라 저 자신도 하얗게 불태웠어요. 신: 여러 해에 걸쳐 이 책들을 만드느라 저도 자아를 어느 정도 태워버린 것 같은데요(웃음).

    291호이현구2026-05-26 11:18

  • “늦깎이 배움의 고단함 알기에”, 등대가 돼 후배들을 비추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하지만, 생업과 가사를 병행하며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혼자서 모든 학사 일정과 방대한 학습량을 감당해야 하는 방송대 학우들에게는 학업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여기, 자신이 겪었던 그 고단하고 막막했던 길을 걸어가는 후배들을 위해 12년 동안 묵묵히 등불을 밝혀온 이가 있다. 2010학번 정순섭 동문(62·생활과학부 식품영양학 전공)이 그 주인공이다. 늘 환한 미소로 주위를 밝히는 그를 만나, 오랜 시간 이어온 멘토링 봉사의 여정과 그 속에 담긴 뜨거운 배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침 학생과에서는 2026년 1학기 멘토링 현황 및 개선사항 파악을 위한 만족도평가를 5월 26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정순섭 동문의 멘토링 활동을 통해 신·편입생과 재학생을 위해 봉사하는 멘토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본다. 최근천 인천 동문통신원 “AI 시대가 와도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따뜻한 소통과 정서적 지지는 대체될 수 없습니다. 배움의 길에서 길을 잃은 후배들에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플랫폼이 돼주고 싶습니다.”     정순섭 동문이 처음 방송대 문을 두드린 것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순수한 열정 때문이었다. 우연히 접수한 입학 서류로 합격 통지를 받으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결혼 당시 종가의 둘째 며느리였던 그는 갑작스러운 시아주버니의 별세로 생각도 못했던 큰며느리의 무거운 역할을 떠안아야 했다. 쉴 틈 없이 밀려드는 집안일과 각종 경조사를 챙기다보니 개인적인 시간 여유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교재를 받았을 때 왜 이렇게 책이 두껍고 어렵던지, 도무지 이해도 안 되고 외워지지도 않아서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과제물 작성은 또 하나의 거대한 장벽 같았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늘 웃는 얼굴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며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갰다. 모두가 잠든 밤이면 졸린 눈을 비벼가며 교재를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썼다. 주말에는 남들보다 일찍 인천지역대학 도서관을 찾아 자리를 잡고 시험공부에 몰두했다.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은 과목은 계절시험을 치러가며 기어이 채워 나갔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 후배들 되풀이 않게” 어렵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 무사히 졸업을 앞뒀을 때, 그는 비로소 학업 중에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유용한 학사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깊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이 아쉬움은 훗날 그를 12년 멘토의 길로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어느 날 인터넷 방송을 통해 방송대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 동문은 가슴이 뛰었다. 자신이 재학 시절 겪었던 막막함과 외로움을 똑같이 토로하는 후배들의 목소리가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겪는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먼저 걸어온 길이니, 조금만 뒤에서 밀어주고 응원해주면 그들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2015년 시작된 정 동문의 멘토링 활동은 올해로 12년째다. 한 학기에 대략 6명에서 8명, 지금까지 약 150명에 달하는 멘티들이 그의 따뜻한 손을 거쳐 당당한 졸업생으로 거듭났다. 그의 멘토링은 단순히 학사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정 동문은 학기마다 멘티들의 상황에 맞춘 철저한 ‘시기별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표 참조). 정 동문만의 차별화된 멘토링 노하우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대면 교육이 전면 차단되자 정 동문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인터넷 멘토링 시스템, 자체 교육 자료,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적극 활용해 학사 정보와 시험 일정을 실시간으로 안내했다. 밤낮 없이 이어지는 멘티들의 개인적인 질문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일일이 세심한 답변을 달았다. 특히 정 동문이 중시한 것은 ‘공유와 소통’을 통한 학습 흐름의 체계화였다. 카카오톡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토론 내용과 직접 만든 학습 자료, 활동 기록을 체계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공간은 떨어져 있어도 멘티들이 서로의 배움과 성장의 흐름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헌신적인 멘토링 교육은 멘티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고, 졸업한 이들 멘티들과 함께 인천총동문회를 굳건하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정 동문의 삶은 학교 안팎을 가리지 않고 온통 ‘봉사’로 점철돼 있다. 그는 생활과학부에서 배운 전공(식품영양학) 지식을 바탕으로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어엿한 전문 요리사가 됐다. 지금도 요리사라는 본업으로 인해 늘 시간에 쫓기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의 봉사 정신은 지칠 줄 모른다. 인천총동문회 ‘사회봉사 위원장’으로 활동 주변인들은 생업의 고단함 속에서도 멘토링과 다양한 사회봉사에 자신을 아낌없이 내던지는 정 동문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존경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오랜 헌신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 동문은 지난 2026년 1월 22일 제23대 인천총동문회 ‘사회봉사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멘토링을 통해 밤을 낮 삼아 주경야독하는 멘티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며, 이를 출석수업과 현장 봉사활동으로 연결하는 실천적 구조를 구상해 낸 결과다. 그가 몸담고 있는 제23대 인천총동문회 사회봉사위원회의 2026년 슬로건은 ‘멘토 봉사하는 아름다운 You’다.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지혜를 나누는 멘토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했다. “지금은 AI 시대잖아요. 우리 멘토링 시스템도 ‘AI 시대의 멘토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해요. 누구나 쉽게 학사 정보와 학습자료를 검색하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정보 매체를 구축하고 싶어요. 그것이 제가 순수한 멘토 봉사자로서 모교의 미래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 동문은 오히려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멘티들에게 공을 돌렸다. 밤낮으로 치열하게 공부하면서도 멘토의 조언에 귀 기울여 준 멘티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자신의 12년 멘토 여정도 없었을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후배들의 성공적인 졸업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가슴 벅찬 뿌듯함과 보람이 바로 자신이 계속해서 살아 숨 쉬는 이유라고 말하는 정순섭 동문의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 빛나 보였다.

    291호2026-05-31 10:14

  • 핵분열의 힘, 바람·태양의 시대 … 에너지 전환의 갈림길에서

    원자력은 ‘안정성과 고밀도 에너지’, 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성과 분산형 에너지’ 라는 서로 다른 과학기술적 철학 위에서 미래 전력 체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결국 에너지의 미래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사회가 어떻게 선택하고 감당할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서울 하늘공원을 처음 방문했다. 서울 한복판의 높은 곳에 드넓은 광장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풍력발전기였다. 거대한 축 위에 세 개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곳은 난지도의 친환경 에너지 공간으로 조성됐다. 그러면서 ‘얼마나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추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풍력발전이 환경 측면에서 좋아보일 수 있지만, 배(생산되는 에너지)보다 배꼽(투입되는 에너지)이 더 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올해 4월 1일자 <교수신문>에 게재한 칼럼에서 “에너지 정책에는 세 가지 정책 목표가 있다. 안정성, 경제성, 그리고 환경성. 끊기지 않고, 값싸며 환경에 악영향이 없어야 한다.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트릴레마’(Trilemma)라는 표현도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을 갖추기가 그만큼 힘든 것이다. 2011년 9월 15일의 정전 사태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필자도 강남의 한 건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정전을 겪고 깜짝 놀랐다. 작업 중이던 문서 파일이 날아간 것은 일도 아니었고, 복도에선 비명이 들렸다.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는 전력이 얼마나 귀한지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그리드가 에너지 전쟁을 좌우한다 에너지의 미래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그리드(grid)’다. 그리드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공장·도시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연결한 전력망 시스템을 뜻한다. 그레천 바크가 쓴『그리드』(동아시아, 2021)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평균 정전 시간은 120분으로, 일본 11분, 독일 15분, 한국 16분, 이탈리아 51분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다. 전기는 생산 즉시 1,000분의 1초 만에 1,000킬로미터 거리로 전달될 만큼 즉각적이지만, 노후화된 그리드 인프라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은 필요할 때 해외에서 곧바로 들여올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앞으로의 사용량을 미리 계산해 발전소와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공급 자체가 어려워진다. 한국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존 중앙집중형 전력망만으로는 변동성이 큰 전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저장장치(ESS), AI 기반 수요 관리, 지역 분산형 전력망, 초고압직류송전(HVDC) 같은 차세대 그리드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스마트그리드’ 현대화가 미래의 에너지 전쟁을 좌우한다. 에너지 주권을 위한 분투 한국이 원자력 기술을 처음 손에 넣은 것은 맨손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였다. 1950년대 후반, 우리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Ⅱ를 들여왔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땅에서 에너지를 자력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원자력 개발의 출발점이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1995년,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는 다목적 원자로인 ‘하나로’를 자력으로 설계·완공했다. 트리가 마크-Ⅱ의 약 300배에 달하는 열출력을 가진 하나로는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부터 신소재 개발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모방에서 창조로 나아간 이 여정은 단순한 기술 이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에너지 주권을 향한 한 나라의 분투기이기도 하다. 원자력은 강력한 에너지원인 동시에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는 원자력이 지닌 위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70~90%를 차지하는데, 반감기가 21만 년에 이르는 핵종도 있다. 이처럼 수십만 년을 관리해야 하는 폐기물 문제는 원자력이 지금껏 완전히 풀지 못한 난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고 방지, 피해 완화, 사후 관리라는 3중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장수명 핵종 소멸처리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인 과제로 남아있다. 에너지를 얻는 대가가 이토록 길고 무거운 책임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원자력을 둘러싼 논쟁이 단순히 효율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사이의 선택은 더욱 첨예한 논쟁을 낳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향후 전 세계 전력의 27%를 원자력으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자력은 기후 변화 대응의 유력한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면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없고 폐기물 문제에서도 자유롭지만, 간헐성과 저장 기술이라는 벽을 아직 완전히 넘지 못했다. 결국 이 논쟁은 ‘어느 쪽이 더 안전한가’를 넘어 ‘우리가 어떤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지정학이 에너지원을 결정한다 페르 회그셀리우스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교 교수는『에너지 지정학』(메디치미디어, 2026)에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대립 구도가 아니라 복잡한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작동하는 사회기술적 시스템의 일부로 파악한다.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미가입으로 국제 우라늄 공급에 제약을 받았다. 이것은 석탄 의존 심화를 가져온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사례는 에너지원의 선택이 기술이나 경제성보다 지정학적 조건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측면에서는 파도 에너지처럼 기술적 가능성이 있더라도 투자자·정치인·규제당국·대중의 지지와 동원이 없으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되며,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원활히 하기 위한 ‘가교 에너지’로서 천연가스가 여전히 불가결하다는 시각도 소개된다. 결국 이 책은 원자력 대 재생에너지라는 이분법을 넘어, 에너지 전환이 물질적 인프라와 다층적 행위자들의 정치경제적 역학관계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일깨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러시아에서 한반도로 연결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야말로 남북한의 정치적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묻는다. 이 물음은 에너지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외교와 평화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책을 번역한 권효재 서울대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해협과 믈라카해협 같은 ‘조임목’을 통과하며, 이곳의 정치적 불안정이나 군사적 충돌은 곧바로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라며 “우리의 경제와 일상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지정학적 안정성에 인질처럼 잡혀 있는 셈”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공급망 다변화와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LCOE가 보여주는 경제성의 역전 숫자는 냉정하다.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을 생산 전력량으로 나눈 평균 발전 단가다. 〈포브스〉의「전력의 승부: 원자력 대 재생에너지의 경제학」(2025.02.12.)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 기준 2023년 원자력의 LCOE는 메가와트시(MWh)당 110달러이며 2050년까지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태양광은 같은 해 55달러에서 2050년에는 25달러로, 육상풍력은 40달러에서 3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 저장 비용은 2010년부터 2023년 사이 무려 89%나 떨어졌다. 원자력은 이와 대조적으로 공사비 초과와 건설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58기의 원자로는 평균 6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완공에 이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영국 힝클리 포인트 C 원전은 당초 160억 파운드로 예상됐던 건설비가 340억 파운드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정부 보조금 흐름도 재생에너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1975년 공공 에너지 연구개발 예산의 73%를 차지하던 원자력 지원 비율은 2015년 20%로 쪼그라들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보조금 총액 6천340억 달러 가운데 원자력 몫은 210억 달러(3%)에 그쳤고, 재생에너지는 1천280억 달러(20%)를 받았다. 중국은 2022년 한 해에만 재생에너지에 5천46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결국 원자력은 저탄소 기저부하 전원으로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제성·건설 기간·폐기물 문제라는 삼중 부담을 안고 있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비용 하락과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분 원자력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철학 안정성 및 고밀도 에너지 지속가능성 및 분산형 에너지 발전 원리 우라늄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에너지 이용 햇빛, 바람 등 자연에서 반복 수확 공급 안정성 매우 높음(날씨·시간 영향 없는 기저전원) 낮음(기후·자연 조건에 따른 ‘간헐성’ 존재) 환경성(탄소)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음 연료비가 없고 발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 없음 주요 장점 높은 에너지 효율, 안정적 전력 공급, 부지 절약 지속 가능한 자원, 방사성 폐기물 없음 주요 단점과 과제 사고 위험성(예: 체르노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리 난제 간헐성 극복 필요. ESS(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등 추가 인프라 비용 부담 경제성(LCOE) (미 EIA 2023년 보고) MWh당 110달러(2050년까지 정체 전망, 공사비 초과 및 건설 지연 리스크) 태양광 55달러, 육상풍력 40달러(2050년 각각 25달러, 35달러로 하락 전망)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두 개의 에너지 철학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모두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공통 목표를 지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과 과학기술적 기반은 크게 다르다.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은 날씨와 시간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대규모 기저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사고 위험, 냉각수 문제 등은 오랫동안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원전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니는 대신,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고 관리 체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처럼 자연에서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높고, 연료가 필요 없고 발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햇빛과 바람의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이 핵심 한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같은 보완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결국 원자력은 ‘안정성과 고밀도 에너지’, 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성과 분산형 에너지’라는 서로 다른 과학기술적 철학 위에서 미래 전력 체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결국 에너지의 미래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사회가 어떻게 선택하고 감당할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291호2026-05-31 10:53

  • 에듀테크 CEO 박경선 동문, 세 번째 발전기금 기탁

    지난 6월 4일 11시 대학본부 총장실에서 발전기금 기탁식이 진행됐다. 국내 에듀테크 분야를 선도하는 메디오피아테크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박경선 동문은 김종오 방송대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모교와 에듀테크학과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5백만원을 기탁했다. 2019년 방송대 대학원 이러닝학과(현 에듀테크학과)를 졸업한 박 동문의 발전기금 기탁은 입학 시와 작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기탁식에 앞서 참석자들이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 김 총장은 “졸업 후에도 모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박 대표님에 대해선 (247호)에 상세히 보도된 기사를 읽었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다. 제 임기 시작 후 두 달 만의 첫 기탁자이시기도 하다. 메디오피아테크의 사업 영역은 방송대의 지향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박 동문은 “저도 협업이 이루어지면 양측이 시너지 효과를 얻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에듀테크학과에서 다른 원우들과 함께 씨름하며 공부하고 연구한 경험이 경영 실무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작년 기탁식 때 밝힌 것처럼, 발전기금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주기적으로 기탁하려 한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기탁식에는 김종오 총장, 박종성 부총장, 주경필 기획처장, 우호성 대학원 에듀테크학과장, 박경선 동문, 최범순 메디오피아테크 상무가 참석했다. 이현구 기자 zuibm@knou.ac.kr

    291호이현구2026-06-04 15:01

  • AI 시대, 방송대의 ‘AX’는 어떻게 가야 할까?

    방송대가 ‘KAI 사업본부’를 신설해 학내에 흩어져 있던 AI 사업들을 한데 모으고, 대국민 AI 교육과 대학 AX, 지역 교육이라는 세 축으로 혁신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그래서 시의적절하다.   챗GPT가 우리 일상에 들어온 지 채 3년이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세상은 생성형 AI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이는 교육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어려운 개념을 좀더 쉽게 이해하고 싶을 때, 그리고  자료를 번역할 때 자연스럽게 AI의 손을 빌린다. 적절히 활용한다면 AI는 학습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며, 혼자 책상 앞에 앉는 시간이 많은 우리 대학 학습자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 있다.   다만 같은 도구가 정반대의 그림자도 함께 드리운다. 과제물 작성에서의 AI 활용이 바로 그 지점이다. 생각을 스스로 묶어내는 훈련 없이 결과물만 매끄럽게 다듬는 일이 일상이 된다면, 학습의 본령인 ‘사유의 근육’은 자라지 못한 채 화면 속 문장만 가지런해질 뿐이다. 누구의 글이 누구의 사유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순간, 교육은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신뢰의 기반마저 잃어가게 된다. 그렇다고 AI를 금지의 대상으로만 다루는 것도, 무제한의 도구로 방치하는 것도 답이 되기 어렵다. 어디까지가 학습이고 어디서부터가 반칙인지를 학생과 교수자가 함께 합의해 갈 일,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AI 리터러시’의 본모습이 아닐까 싶다.   방송대는 이 지점에서 다른 대학과 사뭇 다른 조건에 놓여 있다. 고졸 이후 갓 입학한 학생, 늦은 밤 강의를 듣는 직장인, 만학도가 어우러져 있고,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세대와 AI라는 단어조차 낯선 세대가 같은 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AI 리터러시 교육은 어느 한 수준에 맞춰 일률적으로 설계되기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프롬프트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 과제라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AI에게 첫 질문을 건네는 일’이 출발점이다. 모두를 아우르는 단계별·맞춤형 AI 리터러시 교육이 우리 앞에 놓여진 중요한 과제다.   이 고민은 학생들만의 문제로 머물지 않는다. 강의 제작과 학사 행정 전반에서 AX(AI 전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기다. 방송대 강의는 다양한 학습자에게까지 닿는데, 제작 과정에 AI를 결합하면 자막·번역·요약의 정확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시·청각장애 학습자를 위한 접근성도 의미 있게 개선될 수 있다. XR과 결합된 실감형 콘텐츠 역시 원격 강의의 오랜 숙제였던 ‘현장감의 부재’를 메울 새로운 가능성으로 기대된다. 대학 행정에서도 학적·수강·상담에 AI 에이전트가 결합되면 더 깊이 있는 학습자 맞춤형 지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방송대가 ‘KAI(KNOU AX Innovation) 사업본부’를 신설해 학내에 흩어져 있던 AI 사업들을 한데 모으고, 대국민 AI 교육과 대학 AX, 지역 교육이라는 세 축으로 혁신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그래서 시의적절하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추진체계가 ‘신기술의 도입’에 머물지 않고 ‘교육 철학의 재정립’을 함께 이뤄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기술을 들여올 것인가에 앞서, 어떤 학습자도 뒤에 남겨두지 않고 함께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때다.   AX는 이제 방송대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시대가 부여한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명은 빠른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넓은 품과 찬찬한 걸음을 통해 비로소 의미를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선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가장 천천히 걷고 있는 학습자의 손이 아닐까 싶다.  

    291호2026-05-29 10:45

  • 인연으로 이어지는 시간, 함께 만드는 내일

    선배는 후배를 이끌고, 후배는 새로운 활력으로 조직을 움직이며, 학과와 지회가 벽 없이 이어질 때 진정한 총동문회의 가치가 만들어진다.   인생은 늘 선택의 순간으로 이어진다. 어떤 선택은 두려움 속에서 이뤄지고, 또 어떤 선택은 희망을 품은 채 이뤄진다. 환갑을 앞둔 지금,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결국 나의 삶 역시 수많은 선택과 사람과 사람의 인연 속에서 만들어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돈 3만 원을 들고 부산으로 올라왔던 청년 시절, 가진 것도 아는 사람도 없었지만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때의 선택은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이후 방송대에서 만난 인연들은 삶을 풍요롭게 했다. 늦깎이 배움의 길은 단순한 학위가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시작점이었다.   2012년 경영학과에 입학해 학년 대표, 학회장을 맡으며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고, 스터디에서 고민을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삶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는 공동체의 힘을 실감했다. 그 인연은 졸업 후 지금까지도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다.   이후 제25대 부산총동문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동문회와 더욱 깊은 인연을 맺었다. 부족함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임했고, 동문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과 계획을 준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모든 것이 멈춰야 했다. 행사도, 만남도, 꿈꾸던 사업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아쉬움은 컸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   조직은 혼자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버티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자리를 지킨 임원들과 동문들의 헌신은 나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고, 언젠가 다시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꿈은 결국 총동문회장으로 이어졌다.   나는 총동문회가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를 성장시키며 삶의 힘이 돼주는 공동체라고 믿는다. 직책보다 사람이 먼저 존중받고, 참여하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조직. 누구나 편하게 다가와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 그것이 내가 꿈꾸는 총동문회의 모습이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고, 후배는 새로운 활력으로 조직을 움직이며, 학과와 지회가 벽 없이 이어질 때 진정한 총동문회의 가치가 만들어진다.   재학생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방송대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직장과 가정, 학업을 병행하다 보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온다. 그러나 방송대에서 얻는 가장 큰 자산은 학위가 아니라 사람과의 인연이다. 지금 곁에 있는 동료들이 훗날 여러분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3만 원을 들고 부산에 올라왔던 청년은 이제 환갑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을 믿고, 함께 가는 길의 가치를 믿는다. 앞으로의 새로운 30년은 바람처럼 흘러가겠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것이다. 인생의 전환점마다 나를 지탱해준 것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었다. 그리고 그 인연이야말로 앞으로의 총동문회를 이끌어갈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291호2026-05-29 10:56

  • 울산 마중물 세미나, ‘AI는 중립적인가?’ 주제 발제·토론

    이번 세미나는, 생활세계에서 개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행위나 결정 등을 선택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선택당하는 현실, 구조적 문제와 계급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균열을 일으킨 성공적 모임이었다 -유범상 교수(사회복지학과)   사회복지학과 학습 동아리 ‘마중물’(회장 박정수)이 지난 5월 30일 오후 2시 30분, 울산 와와 커뮤니티 하우스 3층 회의실에서 ‘AI는 과연 중립적인가?’라는 큰 주제 아래  ‘기술은 누구의 편인가’로 2026년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6 마중물 세미나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4월 25일 같은 곳에서 진행된 「AI, 나도 생각한다」(『호모 데우스』·『클라라와 태양』, 강사 인지훈 교수)에 이어진 행사다. 2026 울산 마중물 세미나는 6월 13일(토) 같은 곳에서 3회차 프로그램으로 「AI, 편견을 어떻게 진리로 만드는가」(『대량살상 수학무기』·『보이지 않는 여자들』, 강사 이현숙 교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 남부학습센터에서 사회복지학과 튜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수 회장은 마중물의 역사를 소개한 뒤, 마중물 동아리가 울산지역대학에서도 꾸준히 모임을 해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지식인의 관점이나 미디어를 통해 해석된 담론에 노출돼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대신 타인이 만든 관점, 해석, 담론에 무비판적이 되고 있다. 스스로 비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세상을 읽는 시민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자동화된 불평등』과 『일차원적 인간』 읽고 토론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마중물 회원들은 버지니아 유뱅크스의 『자동화된 불평등』,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을 읽고 서로 토론을 벌였다. 멀리 서울, 인천에서 참석한 ‘설마, 삑사리’ 노래패 팀은 축하 공연까지 선보였다. 도종환 시인의 시에 곡을 붙힌 「오늘 하루」를 참가자 전원이 함께 따라 부르고 즐기며 의미를 되새기면서 시작한 세미나는 4시까지 이어졌다. 먼저 『자동화된 불평등』을 발제한 정광수 회원(사회복지학과 동문)은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기술을 통해 빈곤이라는 불편한 문제를 시야에서 지워 버리려고 시도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기술에 대한 의존이 깊어질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퇴화하고 시스템은 더욱 냉혹해진다고 경고한다”라고 책을 소개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고정희 회원(교육학과 동문)은 책 소개 전에 석탄일 행사에서 접한 AI 스님에 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석탄일 행사에 AI 스님이 나와 설파를 하는 모습을 접하고 놀랐다. 종교라는 영역은 인공지능이 가장 늦게 진입할 것처럼 보였는데, 벌써 AI가 자리한 것을 보고 기분이 묘했다”라고 말했다.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을 소개한 그는 “마르쿠제가 말한 ‘일차원적 인간’이란 시스템이 제공하는 물질적 풍요에 만족하며, 자신의 진실한 욕구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사회가 전해 놓은 틀 안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매스미디어와 자본이 치밀하게 설계한 허위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라고 읽어냈다. 두 회원의 발표가 끝나자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참석한 오송경 회원(마중물시민대학 동문)이 먼저 토론의 물꼬를 열었다. 그는 “‘욕구도 거짓됐다’라는 부분은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길들여진 결과라고 본다. 농부들은 농사를 지을 때 자신의 논에 물을 대고 나면 다른 사람의 논에도 물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렇듯이 우리가 AI 시대를 살아가면서 AI를 공유하는 문제를 깊이 고민한다면, 우리의 삶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AI 시대 공유와 협력을 제기했다. 민두홍 회원(사회복지학과 학우)은 “알고리즘이라는 말을 얼마 전에 알게 됐다. 당뇨를 앓고 있어서 혈당을 체크하는 부분을 검색했더니 그 이후 계속 그와 관련된 데이터가 먼저 스마트폰을 장식했다. 그것이 알고리즘이더라.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문명의 이기가 우리를 구속하는 것 같고 거기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소비의 착취를 만들어 내는 구조의 문제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울산선배시민협회원인 조일제 회원은 “민정훈 회원이 말한 문제는 개인의 생각과 선택, 행동에 좌우되는 것 같다. 동일한 하루를 살더라도 어떤 이는 알차게, 어떤 이는 게으르게 산다. AI라는 문명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AI가 지닌 위험성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멀리할 수만도 없다는 게 아쉽다”라고 ‘개인의 선택’을 강조했다. 유범상 교수, “생각의 균열 일으킨 성공적인 모임” 토론을 경청한 정광수 발제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AI를 선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오직 수치화된 데이터로만 인간을 평가한다. S전자의 성과금 경우를 보더라도 그들이 다른 평균적인 이들보다 10배의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AI에 소외된 계층들이 점점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불평등은 해소할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선시엽 회원은 “늘상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AI는 중립적이지 않다’라고 인식해왔다. 그래서 뒤에 뭔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자신의 경우를 소개했다. 반면, 인천에서 참석한 장옥례 회원(사회복지학과 학우), 노진복 회원(사회복지학과 동문), 선후랑 회원(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원우)도 AI의 중립성에 의혹의 시선을 던지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정수 회장은 「청춘」이라는 시를 인용해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었을 때 늙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발제와 토론에 나서준 회원들에게 감사를 돌리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세미나 총평에 나선 유범상 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생활세계에서 개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행위나 결정 등을 선택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선택당하는 현실, 구조적 문제와 계급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균열을 일으킨 성공적 모임이었다”라고 의미를 매기면서, “AI는 누구에게 귀속돼 어떻게 사용되느냐가 중요하다. 기술의 특이점은 우리 운명과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AI를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울산=천정희 학생기자 skyrelux@hanmail.net

    291호2026-06-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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