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함께’ 달리는 길, 학업도 마라톤도 끝까지 완주!
방송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대이자 최고 연령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국립 고등교육기관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방송대 교육 시스템의 특성상, 학우와 동문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깊은 유대감을 느낄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대규모 화합과 소통의 장이 드디어 다가온다. 오는 9월 5일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이하 마라톤 축제)’가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된다. 5km, 10km 코스 출발은 8시다. 이번 마라톤 축제는 단순히 기록을 다투거나 순위를 겨루는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와 지역, 전공의 벽을 뛰어넘어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발을 맞추며 ‘방송대인’이라는 하나의 자부심을 확인하고, 대학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동력을 한데 모으는 범공동체적 축제의 장이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함께 달릴 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마라톤 축제를 총괄 지휘하는 최기재 대회장(제29대 전국총동문회장)은 “이번 축제는 동료, 친구, 그리고 가족과 함께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힘차게 달리며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방송대를 사랑하는 선후배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재학생, 동문, 가족 그리고 시민이 함께 달리며 ‘방송대’를 생각하는 행사라는 뜻이다. 마라톤 축제가 매년 전국 방송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땀 흘려 함께 달리는 과정에서 얻는 진한 감동과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11회 마라톤 축제 당시 79세의 최정미 학우는 휠체어를 타고 5km 경기에 나섰다. 졸업반이라고 소개한 그는 “처음으로 방송대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는데, 참가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통과했다. 전주에 거주하면서 22년 간 방송대에서 공부한 최근옥 동문은 2024년 제10회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다. 최고령 나이로 어린 손주와 함께 5km를 끝까지 달렸다. 국어국문학과 등 9개 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2년 동안 방송대를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을 꼽으라면 온 가족이 함께한 마라톤 축제를 꼽고 싶다. 나는 건강달리기 5km 코스를 선택해 미운 아홉 살 손주와 친구로서 달렸다. 완주 기념 메달을 목에 걸면서 손주에게 공부도 마라톤처럼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손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즐거운 축제를 처음부터 참여치 못했던 게 아쉬웠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계속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을 달리고 싶다.”   마라톤의 매력과 학업의 평행이론 생활체육지도과 박상현 교수는 2022년부터 마라톤 축제에 참가했다. 특히 지난 11회 마라톤 축제에는 두 딸과 함께 5km를 완주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큰딸이 리듬체조를 하고 있어 체력에 관심이 많아 5km를 도전한 것이다. 완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결승점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가는 모습에서 뭉클함을 느꼈다고 한다. 박 교수는 “2022년에 우리 학과 동문들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이후 신생 학과인 생활체육지도과 학생과 동문이 이 축제를 가득 채우길 소망하는 마음에서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마라톤과 방송대에서의 학업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고 말한다. “마라톤은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내가 흘린 땀방울과 훈련량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포기하지 않고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마침내 결승선이라는 완주의 기쁨을 만들어낸다. 방송대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 역시 마라톤과 완전히 같은 궤적을 그린다. 생업과 가사, 학업을 병행하다 보면 누구나 중간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데드포인트(dead point)’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음을 옮기면, 어느덧 그 고비를 넘어 ‘일차적 완주’이자 ‘졸업’이라는 영광스러운 결승선에 다다를 수 있다.” 동문·재학생이 함께 만드는 ‘대학 문화’ 마라톤 축제 초대 조직위원장을 지낸 최홍대 동문의 설명에 따르면,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의 탄생에는 ‘국민에 대한 보은’의 의미도 담겨 있다. 방송대만의 행사가 아니란 뜻이다. “2007년 6월 첫 마라톤 축제를 시작했을 당시 ‘I LOVE 방송대. 제1회 방송대와 국민이 함께하는 마라톤 축제’라고 명명했는데, 여기엔 방송대의 발전과 성장에 힘을 보태준 국민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보은의 뜻을 피력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가 지니는 가장 핵심적인 궁극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지속 가능한 대학 발전 문화의 구축’에 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한 대학의 발전과 명성은 단순히 뛰어난 강의 시스템이나 현대적인 시설 확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가지는 강한 공동체 의식, 선후배 간의 끊임없는 교류,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질 때 진정한 명문 대학으로서의 위상이 확립된다”라고 지적했다. 마라톤 축제 현장에서 동문과 재학생이 나누는 따뜻한 인사와 어깨동무, 함께 땀 흘리며 끊어내는 결승선의 테이프는 곧 방송대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든든한 초석이 된다. 동문은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발전기금 기부, 재능 기부, 진로 멘토링 등으로 모교에 기여하고, 재학생은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과 내력을 이어받아 향후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동문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마라톤 축제는 이러한 발전적 선순환 문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화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역동적인 장이다. 최기재 대회장은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명언이 있다. 이 말은 평생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방송대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격언일 것이다. 오는 9월 5일,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리는 제12회 I LOVE 방송대 마라톤 축제를 서로의 손을 잡고 방송대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 문화 구축을 다짐하는 역사적인 자리로 만들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초가을의 청명한 바람을 맞으며 상암동의 푸른 들판을 함께 달려보자. 그 길 끝에서 더욱 단단해진 방송대 교육공동체와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는 스스로의 당당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KNOU광장

국립 원격대학의 ‘윤리 원칙’은 왜 더 무거운가?
‘가장 많은 국민이 배우는 대학’이 어떤 기준을 세우느냐는, 결국 이 사회가 AI와 어떤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라는 물음과 맞닿아 있다.   이번 학기 중간과제물을 평가하며 한참 고민한 과제물이 있었다. 문장은 흠잡을 데 없었지만, 생성형 AI로 작성한 것이 명백해 보였다. 점수를 어떻게 줘야 할까. 감점하자니 근거 삼을 기준이 없었고, 그냥 점수를 주자니 밤늦게 자신의 문장으로 써낸 다른 학생들에게 미안했다. 지금 대학 곳곳에서 이런 고민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답은 저마다의 판단에 맡겨진다. 활용은 이미 일상이 됐는데 기준은 각자의 몫으로 남아 있는 이 간극, 그것이 지금 방송대에 ‘AI 윤리 원칙’이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참고할 사례는 적지 않다. 이미 여러 대학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고, UNESCO와 OECD도 AI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들을 참조해 비슷한 문서 하나를 보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방송대의 윤리 원칙은 다른 대학의 것과는 결이 다른 무게를 지니기 때문인데, 그 무게는 원칙의 내용이 아니라 원칙을 세우는 방송대의 위치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방송대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첫째, 방송대는 국립대학이다. 국립대학이 세우는 기준은 한 기관의 선택을 넘어 공공 부문 전체가 참조하는 준거가 된다.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들이 저마다 AI 활용 지침을 마련해 가는 지금, 국립 원격대학의 윤리 원칙은 ‘교육 영역에서 공공은 AI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공적 답안으로 읽히게 된다. 그렇기에 방송대의 원칙은 다른 문서의 번안이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 길어 올린 고유한 답이어야 한다.   둘째, 방송대는 원격대학이다. 대면 수업이 중심인 대학에서 AI 윤리는 여러 규범 가운데 하나지만, 교육의 전 과정이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원격대학에서 AI 윤리는 교육 그 자체의 신뢰를 떠받치는 기둥이 된다. 학습과 평가, 소통이 모두 화면 너머에서 일어나는 환경에서는 ‘무엇이 정직한 학습인가’에 대한 합의가 흔들리는 순간 교육 전체가 흔들린다. AI 시대 원격교육의 질문들을 방송대는 누구보다 먼저, 가장 절실하게 만나게 된다. 그래서 방송대의 원칙은 원격교육 반세기의 경험을 담아, 뒤따라올 온라인 교육기관들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대의 윤리 원칙은 시차 없이 사회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여느 대학이라면 윤리 교육의 효과는 학생들이 졸업해 사회로 나간 뒤에야 나타나지만, 방송대의 학습자들은 이미 사회 안에 있다. 오늘 저녁 강의에서 익힌 ‘AI를 대하는 태도’는 내일 아침 일터에서 곧바로 실천된다. 간호사는 환자 정보를 AI에 입력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고, 공무원은 AI가 작성한 문서를 검증 없이 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배움과 실천 사이의 간격이 이토록 짧은 대학은 달리 찾기 어렵다. 그렇기에 방송대의 윤리 원칙은 학내 규범을 넘어,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시민의 감각을 기르는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윤리 원칙은 완성된 규범집이 아니라 계속 갱신되는 약속이어야 한다. AI 기술은 문서의 개정 속도보다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원칙의 권위는 조문의 완결성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그것을 놓고 계속 묻고 토론하고 고쳐 쓰는 과정에서 나온다.   ‘가장 많은 국민이 배우는 대학’이 어떤 기준을 세우느냐는, 결국 이 사회가 AI와 어떤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라는 물음과 맞닿아 있다. 방송대의 윤리원칙이 학내의 문서로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돌아볼 든든한 기준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뉴스

전북지역대학, 2학기 신·편입생 입학식 및 OT
전북지역대학(학장 김진호)은 지난 8월 1일 오전 10시 전북지역대학 501호에서 ‘2026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 입학식 및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새롭게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신·편입생들을 환영하고, 학사 운영과 학과 공부에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김진호 학장과 김태성 교수(농학과) 및 교직원, 김종천 전북총학생회장, 이신영 전북총학생회 수석부회장, 정병휴 교무부회장, 김진아 실무부회장 등 학생회 임원, 각 학과 학생회 임원 및 신·편입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입학식에서는 신·편입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영사에서 김진호 학장은 “새로운 배움의 길에 도전하여 전북지역대학의 가족이 되신 신·편입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방송대에서의 배움이 여러분의 삶에 뜻깊은 여정이 되도록 저희 지역대학이 함께하겠다”라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김종천 회장도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새로운 배움의 길을 시작하는 모든 분을 총학생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지역대학 행정실에서 방송대의 교육과정 및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안내를 진행했다. 수강 방법과 학사 일정, 시험 및 과제, 지역대학 시설 이용 등 주요 사항을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안내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며 앞으로의 대학 생활을 잘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입학식이 끝난 뒤에는 학과별로 배정된 강의실로 삼삼오오 흩어져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신·편입생들은 학과 학생회장과 임원들로부터 전공 교육과정과 과목 이수 방법, 학습 요령, 학과 행사 및 학생회 활동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재학생들은 방송대 학습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신·편입생들을 위해 실제 학교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질의응답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줬다. 김종천 회장을 비롯한 총학생회장단은 각 강의실을 차례로 방문해 신·편입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신·편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의 역할과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학업과 대학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행사를 마친 후에도 신·편입생을 위한 자리가 별도로 이어졌다. 학과별로 모여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좀더 깊은 교류를 이어갔다.   전북지역대학은 앞으로도 신·편입생들이 배움의 목표를 이루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지원과 교류의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전주=백인우 학생기자  iwbaek0828@knou.ac.kr

교양

암흑의 시대에 전 지구적 교류의 싹을 틔워낸 국제주의 운동
유럽사에서 ‘전간기’라 일컬어지는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20년만큼 암울하게 묘사되는 시기는 없을 것이다.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세계대전이 재발했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마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연맹을 중심으로 한 이 시기의 국제주의 운동이 없었다면 전 지구적 교류의 기틀은 자리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17세기 종교전쟁 시기를 제외하면 유럽사에서 ‘전간기’라 일컬어지는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20년만큼 암울하게 묘사되는 시기는 없을 것이다. 에릭 홉스봄은 전간기를 ‘파국의 시대’로 규정했고, 마크 마조워는 전간기 유럽을 ‘암흑의 대륙’이라 명명했다. 세계대전 재발과 전체주의 발흥 전간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제1차 세계대전 후 20년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두 차례의 혁명으로 붕괴된 제정 러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도처에 식민지를 뒀던 영국도 흔들렸다. 국가 기반이 러시아 이상으로 취약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함께 지도에서 사라졌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변화와 그에 대한 반응은 나라마다, 집단마다,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었지만, 파리 강화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 중 당시 미국 대통령인 우드로 윌슨의 대의에 공감을 표하지 않은 이는 없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제1차 세계대전에 비해 군인은 두 배 이상인 2천만 명, 민간인은 네 배 이상인 4천500만 명이 희생됐다. 전간기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두 번째 이유는 전체주의 국가의 출현에서 찾을 수 있다.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나치 독일 두 전체주의 국가의 부상은 제2차 세계대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 제1차 세계대전에 비해 한층 더 잔인하게 치러지게 된 까닭으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가 언급되기도 한다. 참호전이 제1차 세계대전을 상징했다면, 제2차 세계대전을 상징한 것은 홀로코스트였다. 1929년 경제 대공황에 따른 극심한 혼란을 고려한다 해도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체화한 전체주의는 전통적인 개념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었다. 요컨대,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세계대전이 재발했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마저 무너졌던 것이다. 전자의 측면에서 논의를 주도한 것은 E. H. 카의 『20년의 위기, 1919~1939: 국제관계연구 입문』(1939)이었다. 국제정치학 분야의 손꼽히는 고전인 이 책에서 카는 전간기의 문제를 윌슨이 제안하고 영국 노동당 정부가 찬동했던 국제연맹을 정점으로 하는 이상주의의 득세에서 찾았다. 한편,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이끈 것은 단연코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1951)이었다. 아렌트에 따르면, 전간기 유럽을 집어삼킨 파멸적인 전체주의는 제2차 산업혁명과 대중민주주의의 폐해 속에서 자라났으며, 독일과 러시아같이 지리적인 이유로 해외 식민지 팽창이 어렵거나 뒤늦은 중부 및 동부 유럽의 민족적인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광활한 영토의 국가에서 만개했다. 아렌트는 제1차 세계대전의 압력이 이들 국가가 안고 있던 경제적·정치적 모순을 한꺼번에 분출시켰고, 윌슨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원칙으로 베르사유 조약에 각인시킨 민족자결주의가 의도치 않게 전체주의의 발흥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전간기에 대한 또 다른 관점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승전국에게나 패전국에게나 전간기는 치명적인 오판과 실수로 점철된 시기였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결과론적인 해석이다. 베르사유 조약에 기초한 전간기 평화 체제에 대한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공황 이후 전체주의 국가가 동시다발적으로 도발을 감행하는 1930년대 중반까지 또 다른 세계대전이 유럽에 조만간 닥칠 것이라고 예견한 이는 전무했다. 전간기의 좌절과 절망이 큰 것은 전간기의 도전과 희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또한 전간기의 고민과 노력이 없었다면 더 나은 국제사회를 향한 열망의 역사가 이처럼 풍부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은 여러 측면에서 시작과 끝이 너무나도 다른 전쟁이라는 사실이다. 발칸반도의 세력균형 문제가 유럽 대륙의 세력균형 문제로 비화되며 전쟁은 손쓸 새도 없이 장기전이 됐고, 이로 인한 피해와 충격은 당대의 상상을 크게 넘어섰다. 1917년 2월, 로마노프 왕조가 총력전의 압력 속에서 폭발한 대중 시위에 무너진 후 수립된 러시아 임시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전쟁의 지속 여부였다. 러시아 임시정부는 혁명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 싸우는 동시에 병합이나 배상 없는 조속한 평화를 협상국에 요청하는 이중적인 방안을 취했다. 두 달 뒤인 1917년 4월에는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과 멕시코와의 비밀협상에 분노한 미국이 협상국과 함께 싸우기로 선포했다. 러시아공화국과 미국의 등장은 제1차 세계대전을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의 삼국동맹 대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삼국협상 간 전쟁이 아니라 민주국가 대 전제국가 간의 전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윌슨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복도 지배도 아닙니다. 우리는 배상을 원하지도 우리의 희생에 대한 물질적인 보상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안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라고 공언했다. 같은 해 10월, 볼셰비키혁명을 성공시킨 블라디미르 레닌은 「평화포고」로 윌슨의 연설에 화답했다. 레닌에게도 정의로운 평화란 배상과 병합이 없는 평화였다. 제국주의를 전쟁의 원인으로 꼽은 레닌은 주민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합병된 모든 영토를 즉시 반환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윌슨조차도 레닌의 즉각적인 종전 제안에 동조하지 않았다. 낙담한 레닌이 두 달 뒤인 12월 독일과 단독으로 휴전협정을 맺고 협상국 진영에서 이탈하자, 윌슨은 항전 의지를 다지고 사기 진작을 위해 이듬해 1월 미국의 전쟁 목표를 구체적으로 담은 「14개조 평화 원칙」을 천명했다. 국제주의 운동이 남긴 유산 제1차 세계대전은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으로 소련이 퇴장하면서 윌슨이 이끄는 미국에 의해 마무리됐다. 윌슨이 원했던 것은 ‘승리 없는 평화’였으나 수년에 걸친 처절한 싸움 뒤에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윌슨은 외교정책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와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하며 대서양을 건넜지만, 파리 강화 회의는 신외교의 외피를 입은 구외교의 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럼에도 국제주의 운동은 윌슨 덕분에 베르사유 조약의 서두를 장식하게 된 국제연맹이라는 강력한 구심점을 통해 새로운 번성기를 맞이했다. 미국은 국제연맹의 집단안보 체제에 따른 주권 제한을 우려한 상원의 반대로 불참했지만, 국제연맹은 영국을 비롯한 42개국이 국가 간 평화와 협력을 위해 참여한 역사상 최초의 국제기구였다. 주지하듯, 국제연맹의 핵심 목표는 국가 간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이었다. 그보다 더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 공동체의 확대와 심화였으며, 전자에서와 달리 후자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전간기 국제연맹을 통해 활성화된 국제주의 운동이 없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이후 본격화된 국제정치의 세계화는 훨씬 더디게 이뤄졌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국제연맹 산하 첫 전문 기관으로 설치된 국제노동기구를 꼽을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의 정관은 베르사유 조약의 일부로 조인됐고, 국제노동기구는 국제연맹과 함께 탄생했다. 국제연맹의 목표가 보편적인 평화의 구축이라면, 이는 사회 정의가 구현돼야만 가능하며, 사회 정의는 전 세계적으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 조건이 확립돼야 이룩할 수 있었다. 여성운동과 노예제 폐지 운동, 난민 보호 운동과 같은 인도주의 활동도 국제연맹과 국제노동기구의 창립과 더불어 다시 활기를 띠었다. 베르사유 조약 제7조 국제연맹 규약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연맹 및 국제연맹 예하 조직의 모든 직책에 대한 성적 차별을 공식적으로 철폐했다. 직위와 임금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했으나, 국제연맹 사무국 소속 직원의 절반가량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운동은 국제연맹을 기반으로 한 국제주의 운동의 선봉에 섰다. 가장 오래된 비정부 시민사회 단체 중 하나인 노예제 폐지 운동 또한 국제연맹을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1926년에는 노예 협약이 국제연맹 조약으로 추가돼 회원국만 아니라 회원국과 상업 및 산업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노예제와 노예무역의 폐지를 강제하기 시작했다. 국제연맹은 오스만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그리고 러시아 제국의 붕괴로 인해 발생한 300만 명에 달하는 동유럽 무국적 난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국제연맹은 국제노동기구와 함께 산하 조직으로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를 설치하고, 난민 여권을 발행해 이들이 국제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법협회는 국제법 위반, 특히 전쟁범죄에 대한 처벌 권한 마련을 시도했다. 국제법협회는 전쟁범죄를 개별 국가 간 문제가 아니라 국제 공동체의 문제로, 즉 인류에 대한 범죄로 인식할 것을 설득했고, 국제연맹을 통해 이의 법제화를 도모했다. 식민지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연맹은 민족자결주의를 원칙적으로 따르지는 않았지만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식민지의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위임통치령위원회가 설립됐고, 위임통치령의 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감시와 평가를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했다.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베르사유 조약은 국제사회를 향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목도한 뒤 국제주의 운동에 뛰어든 수많은 정치인과 지식인 그리고 활동가의 여론 속에서 국제연맹은 국가이익으로 분절된 구외교의 세계를 인류애와 정의로 연결된 신외교의 세계로 바꿔 나갔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 20년 동안 국제연맹을 중심으로 짧게나마 꽃피웠던 국제주의 운동이 없었다면, 우리가 당연시하는 전 지구적 교류의 기틀은 이처럼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문화

대학원 스승과 제자, 일본 경제의 뿌리를 함께 읽어내다
방송대의 특징은 ‘학위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에서 찾을 수 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사제동행’도 그중 하나다. 도쿄대 명예교수인 다케다 하루히토(武田晴人)의『재벌의 시대』(해남, 2026)를 번역한 정진성 일본학과 명예교수와 김영희·지계문 원우(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의 작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정진성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는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의 ‘일본의 비즈니스 히스토리’ 강의에서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정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도 ‘재벌’이 주요 테마였던 만큼 학생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다. 학생들의 발제 역시 한국 재벌의 상황을 염두에 둔 내용이 많았다. 이러한 열의를 보며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하는 것이 충분히 의미 있겠다고 확신했다”라고 전했다. 방송대 대학원 일본언어문화학과 정진성 명예교수와 김영희·지계문 원우가 뜻을 모아 다케다 하루히토의 명저『재벌의 시대』를 번역 출간했다. 강의실에서 시작된 ‘사제동행’의 결실로 탄생한 이 책은, 일본 재벌의 탄생부터 해체까지 80년 흥망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 대기업 구조를 되돌아보는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대학원 강의 교재로 쓰였던 ‘원서’ 번역 작업은 당시 강의를 수강했던 김영희·지계문 원우가 맡았고, 정 교수가 번역본을 여러 차례 검토하며 함께 수정·보완해 우리글로 다듬어냈다. 1995년 출간된『재벌의 시대』는 1993년 가을 저자가 세타가야(世田谷) 시민대학에서 15회에 걸쳐 진행한 ‘일본 재벌사’ 강연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원서에는 구어체적 서술이나 주술 관계가 어색한 부분이 더러 있었다. 이에 공동 번역자들은 독자들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을 가다듬으면서도, 원서 특유의 강연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저본으로 사용한 책은 가도카와 소피아 문고판(2020)이다. 책의 부제는 ‘일본 재벌의 패권·전향·해체의 역사’이며, 정가는 3만 원이다. 물론 ‘재벌’이라는 용어가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과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기존에도 관련 도서들이 유통되고 있었다. 186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를 대상으로 재벌과 전후 기업집단 연구의 정수를 보여주는『일본경제의 발전과 기업집단』(하시모토 쥬로·다케다 하루히토 편저, 장현준·권혁태 옮김, 오름, 1997), 에도 시대부터 고도성장기까지의 경영사 전반을 다루며 재벌에 관한 비중 있는 기술을 담은『일본의 경영사』(미야모토 외 지음, 정진성 옮김, 한울, 2001), 일본의 재벌 해체 과정과 한국 재벌의 구조적 문제점을 비교 분석하며 경제 민주화를 위한 소유·경영 구조 개편을 주장한『일본의 재벌해체』(T.A.비손 외, 최정표 편저, 비봉출판사, 1993)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재벌의 시대’란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야스다 등 강력한 가족 경영을 토대로 성장한 금융 및 산업 대기업들이 일본 경제를 지배했던 시기를 뜻한다. 이 시기는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시작해, 연합군 최고사령부(GHQ)가 독점 기업들을 해체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탄생 후 80여 년간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일본 경제발전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 경제는 ‘재벌의 시대’였다. 이 책에 ‘재벌의 시대’라는 제목을 붙인 까닭은, 일본의 재벌이 역사적 존재로서 일정한 조건하에서 비로소 존재 의의를 인정받았고 특정 시대에 한해 빛을 발했던 존재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책은 재벌의 탄생부터 해체까지 총 15장에 걸쳐 통사적으로 다룬다. 흐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메이지 시대(1868~1912): 봉건제도 종식 후, 정부가 국영 기업들을 특정 가문에 헐값으로 매각하면서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의 재벌이 탄생했다. 제1차 세계대전 호황기(1914~1918): 재벌들은 산업 생산량, 시장 점유율, 금융 및 중화학 공업 분야에 대한 지배력을 대폭 확대했다. 1930년대 군국화 시기: ‘4대 재벌(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야스다)’은 군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제국주의적 확장을 가속화했다. 1946년 점령기: 연합군 당국은 일본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지주회사들을 전격 해체했다. 계열(케이레츠, 系列)로의 진화: 전후 사업 네트워크는 족벌 독점 구조를 대체하며 현대적인 기업집단 형태로 진화했다. 한국 기업집단에 주는 타산지석의 교훈 번역에 참여한 지계문 원우는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과 기업집단을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배경 중 하나인 일본 재벌을 함께 살펴봐아야 한다.『재벌의 시대』는 거대 기업집단의 흥망성쇠를 통해 일본 경제의 형성과 변화를 조망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기업 시스템의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라고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일본 재벌의 출발점을 이해하려면 에도 시대의 거상인 ‘호상(豪商)’과, 메이지 시대 정부와의 밀착 관계 속에서 성장한 ‘정상(政商)’이라는 두 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일본 재벌이 단순한 부유층 상인 집단이 아니라, 시대 흐름을 읽고 산업과 금융을 기반으로 성장한 새로운 기업집단이었음을 보여준다. 즉, 재벌은 단순한 ‘부자의 집합체’가 아닌, 금융·제조업·무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국가 경제를 움직인 하나의 경제 시스템이었다.” 눈 밝은 독자라면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며 한일 재벌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일 재벌 모두 주식회사 제도를 기반으로 지주회사를 핵심에 두는 기업 조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를 지탱하는 제도적·역사적 조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창업자 가문이 자녀들을 자회사 수장에 앉히고 직접 경영을 지휘하지만, 일본은 동족이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전문경영인 등용을 중시해 왔다. 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와 연결되는 중요한 대목이다.” 정진성 교수는 이 책의 장점의 하나로 “종종 기존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역사를 그 이론으로써 재단하려는 시도의 오류를 잘 드러내주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저자는 제7장에서 ‘주식회사에서의 소유와 분산이 전문경영자의 권한을 가져와 이른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고 하는 기존의 설명에 대해, 이것은 1930년대의 미국 상황을 배경으로 한 가설로서, 일본 재벌에서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미국 기업과는 전혀 다른 문맥에서 나타난 것임을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다. 즉, 일본 재벌에서는 재벌 동족의 ‘총유제’라고 하는 특수한 공동재산 소유제와 상급 종업원에게 경영을 위임하는 전통과 같은 일본에 독특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전문경영자의 발언권의 강화가 실현됐다는 것이다. 독서를 돕는 알찬 역주와 연표 그럼에도 번역진은 이 책이 학술서임에도 ‘읽을거리’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후루카와 재벌과 스즈키 상점의 파탄 과정(제8·9장), 달러 매입을 둘러싼 정부와 미쓰이 재벌 간의 숨 막히는 줄다리기(제11장) 등은 소설 못지않은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비록 구어체로 기술됐으나 기업 전략과 조직 구조 등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일반 독자가 선뜻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정진성 교수는 “근대 일본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더욱 어렵게 느낄 수 있다”라며, “한국어판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충실한 역주를 달고, 책 끝에 재벌 관련 연표를 수록해 시대적 배경과 사건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특집

“전통적 방송국 넘어 에듀테크 플랫폼 조직 만들 것”
1985년 TV강의 방송(KBS-3TV)을 시작으로 EBS, 케이블 TV 등을 통해 전 국민의 고등평생원격교육을 담당해 온 방송대학TV(OUN)가 올해로 개국 30주년을 맞았다. 유튜브 공식 채널 개설, 미디어랩 설립, U-KNOU캠퍼스 등을 담당해 온 방송대의 ‘심장’ 디지털미디어센터(원장 이성민, 이하 DMC)와 함께하며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방송대학TV는 ‘자체 방송 채널을 가진 대학’이라는 특별한 위치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를 매체 기술로 지난 30년 동안 극복해 왔다. 개국 30주년 기념 행사는 9월 2일 열릴 예정이다. 4월 3일 DMC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성민 원장을 만나 방송대학TV, DMC의 산적 과제와 AI·AX 시대로의 전환을 앞둔 로드맵에 대해 들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방송대학TV 개국 30년을 맞았습니다. 방송대학TV 30주년을 맞이한 때에 디지털미디어센터(이하 DMC)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동안 미디어와 교육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했고, DMC와 방송대학TV도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대학이 자체 방송 채널을 갖는다는 것은 30년 전에도, 지금에도 여전히 특별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채널과, 그 안을 채우는 고품질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이어온 역사이기에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방송대학TV의 주요 변곡점들과 그 의미에 대해 짚어주신다면요 방송대의 역사는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Distance)를 매체 기술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역사였습니다. 첫 번째 시기(1972~1995)인 1972년에는 MBC와 KBS 전파를 빌린 라디오 강의로 출발해, 1985년 KBS-3TV, 1990년 EBS로 이어졌습니다. 편성권을 갖지는 못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원격 교육’을 실천했던 시기입니다. 두 번째 시기(1996~2008)는 대학이 직접 편성권을 갖게 된 때로, 제한된 방송 시간의 한계를 넘기 위해 1996년 9월 2일 방송대학TV(OUN)를 개국했습니다. 1999년 위성방송, 2002년 스카이라이프, 2008년 IPTV로 송출망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2005년에는 인터넷 강의가 본격 도입되면서 매체별 역할에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TV는 일반 국민도 함께 보는 대중적·보편적 지식 콘텐츠에 집중하고, 인터넷은 수강생의 반복 교과 학습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 시기(2009~현재)인 2009년에는 모바일 ‘유노플러스’를 거쳐 2018년 통합 학습 플랫폼인 ‘U-KNOU캠퍼스’가 구축됐고, ‘방송대 지식+’ 등 유튜브 채널이 코로나19 기간을 통해 크게 성장하며 91만의 구독자를 달성했습니다. TV채널과 멀티미디어(온라인) 강의 콘텐츠의 벽을 허물고 교육 콘텐츠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평생교육 콘텐츠를 TV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유통하며, 학교 교육 콘텐츠와 평생 교육 콘텐츠라는 두 축을 완성해 왔습니다. 제작 기술 측면에서도 미디어월(LED Wall) 기반의 XR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서 새로운 콘텐츠 확장에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간은 ‘영상’이라는 형태로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날 수 있는 제작-유통의 기반을 구축하고,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그 접점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평생교육과 학교육을 위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발전시켜 오는 여정이었습니다. DMC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어떤 변화를 꿈꾸셨는지, 현재 진행 상황과 함께 설명해주세요.  DMC는 방송대의 ‘심장’이라 할 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끊임없이 달라지는 미디어와 교육 환경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DMC는 전통적인 학부 강의뿐 아니라 대국민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대형 국책사업, 가상실습 플랫폼 운영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과업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송 채널 조직의 한계를 넘어서 강의 콘텐츠의 형식을 혁신하고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XR 등 신유형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춰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문제는 30년이란 시간 동안 조직과 함께 애써왔던 다수의 인력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필요에 맞게 직무와 역량을 재설계하는 조직의 혁신 과정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또한 학교가 학생수의 감소 등으로 재정적인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국고 기반의 공공 사업을 수주해서 실행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방송대가 가진 특화된 경쟁력을 가진 영역이 DMC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기존에 DMC의 업무가 ①학내 교육 콘텐츠, ②대국민 평생교육 콘텐츠로 구성돼 있었다면, 이제 ③공공·국책 혁신사업이라는 세번째 축도 확대하며 안착시켜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는 셈입니다. AI 전환(AX)은 DMC가 직면한 중요한 화두입니다. AI 전환(AX)은 DMC가 직면한 중요한 화두임에 분명합니다. DMC는 이미 지난 2년간 실제 강의 제작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왔습니다. 그 결과 AI는 시각적 표현의 한계를 넓혀주지만, 결코 제작 비용을 무작정 줄여주거나 사람의 검수 노동을 없애주지는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단순한 개별적인 도구의 도입을 넘어서, AX를 위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데이터와 레시피로 남겨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체계’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DMC에는 베테랑 인력들의 귀중한 노하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향후 5년 사이 상당수의 숙련 인력이 정년퇴직을 앞둔 상황입니다. 현장의 경험과 판단 기준을 문서와 데이터, 표준 워크플로우로 정리해 두지 않으면 소중한 지식이 사람과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촬영과 연출, 외주 관리, 콘텐츠 보관에 이르는 현장 레시피를 자산화하고 표준을 세우는 방식으로 DMC의 AI 전환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들에 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DMC의 사업은 3대 축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긴밀히 연결돼 선순환합니다. 첫 번째 축은 본업인 ‘학내 교육 콘텐츠’로 학부와 대학원, 프라임 과정의 강의를 만드는 일입니다. DMC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죠. 두 번째 축인 ‘대국민 평생교육 콘텐츠(평판과 신뢰)’는 방송대학TV와 유튜브(‘지식+’, ‘꽁교육+’)로 나가는 교양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이 영역에서 쌓은 높은 대국민 신뢰와 브랜드 평판이 세 번째 사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세 번째 축인 ‘공공·국책 혁신사업(재원과 혁신)’은 대학 간 가상 실습을 공유하는 ‘오픈브이랩(OpenVLab)’, 대국민 AI 교육 ‘모두의AI’와 같은 사업들은 학교 전체에서 추진하는 KAI 사업단의 핵심 사업 중 하나입니다. 공공사업으로 확보된 국고 재원과 기술 인프라는 다시 DMC 제작진의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입되고, 강화된 제작 역량은 최종적으로 학내 강의의 품질을 높이는 바탕이 됩니다.   공공사업 부문에서는 학교 전체적으로 추진하는 KAI 사업단에서 DMC가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합니다. 가상실험실습 콘텐츠 공유 플랫폼인 ‘오픈브이랩(OpenVlab)’ 사업에 대해 올해부터 DMC가 중점적인 역할을 이어받게 됐습니다. VR 등 XR을 활용한 가상실험실습 콘텐츠는 원격 교육의 기술 혁신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장기적으로 DMC에 중요한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대국민 AI교육을 위한 ‘모두의 AI’ 콘텐츠 사업도 평생고등교육 콘텐츠의 확산 측면에서 시대의 요구에 대응하는 중요한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게 조직의 방향과 미래 비전을 정립해 가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송대의 우수한 콘텐츠가 더 다양한 경로로 국민과 만날 수 있게 하는 전략(‘FAST’ 등 새로운 플랫폼 대응), AI 전환에 대응하는 전략(‘AIDU’ 등 학내 사업 연계)을 구체화하는 것도 임기 중에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향후 방송대학TV의 정체성은 어떻게 정립하실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방송대학TV를 이야기할 때는 ‘채널’과 ‘제작 역량’이라는 두 개념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케이블과 IPTV 등에 위치한 ‘채널’은 시청 환경 변화에 따라 그 역할과 효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 오직 3개밖에 없는 ‘공공채널(KTV, 국회방송, 방송대학TV)’은 고등교육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열어두는 ‘공공적 임무’를 품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조직 자체가 채널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는 유연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 30년간 쌓아온 ‘제작 역량’은 플랫폼이 유튜브로 가든, OTT나 XR로 가든 변함없이 발휘되는 강력한 본질입니다. 생방송 스튜디오 운영, 라이브 중계, 대형 교육 프로그램 기획 능력은 대학 사회 전체를 통틀어도 DMC가 가진 독보적인 자산입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할 정체성은 ‘단순히 채널을 소유한 전통적 방송국을 넘어, 최상의 교육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남기는 에듀테크 플랫폼 조직’입니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본질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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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엔 역시 책! 북캉스 떠나 볼까요?

    긴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가 독서를 제안합니다. 방학 때마다 ‘학과장이 추천하는 방학 중 읽을 만한 책’ 특집은 많은 학우들이 기다리는 기사인데요. 학과장 교수님께서 전공‧교양 도서 1권씩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너무 많아서 이번 여름방학이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자, 북캉스 떠날 준비되셨나요?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인문과학대학 김신정 국어국문학과장이 추천하는 전공 도서는 『정본 백석 시집』(백석 지음, 고형진 엮음, 문학동네, 2020)이다. 김 학과장은 “백석 시의 매력인 낯선 방언과 고어를 그대로 살려 시인이 원래 의도했던 원본의 향취를 오늘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정확하고 간결한 풀이 덕분에, 처음에는 생소해 보이던 평안도 말이 어느새 손에 익게 된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백석 시 읽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시집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다 보면 폭염도 저만큼 물러나 있을 것”이라고 권했다.   교양 도서로는 『조응』(팀 잉골드 지음, 김현우 옮김, 가망서사, 2024)를 꼽으며 “인류학자 팀 잉골드는 세계를 고정된 사물들의 집합이 아니라, 선으로 이어지며 함께 움직이는 세계로 본다. 걷기와 날씨, 손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그의 글은, 안다는 것이 단지 대상을 관찰하는 일이 아니라 세계에 응답하는 일임을 일깨운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박윤주 영어영문학과장은 전공 도서로 『교실영어 표현사전』(김단해 지음, 로그인, 2019)를 추천하며 “유·초등은 물론 중·고등까지 영어를 가르치는 모든 이에게 유용한 사전식 전공서! ‘이럴 때 어떻게 말하지…?’라는 궁금증이 해결된다. 쉬운 영어로 교실을 내 무대로 만들어보자!”라고 권했다.   교양 도서로는 올해로 프랑스 출간 80주년을 맞아 유럽, 미국 내 서점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인 『어린 왕자』 영문판(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더클래식, 2014)과 이팝 『어린 왕자』 시리즈(『에린 왕자』-전라북도, 『애린 왕자』-갱상도, 『족은 왕자』-제주도, 『언나 왕자』-강원도)를 추천했다. 박 학과장은 “‘It is only with the heart that one can see rightly;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All grown-ups were once children…. but only few of them remember it.’ 같이 멋진 문장들을 영어 원서로 읽어보자. 그러다가 맘이 좀 헛헛해지면, 각 지방 방언 편으로 넘어가서, 신나게 웃어보자. 방언 편 『어린 왕자』 시리즈는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진짜 웃긴다’에 한 표!”라고 전했다.   김나래 중어중문학과장의 추천 전공 도서는 『세계 언어 속의 중국어』(백은희 지음, 한국문화사, 2023)이다. 김 학과장은 “중국어 문법이 끝없는 암기의 늪처럼 느껴진다면 ‘언어유형론’이라는 잣대에 주목해 보자. 이 책은 중국어를 다른 언어들과 나란히 조망하며, 무작정 외우던 규칙 속에 숨은 논리적 원리를 담담히 증명한다. 암기에 지친 학생들에게 언어의 숲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선사할 것”이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교양 도서로는 『중화미각』(김민호 외 지음, 문학동네, 2019)을 꼽았다. 그는 “광활한 영토만큼이나 다채로운 대륙의 식문화를 담백하게 풀어낸 책이다. 단순한 요리 소개를 넘어 식탁 위에 올라온 역사와 문화의 궤적을 차분히 짚어낸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오늘 저녁 무심코 펼친 중식당의 메뉴판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김지은 일본학과장은 전공 도서로 『일본인이 모르는 일본어』 시리즈 1~4권(헤비조·우미노 나기코 지음, 선우 옮김, 송수영 감수, 니들북, 2010~2013)을 추천했다. 김 학과장은 “외국인에게 일본어를 교육하는 일본어 교사 저자들이 일본어 교육 현장에서 외국인 일본어 학습자들과 일본어나 일본 문화에 대한 겪은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려냈다. 단순히 재미있는 경험담이라기보다는 일본인들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일본어에 대한 지식이나 배경지식 등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읽기에 부담 없을 뿐 아니라, 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교양 도서로는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한민 지음, 부키, 2022)을 꼽았는데, “우리가 궁금해하는 일본인들의 심리에 대해서 단순한 감상이나 주관적인 해석이 아니라 문화심리 이론과 학술적 견해를 가지고 한국인의 심리와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일본인과의 이문화 교류나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에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오해나 갈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라고 전했다.   사회과학대학 박승룡 법학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법학과 학생은 물론,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한 번은 접해야 할 고전 『법의 정신』(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문예출판사, 2015)이다. 박 학과장은 “원전 전체는 상당히 방대하고 어려운 편이지만, 최근에는 발췌본과 축약본이 많이 출간돼 핵심 내용에 대해서 누구든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왜 국가권력을 분산해야 하는지, 국가권력이 시민의 자유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법학과 학생이라면 헌법, 행정법, 정치학을 공부할 때 반복해서 등장하는 기본 개념들의 출발점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일반 시민에게는 현재의 민주주의 제도가 어떤 역사적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 역시 불후의 고전 『1984』(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민음사, 2007)를 꼽았는데, “국가권력이 개인을 완전히 통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소설이다. 법학은 결국 권력을 연구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헌법이 왜 권력을 분립시키는지, 형사절차에서 왜 적법절차가 중요한지, 표현의 자유가 왜 민주주의의 핵심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감시 문제를 생각해 볼 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법률가가 권력의 효율성보다 자유와 인권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이유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문병기 행정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콤무니타스 이코노미』(루이지노 브루니 지음, 강영선 외 옮김, 북돋움coop, 2020)를 꼽았다. 문 학과장은 “현재 한국에서 사회적 경제가 범정부적 사업으로서 나름의 양적 성장을 거뒀지만, 실질적 성과가 미흡한 것은 사회복지의 한 형태 또는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한 방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바라보는 오해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사회적 경제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설명하는 이 책의 정독을 강력히 권고한다. 이 책의 정독을 통해, 사회적 경제란 베풂과 만남이 현대 시장 경제 안에서 작동하게 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방법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뒤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라고 추천했다.   교양 도서로는 『생각에 관한 생각』(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8)을 추천하며, “현대 경제학이나 행정학을 위시한 사회과학의 많은 이론은 인간의 의사결정이 합리적임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은 오류와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는 직관적 사고에 의해 판단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러한 상황을 재미있고도 현실감 있는 쉬운 사례들을 동원해 설명하는 책으로서, 이번 여름방학 동안 더위를 싹 잊게 해 줄 책이라고 자신한다. 한편,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이러한 인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 개입과 규제보다는 자유주의적 온정주의에 기초한 수정과 보완을 주장하는 저자의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다”라고 전했다.   이남형 경제학과장이 추천한 두 권의 책 중 첫 번째 책은 『먼저 온 미래』(장강명 지음, 동아시아, 2025)다. 이 학과장은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바둑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바둑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입문자부터 프로 기사까지, 이제는 인공지능이 열어놓은 새로운 수를 공부하며 바둑을 둔다. 저자는 이 장면에서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모습을 본다. 산업혁명이 숙련된 직공을 방직기로 대체했듯, 생성형 AI는 숙련된 지식 노동의 지형을 바꿀 것이다. 학문적으로 AI의 경제적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쓸 만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순간, 그 분야의 규칙은 조용히, 그러나 완전히 바뀐다. 그때 ‘인공지능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한가한 고민’이 되고, ‘인공지능을 어떻게 쓸 것인가’만 남는다. 케인즈는 100년 뒤의 후손들이 경제적 걱정에서 벗어나 ‘여가를 어떻게 보내며 현명하고 기쁘게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리라 내다봤다. 그러나 저자의 관찰은 다르다. 보통 사람들은 ‘여가를 즐기기보다 또 다른 미래의 위험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는 것. 결국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일자리가 사라지느냐가 아니다. 프로 바둑 기사들처럼, 앞으로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그것이 유일한 질문일 것이다”라고 책이 던지는 질문의 의미를 매겼다.   두 번째 책 『하늘을 건너는 교실』(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팩토리나인, 2025)을 꼽으며, “난독증이 있는 비정규직 청년, 가족과 식당을 꾸려가는 이민 2세 여성, 대인기피증이 있는 여학생, 생계 때문에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했던 노년의 공장 노동자….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목표로 야간 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의 연구원을 그만둔 과학 교사 후지타케는 이들을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실험으로 이끈다. 이 면면만으로도 우리 대학 구성원이라면 이미 마음이 기울 이야기다. 그러나 후지타케의 말대로, 무엇이든 ‘자동적으로는 알 수 없다’. 수업을 듣는다고, 교과서를 읽는다고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없다. 직접 해보고, 틀리고, 다시 해봐야 비로소 안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이 야간 학교의 학생들이 우리에게 일러준다. 그리고 실험은 또 하나를 가르쳐 준다. 각자의 재능과 역할이 다르며, 함께 일한다는 것은 그 다름을 맞추어가는 일이라는 것. 실험이 성공하려면 좋은 모델 못지않게 장비를 능숙하게 다루는 손, 꼼꼼한 기록, 그리고 팀을 팀으로 만드는 협동자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하며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니, 활자가 어렵다면 영상으로 만나도 좋겠다”라고 권했다.   최세연 경영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두려움 없는 조직』(에이미 에드먼슨 지음, 최윤영 옮김, 오승민 감수, 다산북스, 2019)을 추천하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변화의 시대 속에서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털어놓고 공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책은 상호 신뢰와 존중이 가능한 조직 문화의 핵심 동인인 심리적 안전감을 조직 문화에 녹여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조직 맥락에서 쓰인 책이지만 심리적 안전감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실패를 통해 학습함으로써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개인의 삶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라고 전했다.   교양 도서로는 『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제이슨 솅커 지음, 김익성 옮김, 더페이지, 2026)를 권하며 “AI는 특정 분야에서 쓰이는 도구가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본 전제가 되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든 것이 AI로 대체되는 듯 보여도 그 속에서 사람의 고유성은 오히려 강조되며, 사람이 해야 할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가져오는 기회와 위험을 짚어보고, 그 속에서 사람의 역할을 강조한다. AI와의 관계맺음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김옥태 미디어영상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증발』(로버트 터섹 지음, 김익현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을 꼽으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래 사회의 모습들을 과거의 교훈을 통해 확인해 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교양 도서는 이남형 경제학과장도 추천한 『먼저 온 미래』를 권하며 “AI 등장 이후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이야기들이 많지만, AI를 가장 먼저 경험한 프로 바둑(알파고)의 예를 통해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고 자신의 분야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콘텐츠‧관광학과는 교수진 논의 후 2권의 책을 추천했다. 먼저 『언리플레이서블』(송인혁‧이은영 지음, 휴먼큐브, 2025)에 대해서는 “도시 공간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와 관광 경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책이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거리와 공원, 건물이 어떻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며, AR·VR·AI 등 첨단 기술이 현실 공간과 융합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도시콘텐츠·관광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 관광과 도시 콘텐츠의 방향을 고민해 보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책으로, 이번 여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두 번째 책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2026)에 대해서는 “우리가 ‘좋은 것’이라고 믿어온 편리함과 청결, 질서를 새로운 시각에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일상 속 익숙한 풍경과 사회적 현상에 숨겨진 의미를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풀어내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에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 사고의 힘을 키워준다. 전공을 넘어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권한다”라고 밝혔다.    박미진 사회복지학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필연적 혼자의 시대』(김수영 지음, 다산북스, 2026)으로 “가족의 변화에 관한 책은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1인 가구와 혼자의 삶을 이처럼 통찰력 있게 다룬 책은 드물다. 저자는 혼자 살아가는 삶을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분석하며, 사회복지학이 주목해야 할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제시한다. 특히 김수영 교수의 글은 치밀한 분석과 따뜻한 시선을 함께 담고 있어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게 만든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현대 사회를 바라 보는 시야를 넓히고, 가족과 공동체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로는 『불안 세대』(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4)를 꼽으며 “최근 청소년의 우울과 자살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스마트폰 없이 성장한 기성세대가 오늘날 청소년들의 심리와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현실 세계에서의 과잉 보호와 가상 세계에서의 과소 보호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디지털 환경이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미래 세대를 이해하고 지원하기 위해 한 번쯤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라고 추천했다.   자연과학대학 이건일 농학과장은 추천한 두 권의 책 중 먼저 『돼지 복지』(윤진현 지음, 한겨레출판, 2024)에 대해서 “전남대 재직 중인 윤진현 교수는 동물복지, 그중에서도 축산동물 복지를 전공한 연구자다. 특히 양돈, 즉 돼지 복지 분야에서 오랜 시간 현장과 연구를 함께 이어온 전문가로 꼽힌다. 이 책에는 그가 20여 년간 축적해 온 연구 경험과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올바른 동물복지’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책 『가축사양학』(이건일 외 지음, 방송대출판문화원, 2026)을 추천하는 이유로는 “동물복지라는 이상과 가축을 실제로 사육하는 축산 현장의 현실이 종종 부딪히기 때문이다. 한 마리의 가축을 건강하게 길러 내기까지 들어가는 노력과 고민은, 일반인들이 짐작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동물복지를 지향하는 일이 곧 축산의 현실을 외면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 사이의 균형-이른바 ‘중용(中庸)의 도’-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축산업의 원리와 동물복지의 가치가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도록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앞의 책과 나란히 읽어 볼 것을 권한다”라고 전했다.   김선아 생활과학부장은 신규 개발한 교양과목 교재이기도 한 『푸드리터러시와 식생활』(김선아‧김동우‧김승민‧정윤희 지음, 방송대출판문화원, 2026)을 추천하며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는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일 음식을 섭취하는 삶의 기본 영역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는 식품영양학의 주요 과제이다. 이 책은 올바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이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건강하고 주체적인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가 돼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책 『요리 본능』(리처드 랭엄 지음, 조현욱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1)에 대해서는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다는 가설을 담은 진화 인류학 도서이다. 음식을 날것으로 먹던 영장류와 달리, 인간은 가열 조리된 음식의 섭취를 통해 뇌가 커지고, 소화관이 줄어들었으며, 직립 보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요리가 단순한 식문화의 발달을 넘어 인류 생물학적 진화의 원동력이었다는 풍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매일 하는 ‘음식 섭취’의 본질적인 중요성을 인류사적 관점에서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책이다”라고 전했다.   강지훈 컴퓨터과학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러스트 동시성 프로그래밍』(마라 보스 지음, 윤인도 옮김, 한빛미디어, 2024)으로 “‘Rust’라는 비교적 신선한 언어를 공부하며 접하게 된 이 책은, 원자 연산과 메모리 모델 등 동시성의 원리를 분석하고 직접 구현해 보며 저수준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하드웨어-OS-소프트웨어 계층 전반에서 동시성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 『파인만의 컴퓨터 강의』(리처드 파인만 지음, 토니 헤이 엮음, 서환수 옮김, 한빛미디어, 2025)에 대해서는 “일반 대중을 위한 교양 서적이라기보다는 전공자를 위한 교양서적 혹은 컴퓨터에 깊은 관심이 있는 비전공자들을 위한 교양서적이다. 이 도서에서는 컴퓨팅의 근본 원리를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설명하고 있다. 컴퓨터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과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이 책을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한종대 통계‧데이터과학과장은 전공 도서로 『인간적 AI를 위하여』(브라이언 크리스천 지음, 이한음 옮김, 시공사, 2025)를 권하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이제 명백한 사실이다. 그럼 마땅히 다음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현재의 대형언어모델(LLM)이 인간의 목적에 어떻게 봉사하는지를 설명하고, 우리의 지향점과 AI의 지향점을 일치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다. AI의 도입과 활용에 있어 최전선에 서는 통계 및 데이터과학자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을 잘 짚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 『숨』(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엘리, 2019)에 대해서는 “AI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격렬한 논쟁들 속에서, 언제나 미래를 예언해 온 과학소설가들의 목소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비단 현재만이 아니라 더욱 격렬해질 앞으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를 위한 수많은 질문들을 던져주니 여름 휴가 동안 심심할 틈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좋은 것은, 책이 재미있기까지 하다는 것이다”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경무 보건환경안전학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기후변화와 건강』(권호장 외 지음, 한울, 2024)으로 “기후 위기는 곧 지구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과 생명체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환경보건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들이 기후변화 및 그로 인한 재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연구방법론과 함께, 기후 건강 취약성과 불평등, 생물다양성과 원헬스, 탄소 감축과 건강 적응의 연계, 건강 도시, 보건 분야의 탄소중립, 지역의 기후 보건정책, 기후 건강교육과 국제 협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 환경 및 안전을 공부하는 학우들이 기후변화와 건강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귀중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로는 『도둑 맞은 미래』(테오 콜본‧다이앤 류마노스키‧존 피터슨 마이어 지음. 권복규 옮김, 사이언스북스, 1997)를 꼽으며 “1996년에 출간된 책으로 1962년에 출간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함께 환경오염 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린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세제, 통조림 등에 쓰이는 많은 화학물질이 인체의 내분비계, 나아가 자녀 세대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흥미진진한 추리극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은 환경보건학적 소양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실천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은준 간호학과장은 간호학과 학생들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으로 『오늘도 간호사입니다』(서울아산병원 간호부 지음, 군자출판사, 2025)를 추천한다. 박 학과장은 “바쁘기만 한 병원에서 어떻게 평범한 간호사가 환자와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행복과 감동을 선물하고 있는지, 솔직하고 생생한 간호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한 간호사라면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보지 못한 간호의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간호사 직업의 기쁨과 행복감은 꽤나 내밀한 것이기에 타인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오직 간호사로서 힘든 여정을 겪어낸 사람만 알 수 있는 이 비밀스러운 감동을 이 책과 함께 즐겨보기 바란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책으로는 『아침의 피아노』(김진영 지음, 한겨레출판, 2025)를 골랐는데, 독일 철학을 연구한 고 김진영(1952~2018)의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라는 부제에 주목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1년여간 적은 일기이다.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그 피아노에 응답해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글에서 ‘내 마음은 편안하다’라고 말한다. 암 환자로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겠지만 거기 머물지 않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존재함’에 대한 감상이 잔잔히 펼쳐진다. 우리 모두는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실은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간직한다.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그 삶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사랑이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준다”라고 전했다.   교육과학대학 김의태 교육학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성인교육 분야의 세계적 석학 브룩필드 교수가 저술한 책으로, 배움의 현장에 존재하는 권력의 역동을 날카롭게 분석한 명저 『파워풀한 성인교육방법』(스티븐 D. 브룩필드 지음, 조성란 옮김, 학지사, 2024)이다. 김 학과장은 “성인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민주적인 관계 맺기라는 관점에서 이 책은 비판적 사고, 토론, 자기주도학습 등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대화와 토론을 통한 배움에서조차 존재할 수밖에 없는 권력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배움의 주체들이 서로 존중하며 성장하는 참된 평생교육의 설계를 고민하는 모든 교육자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라며 일독을 권했다.   교양 추천 도서 『다함께 살리는 건강처방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의사 34인 지음, 작은것이아름답다, 2016)에 대해서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하는 의사들이 마을 주민들과 동등한 파트너로서 진료실 안팎에서 건강한 몸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고백이 담긴 책이다. 전문가인 의사와 비전문가인 환자(조합원)의 일방적인 관계를 깨고, 마을 공동체 안에서 함께 건강을 찾아가는 지역 의료복지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더불어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공동체’를 지향하는 평생교육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으며 무한경쟁의 현대사회 속에서 진정한 상생과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마음의 처방전과 같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김재우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청소년의 법과 생활』(법무부‧한국법교육센터 지음, 박영사, 2024)을 꼽으며 “우리나라 청소년은 물론 청소년교육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지식과 지혜를 담은 책이다. 인간 존엄이라는 법의 근본 가치에서 출발해 인공지능, 팬데믹, 빅데이터 등 새로운 시대의 법적 쟁점까지 폭넓게 망라하고 있다. 법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허물면서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민주적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돼줄 책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양 도서 『모순』( (양귀자 지음, 쓰다, 2013)에 대해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읽고 나면 오래도록 진한 여운이 마음에 남는 소설이다. 만약 ‘인생학’이라는 학문과 전공이 있다면, 그 입문 강의의 개론서로 삼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은 ‘모순’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는 우리에게 모순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방학 동안 자신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방황했던 젊은 날들을 돌이켜보며 그 시절의 흔들림조차 성장의 한 걸음이었음을 깨닫고 싶은 학우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라며 추천했다.   이영애 유아교육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기』(카트린 레퀴예 지음, 김유경 옮김, 사람의집, 2022)를 꼽으며 “‘경이감(wonder)’을 중심으로 유아의 성장과 배움을 설명하는 책으로, 과도한 조기교육 열풍 속에서 유아를 바라보는 교육철학의 중심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해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교양 도서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함규진 지음, 유노책주, 2024)에 대해서는 “개인주의를 이기주의가 아닌 ‘건강한 관계 맺기’의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타인과 공존하는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하며, 익숙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일상 속 사례와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우창 문화교양학과장은 전공 추천 도서로 『상업사회의 정치사상』(이슈트반 혼트 지음, 김민철 옮김, 오월의봄, 2025)을 추천하며 “18세기 유럽 정치사상사 연구의 혁신을 주도한 대표적인 지성사가인 이슈트반 혼트의 오랜 탐구가 농축된 걸작이다. 도덕과 정치, 경제, 국제정치의 쟁점을 종합하는 시야가 인상적인 작업으로, 장-자크 루소와 애덤 스미스를 중심으로 18세기 서구 지성사와 오늘날의 정치경제적 쟁점 사이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사상사에 깊이 있게 접근하고 싶은 독자라면 몇 번을 붙잡고 꼼꼼히 읽을 가치가 있다”라고 밝혔다.   교양 도서로는 톨스토이의 대표작이자 19세기 유럽소설의 걸작 중 하나인 『전쟁과 평화』 전 4권(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문학동네, 2017)을 꼽았는데, “등장인물들의 내적인 고뇌에서부터 가정·사교생활, 궁정과 전쟁터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을 연결해 하나의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저자의 솜씨는 지금 봐도 경이로운 수준이다. 고전이라는 선입관을 덮어두고 읽는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달려갈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영웅 중심의 역사관에 맞서는 저자의 역사철학론 역시 잠시 책을 덮고 음미할만 하다”라고 설명했다.   최유리 생활체육지도과장의 전공 추천 도서는 『스포츠, AI와 동행하다』(크리스 브래디·카를 튈스·샤예간 오미드사피예 지음, 박재현·이태구 옮김, 성안당, 2025)로 “프로팀의 전술 수립부터 선수의 부상 예측, 스포츠 팬의 경험과 반응 분석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현장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풀어낸 책이다. AI 연구기업 딥마인드의 연구원과 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이 공동 집필해 머니볼 시대부터 오늘날의 AI 기반 분석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분석의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AI가 경기력 향상과 경기 분석, 스포츠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교양 도서 『살찌지 않는 몸』(우창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6)에 대해서는 “야식과 초가공식품, 수면 부족, 스트레스와 신체활동 감소 등 일상적인 생활습관이 비만과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인 저자는 식사(Meal), 활동(Mobility), 마음 관리(Mentation)로 구성된 ‘3M 전략’을 통해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 몸의 대사 기능과 생활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방법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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