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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샘물은 타인의 마음에서부터 샘솟는 것” “행복은 반드시 타인을 필요로 한다” 을사년 새해가 밝았지만 정치적 혼란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어려운 경제 상황 등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이 가득합니다. 방송대 학우들과 동문들이 맞이한 새해는 어떤가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로 힘들다면 헬렌 켈러의 행복에 관한 명언을 추천합니다.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려 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라는 말인데요. 현재의 힘든 상황의 무게가 버겁지만 어려움에 빠져 있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힘들수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귀한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대 학우들은 어떤 순간에 행복하시나요? 다양한 인물들이 말하는 행복에 대해서 들여다보면서 행복의 순간들을 보다 많이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언제 행복하신가요? 기자의 경우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글쓰기가 아직 서툰 여섯 살 아들과 함께 새해 소망을 적을 때였다. 아빠 어깨 위에 올라가 말타기를 자주 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종이에 ‘말따기 하기’를 연필심을 꾹꾹 눌러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적어 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해할 수 있을까? 장난감 크리스탈 메달에 환호하고, 100원짜리 동전을 돼지 저금통에 넣으며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며 그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볼 때 덩달아 행복해졌다. 아이의 마음이 참 부럽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순간을 보다 더 자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소설 쓰기를 ‘양말 깁기나 뜨개질만큼의 실용성이 없는 일’로 겸손하게 칭하면서 “누구를 위해 공헌하는 일도 아닌 일, 그러면서도 꼭 이 일에만은 내 전신을 던지고 싶은 일, 철저하게 이기적인 나만의 일인 소설 쓰기를 나는 꼭 한밤중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규칙적인 코 고는 소리가 있고, 알맞은 촉광의 전기스탠드가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술술 풀리기라도 할라치면 여왕님이 팔자를 바꾸재도 안 바꿀 것 같이 행복해진다”라며 ‘글 쓰는 순간의 행복’에 대해 수필집에서 소개한 바 있다. 혼자만의 방에서 글을 쓰는 대신,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스탠드 불빛이 새어나가 남편이 행여라도 깰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의 모습은 독자들의 마음마저도 행복하게 만든다. 방송대 학우와 동문들의 행복한 순간 방송대 학우들과 동문들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낄까. 대학원 간호학과를 졸업한 최종녀 동문은 꽃과 식물을 키우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 “한겨울 눈 속에서도 피는 국화꽃, 매년 꽃을 피우고 있는 행운목까지, 제 주변은 생화꽃으로 늘 둘러싸여 있다”면서 “식물을 기르면서 새싹이 나오거나 꽃이 피면 기분도 좋아지고 살아있음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사회복지학과, 국어국문학과 등을 졸업한 김삼곤 동문은 역사탐방을 즐긴다. 김 동문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전 답사 과정에서 왕릉이나 문화 유적들을 방문하는 순간에 행복을 느낀다”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더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봉사나 나눔에서 행복을 찾기도 한다. 40여 년 연극배우로 활동한 홍성수 전 일본학과 회장은 “배우로서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행복인 줄 알았다. 내가 한 일이 봉사나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생면부지였던 누군가가 나로 인해 희망과, 웃는 얼굴을 되찾는 것을 보니 행복의 샘물은 내 가슴 속에서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서부터 샘솟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학원 생활과학과를 졸업한 뒤 법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서재호 학우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마음 자세가 바뀌었다. 회사에서 중추적인 일을 맡아 신사업 추진을 하고 있고, 법학과 3학년에 입학해 선배님, 동기, 후배님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학습 경험을 나누는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경기지역대학 법학과 수석부회장으로 법학과와 경기지역대학, 안양학습관 등에 봉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관계 슈바이처 박사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살라. 그러면 자신도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교육자인 마틴 셀리그먼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교제 범위가 넓고 사회생활에 능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특징을 보인다. 자신 혹은 자신의 감정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관심을 가지면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장석주 시인은 그의 에세이에서 “행복은 반드시 타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통찰한 철학자는 장 자크 루소다. 행복이 타인을 필요로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연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츠베탕 토도로프도 “안타깝게도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타인을 필요로 하고, 타고난 불완전함이 우리의 정체성 자체를 규정한다”라고 했다.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거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느라 현재를 불행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마틴 셀리그먼은 “현재를 즐기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그렇기에 마음챙김(mindfulness)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챙김은 요즘 심리학계에서 중시하고 있는 개념인데, 현 순간에 발생하는 정서, 사고, 감각에 대해 수용적·비판단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늘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앉아 있다면 의자에 닿고 있는 느낌에, 서 있다면 땅을 밟고 서 있는 느낌에 집중하고 충실히 느끼는 것이다. 심호흡, 명상도 매우 효과적인 마음챙김 방법이다. 행복하기 위한 조건은? 플라톤은 행복의 다섯 가지 조건으로, 재산은 먹고 살기에 조금 부족하고, 외모는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떨어지며, 명예는 자신의 생각보다 절반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체력은 남과 겨루었을 때 한 사람에게는 이기되 두 사람에게는 지며, 말솜씨는 연설을 할 때 청중의 절반 정도가 박수를 치면 된다고 했다. 다섯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부족하고 조금은 모자란다는 점이다. 부족한 상태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행복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많은 연구에서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긍정 정서, 삶의 만족, 활력, 낙관주의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우울과 스트레스에서는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사는 부정 정서를 줄이는 효과보다 긍정 정서를 늘리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이 높고 신경 과민성이 낮으며, 친사회적 행동과 지지적 행동을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상생활 속의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생활화하고, 감사 편지 쓰기, 감사 일기 쓰기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약점을 강점으로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유명 작가가 된 소감을 묻자 “내가 못생겼기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를 쓸 수 있었고, 우리 집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다”라고 말했고, 해리포터로 유명한 조앤 롤링도 딸에게 읽어줄 책을 살 돈이 없어서 직접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했다. 삶의 역경이나 불확실성에 맞서 일어날 수 있는 마음 근력을 확보해서 방송대 학우들이 행복한 순간들을 보다 만끽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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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의 미래가치를 더 단단히 세우는 한 해 만들자!
- 다가오는 새해, 당신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 치열하고 힘들게 달려온 당신, 잠시 뇌를 쉬게 한다면
- 작은 사랑이 만드는 큰 기쁨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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