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출판문화원(원장 박지호)의 대표 시리즈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5』(방송대출판문화원 지식의날개) 집필에 참여한 이경수·강상규 교수(일본학과)와 동아시아 사랑방 포럼은 지난 2월 27일 책 출간을 기념해 뜻깊은 출간기념 발표회를 열었다.
1권을 출간했던 2021년부터 시리즈 집필에 나섰던 저자들과 일본학과(대학원) 졸업생, 대학원생, 학부생들이 저녁 6시 30분부터 방송대 본관 3층 소강당에 함께 모였다. 특히 이 자리는 이경수 교수의 퇴임을 기념하는 자리를 겸해 더욱 뜻깊었다.

“어떤 대학에서도 나올 수 없는 작업”
고성환 총장은 축사에서 “오늘 다섯 번째 시리즈 출간을 축하드린다. 이 시리즈 출간은 어떤 대학에서도 할 수 없는 일로, 이경수 교수만이 해낼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과 함께 책을 완성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시리즈도 다섯 번째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웃음). 오늘 이 교수님의 정년퇴임 기념식이 있었지만, 앞으로도 건강하셔서 더 좋은 결실을 거두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통합인문학연구소의 이상진 소장(국어국문학과)도 “학교에서 이런 포럼이 계속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시리즈 5권까지 함께해 오신 저자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6권, 7권 계속 열정을 이어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간기념 발표회는 ‘일본 문화를 통해 생각하다’를 주제로 내걸고, 이에 걸맞은 발표를 준비했다. 스승인 이경수·강상규 교수와 제자들이 함께 집필한 책이기에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안내한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홍찬선 일본 야구사 전문가가 「일본의 사회인 야구와 도시대항전, 이런 것이 일본의 힘」을, 이경수 교수가 「커피 향기 속 일본 문화 이야기」를, 신미희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학 교수가 「치매 환자의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흥망성쇠」를 각각 발표했다. 면면을 보면 저자들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홍찬선 일본 야구사 전문가는 일본의 사회인 야구를 가리켜 “직장 생활과 야구를 병행하면서 소박한 꿈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지적하면서 “사회인 야구팀이 있는 기업에 입사하는 것 또한 프로선수가 되는 것 못지않게 일본의 수많은 야구소년들이 꿈꾸는 이상의 실현이며 행복으로 통하는 문을 여는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일본 사회인 야구가 어째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미희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일 두 나라의 현안인 ‘치매 환자’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2025년 일본의 치매 환자는 750만 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정부는 이들이 가능한 한 살고 있던 익숙한 지역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각종 시책을 발표하고 있다”라고 환기했다.
특히 신 교수는 보고서 자료가 아닌 그가 직접 발품을 판 경험적 사례를 소개했다.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 환자들이 직접 생활 일선에서 활동하면서 사회 속에서 인간적 존엄을 누리고, 당당하게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는 사례들이어서, 한국 사회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이 과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 부문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서로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윈-윈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동행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출간기념 발표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5』의 대표적 내용을 저자가 직접 정리해 소개하고, 이에 대해 토론자들이 의견을 덧붙이면서 방청석의 또 다른 저자들과 독자들은 상상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
강상규 교수는 총평에서 “한일 두 나라는 오랜 역사적 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일본학을 공부하는 우리들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숲과 나무, 그 풍경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이 자리는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사유를 모색하는 자리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 출간기념 발표회를 준비한 데는 그동안 이 시리즈를 앞장서 이끌어주신 이경수 교수님의 퇴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교수님께서 퇴임 이후에도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일본을 이해하는 일을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경수 교수는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로 “교수는 연구자인 동시에 교육자다. 방송대에서 보낸 시간이 하나둘 떠오른다. 저는 행복하게도 여러분을 만나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를 5권까지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아름다운 동행’을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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