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대 영어영문학과 강사로 있는 여국현 시인이 한국 현대 서정시인 36인의 작품 72편을 영어로 번역한 시집 Contemporary Korean Lyric Poems(우리시움)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5 장애예술인 창작 지원사업’ 후원으로 제작돼 그 의미를 더한다.
한국 현대시의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다
이번 서정시 영역서는 그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박인환 시선집』(박인환문학관 기획, 2021), 임보 시인의『산상문답』(2022), 박소원 시인의『아, 아』(2024) 그리고 아직 미출간된 정지원 시인의 시조 사진집에 이어지는 작업으로 탄생했다.
2022년 3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웹 매거진 〈시인뉴스포엠〉에 연재한 번역 작품들을 엮은 이 시집에는 고두현, 김명리, 나종영, 서숙희, 이송희 등 현재 한국 문학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들의 대표작이 한글 원문과 영어 번역본으로 함께 수록됐다.
여국현 시인은 “수록 시는 개인적 선호로 선정했으나, 현재 활동 중인 시인들의 대표작을 수록해 현대 한국 서정시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하며, “이 시집이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시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시집은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을 통해 현재 한국시의 다채로운 경향을 조명한다. 고두현의 「늦게 온 소포」, 김정원의 「낙화」, 홍해리의 「가을 들녘에 서서」 등은 전통적 정서 및 서정의 백미를 보여준다. 서숙희, 이송희 시조시인의 작품은 한국 현대시조의 새로운 경향을 담아냈다.
철학적 성찰 및 사회적 트라우마를 형상화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김완의 「문의 상대성」은 일상 속 철학적 성찰을, 권지영의 「세월호 아이들을 그리며」, 김희정의 「골령골」 연작, 맹문재의 「사북골목에서」 등은 사회적 집단적 사건과 산업화의 그늘에 담긴 트라우마를 투사한다.
감각적 언어와 메타시의 흐름도 일별할 수 있다. 정한용의 「툭, 잎이지고」, 여국현의 「안개」처럼 감각적 언어를 사용한 작품과 고영민의 「봄의 정치」(서정성과 현실성의 결합), 나종영의 「몰염의 시」, 김윤환의 「칼날」 같은 메타시적 경향의 작품도 인상적으로 수록됐다.
K-문학 세계화의 가장 적절한 번역자
특히 이번 시집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학평론가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역량 한계로 민간 개인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번역자인 여국현 시인이 가장 적절한 시인들의 작품을 선정, 번역한 이번 작업은 매우 소중하다. 한글과 영어본을 비교하며 읽다 보면 현대 한국 시문학의 뼈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번역자인 여국현 시인은 “이번 번역시집 출간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곧이어 나올 다섯 번째 영역시집을 포함해 앞으로도 한국시의 고유한 정서를 세계에 전하기 위해 번역과 창작에 힘쓰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여국현 시인은 방송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방송대 튜터를 거쳐 강사로 있으며, 중앙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2018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포항 KBS1 라디오 「10분 인문학」과 워싱턴의 한인방송국인 ‘라디오한국’의 「여국현 시인의 인문학 산책」 등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도 인문학적 성찰을 전하고 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방송대 굿즈 팝업스토어 오픈![272]호 뉴스
영문학과 강사인 여국현 시인, 한국 현대 서정시 영역서 출간[272]호 문화
광주·전남 농학과 ‘농학과 결실의 축제’[272]호 뉴스
가을빛처럼 눈부신 부산 동문 가족 한마음 체육대회[272]호 뉴스
제23·24대 서울총동문회장 이·취임식 및 송년회[272]호 뉴스
교육학과 진로탐색 평생교육 프로그램 5주 특강 성료[272]호 뉴스
메타세쿼이아 우거진 숲을 지나며[272]호 KNOU광장
벽에 부딪힌 계몽사상의 구상들, 정부형태 둘러싼 고민 깊어져[272]호 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