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 혹은 5지 선다형 문제에 익숙했던 40대 이상의 학생들에게 글쓰기 과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 머릿속에서는 뱅뱅 돌지만,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 쓰려면 멍하게 넋을 놓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학기 동안 강의도 빠짐없이 들었는데, 여전히 한 글자도 쓰지 못한다. 과제물 제출 마감은 점점 다가오니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억울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방송대 과제물 업체를 찾아 결제를 한다. 어쩌면 그렇게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글로 정리가 잘 돼 있는지···. 그러나 채점하는 교수님들이 모를 리 없다. 업체에서 구입한 글인지, 학생 자신이 쓴 글인지 혹은 여기저기서 가져와 짜깁기한 글인지, 지난해 선배가 냈던 과제물을 베껴 낸 것인지. 하지만 인용만 잘해도 표절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과제물 제출 마감 시즌을 맞이해 ‘표절과 인용’의 경계가 어디인지 김옥태 미디어영상학과 교수의 방출TV 특강을 요약했다. 유튜브에서 방출TV를 검색하면 김옥태 교수의 영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습 영상을 볼 수 있다. 표절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표절은, 남의 글을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로 일종의 도둑질이다. 그래서 표절률이 높아질수록 중간 혹은 기말시험에서 0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방송대에서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에서 표절이 발견되면 0점 처리가 원칙이다. 하지만 학과에 따라 교과목 채점위원이 정한 기준에 의해 최소의 점수가 부여되기도 한다.   학계에서도 다른 사람의 저작물과 비교해 연이어 6단어 이상 표현이 일치하면 표절로 간주하고 있다. 좀 더 엄격하게는 4단어 이상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표절은 일종의 연구부정행위다. 연구부정행위는 위조, 변조, 표절로 세분화된다. 위조는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 또는 연구결과 등을 허위로 만들거나 기록 또는 보고하는 행위다. 변조는 연구 재료, 기기, 연구 과정, 절차 등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데이터를 임의로 변형, 삭제함으로써 연구 내용 또는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다. 표절은 해당 분야의 일반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기 것처럼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다.  방송대 채점위원들은 “학생들이 자주 하는 표절 사례는 다양하지만, 특히 4가지의 표절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는 ‘노골적 표절’이다. 학생 스스로 직접 작성하지 않고 상업 자료나 선배들의 과거 과제물을 그대로 베끼는 행위다. 두 번째는 인터넷의 글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는 경우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글들도 다 출처를 밝혀야 한다. 세 번째는 다양한 글들을 모아 만드는 ‘짜깁기’. 네 번째는 ‘자기 표절’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학기 한국사의 이해에서 과제물로 제출했던 것을 정리해 이번 학기 세계사의 이해에 출제된 한국 관련 문제에 재사용하는 것을 자기표절로 볼 수 있다. 자기가 쓴 글도, 자기가 언제 쓴 글에서 가져왔는지 출처를 밝혀야 한다.  가끔씩 “이 세상에 글이 얼마나 많은데, 어디서 베꼈는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질문 하는 학생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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