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학로 대학본부 소강당에서 열린 ‘2022년 사회과학대학 네트워크’는 몇 가지 점에서 돋보이는 학생 자치 행사였다. 사회과학대학 각 학과 연합회장과 임원이 참여해 ‘가볍고 재미있는 사회과학 이야기’(이하 가재사이)를 선보인 자리기 때문이다. 방송대 사회과학대학 최초의 공연 형식 축제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주제는 유튜브, 커피, 아침밥, 그리고 방송대 활성화였다. (온라인 뉴스 https://weekly.knou.ac.kr/articles/view.do?artcUn=3247 참조)

사회과학대학 네크워크의 의미
방송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임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들 역시 학우의 일원이므로, 행사의 의미는 학우들의 직접적인 고민을 공유하려 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학교생활에서부터 학교 발전 방안까지 ‘한상’에 올려, 사회과학 소속 학과의 시각에서 이를 공론화하려고 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학교 발전이란 큰 틀에서 볼 때, 학우들 역시 발전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부임을 확인해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대면 활동’을 복기해 이를 또 하나의 전통으로 가는 디딤돌로 제시한 것도 놓칠 수 없다. 3년 동안 대면 활동의 경험 부재는 학우들의 오프라인 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했는데, 이런 경험을 살려냈다는 건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마지막으로 단과대학 차원에서 학과의 특성을 공유하고, 학교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려 ‘연합’ 형태를 취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른 단과대학에서도 이런 재미있는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회과학대학에는 법학과, 행정학과, 경제학과, 경영학과, 무역학과, 미디어영상학과, 관광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8개 학과가 포진해 있다. 이들이 우리가 왜 사회과학을 선택했는지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고 한데 모인 것이다. 그러나 가볍게 시작했지만 무거울 수밖에 없는 행사였다. 이은주 인천지역대학 제38대 총학생회장은 “이 공연을 가볍고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인 방송대 활성화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 또한 ‘내가 좋으면 남도 좋다’라는 식으로 홍보를 했다. 우리 사회과학대학 학우들도 ‘내가 왜 좋아하는지’, ‘내가 왜 학교, 학과를 다니는지’를 전한다면 더 많은 지인을 방송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이어 커피, 아침밥은 현대인의 ‘상식’이 됐다. 분리할 수 없는 일상이어서,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 주제인 ‘방송대 활성화’는 무겁고 진지했지만, 신선했다. 방송대 활성화 방안이라고 했지만, 제도적 개선보다는 인식 개선과 사회과학대 학우들의 자발적 홍보 강화에 방점을 쳤다.
미디어영상학과 패널은 “노래는 제품이나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하는  좋은 방법이다. 노래만 들어도 ‘아, 이거’ 하는 것들이 있다. 방송대도 CM이 있는데, 잘 모르는 학우님들이 많다. 진짜 궁금하다. 우리 방송대는 왜 CM을 사용하지 않나?”라면서 ‘방송대 CM’을 홍보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행정학과 패널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생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걸 아는 학우님들이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대학본부나 서울지역대학, 경기지역대학, 인천지역대학, 충북지역대학 등에도 다양한 매장이 있고,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잘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광학과 패널은 ‘방송대 관광학과’ 즉흥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 어디에도 있는 대학이다 보니, 관광과 여행이란 두 단어만 생각해도 꿈이 생기고, 가슴이 설렌다면 방송대 문을 두드려 달라”는 주문이다.

“방송대는 사회적 마중물” 인식 공유
무역학과 패널은 ‘국제관광사업’의 관점에서 문제를 확장했다. 학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인데, “관광산업은 무역과 융합해서 마케팅을 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역의 관광산업에서도 지자체의 특산품 또는 지역 특유의 테마를 연계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학과마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지역성을 연계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경제학과 패널은 방송대의 강점을 이야기했는데, 자연스럽게 학교 홍보로도 이어졌다. 저렴한 등록금, 타 대학에 온라인 콘텐츠 공급,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 전국 48개 캠퍼스·학습관 보유 등 보다 적극적인 ‘방송대 자부심’을 강조했다.
경제학과 패널의 발언을 받아 ‘방송대 자부심 2’를 이은 건 경영학과 패널이다. 독학학위제, 학점은행제, 사이버대 등과의 차별점을 하나하나 거론한 뒤 결국 ‘방송대’만의 강점을 체크한 그는 “방송대 입학은 쉬워도 졸업은 어렵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방송대를 다닌다는 것은 자기 관리를 잘한다는 말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법학과 패널은 ‘방송대 로스쿨’에 기대를 걸었다. “방송대에 로스쿨이 생긴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방송대는 전국 13개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전국적인 대학에 로스쿨이 생긴다면, 경제적 취약계층과 지금처럼 직장인이나 가사전업자들도 법조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방송대는 사회복지의 교본이다”라고 말하면서 등장한 사회복지학과 패널은 ‘방송대 마중물론’을 펼쳤다. “방송대는 목마름을 채워주는 곳이다. 그러기에 졸업을 유보하고 몇 년씩 다니거나, 졸업하고 다른 학과로 편입학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방송대는 사람이 있고, 정이 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가 늘 함께하고 있다.”
가재사이 공연은 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김정대 대구·경북지역대학 경영학과 회장은 “학생 수가 급감했다. 학생회도 침체되면서 임원 구성도 어렵다. 이런 것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과학대학 연합회장이 무엇이든 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시작한 공연이다. 방송대는 영원해야 한다. 제1회 ‘가재사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 행사가 뿌리내리고 토착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