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방송대 학습으로 연 커리어 성장기’ 공모전 수상자 김민욱 동문(컴퓨터)

 

김민욱 동문(컴퓨터 졸)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손목 부상 이후 건초염이 심해지면서 예고 대신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공부 기초가 부족했던 그에게 담임 선생님은 ‘인서울’ 대학은 어려우니, 지방대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하길 권했다. 평소 꿈이랑은 거리가 너무 멀었다.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아들의 모습에 부모님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인생에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만 같던 어느 날, 집안 가득 쌓여 있는 전자 기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해외를 오가며 일하는 아버지의 장비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전자 기기들을 조립하던 모습이 익숙했던 그는 IT 분야에서 길을 찾기로 했다.

 

PC방 컴퓨터 조립하다 서버회사로 이직
PC방 전문 솔루션 구축 회사에 들어갔다. 컴퓨터를 조립하는데, 하드디스크가 없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하드디스크의 역할을 서버가 하고 있었다. 컴퓨터로 하는 모든 연산 작업의 근간은 서버인데 이 서버와 IT인프라 장비들을 집합해 관리하는 곳을,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서버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스토리지라는 장비를 사용한다. PC방에서 서버 시스템 작동 방식의 기초를 이해하고 호기심이 생긴 그는 일본계 서버회사로 이직했다. IT 인프라 중에서도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필드에 발을 뗀 것이다.

 

IT 인프라 업계에는 또래가 별로 없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 보통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기에, 인프라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밤낮 없이 일을 배웠는데, 커리어 천정이 보였다. 회사가 정부 사업 입찰에 응모할 때, 투입 엔지니어의 전공과 학력에 따라 가산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였다. 고졸인 그는 아무리 일을 잘해도 ‘0점’이었다. 회사와의 연봉 협상은 먼 이야기였다.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이 부족하다는 필요까지 더해 인하공전 정보통신과에 입학했다.

주경야독의 2년을 보내고 결심했다. 4년제 대학 졸업과 IT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하며 실무 경력을 쌓기로. 최종 목표는 M7 기업 취업이었다. ‘병역일터(https://work.mma.go.kr)’ 사이트를 수시로 들어가 산업체 리스트에서 업종을 ‘IT’로 필터링해서 회사들을 찾았다. 많은 업체의 요건이 ‘4년제 대학 졸업’인 것을 확인하면서, 학위의 필요성을 한 번 더 절감했다. 콜센터에서 상담원에게 콜을 분배해 주는 VoIP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한 업체에 들어갔다. 수습 기간을 포함해 25개월 동안 녹취 서버 관리· VoIP PBX구축 분야에서 일했다. 퇴사 전에는 거래하던 미국의 탑티어 벤더사와 새벽까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회사 시스템을 미국 회사로부터 인증받았고, 회사 시스템을 미국 본 회사의 써드파티로 등록한 성과로 언론에 소개되는 성과를 얻었다.

 

방송대 커리큘럼 연계해 자격증 취득
학사 학위 취득 여정은 계속됐다. 그에게 방송대는 두 번째 도전이다. 고교 졸업 직후 입학했지만, 도무지 수수께끼 같은 생소한 언어에 손을 들었다. 실무 경험을 쌓고 3학년에 편입한 그는 방송대 컴퓨터과학과 커리큘럼을 보고 “감탄했다!”라고 표현했다. 손진곤, 김진욱 교수님의 강의가 특히 좋았는데,「운영체제」,「컴퓨터 구조」같은 필수 과목에는 현업에서 사용되는 내용들이 많아 유용했다. 컴퓨터과학의 근본과도 같은「알고리즘」과목은 어려웠지만, 추후 프로그램 로직을 짜거나,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이해할 때 도움이 됐다.

 

커리큘럼을 따라 M7 기업 관련 자격증도 땄다. 인프라 분야 안에 네트워크, 시스템, 가상화,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 하위 분야 중에서 자기 분야를 깊게 파야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네트워크 관련해서는 네트워크 장비 표준화를 이룩한 미국 회사 시스코가 주관하는 CCNA를, 클라우드 관련해서는 글로벌 클라우드를 선도하는 아마존의 SAA를 취득했다.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사의 NCA 자격증과 CSP 3사(클라우드 대표 3개 회사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초자격증인 SAA, GCP, AZ-900 등을 따두면 좋다고 조언했다(표 참조). 김 동문은 정보통신기사 필기 합격 후 실기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IT인프라 구축 관련 회사에는 정보통신기사 자격증이 필수다. 방대한 인프라 분야를 다루는 필수 자격증이라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학위 취득이란 목표도 이뤘지만, 그의 말을 빌리면 “방송대는 국가에서 하는 교육복지”라고.

 

M7 회사 인재상 확인은 필수!

마침내 5년의 실무 경력과 학사 학위가 준비됐다. 취준생 신분으로 돌아갔지만, M7 이직에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M7 회사 채용 사이트를 꼼꼼히 뒤져가며, 각 회사 인재상을 철저히 분석했다. 동시에 ‘링크드인’ 같은 해외 취업 플랫폼에 자신의 커리어와 강점을 상세하게 올렸다. 물론 영어로.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에서 연락이 왔다! 김 동문은 ‘어, 잘못 온 거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며 웃었다. 현 회사에 최종 합격하기까지 3~4개 회사에서 제안이 왔다.

M7 기업의 면접은 온라인으로 1차 기술 면접과 2차 최종 면접으로 이뤄진다. 1차 기술면접은 1:1로 한 시간가량 진행한다. 철저하게 기술적인 질문만 한다.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기술에 대한 답변이 부족하면 탈락이다. M7이 외국계 회사지만, 한국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길 때 해결할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어떻게 동작하나요?’라는 질문에는 A부터 Z까지 자기 전공 언어로 완벽하게 설명해야 한다.

 

컴퓨터과학과 커리큘럼 중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여러 과목들이 있는데, 「정보통신망」, 「운영체제」, 「자료구조」, 「컴퓨터 보안」 같은 과목들은 실무적 지식 학습에 대단히 도움이 됐다고. 1:1 인터뷰지만, 면접관 외에 옵저버(관찰자)도 있다. 한 시간 내내 아무 말도 없이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왜 이 회사의 이 직군에 지원했나요?”와 같은 킬러 질문을 던진다. 1차 면접은 단 한 번의 기회로 끝난다.

 

보통 2~3주 안에 결과 통보가 오면, 2차 면접 일정을 잡는다. 1:1로 면접관을 바꿔가며 3~5시간 가량 하는데, 레벨이 높을수록 면접 시간은 길어진다. 2차 면접에서는 인재상을 본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회사 인재상에 맞지 않으면 탈락이다. 면접은 실전 경험을 쌓아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정직한 분야다. 김 동문은 처음부터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말고, 면접관이 자신을 궁금해하도록 스토리텔링을 하고 키워드를 던지며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 3시간 동안 3명과 1:1로 면접을 봤는데, 방송대에 두 번 도전했던 사례를 강하게 어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직한 면접관이 인터뷰가 끝날 무렵 “동문이시네요”라고 말해 합격을 점쳤다고.

면접 대비는 ‘생성형 AI’와 ‘녹음’

그의 면접 준비 꿀팁은 ‘생성형 AI’와 ‘녹음’이다. 잡플래닛 등 구직사이트에서 예상 질문을 찾아 모니터에 띄워두고 보면서, 답변을 녹음한다.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 후 생성형 AI를 통해 매끄럽게 수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생성형 AI에게 “지금부터 너는 M7 면접관이야”라고 자격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면접 동아리, 지인 없이 혼자서도 충분히 면접을 준비할 수 있다. 또 하나, 영어는 필수! 김 동문은 적어도 오픽 IM2 레벨까지는 따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그의 목표는 오픽 IH 레벨이다.

M7 기업 이직 후 김 동문에게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늘었다. 궁금해도 물어볼 데가 없어 막막했던 자신의 첫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작년 9월에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전문 유튜브 채널에 비해 만듦새는 떨어지지만, IT업계로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콘텐츠들로 빼곡하다. 구독자는 곧 5천 명을 돌파할 듯하다. 김 동문의 마지막 말이다.

 

“방송대에 대단한 분들이 정말 많은데, 제 이야기가 개인적 자랑이 아니라, M7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스물일곱 살인데, AI 시대에 또 어떤 도전을 해나갈지 저도 궁금해요. 모두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으로 커리어에서 성취를 이루며 행복한 삶을 사시길요!”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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