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A. 메킨 교수의 기조강연이 끝나고 패널로 참가한 최현(제주대), 서영표(제주대·사회), 마가렛 맥킨(듀크대), 윤순진(서울대), 최정규(경북대) 교수(사진왼쪽부터). 사진제공=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지난 달 14일부터 이틀간 ‘동아시아 공동자원의 동학’을 주제로 우리대학 본관 3층 소강당 337호에서 열린 제2회 동아시아 공동자원 국제학술회의가 눈길을 끈다. 이 국제학술회의는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센터장 최현)가 주관하고, 동 연구센터와 우리대학 통합인문학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듀크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인 마가렛 A. 메킨이 기조강연 「공동자원, 집합재 그리고 자본주의」를 통해 공동자원(commons)과 자본주의, 공동자원과 사유재산이 상호모순적인 체계인지 아니면 양립할 수 있는지를 고찰했다. 이어 4개 세션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첫째 날은 세션1 ‘공동자원과 거버넌스 그리고 국가’, 세션2 ‘공동자원과 경계’를, 둘째 날은 세션3 ‘공동자원과 협력 그리고 현대자본주의’, 세션4 ‘공동자원과 권리’, 해외 연구단과의 교류, 전체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15일 전체토론 및 폐회에서 윤여탁 제주대 교수가 환기했듯, 이틀이란 시간은 너무 짧았고, 논의는 뜨거웠다.
1세션에서는 홍지엔롱 국립타이베이대 교수와 정창원 제주대 교수가 「전후 타이완 원주민 ‘디바오족’의 「토지반환」 호소」를, 따이싱셩 국립동화대 교수는 「국가 자연 관리 하의 리커머닝」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개발주의와 공동체」를 발표했다.
‘제주의 바다밭’에서 읽어낸 가능성
세션2에서 눈길을 끈 것은 최현 교수의 논의(「공동자원과 황금률, 제주의 바다밭」)였다.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의 공동자원론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공동자원은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 속성에 의해 정의돼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제주의 공동자원 관리 방식을 통해 “독점정당성을 평가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은 공정성과 인간존중이라는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어떤 자원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독점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갖지 못할 때 그 자원은 공동자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베티나 블륌링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의 「경계, 한계 그리고 유량: 자원압박 상태에서의 자연자원 관리의 개념화」, 미츠마타 가쿠 일본 효고대 교수의 「외부 효과와 커먼즈에 미치는 그 영향: 아이치현 도요타시 재산구의 사례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2일차 세션3의 논의들은 4차산업혁명으로 치닫는 기술변화를 의식한 듯했다. 알고리즘, 정동 자본주의, ‘피지털’계, 디지털정보자원 등 키워드들만 봐도 그렇다. 이항우 충북대 교수가 「알고리즘, 정동 자본주의 고정 사회 자본」을,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가 「‘피지털(phygital)’계를 통해 커먼즈를 재사유하기」(피지털계: 디지털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이 끊임없이 상호 연결되고 서로의 필요에 따라 상호교직이 일어나는 공간 혹은 지대)를,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이 「공동자원의 재산권적 접근: 디지털정보자원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논쟁으로 달궈진 ‘시민적 커먼즈론’
가장 논쟁적이었던 자리는 커먼즈를 ‘권리(Rights)’의 관점에서 조명한 마지막 세션4였다. 리웬준 베이징대 교수의 「개인권과 커먼즈: 그들은 양립가능한가?」, 이병천 강원대 교수의 「시민적 커먼즈론의 탐색」, 박태현 강원대 교수의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와 헌법」 등이 발표됐다.
리 교수는 사례연구를 통해 중국의 ‘방목 쿼터 시스템’이 방목장의 감소 없이 가축생산량과 양치기의 생계를 증진했다고 보고하면서, 이로부터 두 가지 함의를 도출했다. 첫째, 방목 쿼터 시스템은 방목장 재산권 시스템에 관한 공동 혹은 사적 이용이라는 이중논쟁을 넘어서 방목장을 사용하기 위한 공동이용과 재산권 간의 균형을 잡아주는 제3의 방법을 찾는 데로 나아간다는 것. 둘째, CPR이론(Common Pool Resource Theory)의 유효성 문제로, 공동재산으로서의 자원체계 소유권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사적 재산으로서의 자원 이용권을 설정하는 것은 근대사회에서 (공산권의) 자유주의 시장 경제로의 이행과 도시화에 의해 야기된 변화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 ‘시민적 커먼즈론’을 들고 나온 이병천 교수는 “시민적 커먼즈론은 커먼즈의 보편적/다층적 권리론에 기반을 두면서 커먼즈와 공공성의 만남이, 공공성의 욕구 해석투쟁이 전환적 커머닝(commoning)의 실천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자본 국가의 지배동맹과 새로운 인클로저와 마주해 전환적 커먼즈 제도 및 시민성의 주체 창조를 추구하는 급진적 개혁주의 입장”을 제시했다.
센터장인 최현 제주대 교수는 “기존의 커먼즈들은 새로운 변화와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커먼즈의 새로운 실험들은 늘어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공의 사례들이 축적되지 않고 있다. 즉, 커먼즈와 커먼즈론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커먼즈를 둘러싼 조건들의 역동적인 변화를 반영해 국제학술회의의 제목을 ‘동아시아 공동자원의 동학(Dynamics)’로 제출, 논의를 한 단계 더 깊이 심화했다고 이번 학술회의 의미를 매겼다.
‘커먼즈’(commons)란?
기원은 경제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3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포스터 로이드가 소개한 이론이다. 한 마을에 목초가 풍부해 가축을 기르기 좋은 초원이 있었다. 근처에 살던 목동들은 이곳에 소를 풀어놓고 풀을 뜯어먹게 했다. 처음엔 땅도 넓고 풀도 많아서, 그리고 목동들이 풀어놓은 소가 적어서 문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곧 상황이 급변했다. 초원에 점점 더 많은 소가 들어와 풀을 뜯게 되면서다. 소들이 먹을 풀은 줄어들고, 초원은 오물로 뒤덮였다. 이 상황의 결론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초원의 황폐화’로 이어진다. 아무도 소를 키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버라(UCSB) 생물학과 교수인 개럿 하딘이 이를 가져와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에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더 발전했다. 우리 학계에서는 ‘토지, 숲, 산, 하천, 바다 등 지역의 자연자원을 공동으로 이용·관리하는 제도, 또는 이용관리의 대상이 되는 자원 자체를 의미하는 말’로 담론화 했다.
듀크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인 마가렛 A. 메킨이 기조강연 「공동자원, 집합재 그리고 자본주의」를 통해 공동자원(commons)과 자본주의, 공동자원과 사유재산이 상호모순적인 체계인지 아니면 양립할 수 있는지를 고찰했다. 이어 4개 세션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첫째 날은 세션1 ‘공동자원과 거버넌스 그리고 국가’, 세션2 ‘공동자원과 경계’를, 둘째 날은 세션3 ‘공동자원과 협력 그리고 현대자본주의’, 세션4 ‘공동자원과 권리’, 해외 연구단과의 교류, 전체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15일 전체토론 및 폐회에서 윤여탁 제주대 교수가 환기했듯, 이틀이란 시간은 너무 짧았고, 논의는 뜨거웠다.
1세션에서는 홍지엔롱 국립타이베이대 교수와 정창원 제주대 교수가 「전후 타이완 원주민 ‘디바오족’의 「토지반환」 호소」를, 따이싱셩 국립동화대 교수는 「국가 자연 관리 하의 리커머닝」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개발주의와 공동체」를 발표했다.
‘제주의 바다밭’에서 읽어낸 가능성
세션2에서 눈길을 끈 것은 최현 교수의 논의(「공동자원과 황금률, 제주의 바다밭」)였다.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의 공동자원론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공동자원은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 속성에 의해 정의돼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제주의 공동자원 관리 방식을 통해 “독점정당성을 평가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은 공정성과 인간존중이라는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어떤 자원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독점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갖지 못할 때 그 자원은 공동자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베티나 블륌링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의 「경계, 한계 그리고 유량: 자원압박 상태에서의 자연자원 관리의 개념화」, 미츠마타 가쿠 일본 효고대 교수의 「외부 효과와 커먼즈에 미치는 그 영향: 아이치현 도요타시 재산구의 사례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2일차 세션3의 논의들은 4차산업혁명으로 치닫는 기술변화를 의식한 듯했다. 알고리즘, 정동 자본주의, ‘피지털’계, 디지털정보자원 등 키워드들만 봐도 그렇다. 이항우 충북대 교수가 「알고리즘, 정동 자본주의 고정 사회 자본」을,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가 「‘피지털(phygital)’계를 통해 커먼즈를 재사유하기」(피지털계: 디지털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이 끊임없이 상호 연결되고 서로의 필요에 따라 상호교직이 일어나는 공간 혹은 지대)를,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이 「공동자원의 재산권적 접근: 디지털정보자원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논쟁으로 달궈진 ‘시민적 커먼즈론’
가장 논쟁적이었던 자리는 커먼즈를 ‘권리(Rights)’의 관점에서 조명한 마지막 세션4였다. 리웬준 베이징대 교수의 「개인권과 커먼즈: 그들은 양립가능한가?」, 이병천 강원대 교수의 「시민적 커먼즈론의 탐색」, 박태현 강원대 교수의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와 헌법」 등이 발표됐다.
리 교수는 사례연구를 통해 중국의 ‘방목 쿼터 시스템’이 방목장의 감소 없이 가축생산량과 양치기의 생계를 증진했다고 보고하면서, 이로부터 두 가지 함의를 도출했다. 첫째, 방목 쿼터 시스템은 방목장 재산권 시스템에 관한 공동 혹은 사적 이용이라는 이중논쟁을 넘어서 방목장을 사용하기 위한 공동이용과 재산권 간의 균형을 잡아주는 제3의 방법을 찾는 데로 나아간다는 것. 둘째, CPR이론(Common Pool Resource Theory)의 유효성 문제로, 공동재산으로서의 자원체계 소유권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사적 재산으로서의 자원 이용권을 설정하는 것은 근대사회에서 (공산권의) 자유주의 시장 경제로의 이행과 도시화에 의해 야기된 변화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 ‘시민적 커먼즈론’을 들고 나온 이병천 교수는 “시민적 커먼즈론은 커먼즈의 보편적/다층적 권리론에 기반을 두면서 커먼즈와 공공성의 만남이, 공공성의 욕구 해석투쟁이 전환적 커머닝(commoning)의 실천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자본 국가의 지배동맹과 새로운 인클로저와 마주해 전환적 커먼즈 제도 및 시민성의 주체 창조를 추구하는 급진적 개혁주의 입장”을 제시했다.
센터장인 최현 제주대 교수는 “기존의 커먼즈들은 새로운 변화와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커먼즈의 새로운 실험들은 늘어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공의 사례들이 축적되지 않고 있다. 즉, 커먼즈와 커먼즈론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커먼즈를 둘러싼 조건들의 역동적인 변화를 반영해 국제학술회의의 제목을 ‘동아시아 공동자원의 동학(Dynamics)’로 제출, 논의를 한 단계 더 깊이 심화했다고 이번 학술회의 의미를 매겼다.
‘커먼즈’(commons)란?
기원은 경제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3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포스터 로이드가 소개한 이론이다. 한 마을에 목초가 풍부해 가축을 기르기 좋은 초원이 있었다. 근처에 살던 목동들은 이곳에 소를 풀어놓고 풀을 뜯어먹게 했다. 처음엔 땅도 넓고 풀도 많아서, 그리고 목동들이 풀어놓은 소가 적어서 문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곧 상황이 급변했다. 초원에 점점 더 많은 소가 들어와 풀을 뜯게 되면서다. 소들이 먹을 풀은 줄어들고, 초원은 오물로 뒤덮였다. 이 상황의 결론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초원의 황폐화’로 이어진다. 아무도 소를 키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버라(UCSB) 생물학과 교수인 개럿 하딘이 이를 가져와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에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더 발전했다. 우리 학계에서는 ‘토지, 숲, 산, 하천, 바다 등 지역의 자연자원을 공동으로 이용·관리하는 제도, 또는 이용관리의 대상이 되는 자원 자체를 의미하는 말’로 담론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