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여성 영웅의 등장은 오랫동안 염원해온 일이다. 할리우드가 1970년대 후반 이래 블록버스터 체제로 재편된 후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을 거치면서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매년 등장하여 매번 더 새롭고, 더 강력하고, 더 빠르다는 점을 내세우면서도 여성은 남자 영웅의 파트너 정도에 역할이 그치고 있었다. 그나마 대등한 힘을 가진 여성 히어로라고 할지라도 그 힘 기저에는 섹시함과 이성애 파트너로서의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다시 한 번 남자 슈퍼히어로의 보조적인 역할에 묶이고 말았다. 일본에서 시작된 사이버펑크물은 아예 대놓고 여성 사이보그를 큰 가슴과 굴곡진 엉덩이, 야한 의상으로 몸을 간신히 감싼 시각적 대상물로 놓기 일쑤였다. 뉴아메리칸 시네마를 상징하는 ‘로드무비’라는 장르는 항상 두 남자들의 여정을 이야기했다. 반면 한국적 로드무비는 흔히 삼총사가 여행을 떠나는데, 이때 구도는 멘토가 되는 남자와 이제 막 성장하려는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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