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고칭미_ 고마워요!칭찬해요!미안해요!

2018년 겨울은 봄을 기다리기에는 유난히 춥고 바람이 매서웠다. 그래서일까 어머니는 봄의 문턱에서 하늘에 별이 됐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나는 좌절과 상실감에 빠져있었다. 그때 내 손을 잡아주며 옳은 길로 갈 수 있게 이끌어준 남편 덕에 넘어져도 툴툴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남편은 문학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국문학과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길 바랐다. 우리는 손품과 발품을 팔며 다양한 정보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에 일과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방송대를 알게 됐는데, 생각만으로 그치기에는 너무 좋은 혜택이었다. 남편은 무엇이든 도움을 주고 싶어 했고 나 역시 인생에서 내 혈관을 깨울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2020년 드디어 방송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남편은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운전이 서툰 나를 대신해 지금도 운전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새내기 60~70대 언니들에겐 노트북 사용법을 알려주고, 과제 작성법 등 공부도 함께 하며 행복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 번은 외도(外島)에 사는 60대 후반의 언니가 컴퓨터로 강의를 들으려고 하는데 작동이 안 된다면서 나에게 급하게 SOS를 쳐왔다. 내가 전문가도 아닌데 남편과 함께 가보기로 했다. 나는 아무리 요리 보고 조리 봐도 둘리만 생각날 뿐,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남편이 컴퓨터를 살피고 마우스로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더니 정상으로 작동했다. 이렇게 쉬운 일이었나 싶으면서도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이럴 때 뿌듯한 게 아닐까.

 

벌써 3학년이다. 때로는 나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서툴러도 늘 “잘한다, 괜찮아.” 아내 기 살려주기 바쁜 남편님, 당신의 따뜻한 정서가 나를 꿈꾸게 하고 성장시킵니다. 한 집안의 가장, 남편으로서 당신의 품격에 존경을 담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강정림 국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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