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총동문회와 복지몰 구축하는 이계진 블링라이프 대표

방송대 전국총동문회는 기존의 방송대동문협동조합 쇼핑몰을 한 단계 끌어올려 학교에는 발전기금을, 동문에게는 가성비 좋은 제품 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동문기업의 유통 활성화를 꾀하는 삼박자 ‘복지몰’ 계획을 다져왔다. 2월 19일 방송대 제27대 전국총동문회(회장 성준후)가 블링라이프(대표 이계진)와 손잡고 복지몰 구축 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계획을 구체화 하는 과정이었다. 지난 3월 11일 이계진 블링라이프 대표를 만나 그가 방송대와 손잡은 이유,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로 복지몰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동문 모두가 최상급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취미생활, 여가,
자기개발 등의 선택적 복지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첫 인상은 매우 투박하고 ‘날 것’ 냄새까지 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계진 대표(59세)의 고향은 강원도 양양 남애항 근처다. 거친 바닷가에서 성장한 이들이 보여주는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양양 바닷가 출신으로 자수성가
그 역시 많은 방송대인이 거쳤던 인생 역정을 지나왔다. 가세가 기울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고, 소년공으로 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생운동으로 중퇴했다. 그래도 배움의 꿈을 접지 않아 지금은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바다냄새가 나는 그는 사업가다. 그렇지만 단순 사업가가 아니다. 잘 나가던 압력밥솥 공장을 운영했는데, IMF 때 화재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150억 부도를 맞았으나 그동안 가족처럼 함께 일해 온 임직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자신들의 적금까지 해지하면서 자금을 모아 주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사법고시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후, 부동산법인을 설립, 주유소 개발 사업으로 대성공, 연매출 70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기세가 계속 이어진 건 아니다. 씨푸드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러시아 명태 쿼터 문제와 중국 명태 사재기 사태가 터져 원물이 2배나 뛰는 바람에 또 다시 좌절을 맛보았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KF-94 마스크 사업에도 뛰어들었는데, 이것도 실패했어요. 지금껏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죠. 사업가의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실패 속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는 게 값집니다. 인간관계에서 신의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는 다시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모아둔 부동산을 처분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함께 했던 분들의 인맥을 활용, 블링라이프 복지몰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방송대와 손잡게 됐을까?
사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기 전에는 방송대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 원격교육 강의콘텐츠를 전국 대학에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보고 방송대가 새롭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송대 법학과에 편입하겠다는 생각도 이즈음 가지게 됐다.

방송대 80만 동문과 ‘복지몰 구축’ 협약
지난 2월 19일 이계진 대표는 성준후 방송대 제27대 전국총동문회장과 의미 있는 한걸음을 내딛었다. 방송대 전국총동문회와 복지몰 구축 협약을 맺은 것이다.
“방송대 전국총동문회의 동문회관 건립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됐죠. 저는 사업가인지라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어요. 이에 총동문회관 건립자금을 마련하고 이와 더불어 동문 및 재학생도 사용 가능한 방송대 전용 복지몰을 구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성준후 총동문회장과 주고받았습니다. 그 결과가 협약으로 나타난 거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쇼핑몰은 지금도 넘쳐나고 있고, 어디가 소비자에게 좋은 편의를 제공하는지 막연하기만 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방송대 전국총동문회와 블링라이프가 구상한 복지몰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렇지만 블링라이프는 10만 가지 이상 제품을 거래하는 탄탄한 쇼핑몰이다. 누구나 자주, 즐겨 사용하는 제품들은 네이버 검색기준(쿠팡, 11번가, 옥션, 지마켓, 티몬, 인터파크, SSG, GSSHOP, CJmall, NSmall 등) 최저가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공무원 단체들의 전유물이었던 선택적 복지제도도 방송대 전국총동문회 회원이라면 누구나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80만 방송대 동문 네크워크라면 ‘구매력’ 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협약식에서도 강조했지만 그의 생각은 일관적이다. 상생의 관점에서 매출의 2%를 방송대 동문회관 건립자금과 지역총동문회의 운영자금으로 기부하겠다는 것. 무엇보다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로 맞춤형 복지몰을 오픈할 계획도 밝혔다.

청소년 돌보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
사업 외에도 그가 관심을 두는 활동이 있다. 올 2월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 부총재로 취임한 이 대표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부친이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가세가 기운 탓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장애인e-스포츠연맹 일을 보기 전에도 청소년 봉사, 장학금 지급 등을 남몰래 해왔던 그는 지금은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 봉사단체인 (사)빅드림에서 청소년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법무법인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전문가들과 인적 네크워크를 구축, 법리적인 지식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고충처리도 도맡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가 방송대 법학과에 편입하려고 하는 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계속 청소년을 돌보는 한편, 방송대 전국 총동문회 복지몰 사업 개시를 기점으로 방송대 총동문회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총동문회가 안정적인 재정건전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문 모두가 최상급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취미생활, 자기개발 등의 선택적 복지로 확대해야겠죠.”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이 대표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면서, 전환의 시대에 걸맞은 경영철학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거듭된 사업 실패 속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배우면서 치열하게 오늘에 이른 그에게서 방송대인의 DNA가 엿보였다. “방송대 동문, 재학생 분들 역시 치열한 삶을 살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앞으로도 방송대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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