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DMZ 탐방

멀리 북녘땅이 보인다. 이곳 전망대에서 남방한계선까지는 직선 5.9Km 거리다.

경기도와 강원도에 걸친 중동부 휴전선을 지도에서 찾아보면 특이한 한 곳을 만나게 된다. 바로 철원이다. 철원평야를 낀 이곳에 그 유명한 ‘백마고지’가 있다. 이 백마고지를 차지한 덕분에 이곳은 북한 지역으로 좀 더 밀고 올라간 지도를 보여준다. 철원 소이산 전망대를 오르면 이 풍경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철원은 과거 노동당사와 법원, 경원선과 금강산 기차가 지나는 곳이었다. 1930년대에는 인구 2만 명이 거주하던 도시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중·고등학교 5개소, 금융기관 4개소, 행정기관 34개소 등이 위치해 강원도 내 춘천, 원주, 강릉과 더불어 대읍부향(大邑富鄕)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이태준은 이곳 철원에 머물면서 자신의 퍼스나인 ‘현’이란 인물을 통해 해방 정국을 읽어낸 단편소설 「해방전후」(〈문학〉, 1946)를 발표하기도 했다.
철원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여전히 깊게 간직한 곳이다. 철원군 전 지역이 38선 이북에 위치한 탓에 광복 직후(1945년 9월 2일) 소련군정의 관할 아래 있었고 한국전쟁 중에는 ‘철의 삼각지대’로 불리는 군사 요충지로 격전이 이어졌다. 이후 이 지역을 가로질러 군사분계선이 설정돼 군역(郡域)이 남북으로 분단됐다. 그렇다 보니 비옥한 철원평야를 잃고 김일성이 통탄했다는 이야기부터 다양한 전투 히스토리가 뒤섞여 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고지전」(감독 장훈)도 이곳 철원 백마고지의 치열했던 전투를 모티프로 했다.

민통선 안까지 살펴보는 이색 여정
바로 이곳 철원, 민통선 안까지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방송대 출판문화원과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평화의 길을 가다’ 제1기 여정이다. 1기는 오는 10월 28일 1박 2일 코스로 진행된다.
‘평화의 길을 가다’는 서해안의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248km의 휴전선 접경지역을 탐방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진행은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통일인문교육실이, 각종 홍보는 출판문화원 〈KNOU위클리〉가 분담하는 형태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은 2008년부터 통일인문학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성하고 관련 작업을 축적해왔다. 2009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연구 체계를 본격화했으며, 현재 14년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1단계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연구소’로 선정된 바 있다. 연구단의 취지 자체가 DMZ를 ‘분단과 적대의 공간’에서 ‘치유와 평화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그 길을 찾는 데 있기에, 분단·대립·적대에서 치유·평화·생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 1일 업무협약 당시 김성민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장은 “방송대 출판문화원과 DMZ접경지대를 탐방하는 ‘평화의 길을 가다’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돼 기쁘다. 최고의 원격교육기관인 방송대와 함께 통일과 평화를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을 내실화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최고의 원격교육기관인 방송대’다. 전국 곳곳의 재학생, 동문과 함께 ‘통일과 평화’를 함께 모색해볼 수 있는 ‘교육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렇기에 박지호 출판문화원장도 “DMZ 접경지역을 탐방하는 ‘평화의 길을 가다’ 기획에 다양한 방송대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통일과 평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의미를 매겼던 것.
이후 첫 여정으로 방송대 구성원을 초대하는 공고가 나간 건 9월 18일(월)(〈KNOU위클리〉 제183호 12면 광고 ‘DMZ 접경지역, 평화의 길을 가다’)이다. 문제적인 공간 위주이지만, 이 공간을 매개로 접경지역의 사람 사는 모습, 전쟁의 상흔 속에 피어난 문화사적 풍경까지 살펴보겠다는 의미가 반영돼 있다. 여기에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의 전임연구원이 해설을 보태게 된다. 
통일인문교육실장인 박영균 건국대 교수(철학)는 “DMZ를 분단과 전쟁의 상처로만 기억하게 된다면 한반도의 분단은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고 오히려 더 강화될 수도 있다. DMZ와 DMZ 접경지역을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게 될 때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분단의 역사를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DMZ와 DMZ접경지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 기반의 조성은 곧 분단 극복 과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월정리역은 경원선의 폐지된 철도역으로, 비무장지대에 불탄 채로 있던 역사(驛舍)를 복원해서 이전했지만, 스산하게 남아 있어 분단의 아픔을 더해준다.

“세 가지 점에서 매력적인 프로그램”
동문들과 함께 제1기 철원 DMZ 탐방에 참여하는 손금산 부산총동문회장(국문)은 “세 가지 이유에서 참여하게 됐다. 첫째는 평화라는 단어가 주는 호소력이다. 참여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둘째는, 지방에서는 가기 힘든 코스라는 점이다.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셋째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생소한 여행이란 점이 매력적이다”라며 “프로그램의 의미와 방향에 맞게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수 있는 뜻있는 여행이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서해안의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DMZ 접경지역을 탐방하는 ‘평화의 길을 가다’ 프로그램은 분기별로 여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개인 혹은 단체 참가가 가능하며, 당일 코스, 1박2일 코스, 1박2일-당일 코스 등 세 가지 방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는 방송대 재학생, 동문이라면 누구든 가능하다. 참가 신청은 이메일(konkukihudma@gmail.com)로 접수하면 된다. 코스에 따라 참가비가 차등 책정돼 있다. 철원 지역을 탐방하는 제1기 여정은 10월 20일(금) 18:00시까지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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