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기 방송대 명예교수(프랑스언어문화학과)가 참여하는 3인의 탐조사진전 「시선」이 혜화동 방송대 열린관 2층 전시실에서 오는 19일까지 선보인다.
3인 탐조사진전 「시선」에는 서정기 명예교수와 함께, 조류사진가 조성식, 김정희가 참여했다. 공동사진전이라 출품 작가마다 개별 주제를 제시했다. 서정기 교수는 ‘멱감기와 깃다듬기’를 주제로 18점을, 조성식 작가는 ‘도요새들의 안부’로 10점, 김정희 작가는 ‘새가 길어올린 말들’로 10점의 사진을 걸었다.
중국 운남성 1천800미터 고지에서 촬영한 ‘붉은부리 레이오스릭스(red-billed leiothrix)’, 한국의 뜸부기 등을 출품한 서 교수는 이번 전시 주제를 ‘시선’으로 한 것에 대해 “객관적인 사물에 대해 우리는 각자 주관적으로 해석을 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자유이며 세계관의 표현이다. 이 전시회는 각자의 주관적인 관점이 얼마나 서로 다른가를 새 사진을 통해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주제인 ‘시선’을 염두에 둔다면, 서 교수가 주목한 새들의 목욕과 깃다듬기는 새들에겐 생명 유지를 위한 활동이지만, 인간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전시장 작품 해설에 이런 글을 남겼다.
“선호한다는 것은 각자의 세계에 대한 태도이거나 또는 꿈과 욕망의 표출이다. 내 앞에서 새들이 멱을 감고 깃을 다듬는다는 것은 새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새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새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모르게 새들에게 위해를 가했을 거라는 죄책감으로부터) 나를 조금은 해방시켜준다.”
조성식의 사진들은 번식을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도요새들을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사진에 대해 “정주하는 새들은 장소를 기억할 것이고, 이동하는 새들은 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출품한 사진에는 새들의 기억만 있는 게 아니고, 도요새들을 만나러간 작가의 시간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이다.
김정희의 사진들에서는 새가 풍경 속에 조화롭게 녹아 들어가 있다. 새와 자연의 조합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평온하게 해준다. 그 역시 사진 해설에서 출품한 사진에 대해 “어야든동 눈에 담게 되는 그 무엇들은 발목을 붙잡아 머물게 되거나 흘낏 스치는 풍경이 되는, 내게는 늘 일어나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들이 내건 주제를 음미하면서 서식지에서 한가로이 목욕하는 새들이나 긴 이동을 준비하는 새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마음이 푸근해지는 전시다. 관람료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