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세상을 바꾸는 방송대 사람들

방송대 행정학과 동문인 김병전 부천시의회 의장(66세)은 40여 년의 공직, 6년의 시의원 경험을 살려 부천시의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천을 가장 잘 알고, 부천을 가장 잘 살펴온 행정과 의정을 두루 겸비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의정활동 중에 전국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 선정 으뜸 시의원으로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1982년 방송대에 입학해 1991년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잘 마무리하고 부천시민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의 원로로 남아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 계획이다”라고 말하는 그를 9월 3일 부천시의회 의장실에서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김 동문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데는 고향 후배인 김경협 전 국회의원(19, 20, 21대)의 권유가 작용했다.
공직 경험을 살려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는 “시의원에게 정치란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잘 들어주고, 불편 사항을 해결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임을 이해한 뒤에는 돌아보지 않고 직진했다.
이후 재선(8, 9대) 시의원으로 부천시 원미구청장, 행정지원국장, 의회사무국장 등 40여 년의 공직 경험을 토대로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거치며 의정활동을 펼쳤다.
그는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콜슨 화이트헤드(Colson Whitehead)의『니클의 소년들(The Nickel Boys)』(김승욱 옮김, 은행나무, 2020)을 꼽았다. 김 동문은 이 소설을 가리켜 “1960년대 미국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인종 차별과 정의에 대한 깊이 있는 울림으로 인권과 정의,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 독자에게 인종 차별의 비극적인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동시에 인간의 회복력과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여 읽고 난 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방송대에 진학해 학업에 목표를 정했다면,

직장생활이나 개인환경으로 잠시 힘든 시기가 있더라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평생학습이라 생각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학업의 목표를
이루면 좋겠습니다.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 만들겠다”
지난 7월, 제9대 부천시의회 후반기를 이끌어 갈 의장 임기를 시작한 그는 “시민의 목소리를 끝까지 경청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성별, 연령, 사회·경제적 위치 등 다양한 배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이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합리적인 정책과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시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생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시민들의 일상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부천시는 1973년에 시로 승격했다. 젊은 층도 많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은 지역이다. 부천시에서는 ‘지속가능 자족도시 부천’을 만들기 위해 부천대장 첨단산업단지 조성, 광역 교통망 확충, 원도심 주거환경 및 1기 신도시 정비 사업, 과학고 유치 등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김 동문도 이런 부천시의 정책을 반기며 “부천시의회는 주요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협력하면서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따른 혜택에서 소외되는 시민들은 없는지 우리 사회 곳곳을 잘 살펴보려고 해요. 부천의 미래가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면서도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1학년 때 F 받고 포기할까도 생각
김 동문은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20세에 공무원이 되면서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직장 동료가 방송대에 진학해 공부하는 걸 보고는 ‘나도 주경야독으로 공부하겠다’라는 의지가 생겨 방송대를 찾았다. 그렇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의지는 강했지만, 현실도 녹록지 않았어요. 1학년 때는 정말 혹독했죠. 바쁜 업무로 공부를 하지 못해 과목 대부분이 F 학점을 받았는데, 직장과 학업 두 가지 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해 포기하려는 마음도 들었어요. 그때가 고비였죠.”
중도 포기를 생각했던 그의 마음을 잡아준 이는 아내였다. 김 동문이 책상 앞에 붙여놓은 강의시간표를 본 아내가 방송 내용을 매일 녹음해 공부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줬는데, 이게 큰 힘이 됐다. 김 동문은 “아내의 정성과 응원에 보답하자는 마음으로 학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었어요. F 학점을 받은 과목도 재이수하고, 무사히 졸업까지 완주할 수 있었죠. 그 녹음테이프들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활짝 웃었다.
아내가 만들어준 녹음테이프로 학업에 집중했지만, 공부와 시험은 얄궂게도 따로 움직일 때가 있기 마련이다. 김 동문은 1984년의 한 일화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평상시 출석수업을 하고 2차 시험을 치르곤 했는데, 아뿔싸! 공부하지 않은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동안 공부한 게 아까웠어요. 어떻게 할지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 없었죠. 그래서 저 스스로 문제를 내고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답안지에 빼곡하게 작성해 제출했어요. 다행히 교수님께서 저의 마음을 알아주셨는지 학점을 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등에 식은땀이 나네요.(웃음)”

“힘들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완주하길”
8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한 부천시, 집행부를 견제하고 동시에 협력하면서 따뜻한 공동체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는 김병전 동문은 모교인 방송대의 강점으로 ‘유연한 학습환경’과 ‘다양한 전공과 프로그램’, ‘접근성과 편리성’을 꼽았다. 방송대를 가리켜 학문적 발전과 개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어주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 기관’이라고 말하는 그는 “다양한 연령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통해 희망을 꿈꾸게 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라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1982년에 입학해 1991년 졸업했으니 김 동문 역시 조금 더디게 공부한 셈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느긋한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권유했다. 방송대에 진학해 학업에 목표를 정했다면, 직장생활이나 개인환경으로 잠시 힘든 시기가 있더라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평생학습이라 생각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학업의 목표를 이루면 좋겠다는 메시지다. 모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방송대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원격교육의 선두 주자로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총장님을 비롯해 교수님들과 교직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노력과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항상 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습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힘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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