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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Ⅱ」포스터.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탄생할 것인가? ‘레전드의 귀환’이자 2024년 최대 기대작인 「글래디에이터 Ⅱ」(감독 리들리 스콧)가 11월 13일 개봉한다. 로마의 영웅이자 최고의 검투사였던 ‘막시무스’(러셀 크로우)가 콜로세움에서 죽고, 20년이 흐른 시기가 배경이다. 쌍둥이 황제 ‘게타’(조셉 퀸)와 ‘카라칼라’(프레드 헤킨저)의 폭압으로 시민을 위한 자유로운 나라 ‘로마의 꿈’은 잊힌 지 오래다. 한편 ‘아카시우스 장군’(페드로 파스칼)이 이끄는 로마군에 대패한 후 아내를 잃고 노예로 전락한 ‘루시우스’(폴 메스칼)는 강한 권력욕을 가진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띄어 검투사로 발탁된다. 로마를 향한 걷잡을 수 없는 분노, 타고난 투사의 기질로 콜로세움에 입성한 루시우스의 마지막 결전이 시작된다.

 

「글래디에이터 Ⅱ」는 전편에 이어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막시무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검투사 루시우스 역에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피 폴 메스칼이 낙점됐다. 콜로세움을 실제 크기의 60%에 달하는 세트로 지어 스크린에 고대 로마를 고스란히 재현해 압도적인 규모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개봉을 앞두고 「글래디에이터 Ⅱ」의 리들리 스콧 감독과 배우진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왼쪽부터) 「글래디에이터 2」의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리들리 스콧 감독, 폴 메스칼, 프레드 헤킨저. 사진 제공=퍼스트룩


24년 만에 속편을 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어떻겠어요? 농담하시나요?(웃음) 사람들은 저에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그때마다 저는 “당신 책이나 대본 써본 적 있나요?”라고 반문하죠. 속편은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1편보다 낫지 않다고 생각들을 하니까요. 사실 작가가 4년 뒤에 초고를 써왔는데, 기대만큼 나오진 않았더라고요. 다양한 일을 하면서 좀 더 묵혀뒀습니다.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어떤 발자국이 우리를 이끌어줄 거라고 믿으면서요. 그리고 1편에서 생존한 두 사람, 그러니까 아들 ‘루시우스’와 어머니 ‘루실라’가 바로 그 발자국이라는 데 생각이 모였습니다. 그렇게 개념화를 하면서 속편 작업에 착수한 거죠.

 

루시우스 역을 맡은 폴 메스칼 배우는 주인공으로 합류하게 된 소감이 어떠세요?
폴 메스칼  어떻겠어요?(웃음) 농담입니다. 「글래디에이터 2」에 제가 합류한다는 건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죠. 당시 런던에서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에이전트에게 연락이 왔어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줌 미팅을 하고 싶어한다”고요. 당장 만나겠다고 했고, 30분 정도 온라인으로 대화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빠르게 결정을 내려주셨어요. 그렇게 「글래디에이터 2」 캐스팅이 확정됐고, ‘제 삶이 완전히 바뀌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글래디에이터 Ⅱ」스틸컷.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검투사들의 주인 ‘마크리누스 역의 덴젤 워싱턴 배우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아메리칸 갱스터」(2007)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셨어요.
덴젤 워싱턴  한 마디로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어요! 예전과는 달랐어요. 이제 리들리 스콧 감독님은 너무도 높은 곳에 계시니, 뭐 부연설명할 것도 없이요.(웃음) 이번 영화 역시 거장답게 위대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루실라’ 역의 코니 닐슨 배우는 1편에 이어 속편까지 출연했습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코니 닐슨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선물 같은 경험이었죠! 1편을 찍을 24년 전은 제가 배우로서 커리어를 막 시작할 때였어요. 그때 받았던 역할을, 아이 다섯을 출산하고 나서 그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건 너무나도 놀라운 선물이죠. 이 세계관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점, 또 리들리 스콧 감독님과 다시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님과 작업을 한다는 건, 마치 가슴을 치는 것 같은 강렬함이 있는 경험이거든요.

「글래디에이터 Ⅱ」포스터.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프레드 헤킨저 배우는 폭군 ‘카라칼라 황제’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려고 했나요?
프레드 헤킨저  카라칼라와 게타(조셉 퀸)는 쌍둥이 황제입니다. 콤비로 움직인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죠. 또 하나 말씀드리면, 두 황제는 상호의존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엄청난 경쟁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카라칼라만의 독립성이 보이도록요. 모든 과정이 즐거웠고, 다양한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어깨에 원숭이를 올리고 연기하는 것도 몰입에 도움이 됐습니다.(웃음)

 

1편에서는 최악의 황제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를 등장시켰어요. 로마 5현제 이후 여러 폭군이 있었는데, 특별히 카라칼라를 선택하셨죠. 역사 고증 부분에서도 많이 신경을 쓰신 것 같습니다.
리들리 스콧  「글래디에이터」는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한 영화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건축물, 생활양식, 의식주 등등을 세세하게 조사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당시 로마의 냄새가 날 정도로 디테일하게요. 로마제국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조사해 이해하고, 어떻게 나만의 버전으로 영화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저는 작업할 때 늘 현실을 영화로 효과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관객에게 흥미를 주는 영화여야할뿐만 아니라, 정보도 줘야하죠. 당시 콜로세움에서 기독교인이 산채로 동물들에 잡아먹혔던 사실도 있고요. 그렇게 끔찍한 일이 있었던 것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글래디에이터 Ⅱ」스틸컷.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카라칼라 황제나 마크리누스는 역사적 인물입니다. 사료를 찾아 연기에 참고했나요?
프레드 헤킨저  대본의 많은 내용들이 역사를 기반으로 쓰였다고 들었어요. 저와 조셉은 아버지 황제 시대를 많이 연구했어요. 특히 군사적 배경에 대해서요. 우리 쌍둥이가 황제가 될 때는, 로마 시민들이 우리를 리더로 원하지 않았고, 아버지를 원했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들이 쌍둥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하면서 연기했습니다.

 

덴젤 워싱턴  ‘로마는 하루 아침에 지어지지 않았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일단 세트장에 들어서면 굉장히 압도적인 규모에 이미 몰입이 됩니다. 그 많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배우로서 몰입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감독님이 실제 로마와 같은 환경을 제공해줬어요. 진심이 느껴질 정도로요. 그래서 촬영에 들어가서 두 테이크 정도면 다 끝납니다.

 

코니 닐슨  동물이 출연할 때는 세 테이크 정도 갔던 거 같네요.(웃음)

 

리들리 스콧  영화 감독이 되기 전에 수없이 광고를 찍었죠. 스티브 잡스의 애플 광고도요. 마흔이 돼서 첫 영화를 찍었는데요, 광고 경험이 있다 보니, 30~60초면 필요한 정보를 다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건, 배우들은 늘 다시 찍고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감독은 캐스팅을 잘해야 하죠. 캐스팅이 완벽하면, 한두 테이크에 충분히 원하는 연기가 나와요. 그게 감독의 역할이죠.

 

검투사 표현하기 위한 외형적인 부분들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폴 메스칼  예상하시다시피 굉장히 많은 닭가슴살과 브로콜리를 먹어야 했습니다.(웃음)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체격이 좋은 분 중 하나인 전직 보디빌더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매주 감독님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어요. 저로서는 역대급으로 몸을 키웠는데, 감독님을 볼 때마다 매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거의 촬영 들어갈 때가 됐을 때 감독님이 “거의 다 왔어!”라고 말씀해주셨던 게 기억나네요.(웃음)

 

‘루실라’ 역을 맡은 코니 닐슨 배우는 속편에서는 의자에 앉아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죠. 움직임이 제한됐을 텐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코니 닐슨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서 설명드리면요, 차라리 의자에 쇠사슬로 묶어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할 정도였어요. 그렇지 않으면 광기 어린 두 어린 황제들을 살해해버렸을지도 모를 정도였거든요. 아들과 남편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을 목도해야 하는 그 장면은,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천재적인 고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당시를 살던 로마인으로서 고대 모든 로마의 신과 여신에게 기도하는 심정으로 연기했어요. 하지만 그 기도 중 하나만 응답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글래디에이터 Ⅱ」스틸컷.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 영화 중에 인상 깊게 본 작품이 있나요? 혹시 같이 일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요?
프레드 헤킨저  작년에 박찬욱 감독님의 「헤어질 결심」을 너무나 인상깊게 봤어요. 한 번 같이 일해보고 싶습니다.

폴 메스칼  그 감독님이 「아가씨」 연출한 분 맞죠? 너무나 위대한 감독님, 위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덴젤 워싱턴  팝콘 들고 글래디에이터 투 보러 극장에 오세요!
코니 닐슨  한국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좋아해 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리들리 스콧  우린 이 영화를 정말 좋아했어요. 한국 관객들도 그럴 거라 믿습니다!
폴 메스칼  최대한 큰 화면에서 봐주세요!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추천의 말입니다.
프레드 헤킨저  「글래디에이터 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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