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총동문회는 그간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 왔다. 두 개의 동문회로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가 김원덕 회장이 제16대 울산총동문회장에 취임하면서 ‘단일 동문회’로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오늘의 울산총동문회가 제대로 된 모습을 갖게 된 데는 그의 노력이 크다. 물론, 김 회장을 믿고 지지해 준 박영구 고문 등 동문 선배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원덕 회장은 지난 12월 8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전국총동문회 2024년 정기총회에서 선거직 임원인 상임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제 2주 정도 회장 임기를 남겨둔 그는 “후임 황정환 회장이 울산총동문회를 더 멋진 모습으로 도약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축하했다.
다음은 울산총동문회를 정상화해 화합으로 이끌어 온 김원덕 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지나온 시간들의 의미는, 울산의 우리 동문들이
서로 믿고 화합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부족한 저를 믿고 그동안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임원들과 동문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먼저 회장님에게 방송대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20대에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전산실에 근무했다. 구조적인 답답함과 틀에 박힌 대기업문화를 뒤로 하고 중소기업체인 IT회사로 이직했지만, 얼마 후 회사 부도로 창업을 하게 됐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귀담아듣고 실천으로 응답하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운영 방침’을 세웠는데, 1993년도 창업 이래 울산의 대표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기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올해로 31주년을 맞았다.
회사를 창업하던 해에 방송대에 입학했다. 28세에 사업을 시작한 이래 거래처의 부도어음 처리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법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학과 2학년에 편입학해 공부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방송대는 인생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마중물은 더 큰 기회를 만나게 하는 동력이다. 방송대는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누구나 어려움 없이 살아가고 싶어 한다. 많은 돈을 편하게 벌고 싶어 한다.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일을 하고자 한다. 방송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사업도 그렇게 대충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방송대에서 어렵게 성취한 학업은 사업에서도 성실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지니게 했다. 함께 공부했던 학우들과 선후배님들은 지금 나의 인맥으로 맺어져 있다. 지금까지 31년 동안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방송대의 생활이 그 밑거름이 됐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도 방송대 생활에서 얻은 용기가 밑바탕에 놓여 있다.
방송대에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93년도 입학식에 참여했는데, 당시는 지역대학이 없어서 조그마한 가건물 앞마당에서 입학식을 한 기억이 난다. 그곳이 바로 지역학습관이었다. 지금은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곳곳에 그 당시의 흔적만 있을 뿐이다. 선배님들이 신입생 환영식을 위해 4~5평 되는 각 학과 방에 모여 방송대 학교생활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의 OT와는 많이 달랐지만, 그때의 열기를 잊을 수 없다. 선배님들에게서 많은 정을 느꼈다. 그때가 가끔 그리워지기도 한다. 나도 선배가 되면 후배님들에게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방송대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은
1990년대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방송대 학우들은 대부분이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을 것이다. 주경야독은 죽을 만큼 힘들지만,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중도포기는 나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방송대에서의 공부는 성실성과 끈기와 내면을 성숙시켜주는 좋은 스승이다. 함께 공부하는 동료 학우들, 선후배들이 미래의 사회생활을 하는 데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간 16대 울산총동문회장으로 동문회 정상화와 도약을 위해 헌신했다. 16대 회장직을 내려놓는 소감을 듣고 싶다
2016년 12월 23일 울산총동문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협화음으로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두 개의 총동문회로 나눠져야 했다. 총동문회 회장이 있음에도 전국총동문회에 인정을 받지 못하는 세월을 6년이나 보냈다. 그 갈등을 해결해 가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의 과정이고 일부분이라 생각해 나의 임기에 기필코 해내리라는 신념으로 만나고 회유하고 읍소하기를 본업보다 더 충실히 했다. 결국 전국총동문회의 중재안으로 울산총동문회 정상화를 위해 회의와 회의를 거듭하고 그 과정에서도 손을 내밀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23년 7월 22일 통합선거를 통해 하나의 울산총동문회가 탄생했다. 총동문회 창립 이래 처음으로 투표에 제일 많은 동문들이 참여하면서 그간의 고생을 잊게 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울산총동문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탄탄한 응집력을 갖게 됐다.
그동안 많은 동문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법원 소송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신 최영찬 회장님, 코로나 시기에 총동문회를 잘 지켜주신 최치섭 회장님, 두 분의 희생과 노고에 동문을 대표해서 깊이 경의를 드린다.
어느날 너무 지쳐서 하늘을 쳐다보고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뒤편에서 김 회장!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초대회장 박영구 고문님이셨다. 별말씀은 없었지만, 그 눈빛은 포기하지 말고 나아 가라는 메시지로 보였다. 그 순간을 지금도 있지 못한다. 박영구 고문님은 울산총동문회에 대한 애정과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시다. “존경합니다. 당신을 꼭 닮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린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16대 울산총동문회가 정상화를 이루게 됐다.
지나온 시간들의 의미는, 울산의 우리 동문들이 서로 믿고 화합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부족한 저를 믿고 그동안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임원들과 동문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임기까지 못다 한 몇 가지 현안들을 마무리 하기까지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임기를 마치더라도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충실하게 임해서 17대 울산총동문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정상화된 동문회를 17대에 넘겨 드리게 돼 너무나 기쁘다.
끝으로 17대 울산총동문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황정환 17대 울산총동문회 회장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황 신임 회장 아래에서 우리 울산총동문회가 2025년에도 큰 비상과 도약이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오귀숙 울산 동문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