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2025학년도 1학기 이색 교재


2025학년도 1학기 출판문화원 전체 교재 352종 가운데 신규 교재는 10종, 개편 교재는 21종이다. 모든 교재가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지만, 교재 편집에 참여한 방송대출판문화원 교재개발팀의 추천을 받아 신규 2종, 개편 2종을 소개한다.
교재개발팀은 편집디자인과 내용이 조화를 이룬『옛 수필의 세계』(신규, 박종성·박영민), 콘셉트가 독특한『나눔의 예술』(신규, 유범상·이현숙·김영애·강상준·인지훈·박미진), 최근 동향과 관련된『인공지능』(개편, 이광형·이병래) 독자 수요가 두터운『청소년 건강과 간호』(개편, 박영숙·송민경) 등을 꼽았다.

한국 고전 수필의 묘미가 궁금하다면
흔히들 ‘수필’을 말할 때, 몽테뉴의『수상록』을 쉽게 떠올린다. 몽테뉴 수필의 핵심은 자기 탐구에 있다. 그는 “크 세쥬?(Que sais-j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번역하면 ‘나는 무엇을 아는가?’다. 그렇지만 멀리 프랑스의 몽테뉴를 참조하지 않더라도, 한국 고전문학에서도 깊은 사색을 담은 수필을 만날 수 있다.
『옛 수필의 세계』를 집필한 저자들은 “비록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는 글이지만 사색하고 성찰한 것은 무엇이든 서술할 수 있는 수필은 작가가 세계를 마주하는 방식과 태도를 드러낸다. 나아가 개인의 체험과 느낌이 보편성을 획득할 때 독자와 공명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한국의 옛 수필 가운데 명문으로 꼽히는 작품을 소개한 다음, 그 구조와 표현 및 주제 의식 등을 해설”했다. 근래 수필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자기 창작의 활로를 모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주기 위해 집필했다는 뜻이다.
고려 중기 이규보의 작품인「이상자대(異相者對)」와「답석문(答石問)」에서부터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을 살았던 풍양 조씨의「긔록」까지 고전 명문을 수록했다.「긔록」의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시집에서의 생활 및 남편이 병을 앓아 죽게 된 자초지종 등을 기록하면서 부모와 부부, 장인과 사위, 시집간 딸과 친정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교재답게 각 작품 끝에는 참고문헌과 생각해 볼 문제를 제시해,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유의 심화까지 유도한다는 특징이 있다. 교재이긴 하지만, 누구나 쉽게 읽으면서 한국 고전 수필의 묘미를 만날 수 있는 교양서로 손색이 없다.

예술 양식 통해 ‘권리적 나눔’ 성찰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이 함께 집필한『나눔의 예술』은 학과의 교육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교재다. 저자들은 나눔을 시혜와 자선, 동정으로 보는, 불쌍한 이들에게 빵을 제공하는 접근으로는 ‘불평등’이나 ‘권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나눔을 ‘권리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권리를 자각하고 실현하려면 연대와 협력을 바탕에 둬야 한다. 시혜적 온정주의에 기반한 나눔과 돌봄에 물든 현실에서 이는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저자들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그래서 이들은 “강의와 교재에서는 나눔의 의미와 현실에서 실천하는 모습 등을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술의 여러 장르를 활용”했다. 시, 사진, 음악, 소설, 춤, 영화, 포스터, 건축 등의 다양한 예술 양식을 매개로 전체 15장의 내용을 구성했다.
예컨대, 제1장 ‘나눔의 유형’으로는 오드리 헵번형과 헬렌 켈러형을 제시했다. 오드리 헵번형이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면 헬렌 켈러형은 불쌍한 사람이 생기지 않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눔도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을 넘어서서 불쌍한 사람이 생기지 않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제14장은 ‘권리의 나눔과 희망의 노래로서의 나눔’을 상상한다. 대중음악을 통해서 어떻게 권리의 나눔을 할 것인가, 어떻게 좋은 공동체에서 나눔을 실천할 것인지 등을 살폈다.
‘생각해 볼 문제’는 따로 두지 않았지만, 책의 맨 뒤에는 참고문헌과 찾아보기를 수록해 좀더 세밀한 논의나 탐색을 돕게 했다. 역시 교재 겸 교양서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요즘 핫한 ‘인공지능’, 그것이 알고 싶다면!
최근 중국에서 개발한 ‘DeepSeek AI’가 화제다. 챗GPT가 급속하게 부상한 가운데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도 그에 맞먹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시대에 우리가 깊숙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과 이병래 방송대 교수(컴퓨터과학)가 함께 쓴『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의 초기 연구로부터 현재의 첨단 기술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이론 및 모델”을 소개하고 “문제풀이 방식, 지식의 표현 및 사용, 퍼지이론 등의 기본적 이론과 더불어 머신러닝, 패턴인식, 신경회로망 및 딥러닝에 이르는 최근의 인공지능 경향”까지 살피고 있다. 저자들의 말대로 “이 교재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미래의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게 안내한다.
제1장은 ‘인공지능의 개요’, 제2장은 인공지능이 어떻게 문제를 푸는지를 짚은 ‘문제풀이’, 제3장은 ‘탐색에 의한 문제풀이’, 제4장은 ‘게임트리’, 제5장은 ‘지식과 인공지능’, 제6장은 ‘논리에 의한 지시표현’, 제7장은 ‘퍼지이론’, 제8장은 ‘컴퓨터 시각과 패턴인식’, 제9장은 ‘머신러닝’, 제10장은 ‘인공 신경망’, 제11장은 ‘딥러닝’을 각각 다뤘다. 참고문헌과 찾아보기도 책의 후반에 곁들였다.
교재의 기본기에 충실하게 각 장마다 개요, 학습목표, 주요 용어를 제시한 뒤, 장의 끝에는 전체 요약과 객관식·주관식 연습문제를 실었다. 전공자들이 활용하기 편리하게 팁을 제시한 셈이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둔 일반 독자들도 읽어볼 만하다.

우리 아이들 건강, 어떻게 살필까?
지난해 7월 30일, 질병관리청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5차 통계를 공개했는데, 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이런 점에서 박영숙 방송대 교수(간호학과)와 송민경 울산대 교수(간호학과)의『청소년 건강과 간호』는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저자들은 이 책의 학습 목표를 “학습자가 청소년의 신체적·심리사회적·지적·도덕적 성장 발달의 특성과 간호에서의 법적 측면과 정책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하며, 지역사회나 학교, 병원 등에서 마주할 수 있는 청소년의 다양한 신체 및 정신 건강 문제와 관리, 건강 증진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문제들을 이해하고 다양한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뒀다.
교재는 총 4부 25장으로 구성했다. 청소년의 다양한 건강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룸으로써 교재와 동영상 강의를 기본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했다. 제1부는 청소년의 건강 문제와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 및 간호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토대가 되는 청소년의 성장 발달을 다뤘다. 제2부는 청소년의 신체 건강 문제와 관리, 제3부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 제4부는 청소년의 건강 증진 차원에서 예방적 접근을 다뤘다.
장마다 개관, 학습 목표, 주요 용어 등을 설명했으며, 필요한 경우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장마다 요약과 연습문제를 실어 학습을 돕고 있다. 전체 올 컬러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인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전공 여부를 떠나 일독해도 좋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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