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언어문화학과(학과장 선영아)가 지난 5월 9일 저녁 7시부터 서울지역대학(성수) 413호 강의실에서 ‘예술로 읽는 유럽―베르나르 루베르와 함께하는 1,000년의 시간 여행’을 진행했다.
특강을 맡은 베르나르 루베르(Bernard LOUBERT) 교수는 프랑스 아르데코(ENSAD)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프랑스 발랑시엔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까지도 프랑스에서 조형예술 관련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객원교수인 오헬리엉 루베르 교수의 부친으로, 지난해 2월 23일 서울지역대학 501호 강의실에서 특강(「프랑스 회화: 프랑스혁명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강연이다. 
프랑스 부자(父子)가 선보인 특별한 강의
아버지가 강연하고, 아들이 한국어 통역
10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럽 예술 쉽게 설명
프랑스어 공부에다 예술 교양은 덤
비 내리는 금요일, 앞좌석부터 가득 찼다!
서울지역대학 413호 강의실은 저녁 6시부터 학우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에서 올라온 학우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지난해 참석했던 특강이 만족도도 높았고, 그동안 공부했던 프랑스어 실력을 테스트하기 좋아서 이번에도 기대를 하고 참석했다고 입을 모았다. 타 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학우도 보였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인데도 70여 명의 학우들이 강연을 듣기 위해 자리에 모였다. 흥미로운 대목 여느 강연과 달리 앞자리부터 좌석을 채웠다는 점이다. 이용철 교수와 한석현 교수도 학우들 틈에 앉아 강연을 경청했다.
선영아 학과장은 “매년 우리 학과에서는 프랑스 문화 살롱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행사를 열어왔다. 오늘 뜻깊은 만남을 이뤄주신 오헬리엉 교수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강의는 10세기부터 19세기까지 프랑스와 유럽의 예술을 중심으로 시대별로 주요 작가와 작품 그리고 역사적 맥락까지 같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번 강연은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먼저 아버지이신 베르나르 루베르 교수님께서 프랑스어로 강연하고, 옆에 계신 아드님이신 오헬리엉 루베르 교수님이 한국어로 통역한다. 부자가 함께하는 강연-통역은 그 자체로도 따뜻하고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안녕하세요?”라는 친숙한 인사말로 강연을 시작한 베르나르 루베르 교수는 다비드상, 「모나리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서양 고전 예술 작품을 곳곳에 숨겨둔 광고영상을 소개하면서 청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강연은 로마네스크미술, 고딕미술을 거쳐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미술을 거쳐 19세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주의까지 다양한 작품 설명으로 이어졌다. 베르나르 루베르 교수는 근대 회화가 비약적으로 변화한 데는 사진술의 발명과 튜브 물감의 등장이 한몫했다는 흥미로운 진단도 내놨다.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면 자신이 똑같이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더 생각하게 됐고, 튜브 물감 덕에 외부로 나가서 여기저기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에 등장하는 ‘나체의 주인공’을 가리켜, “이것은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다. 지금까지 그림 속 나체의 주인공은 신화 속 인물로 현실 속 인물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적인, 추상적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마네는 있는 그대로의 여성을 그림으로써 ‘새로움을 향한 의지’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쉽고 차분한 원어 예술 강연의 매력
강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좋은 강연을 듣게 돼 기쁘다”라는 감사에서부터 “예술 특히 미술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 “한국은 엘리트 예술을 하는 경향이 많은데, 유럽은 생활 예술로 자리잡힌 것 같다. 프랑스의 생활 예술은 어떤가?”, “예술 작품을 어떻게 하면 좀더 순수한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학부를 3년 공부하고 뭔가 더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최범철 대학원 아프리카·불어권언어문화학과 원우는 “지난해에는 학부생으로 특강에 참여했는데, 다시 강연을 하신다고 해서 참석하게 됐다. 원어로 쉽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는 세련된 강의라 더욱 좋았다”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올라와 특강에 참석한 4학년 김지영 학우는 “예술에 관심이 많은 데다 매주 특강을 듣고 있는 오헬리엉 교수님 부친께서 프랑스어로 강연하신다고 해서 참석했다. 그동안 공부했던 성과가 있었는지 70~80%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공부하기도 좋은 강연이었다. 학과에서 오늘과 같은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면 언제든 참석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비 때문에 조금 늦게 시작한 특강은 밤 8시 30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베르나르 루베르 교수는 준비해 온 선물용 책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고, 늦게까지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