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의 변화에 따라 재구성돼온
문화적 장치로서의 저작권,
재사회화 및 교육 기관으로서
재조명해야 할 교도소의 역사,
일상의 사소한 습관들이 아이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한 3종의 교양도서 출간
<KNOU위클리> 276호에 이미 소개된 『초고층: 인간의 욕망과 기술의 전시장』 외에도 출판문화원 교양출판팀은 지난해부터 부지런히 다듬고 매만진 책들을 새해 첫 달에 3종이나 출간했다. 저작권, 교도소, 자녀교육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양서들의 주제와 문제의식에 관해 소개한다.
이현구 기자 zuibm@knou.ac.kr

문화사적 관점의 저작권 이야기
『저작권의 진화: 동굴벽화에서 알고리즘까지』의 지은이 김기태 세명대 교수(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는 학부에서 박사과정까지 국어국문학, 출판학, 신문방송학 등을 전공하고 미디어와 저작권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위원,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 위원회 위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저작권에 관한 연구와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표절’과 ‘저작권’은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됐지만, 정작 ‘이게 왜 침해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누구나 다시 초보자가 된다. 표절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외형상 유사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데도 저작권 침해로 판단되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혼란은 개인의 법 지식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저작권 자체가 단일한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책은 그 혼란의 원인을 법 조항의 해석이 아니라, 저작권이 형성되고 변화해온 역사적 맥락에서 찾는다.
저자는 저작권을 고정된 규범이 아닌,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계속 재구성돼온 문화적 장치로 바라본다. 구전과 필사의 시대, 인쇄와 대량복제의 시대, 디지털 복제와 알고리즘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늘 창작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위협해왔다. 이 책은 바로 그 변화의 궤적을 따라가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물의 저작권’ 등 오늘날의 새로운 논쟁을 이해할 수 있는 좌표를 제시한다.
변주와 패러디, 오마주, 사진과 이미지의 반복, AI 생성 콘텐츠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창작과 모방의 경계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형성하도록 이끌고 하나의 사유 방향을 제안한다. 법 이전에 존재해온 저작권의 원리를 되묻고, 오늘날의 혼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양서다.
공존을 위해 알아야 할 감옥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감옥을 가리키는 공식 명칭인 교도소(矯導所)는 ‘사람을 바로잡아 이끄는 곳’을 뜻한다. 형벌을 집행하는 기관을 의미했던 기존의 ‘형무소’와는 엄연히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교도소를 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 정도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 교도소는 형벌뿐 아니라, 수형자의 품성과 행위를 교정교화함으로써 재사회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또 하나의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우리는 쉽게 잊는다. 언젠가는 수용자가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해 함께 생활하는 시민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또한 교도소가 주는 어두운 이미지는 우리 주변에 교정기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을 쉽게 외면하게 한다.
『백년의 교도소: 교육으로 감옥을 보다』는 수형자에 대한 형벌이 아니라, 변화와 갱생의 관점에서 교도소를 하나의 교육기관으로 바라보고 모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끔 만든다. 전근대에서 출발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평생교육기관으로서 교도소의 역사와 기능을 조명한 최초의 저술이기도 하다.
지은이 유주영 대구교대 교수(교육학과)는「평생교육기관으로서 교도소의 기능 변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교정교육 연구에 매진해오면서 한국교육학회, 한국교정학회, 아시아교정포럼 등에서 여러 학술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범죄 발생률에 비해 일반 시민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유독 크고, 그로 인해 범죄자에 관한 엄벌과 사회적 격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통계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교정·교화 및 재사회화를 통해 수용자가 건강한 시민으로서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브라질과 페루 등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교도소 수용자를 언젠가는 사회로 복귀할 또 다른 구성원으로 보고 이들의 사회 적응과 자립을 돕는 것이야말로 재범 방지와 공동체 회복의 시작임을 지적한다.
최신 뇌과학에 기반한 아이 습관 형성법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힘을 지니지만, 좋은 습관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나쁜 습관이 늘 한발 앞서 몸과 마음을 점령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습관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들여야 한다.
3~10세는 습관 형성의 황금기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보이는 대로 따라 하고, 들리는 대로 믿으며 일상을 반복한다. 반복되는 경험은 뇌에 저장돼 ‘자동 실행 회로’를 만들고, 이 시스템은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이것이 바로 습관이며, 이 과정은 아이의 인지 발달, 정서 안정, 자기조절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아이의 습관: 부모도 모르게 굳어지는 아이의 마음과 행동』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일상의 작은 반복이 어떻게 습관으로 자리 잡는지에 대해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육아 전략을 소개한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뿐 아니라 감정 역시 습관의 영역으로 보고 어릴 때부터 마음 다스리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은이 임승렬 덕성여대 명예교수(유아교육과)는 강단에서 수많은 유아교육 전문가를 양성했으며 지금은 부모를 대상으로 상담, 멘토링,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정리정돈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습관’과 구분되는 ‘감정 습관’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한다. 아이의 감정은 그저 일시적인 기분의 문제로만 치부해선 안 되며, 반복되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역시 습관이 되고, 이를 조절하는 능력은 인생의 핵심 역량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감정 습관이 부모의 반응,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되므로,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32년간의 교직을 마무리한 후에서야 저자가 이 책의 집필을 결심한 것은 유아·아동을 대상으로 수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이 모든 것이 ‘습관화’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저자가 고심 끝에 선별한 11가지 좋은 습관과 이를 기를 수 있는 하루 10분 전략이 책 속에서 친절하게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