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임용주 제44대 전국총학생회장

제주의 푸른 바다를 뒤로하고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일은 이제 임용주 제44대 전국총학생회장의 일상이 됐다. 1968년 제주에서 태어나 현재 ㈜인성건축의 대표이사로 있는 그는, 제주산업정보대에서 공업경영을 전공한 전문 경영인이자 뜨거운 가슴을 가진 만학도다. 학교 리더십이 변화를 맞이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전국의 학우들을 대표하는 중책을 맡은 그의 어깨는 무겁지만,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밝았다. 2026년 2월 23일 학위수여식이 열리던 날, 임 회장을 만났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마음이다.
학우님들의 도전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히는 용기이며,
가족과 사회에 큰 울림이 되는 자랑스러운 선택이다.

오늘의 노력은 반드시 내일의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총학생회도, 그리고 저도 늘 응원하겠다.

 

 


2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임용주 회장의 첫 행보는 지난 2월 8일 경남지역대학에서 제1차 중앙상임위원회의를 개최한 것이었다.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전국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자”라는 다짐을 서로 나누면서 2026년 상반기 행사 일정과 가예산안을 처리한 자리였다. 3월 14일 오후 2시 대학본부 열린관 대강당에서 제44대 전국총학생회 출범식이 예정돼 있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는 고된 일정에 대해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제주총학생회장으로 일할 때보다 서울행 비행기를 타는 일이 훨씬 늘었지만, 이 일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책임 있는 리더로서 학우들의 권익을 위해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30년 만에 다시 시작한 방송대 공부
그가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4년, 20대 후반의 젊은 직장인이었던 그는 못다 한 공부의 한을 풀기 위해 방송대의 문을 두드렸으나, 생업과 학업의 병행이라는 현실적 장벽 앞에 중도 포기라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은 30년의 세월을 돌아 2023년, 농학과 편입학이라는 결실로 다시 이어졌다.
다시 돌아온 교정에서 그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담하게 살피는 것으로 학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학과 공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과제물 작성 등은 학과 선배들의 도움이 컸고, 학생회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는 그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학업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스스로는 “더 깊은 배움에 도전하지 못하는 자신이 불만스럽다”라며 겸손해하기도 했다.
방송대와의 인연은 가족에게도 이어졌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동생 역시 행정학과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는 방송대가 우리 시대 공무원과 지식인들의 보이지 않는 요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가 꼽는 방송대의 최대 매력은 ‘평생교육의 요람’으로서 시간, 장소, 나이의 제약 없이 누구에게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사업과 학업을 조화롭게 이어갈 수 있다는 실용성에 있다.
그런 임 회장이 학생회 활동에 참여하게 된 데는 단순하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계기가 있었다. 학과 학생회장을 맡은 지인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가 제주총학생회장을 거쳐 전국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까지 그를 이끌었다. 배려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본인의 장점으로 꼽는 그는,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 탓에 더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됐다고 웃어 보였지만, 그 바탕에는 평소 실천해온 두터운 봉사 정신이 깔려 있다.
실제로 그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후원회 봉사분과위원장, 제주함덕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 회장, 조천로제 유소년축구 단장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해 왔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좌우명은 그가 어려운 고비마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철학적 버팀목이기도 하다.


“학우들 위한 ‘소통의 플랫폼’ 세우겠다”
2025년 제주총학생회장으로 있을 때, 임 회장은 한 가지 이색적인 활동을 펼쳤다. ‘학우와 함께, 동문과 함께, 상상이상 제주총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제주지역대학 재학생과 동문 간의 화합과 학교 발전을 위한 호프데이 행사였다. 당시 참석자들은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길 바라며, 학교 발전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의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 경험때문인지 제44대 전국총학생회장으로서 임 회장이 내건 공약은 구체적이고 실무적이었다. 임원장학금 지급과 학습관 정상화, 총동문회와의 네트워크 회복, 그리고 전국 학우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 등이다. 1년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이 모든 것을 완수하기 위해 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역시 ‘학우들과의 소통’이다.
“학우가 우선이고 학우들의 결속과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대학본부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대립보다는 정책적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약속했다. 시대 변화에 맞춘 감각적인 대처 능력과 혁신의 자세를 갖추되, 선배들의 경험과 조언을 경청해 학우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조해진 학생회 참여율에 대해서도 그는 명확한 진단을 내놓았다. 참여에 따른 보상 부족과 시간적 환경 문제를 원인으로 지적하며, 원격 중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 편의 제공, 의견의 즉각적인 반영 등을 통해 학우들의 마음을 돌리겠다고 공언했다.
임 회장에게 학생회는 단순히 힘을 행사하는 기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학교생활을 지원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하는 ‘공식 창구’다. 등록금, 수업 운영, 시험 제도 등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온라인 강의 개선과 시험 방식 조정 등을 건의하는 것이 학생회의 본질적 의무라는 것이다.
인터뷰의 끝자락, 그는 일과 가정, 그리고 학업을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동료 학우들을 향해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계신 여러분은 이미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다. 지금 조금 느리게 가도 괜찮고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마음이다. 학우님들의 도전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히는 용기이며, 가족과 사회에 큰 울림이 되는 자랑스러운 선택이다. 오늘의 노력은 반드시 내일의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총학생회도, 그리고 저도 늘 응원하겠다.”

학생회는 학교와 학우들의 든든한 협력자
학교도 곧 새로운 제9대 총장이 취임하며, 그간 진행해왔던 다양한 정책들도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총장님께서도 평생교육의 요람이자 먼저 온 미래인 방송대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방송대를 세계 속의 대학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실 것으로 생각한다. 방송대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도 든든한 협력자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전국총학생회장으로서 학교와 학우들의 든든한 협력자가 되겠다는 그의 약속은 제주 앞바다의 파도처럼 힘차고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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