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저앉을 때가 아니에요! 일하지 않고 마냥 쉬고 싶게 만드는 ‘은퇴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진정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퇴직은 꼭 ‘절벽 시스템’ 같아요. 한창 일하다가 정년 퇴직 하면 바로 뚝! 떨어지죠.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이 아찔한 절벽 아래로 바로 떨어지지 않도록, 중간에 ‘가교 직업(bridge job)’이라는 튼튼한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요! 이는 단순히 생계를 잇는 수단을 넘어,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사회에 계속 나누고, 새로운 역할 속에서 삶의 의미와 활력을 재발견하는 주체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퇴직하는 게 은퇴 충격을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 아니겠어요?
다행히 요즘 은퇴 세대는 재능과 시간을 묻어두고 싶어 하지 않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주로 현직과 비슷한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으려 애쓰고, 연봉도 전처럼 받으려 해요. 솔직히 그런 일자리,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러니 생각을 바꿔야죠. 지위가 좀 떨어지고, 보수가 반으로 줄어들면 또 어떤가요? 할 일이 있다는 것, 그게 훨씬 더 중요하지 않나요? 줄어든 임금은 연금으로 보충하고, 근무 시간 줄여 여가 시간도 좀더 가지면 될 일이지요! 그렇다면 이 가교 직업,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생각을 바꾸면 보이는 길
첫째, 다니던 직장에서 계속 일하는 것입니다. 현직에서 일의 강도를 줄이거나, 시간제로 일하는 거죠. 요즘 임금 피크 제도나 정년 후 재고용 제도가 늘고 있다니 다행이죠. 치사하게 빌붙어 있기 싫다고요? 인생이 계속 앞으로만 달려갈 수 없지 않나요? 자신만의 일이 있다면 봉급이 좀 줄면 어떻습니까?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이제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도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네요.
둘째,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직업과는 전혀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겁니다. 대학 강의를 나가거나, 전문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처럼요. 물론 이런 활동은 퇴직 후 갑자기 시작하는 것보다, 현직 근무 중에 미리 조금씩 경험해 보는 게 좋습니다. 퇴직하고 나면 사회적 네트워크도 약해지고, 세상 정보 수집하기도 어려워지거든요. 여러분은 이런 새로운 도전을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셋째, 세상을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비영리기관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참 의미 있습니다. 주로 은퇴 전에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던 분들이 고려해볼 만하죠. 이때는 경제적인 필요보다 삶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동기가 될 겁니다. 자신들의 노하우를 사회에 전파하며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거죠. 이 보이지 않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은퇴 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공허하다면,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린 평생 행복을 추구해야 해요. 젊어서만 일하고 나이 들어 노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이제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악마의 유혹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주저앉을 때가 아니에요! 일하지 않고 마냥 쉬고 싶게 만드는 ‘은퇴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진정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일하는 노년, 저는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은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두 번의 가교 직업 경험에서 배운 것들
저는 두 번의 가교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37년간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 첫 가교 직업은 과거 직무 분야와 연관된 것이었어요. 정부 부처의 전문임기제 공무원 자리였는데, 직급도 낮고 봉급은 퇴직 전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꽤 괜찮은 선택이었죠. 무엇보다 전문성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이었거든요.
채용 면접 때 면접관이 “젊은 과장 밑에서 일할 수 있겠어요?”라고 걱정스럽게 물었을 때, “최소한 제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죠. “사무실의 다른 젊은 직원들이 나이 든 당신을 싫어할 것 같은데…”라는 난처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 할 일 따로 하고, 그분들이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도와주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전공인 연금 개혁 연구프로젝트는 애착이 가서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지요.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야간 강의도 했는데, 긴장감과 흥미는 최고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운이 트였는지, 퇴직 후 9개월 만에 다시 예전 기관의 CEO가 되는 행운까지 얻었습니다! 3년 남짓의 임기를 마친 두 번째 퇴직 후에도 초빙교수로서 몇 년간 대학원 강의와 외부 특강 등 가교 직업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가교 직업을 끝내고 프리랜서로서 신문 칼럼 연재 등 글쓰기에 매진하며, 전문 작가의 꿈을 꾸고 있답니다.
이처럼 자신의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교 직업에 도전한다면, 은퇴 실패의 위험을 줄이고 보람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에 제가 다니던 직장의 후배 한 분도 정년 퇴직 후 저를 모델 삼아 벌써 몇 년째 도의회 임기제 공무원으로 젊은 도의원의 정책보좌 역할을 보람 있게 수행하고 있더군요. 마음만 바꾼다면 직급과 봉급은 큰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정년 퇴직 후, 가교 직업으로 무엇을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