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화제의 신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체적·정신적 균형과 함께 정보의 균형도 필요합니다.”

 


2024년 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퍼센트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방송대의 중장년층 학우들에게 노화란 부모 봉양과 관련된 문제일 뿐 아니라 스스로도 이미 직면하고 있는 과정이다. 방송대 정영일(보건환경안전학과)·김동우(생활과학부)·윤은선 교수(생활체육지도과) 등이 최근 출간한 『부모의 노쇠와 나의 노화: 두 세대가 행복해지는 40대를 위한 건강 가이드』는 노화와 관련된 개념을 재정의하고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저자들에게 책의 의미와 ‘건강 노화’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현구 기자 zuibm@knou.ac.kr

 

집필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정영일 교수(이하 정): 방송대 프라임칼리지는 학내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강의하는「KNOU PASS」라는 학점인정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의 강사진 중 저와 김동우·윤은선 교수님, 최정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님이 의기투합해 강의 내용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내게 됐습니다. 해당 과정은 ‘노인 질환’, ‘노인 보건’, ‘노인 건강 정보와 헬스리터러시’, ‘노인 운동’, ‘노인 영양’ 등의 세부 주제를 담고 있는데, 책의 내용 역시 각 공저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나눠 집필했죠. 선정수 <자연자본시대> 편집장은 각 필자의 강의 내용을 원고로 재구성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선정수 편집장: 전 <국민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환경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방송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정영일 교수님과 인연을 맺고 노인 보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과학이나 의료 분야의 잘못된 정보의 검증에 관한 책을 몇 편 집필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그와 관련된 역할을 맡았습니다.


책의 구성 방식이 독특합니다
정: 예, 1~5부에서 노화 관련 개념, 신체적 이상 징후, 식습관과 약물, 심리적·정신적 건강, 정확한 정보 선별 등에 대해 다루고 있고, 책 전체는 총 19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 및 조사 결과에 기반한 검증된 정보를 소개하되, 내용이 너무 어려워지지 않도록 각 장의 시작에선 노년기 건강에 관한 우리 주변의 사례를 소개하고, 끝에선 일상생활의 유의사항과 체크리스트를 제시했습니다.

 


제목의 ‘노쇠’와 ‘노화’는 어떻게 다른가요
정: 노화(aging)는 시간이 흐르며 신체 기능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반면 노쇠(frailty)는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취약해져 감염, 수술, 낙상 등의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예비 능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노쇠는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인 상태입니다.


‘건강 노화’에 대해 정의하신다면요
정: 건강 노화란 삶의 ‘길이’보다는 삶의 ‘질’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혼자 식사하고, 원하는 곳에 가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상태를 되도록 오래 유지하는 것이죠. 건강 노화는 ‘웰다잉(well-dying)’과도 연결됩니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기는 힘들지만,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존엄을 지키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보 과잉은 건강 분야에서도 만연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정: 그래서 건강 정보를 찾고, 이해하고, 평가하고, 나에게 필요한지 판단해 실제로 적용하는 능력인 헬스리터러시(health literacy), 즉 건강 문해력을 갖춰야 합니다. 예전엔 전문가가 정보를 어느 정도 걸러줬지만, 지금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누구나 정보를 소비하는 동시에 퍼뜨릴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의 파급 효과도 그만큼 커진 거죠.


올바른 영양 섭취에 대한 정답이 있을까요
김동우 교수(이하 김): 영양관리는 늘 ‘무엇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무엇을 넣느냐’의 문제입니다. 포화지방이 나쁘다는 인식이 오래 퍼지면서 식물성 기름 섭취가 지나치게 늘었고,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 돼지 기름 등 포화지방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포화지방을 일부러 찾아 먹을 필요는 없어요.


정: 식물성은 무조건 좋고 동물성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극단적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게 중요해요. 한쪽 이야기만 믿지 말고 다른 관점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체적·정신적 균형과 함께 정보의 균형도 필요한 거죠.


김: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식생활을 보면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크고, 지방을 지나치게 꺼리는 경향이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근육 손실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해야 합니다. 특히 평생 요리를 안 해보신 남성 어르신들이 배우자와 사별한 뒤 식생활이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동 조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재료를 사고 나눠서 만들어 먹는 방식이죠.


노년기에 적절한 운동 강도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윤은선 교수(이하 윤): 중요한 건 자기 몸 상태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노인의 운동 지침도 일반 성인의 지침과 비슷하지만 개개인의 체력에 맞게 강도를 조절하고, 낙상 예방을 위해 평형성 유지와 하체 근력 운동을 조금 더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늘 권하는 것은 ‘하루에 한 번은 꼭 외출하기’예요. 밖에서 햇빛을 보고, 걷고,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신체 활동과 사회적 교류가 동시에 이뤄지니까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요
정: 우리는 누구나 늙어갑니다. 중요한 건 노화를 막는 게 아니라 어떤 속도로,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 것인가를 선택하고 준비하는 거죠. 지금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이며, 어떤 정보를 선택하고, 누구와 관계 맺으며 사는지가 미래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김: 어린 시절의 우리를 돌봐주신 부모님을 이젠 우리가 보살필 때가 됐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방법이 아니어도 됩니다. 식재료를 챙겨드리고, 함께 요리하고, 같이 식사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윤: 부모님께 건강 정보를 전달하고 안내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게 중요합니다. “운동하세요”라고 말하기보다는 같이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죠. 운동이 중요하다는 건 아시지만 어린 시절의 우리처럼 노년의 부모님도 잔소리엔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노년기 부모님이 겪는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먼저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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