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내가 방송대를 선택한 이유 ① 문인숙 영어영문학과 1학년

 

문인숙 영어영문학 3학년

 

평소 영어 울렁증이 심했던 저는 5분만이라도 영어로 말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외 호텔에서 간단한 영어조차 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죠. 순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문맹자가 돼 버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때 공부하기로 결심했고 우연한 기회에 방송대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원서를 접수한 순간부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 나이에?’라는 걱정이 매순간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매일 아침 책상 앞에 앉아보았지만, 의욕만으로 공부가 되는 게 아니더군요. 「생활영어」를 공부할 땐 내용도 어렵고 분량도 많아 매일 눈물, 콧물을 짜내기도 했습니다.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거나, 새로운 공부를 접할 때마다 ‘계속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을 때 저를 잡아준 것은 튜터님과 학우들이었습니다. “학우님이 아니면 누가 공부하냐”며 저를 다그치기도 했고, 때로는 ‘함께 하자’고 저를 독려해줬습니다.


그렇게 눈물, 콧물 짜내며 공부한 덕분일까요? 어렵게만 느껴졌던 일상 속 영어 표현들이 재미있게 다가오기 시작하더군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의약품 설명서 읽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집에 있는 설명서는 모두 찾아 읽어보았죠. 신기하게도 전에는 그저 꼬부랑 글씨에 불과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성분, 복용법 등을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심지어 남편이 다가와 “당신 지금 한국말 읽어?”라고 놀라기도 했답니다.


2년 전 퇴직을 결심했을 때 “이제는 남은 인생을 잘 정리해야 할 시기”라며 제 자신에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공부를 시작한 지금. 매일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1학기를 마치면 영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그동안 배운 언어, 문화, 역사 관련 지식을 마음껏 활용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졸업 후 계획도 있답니다. 영국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이죠. 단 몇 개월이라도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을 하며 그들의 언어에 깔려있는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이제 와서 무슨 어학연수냐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나이에 꿈 꿀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감동적이지 않나요? 만약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모든 것들을 마주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나이 이제 50대 후반. ‘이 나이에?’라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합니다. 방송대에 입학한 후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혹시 등록을 망설이고 있나요? 설마 ‘이 나이에 공부해서 무엇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나요? 은퇴는 더 이상 인생을 정리해야 할 시기가 아닙니다. 공부하기 딱 좋은 때라는 사실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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