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위클리>와 문화교양학과 교수진이 공동 기획해 ‘교양과목 톺아보기’ 연재를 시작한다. 전공 차이로 교양과목 이해와 접근이 어려운 학생에게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207호에는 진보성 교수(문화교양학과)의 「동서양 고전의 이해」과목 2회차 연재를 싣는다. 5월에는 김재형 교수의 「세계의 정치와 경제」, 6월에는 남기현 교수의 「한국사의 이해」해설 원고를 연재할 예정이다.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제6장 순자『순자』맹자보다 조금 뒤의 사람인 순자(荀子, 기원전 313~기원전 238)가 살던 시대는 전국시대 말기입니다. 이때는 천자국이었던 주나라가 완전히 몰락한 시기였습니다. 패권을 자치하려는 강대국들의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던 세상에 새롭게 부상한 지주계층들이 기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혼란은 더 심해집니다. 당시를 순자는 매우 우려스러운 눈으로 보았음이 분명합니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고 했으나 세상의 혼란이 가중되던 시대에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고 말했습니다. 순자가 보기에 성선설은 혼란한 시대를 해석하거나 모순을 해결하기에 부족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순자』가 인간 본성의 악함을 증명하기 위해 저술된 책은 아닙니다. 세상의 혼란이 인간에게서 만들어졌으니, 세상의 혼란을 없애는 방법도 인간의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순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규범인 예(禮)를 드높여 예에 의한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욕구를 제어해 인간 스스로와 사회 전체의 선함을 구하자고 주장합니다. 또한, 공자나 맹자와는 달리 법의 필요성도 강조합니다. 시대가 변하니 사람의 주장도 과거와는 달라집니다. 맹자는 도덕적 원칙론을 강조했으나 순자는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 언급하기 불편했을 인간 본성의 다른 면을 거론하면서 시대와 인간을 재해석했습니다. 순자는 자연, 인간, 그리고 정치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순자』는 격변의 시기에 유가 사상의 발전을 가져온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제7장 황종희『명이대방록』‘명이’는 『주역』의 36번째 괘의 이름으로 ‘밝음이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지녀 시기상 암울한 때를 뜻합니다. 17세기 중국의 대학자 황종희(黃宗羲, 1610~1695)가 살았던 명말청초는 명나라가 몰락하고 청나라가 득세하면서 사회가 매우 혼란했습니다. 황종희가 『명이대방록』을 지은 이유는 자신이 살았던 명나라의 멸망 원인을 규명해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황종희는 유학자입니다. 그는 스스로 맹자를 계승했다고 자부했으며 도덕정치를 꿈꾸던 인물이었습니다. 황종희가 『맹자』를 다시 읽으며 다짐한 것은 인간다움을 지키며 사는 이상적인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 전반에서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명이대방록』은 신시대를 갈망하며 정치와 경제 및 사회제도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황종희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존재’라고 규정하면서 군주(왕)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명이대방록』에서 황종희는 ‘군주는 원래 어떤 존재인가?’라고 묻습니다. 원래는 ‘백성이 주인이고 군주는 손님’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뒤집혔다고 하면서 군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적으로 백성을 위한, 공공을 위한 존재에 한정된다고 못을 박습니다. 황종희는 ‘군객민주’의 논리를 바탕으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재상제를 폐지하자 득세한 환관들의 전횡을 비판하며 군주의 잘못이 세상의 모든 잘못과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비판적으로 드러냅니다. 변화의 시기에 전환의 논리를 제시했던 황종희는 ‘중국의 루소’라 불릴 만합니다. 제8장 플라톤『국가』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는 보통 도시국가라고 얘기되지만, 실은 작은 단위의 정치공동체 의미에 가까우며 나라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이 폴리스를 통해 인간은 능동적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습니다. 시민의 삶은 정치공동체를 바탕으로 성립이 가능합니다. 아테네의 철학자 플라톤(Plato, 기원전 428~기원전 348)이 지은 『국가』의 원래 제목은 ‘Politeia’로 ‘폴리스의 정치체제’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정치 공동체로서 이상적인 국가의 조건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논변하며 정의가 살아있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영어로 바보·머저리란 뜻의 ‘idiot’은 고대 그리스어로 바보란 뜻의 이디오테스(idiotes)에서 유래했는데, 이디오테스에서 파생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