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 학생회(회장 박명숙)가 4월 13~14일 경기도 일대로 봄 모꼬지를 떠났다. 이번 모꼬지에는 서울지역 국어국문학과 6개 스터디에서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유적지를 답사하며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모꼬지 첫날 1부는 유적지 답사, 2부는 입소식 및 교수와의 대화, 3부는 장기자랑 순으로 진행했다.

 

서울 국어국문학과 모꼬지는 통상 문학관을 방문하는 코스였지만, 이번에는 동구릉, 다산생가 등 유적 답사로 진행했다. 박명숙 제38대 서울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장은 “그간 유적지 탐방을 많이 안 했다고 들었다. 국어국문학과에서는 문학관을 자주 방문했지만, 유적지는 평소 쉽게 가기 힘들다는 생각에 한번 가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라고 이번 유적 답사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13일 오전 8시, 뚝섬역 서울지역대학 앞에서 버스 3대가 출발했다. 이번 모꼬지는 고전강독회, 뚝섬스터디, 문우사랑, 종로스터디 라온하제, 연신스터디, 풀밭동인회 등 서울 국어국문학과 기존 5개 스터디와 지난 2월 정식으로 인준 받아 합류한 뚝섬스터디까지 총 6개 스터디가 함께 한 첫 번째 모꼬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스터디 가나다 순)

 

화창한 날씨에 동구릉부터 다산생태공원, 정약용 유적지까지 답사하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히 답사 현장에서는 박명숙 회장이 마이크를 착용하고 유적에 얽힌 역사를 설명하면서 학우들의 학습을 도왔다.

 

이후 여주청소년수련원으로 이동해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입소식을 준비했다. 2부 입소식 및 교수 간담회는 최광휘 부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서울 6개 스터디 모두 참여한 첫 모꼬지!
박명숙 회장은 환영사에서 “‘흔들리지 않는 배움과 열정, 하나 되는 국어국문학과’에 오신 여러분 모두를 환영한다. 지난 선거에 모든 스터디가 열정적으로 참여해 국어국문학과 스터디 대통합이라는 전례 없는 새역사를 창조했다. 이번 모꼬지를 계기로 반목하고, 방황했던 지난 날은 다 잊자. 스터디는 달라도 같은 교수님의 지도 아래 공부한다. 우리는 하나요, 배움에 정진할 동반자다. 서울 국어국문학과의 발전을 위해 학생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모꼬지가 기쁘고 즐거운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서울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집행부(최옥희 수석부회장, 이윤행 실무부회장, 송미옥 총무국장, 백금선·문재호·최광휘 부회장, 박선영 학습국장, 이순기 3학년 대표, 김미숙 2학년 대표)를 단상에 불러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송정근 국어국문학과 학과장은 축사에서 “좋은 날씨에 좋은 분들과 멋진 곳에서 국어국문학과 모꼬지가 열려 감사하다. 시간이 참 빠르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그렇게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추억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2024년 4월 13~14일을 내년에도 기억할 수 있도록 오늘 함께 모인 동료들, 선후배 분들과 교류하며 좋은 시간을 나누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6개 국어국문학과 스터디 대표들이 돌아가며 인사를 했다. 한덕우 고전강독회 대표는 “선택이 항상 중요하듯, 국문학과에 와서 모꼬지라는 행사를 선택한 것이 학과장님 말씀처럼 또 추억의 한 장을 쌓고 동료, 후배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계기가 됐다. 값진 시간도 마지막인 4학년이라 아쉬움도 많지만, 후배들은 이런 행사에 적극 참여해서 졸업장과 함께 추억장을 갖고 졸업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장영숙 뚝섬스터디 대표는 “10여 년 비인준 스터디로 활동하다가, 국어국문학과 스터디로 정식 인준 받고 첫 번째로 참석하는 모꼬지라 뜻깊다. 늦은 나이에 방송대에 온 이유는 졸업과 함께 대학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다. 모든 스터디가 하나라는 마음으로 다 함께 모여서 중도탈락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이뤄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화합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덕순 문우사랑 대표는 “우리 스터디는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등산, 산문?시 창작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스터디가 통합되면서 많은 재학생이 모꼬지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 스터디 활동이 한 단체의 활동이 아니라 한마음으로 하나 돼서 모든 스터디들이 발전할 수 있고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류광미 연신스터디 대표는 “출발 전에는 올까 말까 고민도 많았지만,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다. 2학년인데 모꼬지는 처음이다.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던 것들을 박명숙 회장님이 설명해줘서 많은 걸 알게 됐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후배들에게도 모꼬지 참석을 적극 독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순 종로스터디 라온하제 대표는 “서울 국어국문학과 스터디가 올해로 6개가 됐다.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면서 함께 평행선을 갈 수 있다는 것, 더욱 단합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함께 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이번 모꼬지로 국어국문학과의 발전을 위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쁨과 발전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꿈이 있어서 국어국문학과에 왔으니, 졸업 후에도 동문으로 만나 손잡고 활동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우홍 풀밭동인회 동인은 “바쁜 이경성 회장님 대신 인사말을 전한다. 원격대학 특성상 학우들을 한 곳에서 보기 어려운 여건에서, 오늘 모꼬지에 참석했다. 모든 것이 서툰 신입생에게 이렇게 어울릴 기회를 주신 운영진께 감사하다. 글 쓰겠다는 목표로 국어국문학과에 왔는데, 자칫하다 졸업까지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국어국문학과에 더 많은 학생들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학년 튜터 신설 요청부터 과제물 점수 확인 질문까지
모꼬지의 절정은 송정근 학과장과 학우들의 대화였다. 학우들은 학사 제도를 비롯해 성적 확인, 강의 관련 질문까지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던졌다. 먼저 한 학우가 튜터 제도를 2학년까지 연장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송 학과장은 “원격대학 특성상 첫 학기를 버티면 중도탈락률이 낮아진다는 통계가 있다. 이에 1학년 신입생과 3학년 편입생을 위해 튜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학과별로 튜터 제도 활용도가 다르고, 전체 재학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튜터를 늘리는 것은 학교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내용은 학교 측에 전달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학문적 호기심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한 학우는 “수업을 듣다 보니 애비와 아범을 비롯해 아버지와 아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다르더라. 교재 뒷부분에 여성을 비하하는 속담도 나온다. 국어학 역사에서 여성을 폄하하는 의식이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라고 물었다. 이에 송 학과장은 “점점 더 날카로운 질문이 나온다. 지금 질문한 부분은 국어학 관련 내용이다. 국어국문학 분야 중 국어학은 전통이 오래 쌓인 학문 분야라, 지적하신 부분을 모두 급격히 바꾸게 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지만, 비판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방송강의에서도 말했다. 사회적 환경에 따른 언어 변이 연구 중 여성 관련 주제 역시 학문적 차원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기존 교재 3장에서 남녀차별과 관련된 풍부한 용례가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라고 답했다.

 

또 한 학우는 “공들여 과제물을 작성했는데, 기대와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럴 때 어디서 실점했는지 알고 싶지만, 교수님들에게 실례인 듯해서 문의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송 학과장은 “표절일 경우 5점 이하 또는 0점을 받을 정도로 방송대 표절 관리 시스템이 잘 돼 있다. 질문자는 과제물 작성을 잘 한 경우인데, 우수 과제물이 많을 경우 채점자가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어떤 부분이 미진했는지 알아보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건전한 토론이니,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질문하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예습을 하려고 해도 유노캠퍼스에서 다음 강의는 1강만 들을 수 있다. 예전처럼 전체 강의를 다 들을 수 있도록 풀어줄 수 있나?”, “서울지역대학 커피 값이 갑자기 올랐다. 아메리카노만이라도 좀 저렴하게 유지해줄 수는 없는가?” 등의 질문들도 나왔다.

 

3부 장기자랑은 임명규·이윤행 실무부회장의 사회로 진행했다. 시 낭송, 판소리, 꽁트, 노래, 춤, 어우동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이튿날 세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탐방은 전문해설사가 함께 했다. 오후 5시 서울지역대학에 도착 후 해산하면서 서울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봄 모꼬지는 화합이란 성과를 거두고 막을 내렸다.

여주=윤상민 기자 cinemonde@k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