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화제의 신간

엘리트 직장의 채용과정 각 단계마다 고용주들이 후보자들을 분류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부모의 소득 및 교육과 상관관계가 높은 여러 기준을 활용한다.  저나는 공생 관계에 있는 기업과 대학이 계층을 바탕으로 하는 특권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합동으로 맡는다고 비판한다.  일찍이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문화자본’이 계급간의 구조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른바 지식, 교양, 취미, 감상 등 개인의 문화적 취향 차이가 지배계급의 아비투스(habitus : 인간행위를 상징하는 무의식적 성향)를 형성한다는 주장이다. 오늘날 이러한 문화자본의 불평등성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가장 첨예하게 담당하는 곳은 학교다. 그간 사회적 계층화와 관련된 ‘특권의 지속성’을 연구한 문화사회학자들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어떻게 경쟁에서 우위를 갖게 하는지를 분석해왔다. 하지만 이들의 풍성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로스쿨 졸업자 중 어떤 이들이 어떻게 김앤장의 변호사가 되는지,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어떻게 엘리트 직업에 진출하는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방송대출판문화원 ‘지식의 날개’가 내놓은 『그들만의 채용 리그: 고소득 엘리트는 어떻게 재탄생되는가』는 경제 사다리 맨 꼭대기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는 것은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임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끈다.다양성과 불평등 관점에서 채용 분석저자는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인 로런 리베라로, 저소득층 이민자 가정 출신의 여성 학자다. 예일대에서 사회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노동시장에서의 다양성과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강의하고 집필도 계속해 왔다. 포이츠앤드퀀츠(Poets and Quants)가 뽑은 ‘마흔 살 이하 세계 40대 경영학 교수’와 더 싱커스 50(The Thinkers 50)이 뽑은 ‘떠오르는 경영학 스타’에 선정된 독특한 이력을 소유했다. 『그들만의 채용 리그』를 기획한 박혜원 편집자는 “엘리트 직장의 채용 관행을 ‘특권의 재생산’이라는 관점에서 최초로 파헤친 문제작이다. 명문대와 엘리트 기업의 연결고리를 객관적이고 풍부한 근거를 들어 밝혀냈다. 해당 기업이 직원 채용시 개선해야 할 점을 제안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등, 기업과 사회 모두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의미를 짚었다. 책의 주제와 내용을 본다면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엘리트 연구의 권위자인 미하엘 하르트만 교수의 『엘리트 제국의 몰락』(이덕임 옮김, 북라이프, 2019)을 곧장 떠올릴 수 있다. 하르트만은 이 책에서 로런 리베라 교수의 선행 연구를 인용, “선도적 위치의 컨설팅 회사, 은행 및 법률 회사의 고용 관행으로 주어진 자리는 신입 사원에게 최고의 일자리일뿐 아니라 미국의 비즈니스 엘리트로 나아가는 입문과정”이라고 지적했다.저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엘리트 직업과 높은 소득을 얻을 기회를 통제하는 ‘게이트키퍼’ 즉 고용주들이다. “고용주의 채용 결정은 개인에게 경제적 궤적을 형성하고 더 광범위한 사회적 불평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장은 간단한다. “어디에 구인 광고를 게시하고 채용 행사를 개최할지에 대한 결정부터, 채용위원회의 최종 선택까지, 채용과정의 각 단계마다 고용주들이 후보자들을 분류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부모의 소득 및 교육과 상관관계가 높은 여러 기준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얼핏 봐서는 중립적으로 보이는 의사결정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바탕으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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