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시니어인턴,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상)

우리 사회는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고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니어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고 은퇴 이후에도 직업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으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하지만 시니어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를 보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가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대한 정책적 대안 중 하나가 시니어인턴십 사업이다. 시니어인턴십은 만 60세 이상자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턴지원금과 채용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니어의 직업능력 강화와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제도는 시니어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직무 중심의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에 <KNOU위클리>는 시니어인턴십 수행기관인 ‘스탭스’에서 추천한 시니어 인턴을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적 제언을 들어봤다.  “나의 경쟁력은 경험과 책임감이다”37년 동안 임상병리사로 근무한 김동환(62세) 씨. 김 씨는 인천의 큰 병원에서 퇴직할 때까지 줄곧 이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정년퇴직 이후 집에서 쉬면서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찾던 중 시니어인턴십 제도를 알게 됐다. 김 씨는 전문직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파트타임을 하다가, 부평성심요양병원의 임상병리사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2월 17일부터 시니어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김 씨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김 씨의 하루는 아침 8시부터 시작된다.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 업무 준비를 한다. 이전 직장생활에서 몸에 배었던 부지런함이 여기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미리 와서 혈액 검체 및 혈액 검사장부를 보거나 시약관리대장 등 각종 문서와 장비를 체크한다. 부평성심요양병원은 대규모 종합병원이 아닌 로컬병원이라는 점에서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여기에 맞춰 김 씨의 손도 빨라져야 한다. 환자의 혈액, 소변, 대변, 조직에 대한 검사를 곧바로 수행하고 분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규모가 큰 종합병원에서 일할 때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으니 당연히 채취와 채혈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오전이든 오후든 검체 검사를 계속 실시하게 되죠. 하지만 여기는 로컬병원 규모라서 검체가 들어오는 대로 즉각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 입력도 신속하게 해야 해요.” 하는 일은 똑같지만 이전 직장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임상병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혼자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오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 “임상병리사는 건강이나 보건과 같은 생명을 다루는 전문직 종사자라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안 되죠. 저를 믿고 맡겨 주신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제 경력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도 쓰고 있고요.” 김 씨는 “‘시니어인턴십’이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정책적·제도적 보완점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면서 시니어인턴 제도와 같은 일자리 정책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가 확장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일종의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조금 돈을 덜 주더라도 오전과 오후 파트타임으로 나눠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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