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의류기사

 

‘옷이 날개다’는 말처럼 사람들은 타인과 구별되는 옷차림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다.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션 감각은 색채나 디자인이라는 미적 영역으로 간주돼 국가나 공인단체로부터 받는 자격‘증’이 아니라 도제식으로 ‘자격’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패션계에도 국가기술전문자격증인 ‘의류기사’가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어려운 시험에 도전해 합격한 생활과학부 대학원 의류패션학 전공의 전미옥 원우에게 합격 노하우를 들었다. 
 
 
의류기사란
비슷한 유형과 패션을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개인 및 기업 브랜드의 다양화와 다품종 소량생산을 추구하는 공급 형태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독창적인 디자인이나 합리적인 가격 등을 점검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대거 늘면서 의류 시장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옷의 가격은 디자인, 옷감 시세 등이 아니라 얼마나 섬세한 작업이 이뤄졌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섬세한 작업은 의류제작을 위한 디자인, 설계, 봉제, 품질관리 등의 기술에 따라 달라진다. 
 
의류기사가 하는 일이 바로 이와 같은 작업이다. 의류기사는 수주된 직물의 생산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제품의 유행에 대한 시장성을 조사하며, 새로운 제품 및 디자인 개발의 업무를 수행한다. 표준화된 검사, 장비 및 방법 등을 이용해 가공된 옷감의 물리적 특성 시험, 완성된 제품의 품질상태 점검 등의 실무업무도 담당한다. 주로 방적 및 방직업체, 섬유제조업체 등으로 취업할 수 있다.
 
의류기사는 또 인간·의복·사회라는 관점에서 의복소재에서부터 상품화되어 사람이 착용할 때까지의 기술적인 문제 전반에 관여해야 한다. 그래서 의복소재를 두고 인간과 환경의 상호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의생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섬유제조 관련 연구소 등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컴퓨터, 메카트로닉스 등에 의한 사회적 환경 변화로 섬유분야에서도 첨단기술이 요청되는 만큼 의류기사 자격취득자에 대한 인력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8년째 보령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양재·홈패션 강의를 하고 있는 전 원우와 그의 수강생들이 만든 창가리개, 가위집, 바늘꽂이.의류기사 되려면
의류기사는 수준 높은 숙련기능과 기초이론지식으로 기술 분야의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전문가다. 기사자격 취득 후 동일직무 분야에서 4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경우 의류기술사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다. 공산품안전검사기관으로 지정받으려면 의류기사 자격을 지닌 기술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런 곳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해 공공기관 및 일반기업 채용 시 그리고 보수·승진·전보·신분보장 등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의류기사가 되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응시해 합격해야 한다. 전문대학 또는 대학의 의류학이나 의류직물학 관련학과를 졸업해야 응시할 수 있다.시험은 1차 필기, 2차 실기로 나눠진다. 1차 시험은 피복재료학, 피복환경학, 의복설계학, 봉제과학, 섬유제품시험법 및 품질관리의 5과목을 4지선다 객관식으로 본다. 과목당 100점 만점으로 40점 이상 받아 평균 60점 이상이 돼야 합격할 수 있다. 필기 시험을 통과하면 필답형 시험과 작업형 시험을 볼 수 있다(오른쪽의 표 참조).
 
합격 비법, 의류패션학 전공 특강 참석
방송대 생활과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의류패션학 전공에서 공부하고 있는 전미옥 원우는 지난해 의류기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대학원 공부량도 만만치 않은데, 어렵다는 ‘국가고시’도 통과했다. 그는 자신의 합격 비법으로 의류패션학 전공 의류기사 특강을 꼽았다. 도시에서 열리는 스터디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보령에서 생업으로 하고 있는 옷가게를 서너 시간씩 비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방학 때마다 생활과학부에서 열리는 특강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특강에 참석하기 위해 학부 졸업식도 가지 않았다. 대전·충남지역대 졸업식 우수상 대표 수상의 영광을 포기했다. 그는 “의류기사를 준비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료가 없다는 것”이라며 “특강에서 선배 강사들이 주는 자료들과 실전 경험 팁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 원우는 기출문제가 공개되지 않는 의류기사 시험 공부를 위해 선배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 총 3번의 특강을 수강한 그는 ‘족보식’으로 내려오는 기출문제의 10년치를 모아 경향성을 분석했다. 국가고시인 만큼 공부 범위가 넓은 것은 당연하다. 한정된 시간 안에 그 모든 것을 공부하기도 어렵거니와 기억할 수도 없었다. 경향을 분석하니 시험의 골격이 보였다. 
 
이제 골격에 살을 붙일 차례. 그는 평소 생활과학부에서 공부했던 교재를 통해 기본기를 다져놨다. 시간이 지나서 까먹었거나 개념 자체가 어려워 이해가 완전히 되지 않는 부분은 시중의 기본서를 사서 읽고 보완해 따로 노트를 만들어 필기해뒀다. 시간이 날 때마다 노트를 꺼내서 반복해 들춰봤다. 
 
1차 시험은 무난히 합격. 2차 실기 시험도 자신 있었다. 실제로 옷을 만들어 가봉까지 해야 하는 작업형 시험에서 시간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당당히 완성하고 정확한 치수로 만들었는지 몇 번이나 점검했다. 그러나 2차 실기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이유는 이제까지 적용치수로 옷을 만들던 관행에 익숙해, 완성치수를 간과하고 있었던 것. 전 원우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놓쳤다고 자책하면서 좌절을 맛봤다. 1차 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어 그 다음해에 2차 시험에 다시 도전해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좌)전미옥 원우의 홈패션 강좌 작품발표회에서 전시한 가방과 장신구들  (우) 전 원우가 수강생에게 원단 테두리 박음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 원우는 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재수를 하다가 섬유디자인에 빠져 10여 년간 페브릭 물감을 이용해 원단에 그림을 그리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편을 만나 귀향하고 천연염색 공방 운영도 했다. 그가 직접 염색해 디자인해 만든 옷을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쫓아와 ‘어디서 샀냐’고 물을 정도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업을 접고 강사의 길을 ‘다지기’ 위해 방송대에서 학사를 마치고 이제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접어들었다. 
 
전 원우는 “8년 전부터 보령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양재·홈패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재능 있는 수강생들을 발견할 때마다 방송대 입학을 권유해 후배로 만든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원 의류패션학 전공 10기의 한 선배처럼 좋은 강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 선배님은 제가 방학 때 참석한 특강 강사이기도 하신데, 공부하다가 물어볼 곳이 없어 자주 전화를 드렸었죠. 귀찮을 법도 한데 너무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어요”라며, 방송대의 끈끈한 선후배 덕도 합격 노하우 중 하나로 꼽았다. 
 
전미옥 원우의 자격증 합격 TIP
① 방학 특강을 놓치지 마라.
② 학과 공부에 충실하라.
③ 시험 경향을 파악하라.
 

 

 

 


0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