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전집 2 산문』(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민음사, 2018 재개정판)김수영은 시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산문을 읽을 때 비로소 그 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인이다. 시 전집과 함께 간행된 이 산문 전집은 그가 시를 통해 다 말하지 못한 현실의 정치나 문화에 대한 비평, 시 쓰는 평론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보여주는 시론, 그의 시작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시작노트, 내밀한 삶의 기록인 일기들,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기 저기 매체에 발표한 잡문들이 망라돼 있다. 시가 삶의 본질적 측면을 환기하고 그 환기를 통해 일상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어떤 것을 갈망하기를 요구하는 반면, 구체적인 일상세계의 일들을 바로 일상세계의 논리로 수용하고 해명하며 각성하는 일은 시의 일이 아니라 산문의 일이다. 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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