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독서 분투기·방송대 문학상 응모 현황

다른 학우들과 책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

용기내 독서 분투기에 응모

여전히 식지 않는창작 열기가 살아 있다는 것
증명하고자 문학상에 도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집콕시대, 2020 방송대인 독서 분투기 대모집이 열띤 응모 속에 막을 내렸다. 모두 33종의 도서를 대상으로 70여일간 진행된 이번 독서 분투기 대모집에는 489편이 접수됐다. 연말 큰잔치였던 방송대문학상은 시기를 여름방학 때로 앞당겨 다소 모험적인 현상 공모에 나섰는데, 지난해보다 작품 편수가 대폭 늘어났다. 독서 분투기와 방송대 문학상 응모 현황을 들여다봤다.


누가 독서 분투기에 도전했나
489편. 올해 2020 방송대인 독서 분투기 대모집(이하 ‘독서 분투기’)에 방송대 구성원들이 응모한 편수다. 이는 지난해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89편)에 힘입어 역대 최다 응모 기록인 489편과 같은 수치다(표 참조).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와 같은 ‘파워 북’에 대폭 쏠리지 않고 다양한 책으로 시선이 고루 확산된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2019년의 경우, 30편 이상의 리뷰가 몰린 도서는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89편), 『심리치료의 비밀』(43편), 『배움의 조건』(34편), 『진정한 학력』(31편) 등 4종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심리치료의 비밀』(49편), 『갈등과 소통』(44편), 『문학으로 읽는 인권 감수성』(43편), 『푸드 초이스』(34편), 『인문학자가 보여주는 새 이야기, 인간 이야기』(33편), 『이매진 빌리지에서 생긴 일』(32편) 등 6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뷰 대상 도서에 오른 책은 『갈등과 소통』 등 모두 10종. 이 말은 올해 33종 가운데 23종은 새로운 도서를 선보였다는 뜻이다.
독서 분투기를 겨냥해 필사(必死)의 글쓰기를 하는 방송대 재학생들은 누구일까? 2018년, 2019년, 2020년 응모자들의 학과별 경향이 이에 대한 답을 준다.


전통적으로 인문과학대의 국어국문학과와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에서 가장 많이 응모하고 있지만, 교육과학대의 청소년교육과, 교육학과, 유아교육과도 만만치 않다. 사회과학대의 경우, 사회복지학과와 법학과, 경영학과가 압도적이다. 자연과학대에서는 생활과학부, 농학과, 컴퓨터과학과가 독서 분투기 단골이다.
가장 많이 응모한 학과는 영어영문학과(54편), 국어국문학과(46편), 사회복지학과(44편), 청소년교육과(32편), 교육학과·유아교육과(각 31편) 순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사회과학대와 자연과학대 학생들의 꾸준하고도 지속적인 상승세다. 이는 교육과학대 학생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응모 감소 경향을 보이는 것과 정반대다. 사회과학대의 경우, 2018년 82편, 2019년 98편, 2020년 131편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연과학대 역시 같은 시기에 각각 52편, 69편, 93편으로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슬기로운 대학생활』로 독서 분투기에 응모한 조한숙 학우(관광 1)는 “올 여름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거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해 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리라 다짐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독서 분투기’라는 자리를 마련해줘서 글솜씨는 부족하지만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선택한 『슬기로운 대학생활』은 세부설명을 통해 대학을 간접경험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한 학기를 지낸 후 남은 대학생활에 대한 방향을 잡게 해준 책이기에 다른 학우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응모했다”고 밝혀, 독서 분투기가 지식과 정보 공유의 장으로 손색없음을 시사했다.

제44회 방송대 문학상, 작품 증가했다
그간 분산돼 있던 독서 분투기와 방송대 문학상을 올해부터는 여름 시즌에 ‘일괄’ 진행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제44회 방송대 문학상은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관심이 저조했던 동시·시조·동시조 부문을 과감하게 제외했다. 단편소설의 상금을 140만 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렸고, 가작 상금도 5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소폭 인상했다.
그 결과 단편소설 부문은 지난해보다 17편이 늘어난 43편이 접수됐다. ‘코로나19’를 지정 소재로 한 에세이 부문도 작년보다 25편 증가한 71편으로 집계됐다. 시 부문 역시 지난해보다 150편이 늘어난 570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전체 520편이었던 공모 작품은 올해 706편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장르에서 작품 수가 증가했다.
올해 공모전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주교도소에서 방송대 학과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재소자들이 대거 공모전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25명의 재소자 가운데 15명이 단편소설, 에세이, 시, 단편동화, 희곡/시나리오 전 장르에 도전한 것.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의 나정 교도관은 “교정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방송대 4년 과정을 공부하는 재소자들에게 방송대 문학상 정보를 알려줬다.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통적으로 글쓰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인문과학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응모했다. 모두 116명이 문학상에 도전했다. 이어 교육과학대 55명, 사회과학대 53명, 자연과학대 23명 순이었다.
지난해 대비 특징적인 부분은 법학과, 경영학과, 행정학과, 컴퓨터과학과, 문화교양학과 등에서 응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방송대인의 글쓰기가 점차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단편소설 부문에서 아쉽게 가작에 그쳤던 백승휘 학우(국문 2)가 공모전에 가장 먼저 작품을 내놨다. 그는 “방송대 문학상의 의미는 방송대라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각자가 그간 축적한 노력을 여지없이 펼칠 수 있는, 방송대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 그가 다시 문학상에 도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백 학우는 “비록 가작이었지만 당선된 나의 소설을 누군가는 좋게 평가하고 있구나 하는 것과 여전히 식지 않는 창작 열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라고 말하면서, “‘한 번 더’라는 도전을 통해 나의 소설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서 인정받고 싶고, 당선의 영예까지 누리고 싶다”고 ‘글쟁이의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9월 예심과 본심을 거쳐 10월 중순에 위클리 지면을 통해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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