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모든 학생에게 같은 과제물이 부여되지만, 좋은 학점을 받는 과제물은 따로 있다. 방송대 시험관리팀이 제공하는 ‘2019학년도 1학기 우수과제물’ 사례를 중심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과제물의 목차부터, 눈길 끄는 서론 쓰기, 사례 찾기, 독창적인 결론을 끌어낸 부분을 엿보자. 방송대 홈페이지 공지사항(시험/성적)에서 우수과제물 샘플을 확인할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도입부 벗어난 서론
환경보건학과 「의료사회사업론」의 지난해 1학기 과제는 영화 「식코」(감독 마이클 무어, 2008)를 보고 미국과 한국의 건강보장제도를 비교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한국 건강보장제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수과제물로 선정된 작성자는 단순한 형식의 서론을 탈피했다. 서론에서부터 건강보장제도의 개념과 의미를 짚고, 한국 건강보장제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민간 실손의료보험 현황을 수치로 제시했다. 이어 오바마케어 도입 전후의 미국 건강보험 가입자 현황을 소개하면서, 높은 의료비 부담이 발생하는 비합리적인 의료구조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국 상황을 고발한 영화 「식코」의 관람 이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과제물의 문제로 주어져서 조사에 들어간다는 천편일률적인 도입부를 벗어났지만, 분량도 원고지 4매 수준으로 맞춰, 평가자가 읽기 부담 없도록 했다.
본문 목차의 명확한 구분과 구체적 설명
농학과 「토양학」의 지난해 2학기 과제는 ‘농촌진흥청 흙토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관해 기술하시오’다. 우수과제물로 선정된 자료에서 주목할 부분은 본론이다. 작성자는 본론 목차를 1. 토양환경정보시스템(흙토람)의 주요 기능 2. SIS 3. 토양과 농업환경 4. 흙사랑 5. 토양환경지도 6. 시비처방 7. 통계자료 8. 열린마당 9. 흙토람 영문 홈페이지 등으로 구성했다.
작성자는 흙토람이 ‘토양의 정보를 열람한다’는 의미로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시스템의 통합 시기를 포함한 연혁과 더불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분해서 설명했다. 토양환경지도, 시비처방 등의 하위 카테고리를 먼저 소개하고, 쉽게 검색하는 방법을 설명해 홈페이지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 활용하기 편하게 썼다. 작성자는 목차마다 그에 해당하는 화면 캡쳐본 등 이미지 자료에 소개 순서대로 번호를 추가해 첨부함으로써, 자칫 많은 정보의 나열로 그칠 뻔한 함정을 피했다.
주장 뒷받침하는 자료는 ‘다다익선’
사회복지학과 「사회문제론」의 지난해 1학기 과제는 ‘한국 사회의 청년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사회문제로서 함께 풀어가야 하는지 논하면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되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서술하시오’다.
작성자는 본문에서 참고문헌인 『청년현재사』(김창인 외 지음, 2019, 시대의창)에서 제시된 청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민낯 그대로의 청년 세대의 현실을 드러냈다. 이어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사망 사건, 2019년 김용균 사망 사건 등을 예로 들며, 청년 문제를 다룬 다양한 언론 기사와 <벼룩시장> 구인·구직 통계, 고용노동부의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논지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독창적인 의견 보태며 후속 연구 모색하는 결론
청소년교육과 「청소년육성제도론」의 지난해 1학기 과제는 ‘하자센터 탐방기’다. 하자센터의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청소년 진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이다. 우수과제물 선정 작성자는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하자센터 투어담당자에 방문을 요청했고, 9명과 함께 기관을 탐방했다. 과제물 본문에서는 해마다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하자센터의 활동을 면밀히 소개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독창적인 의견을 보탠 결론 부분이다. 작성자는 하자센터에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칫 청소년 진로 역량개발에 혁혁한 공이 있다는 식의 결론으로 흐를 뻔한 과제물에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후속 연구를 연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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