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취업   사회적 기업으로 지역문제 풀어볼래요?

 “대전 대덕구에 30~40대 경력단절 육아맘, 50~60대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강사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육기관 연계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t-up.kr)’을 운영하는 황수정 대표가 창업을 선택한 이유다. 방송대 교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황 대표는 현재 대전·충남지역 교육학과 회장을 맡고 있다. 황 대표는 올해 고용노동부의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 도전해 여성 창업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신탄진 지역 마을활동가로 적극적인 지역사회 통합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이제 그는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t-up.kr’ 어떻게 만들어졌나
황 대표는 교육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머물지 않고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까지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해 대덕구 좋은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의 하나인 ‘마음 반창꼬’ 사업에 참여했다. 여기서 지역 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즉, 이들이 우수한 능력을 갖췄는 데도 불구하고 강사 경험과 정보 부족으로 활동 영역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 황 대표 자신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다. 평소 마음에만 품고 있던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로 작심했다.

운이 좋게도 짧은 시간 내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고용노동부, 대전세종여성벤처협회, 대덕구청이 주관하는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해 교육전문강사와 관련된 사이트(t-up.kr)를 개설했다.

구청장 만남에 이어 창업까지 일사천리
이 사업이 시작될 수 있었던 단초는 방송대 홈페이지에 공지된 ‘창의융합미술심리상담사 2급과정’에 황 대표가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여기에서 방송대 출신이자 평생교육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대성 강사님을 만나게 됐고, 평생교육사라면 지역사회 평생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강사님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공모사업에 도전해 보라고 독려해 주셨어요. 계속 준비하고 고민하던 중 박정현 대덕구청장과의 목요 데이트를 신청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어요.”

황 대표는 지난해 5월 박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 고민해 온 지역 내 강사활동가를 조직해 우리동네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구청장님과 함께 대덕구 관내 강의 능력이 있는 분들을 위한 강사 양성 교육과 관련된 얘기를 했어요. 당시 문제제기로만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면 지원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죠. 어느 날 교육장에서 구청장을 다시 만났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어 보시더라고요. 이런 과정에서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지원사업이 눈에 띄었고 ‘바로 이거야’라고 생각했죠.”

계획 실행을 위해 뜻이 맞는 교육학과 학생 2명과 팀을 이뤘다. 의기투합하면서 창업 지원사업 도전에 속도가 붙었다. 황 대표가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화장품 소매업도 올 4월 폐업하고 새로운 도전에 힘을 기울였다. 다행히 5월에 이 사업에 최종 선정됐고 7월에 사이트를 오픈했다. 말 그대로 일사천리였다.

황 대표는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든 탓에 공부를 하면서도 창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이트를 오픈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많았다”며 “지금껏 살면서 사업계획서 작성을 해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예산안으로 받은 지원금을 정리하는 방식도 쉽지 않아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자립’ 꿈꾸는 사회적 기업
현재 ‘대덕여성강사매칭 플랫폼(t-up.kr)’에 접속하면 기본적인 기능과 메뉴가 갖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트 왼쪽 상단을 보면 ‘T∞업’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규정짓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겠다는 황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처음 작명할 때엔 단순하게 ‘바꾼다’라는 의미의 ‘turn’과 직업의 ‘업(業)’을 따서 ‘turn-업’으로 했다. 하지만 대전의 모 비즈니스센터에 갔다가 영감을 얻어서 각자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T’를 달리 해석해 무한대 의미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까운 미래’를 뜻하는 ‘tomorrow’로, 방향을 나타내는 ‘to’로, 같은 일을 하는 ‘team’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이트가 오픈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평생교육 관련 기관이나 채용정보 일부가 올라와 있긴 해요. 강사회원 모집은 어렵지 않으나 기관회원 모집에 어려움이 많아요. 신생기업이다 보니 아직 업력을 검증받지 못해 힘든 측면이 있어요. 지인 찬스나 지역 내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에요.”

그가 꿈꾸는 사회적 기업의 키워드는 ‘자립’이다. 지역공동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이윤을 창출해 다시 지역사회 서비스로 재투자되는 형태다. 그는 올해 말까지 대덕구 내 강사들의 코칭과 함께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시연을 포함한 워크숍, 전문 영역별 동아리 활동을 구성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평생교육 관련 기관들과 연계해 경력단절여성들의 플랫폼을 만들어 정보교류와 정보제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다양한 인력들과 마을 공동체를 운영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부 창업지원사업 지원금 잘 받으려면]
사업계획서 작성, 이것만은 알아두자

첫째, 사업 발주기관에서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발주기관의 수많은 과제를 보면 공통적으로 사업 요구사항이란 게 있다. 예를 들어 경력단절여성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요구사항이 있다고 한다면 타깃에 맞는 사업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 청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카테고리별로 부합하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둘째, 사업에 대한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는 시장조사를 수행한다.
실제 사업화 이전에 사업 타당성 분석을 위한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정량적 지표보다는 자신의 아이템으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 된다. 시장조사 수행과정에서 사업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할 수 있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 확립이 필요하다.
「2020 대덕구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지원사업」의 사업계획서를 예로 들어보겠다. 여기에는 창업아이템 사업화 전략, 시장성 및 마케팅 전략, 시장진입 및 성과창출 전략, 창업팀 구성, 기대효과, 사업화 자금 집행계획 등과 같은 항목들이 있다. 특히 타깃 시장과 고객을 명확히 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넷째, 시장의 트렌드와 이슈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심리와 구매 행동을 분석하고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가능한 정보를 많이 모으는 게 필요하지만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여기에서 소비자들에 대한 통찰(insight)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시장의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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